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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돈과 사오리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결혼했어요, 위험하다'는 언어노동자님의 글을 보게 되었다. 얼마전 포스팅했던 결혼했어요에 관한 포스팅에서 어느 분께서 댓글로 동거가 나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다양한 가치관을 인정해주는 이 시대에 너무 보수적인 생각이 아니냐는 글이었다. 댓글을 달다가 논쟁할 거리가 아닌 것 같아서 삭제를 했다. 그리고 그 분은 내 마인드를 알겠다며 다시는 이곳을 방문하시지 않겠다는 글과 함께 홀연히 사라지셨다.

'결혼했어요'는 그냥 예능 프로그램에 불과하다. 가볍게 웃고 넘기면 되는 오락프로인 것이다. 그 이상의 의미도 없고, 그냥 가상 버라이어티에 불과하다. 하지만 '결혼했어요'가 인기가 많은 것이 여러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만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미칠 영향도 크기 때문인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그냥 즐기면 된다고 하고 싶다. 하지만 인기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영화 친구를 보고 학교 친구의 등을 수십번 칼로 찌른 극단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매체가 미치는 정신적, 심리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결혼에 관한 인식이다. 결혼은 사회적 약속이고, 평생을 같이 책임지고 살아갈 사람이 법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것은 숭고하고, 깨끗하며, 순결하다. 요즘 이혼한 결손 가정들이 예전에 비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동거로 인해 미혼모와 그 자녀들 또한 급증하고 있다. 입양 수출 1위국, 이혼률 1위국인 대한민국. 이것이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특히 가치관의 정립이 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결혼했어요'에는 웃음거리 뿐 아니라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 대한 최소한의 메세지를 던져주어야 한다. 좋아하면 만나서 같이 살면 되고, 싫으면 바로 이혼하면 된다는 식의 모습은 어떤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일까. 아마도 아무 생각없는 예능일 뿐이고, 연예인들의 다른 활동들과 맞물려 '결혼했어요'니까 '이혼했어요'로 결론을 내린 것일거다.

예전에 법정스님이 주례에서 했다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옛날엔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여 신혼 첫날밤에야 비로서 얼굴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자손을 번창시키고 잘 살아갔으나, 요즘은 얼굴, 외모, 돈, 배경등의 조건을 따지고 따져서 결혼을 함에도 불구하고 뻑하면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옛날엔 내가 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살았기 때문에, 오래 오래 백년해로 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여러 조건을 보고 결혼을 하기 때문에 저 사람이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받으려고만 하기에 금세 성격 탓을 하며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내가 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백년해로 하라는 말씀이었다.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여 청소년이 동거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성립이 가능한 것일까? 그것이 개방적인 사고일까? 그런 동거를 걱정하는 것은 보수적인 것일까? 댓글에 대한 답글을 통해 쓴 것중 어느 부모가 청소년 자녀가 동거하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겠느냐고 예를 들었었다.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중고등학생인 당신의 자녀가 동거를 하겠다면 허락하겠는가? 그때에도 동거는 좋은 것이니 다양성을 인정하여 허락하겠는가...

'결혼했어요'가 간단히 웃어넘기는 예능일지라도 그것이 던진 화두에 대해 생각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결혼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의 인정이 아닌, 결혼에 대한 상식과 어려움과 즐거움을 책임감있게 함께 해나가는 결혼 그리고 가족에 대한 메세지가 들어간다면 '결혼했어요'가 단지 웃음 뿐만이 아닌 의미있고 가치있는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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