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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이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수목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한류스타´ 소지섭을 앞세운 SBS <카인과 아벨>, 황인뢰 감독의 연출력과 고우영 화백의 운치가 돋보이는 MBC <돌아온 일지매>는 각각 웰메이드로 평가받고 있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

<미워도 다시 한번>이 비교적 많은 제작비와 톱스타들을 앞세운 제치고 수목극 왕좌에 오른 것은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막장드라마´ 코드를 다시 한 번!

<미워도 다시 한번>은 최근 안방극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막장드라마의 코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불륜, 사랑 그리고 복수가 얽히고설킨 스토리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에 가깝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이정훈(박상원 분)은 사랑하는 은혜정(전인화 분)과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야망을 위해 한명인(최명길)과 또 다른 가정을 꾸린다. 비밀이 영원히 지속되면 드라마가 성립되지 않을 터. 결국, 이정훈의 비밀은 발각되고 한명인과 은혜정은 그를 향한 복수에 나서게 된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자극적인 스토리만큼이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한 한번 빠지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드라마의 매력. 특히 감정적으로 흐르는 스토리는 몰입도가 배가 된다. 이는 곧 시청률의 묘미이기도 하다.

SBS <아내의 유혹>, MBC <에덴의 동쪽>, KBS <꽃보다 남자>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작품들은 모두 이 같은 시청자들의 특성을 잘 이용한 드라마다.


명품연기로 만든 명품드라마?

그러나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에 막장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결점들을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충분히 커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박상원, 전인화, 최명길 등 배우들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그들의 연기는 개연성 없는 스토리에도 설득력을 불어넣는 힘을 발휘한다.

통속극의 주요 타켓이 중장년층임에도 <미워도 다시 한번>이 2~30대 시청자들마저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데는 배우들의 힘이 크다.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런 연기에 익숙한 그들에게 ´연기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한 ‘중년 3인방’ 연기는 신선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감독의 연출력이나 작가의 역량이 드라마의 큰 줄기임에 틀림없지만 시청자들과 피부로 부딪치는 건 역시 배우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미워도 다시 한번>은 배우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중년 배우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은 중년 배우들이 정면에 나서고 젊은 연기자들이 배경의 비중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예진 조차 예외는 아니다.

어찌 보면 모험에 가까운 이 같은 시도가 오히려 시청자들의 기대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 셈이다. 또한 자극적인 스토리와 명품연기가 절묘하게 만나 초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베테랑 배우들의 힘으로 기선을 제압한 <미워도 다시 한번>이 막장드라마의 오명을 넘어 명품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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