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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이 처음 시작하던 때, 모두들 남자의 자격은 힘들 것이라 했다. 당시 경쟁 프로그램으로는 패떴이 있었는데 그 추이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패떴은 하향세에 있었긴 했지만, 시청률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였다. 시청률은 고공행진 했지만, 패떴의 내용은 한없이 실망적이었기 때문이다.

패떴은 눈 앞의 것이 집착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아이돌을 게스트로 나오게 만들었고, 더 망가지고 더 자극적으로 만들려했다. 러브라인도 더 적극적으로 만들려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빛나는 것은 남자의 자격일 뿐이었다.

남자의 자격은 딸랑 남자 7명이 나오는 것이 전부이다. 위기의 남자였던 이경규, 너무 오랜만에 컴백한 김국진, 비호감 왕비호, 예능은 처음은 이정진, 케이블에 전전하던 이윤석, 숨은 진주 김성민, 예능 늑깎이 김태원까지 너무도 빈약한 멤버였다. 유재석, 이효리, 대성... 이 3명의 이름만으로도 남자의 자격 멤버들은 초라해지기까지 했다.

남자의 자격에는 게스트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가끔 춤을 배우기 위해 아이돌을 부른 적도 있었지만, 언제나 주체는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었다. 남자의 자격은 은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자극적이기 보다는 공감을 중요시 했다.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들. 남자이기에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체면과 사회적 지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들을 과감히 하나씩 깨기 시작했고, 그것은 많은 중년들에게 희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소녀시대의 콘서트에 가고, 카라의 무대에서 소리를 꽥꽥 지르는 모습. 학교 다닐 때는 어른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혀를 끌끌 차셨고, 어른이 되어서는 체면 때문에 절대로 갈 수 없었던 그곳에 남자의 자격은 갔다.

나는 중년도 아니고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학생 때도 공부하느라^^;; 그런 콘서트에 가본 적도 없고, 성인이 되어서도 남자의 자격 멤버들의 입장과 똑같이 체면 때문에 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고, 왜 저 재미있는 것을 시도하려 해 보지도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a tribute to all who helped make this day wonderful!
a tribute to all who helped make this day wonderful! by nathij 저작자 표시비영리

반면, 패떴2는 패떴1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멤버를 싹 갈아엎었지만, 이름은 그대로였다. 패떴1이 망했는데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용감한 것 같다. 패떴2는 숙명적으로 패떴1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할 수 밖에 없다. 패떴1에서 시청자들이 떠났던 이유가 동일하게 패떴2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장을 2명으로 하건, 몰래카메라를 하건 이제 패떴2는 패떴1의 굴레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게 되었다.

패떴1 때는 그나마 시청률이라도 받쳐주었지만, 패떴2는 시청률마저 처참하다. 남자의 자격은 반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당연한 귀결이라 생각한다 시청률은 언제나 후행적이다. 내용이 한두번 식상한 모습을 보여주어도 사람들은 우선 보던 것을 습관적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계속되면 더 재미있는 것을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그것은 남자의 자격과 패떴의 결과를 놓고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시청률 40%를 넘나들던 패떴은 이제 10%에도 못미친다. 10%에도 못미치던 남자의 자격은 이제 2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즉, 패떴의 시청자를 남자의 자격이 흡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패떴2와 남자의 자격을 보면 느끼는 점은 원칙과 공감, 그리고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꾸준히 남자가 죽기 전에 해 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보여주는 남자의 자격은 66,77,88 아줌마들과 소통하고, 소재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 처음에 정했던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패떴2는 여전히 우왕좌왕하며 자극적인 것만을 찾으며 엉뚱한데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는 느낌이다. 소통은 꽉 막혀있고, 내용은 공감하기 힘든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결국 신뢰를 잃은 패떴이란 이름은 더 이상 회생하기 힘들 것 같아 보인다.

원칙과 공감과 소통. 그것이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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