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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완생.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완생이 되기를 희망하는 미생들의 바둑 한판. 미생은 드라마에서조차 완벽한 드라마 공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드라마의 기본 공식이라면 러브라인과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와 권선징악 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미생은 그 흔한 러브라인조차 없다. 안영이와 장그래의 이름은 안영이가 "안녕"하고 말하면 장그래는 "그래"하고 쿨하게 헤어질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뜻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 미생에 러브라인조차 미생인 것이다. 어두침침하고 싸늘하고 회색빛 도시를 거니는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 참으로 보고 싶지 않을 듯한 드라마인데 가슴이 먹먹해지며 너무 심하게 공감하는 나머지 눈물까지 나버리는 그런 드라마이다. 이 미생은 이제 5%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tvN의 대표 드라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드라마. 원작인 웹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영상에서만 볼 수 있는 호흡이 미생의 강점이자 인기 요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말 러브라인이 없을까? 자세히 찾아보면 있다. 그건 바로 장그래와 오과장의 러브라인. 미생의 8할은 오상식을 맡은 이성민이라 할 수 있을만큼 거의 미친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웹툰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웹툰과 유일하게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 것이 이성민이다. 이성민이 그린 오상식은 웹툰 미생의 오과장이 아니라 이성민의 오과장이기 때문이다. 항상 출혈된 것이 트레이드마크인 오과장의 눈이 벌건 것 또한 첫회의 첫장면에서만 잠시 보여주고, 바로 안약을 넣으면서 그 다음부터는 충혈된 눈이 보이지 않는다. 프리퀄에서 보여주었던 오과장에서는 충혈된 눈을 잘 표현해주었는데, 이성민은 그걸 다르게 표현해주었다. 


충혈된 눈이란 항상 피곤에 쩔은 상태를 표현해준다. 웹툰에서 그 캐릭터의 피곤함과 호러스러움을 표현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충혈된 눈이기 때문에 그렇게 그렸지만 이성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영상에서까지 피곤함과 호러스러움을 충혈된 눈으로만 표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연기의 감정을 가리는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성민은 과감하게 충혈된 눈을 버리고 자신만의 오상식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과도한 의욕, 마초같은 성격, 한없이 작아지는 가장, 신념을 가진 돈키호테, 졸다가 졸도하고 코피까지 흘리는 피곤에 쩔은 상태... 그 모든 것을 그냥 연기로 표현해버리면서 자신만의 오과장을 만들어갔다. 


그래서 미생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오과장이다. 오과장은 사람에 대한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일에 대해서는 단호함을 가지고 있기에 일처리 하나는 똑뿌러지게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대한 단호함도 있기 때문에 상사에게 아부를 하거나 바이어에게 2차 접대를 하는 일은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서 만년 과장에 승진을 못하고 있다. 대신 사람에 대해서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고졸에 스펙도 없고, 자신과 제일 껄끄러운 전무의 낙하산으로 들어온 장그래에 대해 오과장은 처음엔 싫어하지만 점점 장그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장그래의 진심을 알아가면서 오과장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했고, 다른 동료나 사람들은 점점 장그래에게 등을 돌리고 차가워질 때 오과장은 반대로 마음을 열고 장그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을 인정해주고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넣어준 오과장의 진심을 본 장그래는 영업 3팀에 충성하는 상사맨이 된다. 


미생에서 장그래는 안영이와 러브라인을 그릴 듯 싶었으나 오히려 오과장과 썸을 타기 시작한다. 미생을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많은 제작사에게 러브콜을 받았지만 김원석PD에게만 미생을 만들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PD들은 모두 러브라인을 넣길 원했다고 한다. 드라마의 기본공식이니 당연히 러브라인을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태호 작가는 미생에 러브라인이 들어가길 원치 않았고, 그간 미생이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원석PD는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절대로 넣지 않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미생을 맡길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이 러브라인 없이도 미친 시청률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되었다. 물론 장그래와 오과장의 러브라인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오과장은 모든 신입에게 관심을 가진다. 자원팀에서 여자라고 거의 왕따 당하는 안녕이에게 항상 먼저 손을 내밀고, 영업 3팀으로 오라고 계속 러브콜을 보낸다. 철강팀의 장백기에게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한석율은 이미 오과장의 속속들이를 다 알고 있을 정도다. 오과장은 신입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약자에게는 보호를, 강자에게는 다리를 걸어 하체 부실을 놀려댄다. 사람에 대한 유연함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성장시켜주기도 한다. 


장그래는 바둑의 세계에서 나와 냉혈하고 무자비한 사회에서 갈기 갈기 찢길 뻔 했으나 오과장을 만남으로 인해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다. 앞으로 장그래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오과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과장과 장그래의 러브라인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장그래는 점점 성장해가는 것이다. 


오과장은 참 애틋하다. 혹자는 말한다. 그건 말도 안되는 미화된 이야기라고... 잘못을 감싸주는 그런 사람이 실제 직장에서 어디있냐며 격양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오과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에 대한 유연함을 가지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단호함을 가진 유단자가 없기 때문이다. 오과장을 보면 때로는 우리의 아버지 같다. 자식을 위해 상사에게 혹은 바이어에게 머리를 숙이며 접대를 하고 아부를 해야 하는 자존심 버린 자존심 강한 우리 아버지. 자다가 졸도를 하면서 코피까지 흘리지만 자식 앞에서는 항상 강한 천하무적 아버지말이다. 또한 오과장은 때론 남편같다. 속썩이고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 매일 술에 찌들어 주말에는 잠만 자는 남편. 쇼파와 하나된 남편... 





하지만 가장 슬플 때는 그 모습이 나의 모습과 같게 느껴질 때다. 매일 챗바퀴 굴러가는 하루를 살지만 그 챗바퀴를 돌리기 위해 치열하게, 피 터지게 일해야 한다. 때론 내 동료를 밟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신념을 버리기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딱들이고, 건강은 사치일 뿐이며, 1000년을 살 수 있을 것 같이 일하고 또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일 때가 가장 슬프다. 


오과장 또한 장그래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오과장이 말하는 듯하다....


"당신들이 술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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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하차하고 반성 모드로 들어갔다. 노홍철은 술을 마시다가 차를 빼달라는 전화에 차를 빼다가 음주단속에 걸렸다. 음주단속시 음주측정을 하지 않고 채혈을 하기 위해 병원의 응급실로 갔다가 디스패치에게 사진을 찍혀서 대서특필되었다. 노홍철은 바로 자진하차 소식을 전했고, 무한도전 역시 하차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부터 음모론이 시작된다. 노홍철의 운전 거리가 20~30m밖에 안된다는 것과 디스패치가 사진을 바로 찍을 수 있었다는 점이 음모론을 만들어낸 소재들이다. 음모론은 이러하다. 디스패치가 눈에 띄는 노홍철의 홍카를 신고했고, 노홍철이 나와서 차를 몰자 음주운전으로 몰아 특종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디스패치의 음모이고, 술 마시고 겨우 20~30m 밖에 운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한도전 하차는 말도 안된다는 것이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골자이다. 





또 한가지 음모론은 노홍철이 휴식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자작극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을 여러개 할 때 그냥 두기에는 어려우니 일부러 사건을 내서 자진하차하는 식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는 노홍철이 술을 마셨고, 안전한 범위 내에서 20~30m만 음주 운전을 하고 경찰에 일부러 걸렸다는 것이다. 음주 측정을 하지 않고 채혈을 요구한 것 또한 다음 날이 무한도전 방송 일이기 때문에 다음 날 방송에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끌려고 일부러 그렇게 했다는 음모론이다. 


하나 더 음모론이 있는데 그건 MC몽 쉴드 쳐주기라는 음모론이다. MC몽의 컴백 후 여론이 좋지 않자 그걸 끊어주기 위해서 노홍철이 독박을 쓴 것이라는 음모론이다. MC몽의 사건보다 더 큰 사건이 필요했고, 그 정도면 노홍철의 음주운전과 더불어 무한도전 하차 정도의 뉴스는 되어야 커버되기 때문에 일부러 그랬다는 음모론이다. 


음모론은 무모한 팬심




모든 음모론이 그럴 듯 하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이 단 한가지 있다. 그건 바로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이다. 1m를 운전하건 100m를 운전하건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1m를 운전했다고 봐주고, 100m를 운전했다고 처벌한다면 1m를 음주운전했을 때 1만원의 벌금이라면 1km를 음주운전했을 때는 1천만원의 벌금을 내게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즉, 20~30m를 음주운전하건, 20~30km를 음주운전하건 그 죄의 경중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술을 마셨으면 마시지 않은 사람에게 차를 빼달라고 요청했으면 될 것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과 거만함이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건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음모론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스토리들은 아무리 미사여구로 꾸며준다고 해도 음주운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하차까지 할 것은 아니다라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는데 참 무모한 팬심이 아닌가 싶다. 필자 또한 무한도전의 오래된 팬이긴 하지만 이런 식의 무모한 팬심은 무한도전 팬으로서 참 부끄럽기까지 하다. 다른 일도 아니고 술마시고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하차를 하는데 노홍철을 비난하지는 못할망정 쉴드나 쳐주고 있으니 말이다. 


무한도전식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노홍철이 하차하겠다고 밝히자 바로 하차를 시키겠다고 했다. 그 전에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길 역시 마찬가지의 반응이었다. 그리고 5인체제로 계속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한도전이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진정성이다. 또한 세상의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 풍자와 유머로 소신껏 이야기하고 메세지를 내었다. 공중파에서 그것도 MBC에서 그렇게 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었음에도 권력과 힘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운 것에 대해 약자를 위한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딩이 되어 사람들은 무한도전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노홍철은 무한도전이 그토록 반대하였던 일을 행했다. 레이싱 특집 때도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과속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대한 몰래카메를 통해 벌칙을 주기도 했다. 대부분 규정속도에서 2배 이상이 넘는 속도로 달렸고, 앞으로는 어린이보호 구역에서 규정속도를 지키자는 메세지를 남겼다. 그런데 노홍철은 음주운전을 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100km으로 달린 것도 아니고 무려 음주운전이다. 즉, 무한도전 멤버인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했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복귀 서명 운동을 할 일이 아니라 창피해하고, 화가 나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건 무한도전 팬들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길은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다고 해도 노홍철은 무한도전 원년멤버이기에 누구보다 무한도전의 핵심 메세지를 잘 이해하고 있었을텐데 이런 식으로 하차한다는 것은 정말 팬들의 마음을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무도팬이라면 더 꾸짖고 더 혼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무한도전은 멤버 감싸주기로 유명하다. 의리의 무한도전인 것이다. 아무리 멤버들이 잘못을 해도 끝까지 감싸준다. 단 그것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에만 말이다. 기차 안에서 시끄럽게 군 정준하, 자꾸 무한도전 비밀 프로젝트를 라디오에서 떠벌린 박명수, 못웃긴다고 지적받은 정형돈, MC몽 응원했다고 하차하라는 요구를 받은 하하까지. 많은 여론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멤버들을 끌어안고 가는 것이 무한도전이다. 그럼에도 노홍철의 자진하차는 바로 받아들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음주운전에 대해 노홍철이 하차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무한도전은 하차시켰을 것이다. 범죄에 대해서 무한도전이 침묵한다면 결국 무한도전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되고 그건 폐지 수순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힘빠지는 무한도전에 힘을




무한도전 팬이라면 노홍철 쉴드 쳐주기가 아니라 무한도전에게 더욱 힘을 주어야 한다. 지금 무한도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말 폐지가 되어도 아무런 이상함이 없는 상황이다. 벌써 두명이나 음주운전으로 하차하였고, 이제 남은 사람은 5명 밖에 없다. 더군다나 무한도전에서 활기참을 담당하던 노홍철이 하차했다. 미리 찍어둔 방송에서도 노홍철을 다 삭제해야 하고 다른 것으로 방송 분량을 채워 넣어야 한다. 게다가 비밀 장기 프로젝트라도 있었다면 거기서도 다 솎아내야 한다. 


멤버들 또한 사기에 대한 문제가 있다. 정형돈은 그간 내내 힘들어했다. 자신들에게만 유독 엄밀한 잣대를 들이민다고 불평을 하기도 했다. 멤버들도 농담삼아 이제 무한도전이 끝나는 것 아니냐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진담처럼 되어버렸다. 


만약 지금 무한도전이 폐지된다면 술 때문에 무한도전이 폐지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자신들이 저지른 불법 범죄로 인해 말이다. 권력의 압박이나 정치적 음모가 아니라 술 때문에 폐지된다면 지금까지 400회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다른 외압이 아니라 스스로 무너진 꼴이 된 것이기에 더 꼴볼견이 되어 버린다. 지금도 충분히 꼴별견이 된 것이나 다름없고 이에 대해서 충분히 비판해야 하고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강하게 항의해야 하는 것이 무한도전 팬으로서의 의무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무한도전에 더 힘을 불어 넣어주고 응원해야 하는 것이 무한도전 팬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에 무한도전 팬다운 팬심이 아닐까 싶다. 


노홍철이 처음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채혈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아쉬웠다. 무도 멤버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바로 무한도전을 하차한다고 하고 무도에서도 바로 받아준 것에 대해서는 무도다웠다고 생각된다. 잘못에 대한 빠른 반성과 앞으로는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불미스런 일을 통해서도 무도에서는 메세지를 다시금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정형돈의 말이 떠오른다. 자신들에게만 유독 엄밀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 같다는 말 말이다. 그렇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는 더욱 엄밀한 잣대를 들이댄다. 왜 그럴까? 그건 무도를 사랑하고 멤버들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이다. 애착이 없다면 쓰레기처럼 살든 말든 관심도 없다. 무도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멤버들에 대한 애착이 있기 때문에 잘되었으면 좋겠고,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캐릭터들이 대한민국에 던져주는 올바른 메세지들을 통해 반성하고 각성하는 통쾌함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남은 5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유종의 미로 이끌어가주길 바랄 뿐이다. 어제는 참으로 실망스런 하루였다. 그렇다고 쉴드 쳐주고 노홍철 복귀시키라는 서명 운동이 결코 무한도전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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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시즌1에서 팬이 되었다가 시즌2에서 안티가 되었다가 다시 시즌3에서 팬이 되었다. 기사를 보니 시즌3가 논란이 없어서 시청률이 안나온다는 글들이 있는데 오히려 정반대로 생각한다. 만약 시즌2에서 그런 논란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 시즌3에서는 시청률 3%가 넘어서고도 남았을 것이다. 시즌1에서 매니아들을 만들어서 시즌2의 시청률에 힘을 주었는데, 막장 게임으로 시즌2는 그나마 남아있던 매니아층마저 떨어뜨리고 말았다. 


더 지니어스가 뜬 이유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대로 볼 수 있고, 게임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전략들에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다. 즉, 제작진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개입하면 안된다. 안되는 정도가 아니라 개입되어 보여서도 안된다. 시즌2에서는 그런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주었고,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연예인팀과 비연예인팀을 나눈 것까지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게임의 룰을 벗어나서 신분증을 빼앗고 룰들을 하나씩 파괴하면서 파벌을 형성해 나갔다. 이는 마치 현실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합리하고 불편한 권력구조가 가져오는 상황과 맞딱드러지면서 불쾌감마저 주었다. 또한 데스메치의 게임 종류가 데스메치 대상자가 정해지고 난 후 공개되는 식이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데스메치 상대를 보고 떨어뜨릴 사람을 고를 수 있는 개입의 여지가 있었다. 그 순간부터 시즌2를 안보기 시작했고, 더 지니어스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시즌3가 시작된다고 했을 때 안보려 했다. 시즌2 때의 그랬던 모습이 배신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동명이인인 이종범이 나와서 시즌3를 보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룰을 보니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었던 데스매치 게임을 정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처음부터 데스매치 게임을 종이에 적어서 쇠창살 안에다가 봉인을 해 둔다. 누구나 그 종이가 있는 봉인된 봉투를 쇠창설 너머로 볼 수 있지만 꺼낼 수는 없다. 즉, 제작진이 중간에 바꾸거나 할 수 없도록 공개된 곳에 자물쇠로 채워두었고, 가장 중립적인 딜러가 그 열쇠를 가지고 있다가 데스매치 상대가 정해지면 그 때 봉인을 해재한다. 





아예 처음부터 제작진의 개입 여지를 제도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그 외에도 제작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들을 모두 막고 플레이어들이 룰 안에서 자유롭게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다. 스타크레프트로 말하면 시즌2는 Show me the money를 쓰면 무한 자원이 쏟아지는 치트키가 있었던 것이고, 시즌3는 치트키 없이 정해진 룰 안에서 자유롭게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해 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결과 시즌3는 매우 흡족할만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 갓동민이 유독 빛나기도 했고, 강용석의 탈락은 강용석의 권위적인 모습과 화내는 모습까지 끌어낼 정도로 발가벗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1.5%를 넘기며 시청률이 점점 오르고 있다. 초반에 시청률이 저조했던 이유는 강용석이 탈락하거나 논란의 재료들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건 시즌2의 악영향이 이어진 것이다. 시즌2의 만행은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까지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동민이 갓동민이 되고 플레이어들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시즌1 때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내자 다시금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더 지니어스를 통해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자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인간 본연의 심리를 보고 싶어하고 게임을 풀어가는 다양한 전략들을 통해 실제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대리만족에 즐거워한다. 하지만 게임을 망가뜨리고 조작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더 지니어스가 시청률을 올리고 롱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으려면 제작진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플레이어들만의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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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드라마들이 시작하면서 주목할만한 드라마다 두편이 있다. 하나는 월화드라마인 미스터 백이고, 또 하나는 주말 드라마인 미녀의 탄생이다. 전혀 다른 시간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이지만, 두 드라마는 여러 공통점이 보인다. 특히 두 드라마는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는 주인공들이 주목받기도 했다. 


신하균한예슬




드라마로 오랜만에 복귀한 신하균과 한예슬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신하균은 멋진 근육질 몸매와 신들린듯한 메소드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고, 드라마의 반응도 좋다. 한예슬은 더 아름다워진 몸매와 외모로 마치 바비 인형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연기 또한 망가지는 연기를 택함으로서 기존의 불미스런 일들을 잊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둘 다 주인공의 비중이 중요한 드라마인데, 미스터 백은 신하균이 노인과 청년의 연기를 모두 함으로 디테일한 연기로 시선을 한번에 끌었고, 신하균을 위한 드라마인 것처럼 드라마를 발빠르게 리드해나가고 있다. 여주인공이 장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장나라가 잘 안보일 정도로 신하균의 연기는 회가 거듭할수록 호평을 받고 있다. 미녀의 탄생 역시 한예슬을 위한 드라마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드라마판처럼 보이는 미녀의 탄생은 완벽한 미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망가지는 연기를 통해 연기 또한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뚱뚱했을 때의 사금란역을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나 미스터백의 신하균처럼 직접 분장하여 연기했으면 더 많은 이슈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 


단순하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로코물



미스터백의 내용은 70세의 구두쇠 재벌 회장이 34살로 돌아가게 되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타임슬립 비슷한 내용이다. 최고봉이라는 재벌 회장은 돈은 많지만 주변에 그 돈을 노리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돈을 지키는데에만 온 전력을 다해 살아왔다. 하지만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기에 늘 죽음의 불안 속에 살아오다가 싱크홀의 교통 사고로 인해 결국 죽게 된다. 저승에 간 최고봉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자신의 삶에 한탄하며 단 하루만이라도 살기를 바라였고, 은하수의 도움 때문인지 34살로 회춘하게 되어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70세의 나이에 이미 잠깐이나마 은하수에게 사랑을 느낀 최고봉. 34살로 돌아와서 다시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로멘틱 코미디이다. 다만 여기서 은하수(장나라)가 최고봉의 아들인 최대한의 사이에서 삼각관계가 그려진다면 근친물이 되어 이슈가 생기긴 할 것 같기도 하다. 





미녀의 탄생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매우 흡사하다. 사금란이라는 여자는 결혼을 한 후 시댁에서 7년 동안 열심히 살림을 하나 남편은 바람이 나서 다른 여자와 결혼까지 발표하게 된다. 그리고 사금란은 자살을 택했지만(타살일 가능성도 있지만) 살아나게 되고 전신성형을 하여 미녀가 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남편에게 접근하여 복수를 한다는 그런 내용이다. 반전도 있을 것 같고, 한태희(주상욱)과 교채연(왕지혜)의 관계에서도 뭔가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 것 같긴 하지만 줄거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는 편하게 볼 수 있는 로코물이다. 


현실이상과의 괴리감의 표출





두 드라마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미스터 백은 자신이 원했던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고, 미녀의 탄생은 완벽한 미녀로 변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멘탈은 34살이 아닌 70대 노인이고, 미녀가 아닌 유도 선수였던 사금란 그대로이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현실에서 표현한 것이 아니고 이상으로 들어가서 표현한 것이다. 누구나 현실 속에 한번쯤은 꿈꿔보았을만한 상상인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삶, 그렇게 살면 정말 행복할까... 아니면 그렇지 못할까...


드라마는 매우 심플하고, 디테일한 묘사없이 만화의 책장이 넘어가듯 휙휙 넘어간다. 미녀의 탄생에서는 전신성형에 대한 장면을 매우 축약하여 순식간에 넘어가게 되고, 미스터백 또한 별다른 개연성을 두지 않고 욕조에서 목욕을 하다가 갑자기 젊게 변해버린다. 저게 말이 돼? 라고 하며 개연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절대로 볼 수 없는 드라마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냥 말이 안되니 드라마지 하고 보면 큰 생각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라는 매우 냉혹하면서 잔인한 현실을 가장 부자가 젊음까지 되찾게 되는 것과 뚱뚱한 여자가 날씬하고 아름다운 여자로 변한다는 설정을 통해 꼬집고 있는 것이다. 성형중독이라 불릴 정도로 성형이 만연해 있는 요즘 시대에 성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여러 부작용들이 있는데 그런 현실 속에 진정한 사랑이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와 돈이면 무엇이든 되고 돈이면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된다는 잔혹한 현실 속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공감을 얻는다면 이 두 드라마는 인기를 얻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시청률로 나올 것이다. 현재까지 2회를 마친 두 드라마는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미스터 백은 1회 14.2%, 2회 13.9%를 냈으며, 미녀의 탄생은 1회 8.4%에서 2회 10%로 오르는 상승세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극이나 일드의 리메이크보다는 로코물이 더욱 끌리긴 한다. 안그래도 세상이 복잡하고 머리 아프게 돌아가다보니 그냥 드라마라도 맘 편하게 보고 싶은, 그리고 이상적인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보고 싶기도 하다. 


결국 사랑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만들어주는 마약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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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게임과 내일도 칸타빌레의 공통점은? 바로 일드가 원작이라는 점이다. 라이어게임은 만화가 먼저이긴 하지만, 일드를 리메이크한 점에는 변함이 없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드라마 전부터 많은 이슈를 끌기도 했다.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잘 만들었음에도 시청률이 영 시원찮다는 것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5%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비밀의 문과 꼴찌 싸움을 하고 있는 실정이고, 라이어게임은 1% 이하의 시청률로 난감한 상황이다. 





드라마를 보면 크게 이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잘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일드와 비교하기 전에는 말이다. 이 두 드라마의 가장 큰 적은 일드이다. 일드를 보는 순간 리메이크 드라마는 한낯 오징어로 되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를 보고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일도 칸타빌레가 재미있어서 노다메 칸타빌레를 정주행하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못만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실망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라이어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한드를 볼 때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지만 일드를 보는 순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시청률이 안나오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드라마 시작 전에는 엄청난 기대감으로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된다. 바로 일드를 봤던 매니아층들 때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는 매니아층이 매우 두텁기 때문에 드라마 시작 전에 주연 여배우를 놓고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방이 막상 시작되자 일드에 대한 기대에 못미치는 것을 보고는 시청층이 떨어져나가게 된다. 일드를 보지 않았던 시청층은 한드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낀 후 일드가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일드를 보게 되면 한드가 재미 없어지게 된다. 끝까지 일드를 안본 사람만이 드라마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구조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리메이크 드라마는 모두 흥행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미생의 경우는 웹툰이 원작이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4%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그건 바로 문화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본과 한국. 가깝지만 먼나라. 드라마만 보더라도 온도 차이가 크게 난다. 과장되고 웃음 포인트가 다른 일드와 감정선이 중요한 한드의 결정적인 차이가 만들어낸 간극을 채우지 못하고 어정쩡한 리메이크로 끝나기 때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 역시 원작이 만화이기 때문에 드라마에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가져왔다. 과장된 액션이나 표현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일드는 그것을 잘 살렸고, 한드는 만화를 보는 듯한 과장된 액션은 모두 없에고 러브라인을 보다 강조하며 감정선을 살리려 애썼다. 그러나 완벽하게 가져오지는 못했다. 일드의 스토리 라인 자체가 과장되고 축약하거나 건너 뛰는 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감정선까지 살리려 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반면 미생의 경우는 직장인의 애잔함을 그래도 표현해 내었다. 표정 하나에서, 한숨 하나에서 대사를 읽을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 스타일의 드라마이다. 원작 자체가 그렇게 그려졌고, 누구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을 가장 잘 이해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살펴보면 일드를 리메이크한 드라마치고 성공한 드라마가 없다. 김혜수가 나온 직장의 신이나 고현정이 나온 여왕의 교실, 최지우의 수상한 가정부까지 모두 톱 여배우를 앞세웠음에도 실패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에 일드를 리메이크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 같다. 제작비 대비 시청률은 좋은가보다. 하지만 일드의 리메이크는 뭔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앞으로도 일드가 계속 리메이크 될 것 같긴 하지만, 그 문제점을 찾아내 극복하지 못한다면 일드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일드를 리메이크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 더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방영될 이종범 작가의 닥터 프로스트 역시 기대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일드의 리메이크와 한국 웹툰의 리메이크. 앞으로 어떤 드라마들이 계속 나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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