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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날씨,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누적되는 피로...... . 긴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안다. 해외여행은 낯선 세계와 만난다는 감격뿐만이 아니라 짜증과 피곤도 함께 준다는 것을. 그러나 성인(聖人)이 아닌 성인(成人)만 되어도 자신의 감정 정도는 조절할 줄 알아야만하며, 그가 공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자아를 성찰하기 위해(?) 인도로 떠난 무한도전의 여섯 남자. 나는 오늘 무한도전 인도편 2를 보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정준하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올 해 38세라는 정준하는 나이로는 무한도전에서 2인자이다. 한 때 '훈남' 이미지를 유지하며 무한도전 내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듯 보인 '그' 이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그의 그릇이 무한도전의 막내인 노홍철 보다 훨씬 작아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언제부터였던가?

리얼버라이어티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 낼 정도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는 각 인물들의 고유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각 멤버들의 습관과 행동들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유반장에게서 보았던 세심함이, 김수로편 몰래카메라와 최면편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던 노홍철에게는 순수함이, PD의 연출에 의한 것이 아닌 실제 그들의 성격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동네 바보형 정준하는? 무한도전을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보았던 나에게 그동안 누적된 정준하의 이미지는 이렇다. 편가르기를 조장하고 '누구 편이야?'를 습관처럼 말하는 남자. 사소한 일에 삐치고 뚝심없이 팀에서 빠지려고 했던 남자. 무슨 일이 벌어지면 다른 사람을 먼저 탓하고 보는 남자. 그러나 눈물도 있는 남자. 내가 정준하를 너무 몰아세우는 것인가?

우리에게 감동과 희열을 느끼게 해 줬던 무한도전 스포츠댄스 도전편, 댄스 대회가 끝나고 무한도전의 모든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그들의 눈물이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자신의 무대가 끝난 후 정형돈은 그의 파트너에게 '고생했다, 열심히 했다, 나때문에 미안하다' 등의 말을 하며 다른 여자 선수와 부딪힌 것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울었다. 그런데 정준하는 다른 선수가 자신에게 부딪혔기 때문에 그것이 속상해서 눈 밑에 까매지도록 울었었지?

이번 인도편2에서는 어떤가? 정준하와 노홍철이 졸지에 어색한 사이가 돼 버렸길래, 난 무슨 큰 일이 있었는 줄 알았다. 방송에서 오버하는 경향이 있는 돌아이 홍철이가 정준하에게 큰실수를 했겠거니, 내심 흥미로워하며 태호피디가 그 정황을 얘기해주길 기다렸다. 그런데??? 낙타를 타다가 아파하는 정준하를 보며 노홍철이 좀 크게 웃은 것때문에??? 고작 그거?? 그것 때문에 8살이나 많은 형이 삐쳐서 이틀동안 말도 하지 않고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드는 것은 좀 심하지 않나? 게다가 그는 공인이며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는 대도 말이다. 그게 상황극이었다면 시청자인 내게 재미를 줘야했다.

방송을 재미없게 만들고, 팀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으며, 갠지스 강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어 보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정준하. 그는 정녕 비호감계로 입문하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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