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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동이. 다들 재미있다고 했지만 시작 타이밍을 놓쳐서 안보고 있던 드라마다. 그렇게 갑동이에 대해서는 잊고 살다가 18회까지 마친 이번 주에 1회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18회까지 몰아서 보게 된 갑동이. 무려 18시간이나 달려서 본 갑동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왜 다들 갑동이 갑동이 하는지 알 것 같았다. 3일에 걸쳐서 6시간씩 투자해 본 갑동이.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월화수목 드라마 중에서는 갑동이를 능가할 드라마가 없는 것 같고, 유일하게 갑동이와 비견되는 재미를 가진 드라마는 정도전이 유일하다. 그 정도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갑동이의 매력은 무엇인지 18시간 달려서 본 소감을 적어보겠다.



반전의 매력

갑동이가 누구일까? 갑동이는 계속 바뀌게 된다. 이 사람이 갑동이겠지라고 생각하면 반전으로 다른 사람이 갑동이처럼 나오고, 그래서 그 사람이 갑동이인가 했을 때는 이미 또 다른 갑동이의 복선이 나온다. 그러다 점점 갑동이가 절대로 아닐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갑동이의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고, 마지막에는 갑동이가 누구인지 알겠음에도 혹시나 반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이 반전에 유일하게 예측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20부작이라는 단서. 이제 19회가 시작되기에, 갑동이는 더 이상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끝까지 반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갑동이는 밀당의 드라마인 것 같다. 보통 장르물의 성공 여부는 시청자의 예측을 얼마나 벗어나게 하는가이다. 처음에는 이거 뻔한 내용이라며 보던 시청자들은 자신의 예측과 다르게 돌아갔을 때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다른 예측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마저 틀리게 되면 그 때부터는 드라마에 이끌려 가게 되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드라마에 내주게 되는 순간 그 다음이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것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좌우한다.



궁금한 것은 못참는 갑동이의 하무염처럼 시청자 또한 갑동이에 궁금해서 못참게 되는 반전의 매력으로 사로잡은 것이다. 


엔딩의 미학 

이런 시청자의 궁금증을 갑동이는 매우 잘 이용했다. 18시간을 달리면서 급한 일도 있었고, 다른 것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갑동이의 다음 편을 봐야 했던 이유는 바로 엔딩 때문이었다. 다음 편을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엔딩의 묘미. 어설프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힌트를 남겨둔 채 그 결과는 다음 편에서 보게 만드는 감칠맛이 갑동이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본방사수를 하면 이런 엔딩은 제일 짜증나는 엔딩이다. 그럼에도 화 내면서 다음 편을 보게 되는 그런 드라마. 특히 장르물이기 때문에 내 예측이 맞는지 안 맞는지, 다음 시나라오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다양한 가설과 예측들이 쏟아져나오며 바이럴 될 수 있게 만다는 요소가 바로 엔딩이다. 갑동이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퍼져나가고 있고, 어떻게 결말을 맺게 되는지에 대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시청률로 이어지게 되고, 나처럼 늦게라도 보는 사람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에 감동하여 나 또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갑동이는 정말 잘 만든 드라마인 것 같다.


연기파 배우





윤상현을 연기파 배우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동안은 비주얼 배우가 더 맞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갑동이를 통해서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하무염에 대한 철저한 캐릭터 분석은 평소와는 다른 연기 모습을 보여주었고,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무엇보다 갑동이가 재미있었다고 한다면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온 윤상현의 연기에 매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양철곤에는 성동일이, 차도혁에는 정인기가, 한상훈에는 강남길이, 진조 스님은 장광이 나오니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은 디테일에서부터 달랐다. 극에 몰입되고, 갑동이에 대해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의 명암은 비연기파 배우들의 도드라짐에 있다. 오영애역으로 나온 신인 배우는 괜한 몸매 자랑 수영복신과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나는 연기로 인해 갑동이와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민정과 김지원이 무지하게 노력하는 모습 또한 느껴지게 되었고, 이준의 발견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 연기파 배우들 속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배우보다 더 배우같은 가수 이준의 짝퉁 갑동이 연기는 윤상현 다음으로 갑동이를 이끌어온 주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갑동이는 누구일까? 분명 차도혁이 갑동이일 것 같은데, 왜 자꾸 다른 갑동이가 반전으로 씩 웃으며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갑동이의 매력은 마지막회까지 빛을 발할 것 같다. 마치 미드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 갑동이. 미드를 이렇게 몰아서 본 적은 있어도 한드를 이렇게 몰입하면서 몰아본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공중파도 아닌 케이블에서 내 놓은 월메이드 드라마. 나인 이후 또 한번의 히트를 친 tvN. 앞으로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낼 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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