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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이 시작되었다. 별 기대는 안하고 있었지만, 정말 실망 그 자체였다. 토크쇼도 아니고, 예고편도 아니고, 버라이어티는 더더욱 아닌 슈퍼스타K의 아류작일 뿐이었다. 위대한 탄생은 그 뿌리를 강변가요제나 별이 빛나는 밤에, 스타예감에 두었지만, 시기적으로나 진행 방식으로나 누가보아도 슈퍼스타K를 따라한 아류작에 불과했다. 

돈 많은 공중파는 그저 남의 아이디어 훔쳐 스케일만 크게 만들어 놓을 뿐이고, 돈 없는 케이블은 생존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그 결과 슈퍼스타K가 나온 것이고, 공중파를 모두 무릎꿇게 하는 소셜의 힘을 보여주었다. 위대한 탄생은 그 슈퍼스타K의 콩고물을 먹기 위해 슈퍼스타K가 끝나는 시점에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편성하여 동일한 포맷으로 방영된다. 차라리 그냥 슈퍼스타K를 따라했다고 하면 그나마 반감이 덜하겠는데, 자신들의 뿌리는 강변가요제이고, 오히려 슈퍼스타K가 자기네들을 따라했다고 은근히 어필하고 있으니 눈가리고 아웅하는 그 자체가 역시 공중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참 많은 아이디어를 공중파에서 빼앗아갔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돈이 없어서 드라마에 다큐라는 것을 넣었고, 롤러코스터 역시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나레이션을 넣었다. 그리고 그것은 각종 광고 및 방송에서 재탕 삼탕 되었다. 펫의 개념 또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긴 했지만, 그 개념을 공중파 예능에서 많이 차용하고 있다. 어제 방송한 여배우의 집사 또한 이 펫의 개념을 완화시킨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케이블은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공중파는 남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고 자신이 차렸다고 우긴다. 그리고 이 추세는 앞으로 공중파에게 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 기점이 바로 위대한 탄생이라 생각한다. 자본으로 누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 속에서 공중파는 강력한 자본을 바탕으로 대기업처럼 아이디어를 쏙쏙 빼 먹고 있지만, 세상은 생존 법칙에 의해 자본으로 누를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소셜이다. 

소셜을 모르는 자는 곧 패배


슈퍼스타K의 흥행 이유는 바로 입소문이다. 바이럴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잘 만들어 나갔다. 그건 놀랍고 신나는 아이디어에서 나왔고,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형성해 준데에서 비롯된다. 커뮤니티는 팬을 형성했고, 순식간에 팬덤 문화까지 만들어갔다. 모든 것은 마케팅으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유료문자 투표에 대한 거부감 없이 광적으로 문자를 누르기 시작했다. 금요일 밤 11시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소셜이 주요했다는 증거는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블로거들의 수많은 슈퍼스타K에 대한 기사와 더불어 각종 SNS서비스에서는 슈퍼스타K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입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그 결과는 시청률로 나오기 시작했다. 

슈퍼스타K는 그에 맞춰 소통하였고, 마케팅도 영리하게 잘 하였다. 결국 존박과 허각 그리고 TOP11에 대한 기사는 지금까지 문화, 연예면을 장식하고 있고, 음원 차트를 뒤흔들어버리는 성과까지 내어 버렸다. 이젠 돈으로 떡칠한 광고가 마케팅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소통하고 함께하는 소셜 마케팅이 중요한 때인 것이다. 

소셜 마케팅으로 형성된 팬들은 충성 고객이 된다. 그들이 즐긴 것은 광고가 아니라 문화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화는 배타적이 되어 그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그저 돈으로 찍어 누르며 나온 아류작인 위대한 탄생같은 것이 나오면 반감만 살 뿐이다. 더구나 그것이 따라한 것이 아니라고 우길 때는 더욱 그 반감이 커진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소셜 마케팅이지 소셜 마케팅은 아니라는 것이다. 돈 없는 자는 돈을 아끼기 위해 소셜을 먼저 생각하고, 돈 있는 자는 돈을 쓰기 위해 마케팅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기에 위대한 탄생이 소셜을 활용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위대한 탄생, 위대해지기 위해선...


위대한 탄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건 슈퍼스타K에 배타적이 아니라 오히려 제휴를 맺어야 하는 것이다. 위대한 탄생에 존박과 허각, 그리고 강승윤, 장재인, 김지수가 게스트로 나온다던지 앞으로 슈퍼스타K에 대해 전격적으로 지원을 해 준다던지, 슈퍼스타K에서 1등한 허각을 MBC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던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케이블이 만든 소셜 팬들의 반감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탄생이 나 잘 났다고 혼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사람들은 반응은 점점 차가워질 뿐이다. 뉴스에서 슈퍼스타K를 보여주면서 살짝 자기 프로그램 껴 넣어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이라 말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시청률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런 뉴스가 나오는 순간 소셜에선 이미 소문이 번개보다 빠르게 퍼지니 말이다. 

위대한 탄생,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굴욕을 먼저 인정하고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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