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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사극 <천추태후>(극본-손영목/ 연출-신창석)의 주요 갈등은 주로 여자에 의해 움직이며 그 비중은 절대적이다.

기존 사극과 차별화된 이 같은 구조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어 향후 극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다.

<천추태후>는 고려시대 경종의 부인이자 성종의 여동생인 천추태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채시라를 비롯한 연기자들의 연기변신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추태후(채시라 분)는 경종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지만, 그녀의 오빠인 성종은 천추태후와 그녀와 아들을 떨어뜨려 놓게 한다.

성종을 왕위에 올려준 신라계의 신하들은 성종에게 상극인 천추태후를 죽이든지, 아니면 그녀의 아들과 떨어뜨려놓을 것을 요구했고, 차마 자신의 여동생을 죽일 수 없었던 성종은 그녀의 아들은 왕실에서 키우고 천추태후는 아들을 3년에 한번 정도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천추태후(헌애왕후)의 아들은 후에 목종이 되는 왕송이다. 하지만 외삼촌인 성종이 신라계 신하들의 말에 따라 성종의 제2비인 문화황후의 손에 길러지게 된다. 자녀를 낳지 못하던 문화황후는 왕송에 대한 모성애를 느끼게 되고 그것이 천추태후와의 갈등을 불러온다.

또한 후에 병으로 죽긴 하지만 제1비인 문덕황후는 천추태후에게 자신의 딸을 맡기는 등 깊은 신뢰감을 표한다. 하지만 성종과 문화황후를 신뢰하지 못해 왕실 생활에 진저리를 칠 정도의 갈등을 겪는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왕후들의 갈등은 갈수록 긴장감을 더하고 있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가운데 팽팽한 배우들의 연기대결도 갈수록 불꽃을 튀고 있다.

드라마 이끄는 여성의 힘?

이 작품에서 천추태후 역을 맡은 채시라는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펼쳐 보인다.

천추태후는 북방을 넓히는데 강감찬, 김치양, 강조 등과 함께 전쟁을 하며 웬만한 남성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하지만 외아들인 왕송에 대한 사랑은 그들이 떨어진 기간만큼이나 애절하다. 천추태후의 이미지는 오랜 만에 모습을 드러낸 채시라를 더욱 강한 인상으로 변모시켰다.

천추태후와 갈등을 겪는 문화황후 역의 문정희 역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당당하고 직설적인 남유희의 모습을 보여준 그녀는, 자신이 기른 아들이 친모에게 넘어갈까 노심초사하며 천추태후를 견제하는 문화황후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온화한 성품과 강한 모성애를 지닌 문화황후와 카리스마 넘치는 천추태후의 갈등구도는 갈수록 긴장감을 더하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시라와 문정희의 연기대결은 드라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헌정황후 역을 맡은 신애의 변화도 관심거리. 신애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를 벗고, 한 남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이자 왕후의 분위기를 한껏 내뿜는 신비로운 이미지로 변모했다.

알렉스의 여자에서 우아한 왕후로 변신에 성공한 그녀는 벌써부터 화장품 CF가 밀려들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최재성, 김호진, 김석훈 등 많은 남자 연기자들의 활약도 볼만하지만, 여성파워가 워낙 강해 빛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여성들의 섬세하고 미묘한 연기대결은 드라마 <천추태후>의 뼈대라 할 수 있다.

드라마 <천추태후>는 왕후의 역사를 그리고 있는 만큼 여자 배우들의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배우들의 연기 변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다. 특히 채시라는 강한 모성애와 남자와 같은 카리스마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펼쳐질 천추태후와 강조, 김치양 사이에서 형성되는 삼각관계도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천추태후>가 여성들의 알력다툼과 사랑 그리고 질투가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과 만나 사극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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