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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의 승승장구는 1박 2일이 상대적으로 초라해보이게 만든다. 세상은 돌고 돈다고 일밤이 이경규가 간다 이후로 4%대의 초라한 시청률을 내며 해매이고 있을 때 1박 2일이 30%의 시청률로 일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으로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었다. 



1박 2일 시즌1은 강호동의 불미스런 일 때문에 막이 내렸다면 시즌2는 이수근의 불미스런 일 때문에 막을 내렸다. 그리고 이제 시즌3가 시작하려 한다. 시즌3에는 기존의 차태현과 김종민이 남고, 김준호, 정준영, 김주혁, 데프콘이 들어오게 된다. 거기에 총연출은 개콘의 서수민 PD가 하게 된다. 아마도 개콘의 분위기처럼 스파르타식의 예능이 되지 않을까 싶다. 1박 2일 시즌3가 잘 되기 위해서는 시즌2가 왜 안되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킨 진짜사나이와 1박 2이리 시즌2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리얼리티



1박 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의 무인도 서바이벌 특집을 보고 힌트를 얻어 만든 것이 1박 2일인 것이다. 리얼함이 생명이고, 가장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이 1박 2일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1박 2일은 점점 포맷화되어갔다.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정해진 포맷에 우겨 넣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리얼리티가 떨어지게 되며 식상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또한 진짜사나이의 등장은 리얼리티를 더 떨어지게 만들었다. 진짜사나이는 관찰예능으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진화시킨 장르이다. 제작진의 개입은 최소화되고 그저 관찰만 하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제작진의 개입은 없고, 출연진이 상황을 해쳐나가야 한다. 물벼락을 맞건 여자 이상길에게 호되게 혼나든 그건 제작진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제작진은 마치 정글 속 맹수들을 찍는 다큐처럼 관찰만 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리얼리티가 극대화되고 곤란한 상황에 빠진 출연진들의 모습이 자연스런 웃음을 자아낸다. 여자 이상길에게 호되게 혼나고 계속 눈치만 보는 손진영의 모습은 연기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자연스런 표정이었고, 상황은 혼나는 상황인데 계속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1박 2일 시즌3는 이런 리얼리티의 불씨를 다시 한번 살려야 할 것이다. 개그콘서트에서처럼 꽁트의 느낌이 나면 1박 2일의 맛을 다시 살리기 힘들 것이다.

얄미운 제작진



1박 2일 시즌1의 재미는 나영석PD와 출연진의 대립구도였다. 지금도 나영석PD는 꽃보다 할배에서 이런 구도를 보여주며 최고의 예능을 만들고 있다. 솔직히 진짜사나이보다 꽃보다 할배가 더 재미있으니 1박 2일 시즌2가 빛을 보지 못한 것은 PD의 역량 차이가 큰 것 같다. 1박 2일은 나영석PD가 만든 것이 다름없기 때문에 나영석PD스타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즌2에서 만약 1박 2일이 아니라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면 잘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1박 2일의 망령은 계속 시즌3까지 따라가게 되었다. 

나영석 스타일이 필요한데 그건 바로 제작진의 얄미운 제작진이다. 제작진은 출연진을 곤경에 빠뜨려야 한다. 그것도 매우 적극적으로 말이다. 제작진은 제7의 멤버로 보이지 않는 악역을 담당한다.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악역을 담당하고 시청자들이제작진을  미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출연진이 돋보이고 상황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2에서의 제작진은 너무 착했다. 매번 봐주기 일쑤이고, 날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좋은 곳만 소개시켜주었다. 진짜사나이는 제작진이 아예 개입을 하지 않음으로 제작진의 냉철함을 보여준다. 아예 개입을 하지 않음으로 타협이 없다. 상황에 닥치면 무조건 해야 한다. 복불복으로 걸려도 무조건해야 하고, 타협할 창구가 아예 없다. 멀미를 하면 그냥 멀미를 해야 한다. 토를 하건 촬영을 못하는 상황이되었건 군함을 돌릴 수는 없다. 출렁이는 파도에 적응하는 것만이 유일한 출구이고, 멀미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외에는 옵션이 없다.



저 정도 상황이면 좀 상황을 봐 줘야 하는 것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출연진을 몰아세운다. 솔직히 정글의 법칙 역시 그런 면이 인기를 끌게 만드는 이유였다. 하지만 불미스런 일로 인해 그 환상이 깨지면서 아쉬운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진짜사나이의 샘 해밍턴을 보면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호주 사람이 NLL을 지키고 적군에게 복수하겠다고 외치며 파도를 맞아가며 구명병사로 찍히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까지 하다.

1박 2일 시즌2 때도 그랬다. 혹한기 때 옷을 다 벗어야 하는 모습에 절대로 봐주지 않는 제작진. 하지만 시즌2에서는 달랐다 단순한 복불복에서도 순순히 봐주기 일쑤였다. 시즌3에서는 더 단호해져야 할 것이다. 차라리 관찰예능으로 장르를 바꾸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개콘으로 이미 친한 서수민 PD에게 김준호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니 말이다.

1박 2일 시즌3가 1박 2일이란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아마도 아직까지 자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일밤도 오랜시간 해매였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예전의 영광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리얼 버라이어티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나중에 시청률이 한자릿수가 되자 정신을 차리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결국 관찰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면서 진짜사나이를 만들어내었다. 

1박 2일 역시 그런 시기인 것 같다. 1박 2일이란 이름을 버리지 못하는 것 자체가 과거의 영광에서 혼자만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시즌3가 그 모습을 어떻게 없에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김종민과 차태현의 스타일 대로 가면 안되고, 정준영, 데프콘 위주로 가야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좀 더 리얼한 모습과 제작진의 냉철한 모습으로 시즌1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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