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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 가장 눈에 띄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바로 복면가왕이다. 무려 9.8%의 시청률을 내며 정규편성의 가능성을 높게 만들었다. 복면가왕은 약간 얻어걸린 느낌이 강하다. 파일럿 프로그램인만큼 힘을 뺀 것이 오히려 적중한 케이스인 것 같다. 포맷은 여러 프로그램들을 짬뽕해 놓은 느낌이었다. 히든싱어처럼 토너먼트 형식과 심사위원, 청중단의 점수를 합산하는 형식을 취하였고, 연예인들만 나오는 것은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과 비슷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로만 승부를 보는 것은 보이스코리아와 비슷했다. 어찌보면 매 명절 때마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특집 프로그램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여러 프로그램들의 장점만을 가져다가 만들었고, 힘을 좀 빼고 예능적인 부분을 많이 가미하다보니 설명절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인기를 얻은 것 같다. 과연 복면가왕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1.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된다.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놀라운 가수들의 가창력으로 청중이 노래에 매료되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감동 코드로 넣는다. 정말 감성이 폭발해서 눈물이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편집에서 항상 들어가는 눈물 장면은 마치 신파극을 보는 듯한 오글거림을 가져다 주었다. 복면가왕은 이름부터가 대충 지은 느낌이 강하다. 복면달호가 떠오르게 되고, 패러디한 제목은 뭔가 웃길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실제로도 복면가왕은 심사위원으로 개그맨을 여럿 넣었다. 김구라를 비롯하여 지상렬, 신봉선, 유상무를 넣었고, 가수도 예능에 자주 나온 광희나 최근 무한도전의 토토가로 코믹 캐릭터를 잡은 터보의 김정남이 나왔다. 계속 토크를 하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업시켰으며, 눈물을 빨리 흘리는 것을 개인기로 밀고 있는 유상무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일부러 흘리며 다른 프로그램들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어처구니 없는 개인기는 김성주가 알아서 단칼에 짤라버리기도 했다. 


김성주를 메인 MC로 둔 것도 신의 한수였다. 복면가왕의 균형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역시 명불허전 명MC로 슈퍼스타K 및 가요광장, 백인백곡등 음악 프로그램에 특히나 특화된 김성주가 복면가왕을 진행함으로 매끄럽게 흘러갔다. 개그맨들의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잘 균형을 맞춘 것 같다. 그 덕분에 그냥 마음 편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탄생한 것 같다. 


2.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보통 연예인들이 나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보면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나가수도 실력파 가수들만 오를 수 있는 명예의 전당같은 느낌이고, 불후의 명곡도 웬만큼 해서는 명함을 내밀 수 없다. 연예인들만 나오는 그런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예능에서 멤버들끼리는 재미있었는데 방송에서는 재미가 없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처럼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리면 시청자에게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만약 복면가왕이 가수들만의 리그, 혹은 아이돌, 걸그룹만의 리그였다면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느낌이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연예인들을 불렀다. 연예인이라는 익숙함과 스타성도 겸비하고, 가수 뿐 아니라 배우, 개그맨들도 나왔고, 가수 중에서도 걸그룹이나 아이돌 뿐 아니라 기성가수까지 나왔다. 8명의 참가자들을 살펴보면, 아이돌 그룹인 조권, 오랜만에 본 원조 테리우스 이덕진, 뮤지컬 배우 원기준, 개그우먼 신보라, 여배우이자 뮤지컬배우인 김예원, 걸그룹 멤버인 솔지, 트로트 가수인 홍진영, 발라드 가수인 케이윌이다. 어느 한 장르도 겹치지 않는 구성으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계급장 뗀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오히려 각 리그마다의 자존심이 달린 대결이 그려진 점이 더욱 흥미를 끌었다. 


3. 가수가 떨어지는 반전의 매력







음악 프로그램인데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당연히 가수가 우승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축구로 치면 국가대표와 동네 조기축구와 붙는 것이니 말이다. 매일 트레이닝을 하는 가수와 틈틈히 좋아서 연습하는 다른 장르의 연예인과는 노래 대결에서 승부 자체가 안된다. 하지만 가면이라는 도구는 참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얼굴을 볼 수 없으니 누군지 짐작할 수 없었고, 또한 누가 가수이고 누가 배우인지도 알 수 없었다. 


홍진영이나 케이윌 같은 경우는 개성이 강하여 가면을 써도 누군지 알았지만, 그런 허술함도 반전을 줄 수 있는 매력이 될 수 있다. 기존 가수들에게는 핸디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유명하면 할수록 가면을 써도 특유의 목소리나 몸짓, 몸매에서 누군지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은 가창력보다 오히려 인지도가 낮은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면 덕분에 변수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복면가왕이 노린 노림수였을 것이다. 가면을 쓰고 기존의 인기나 거품은 빼고 진검승부를 벌이자는 컨셉은 반전이 있어야 드라마가 완성된다. 


솔지의 우승은 그 드라마를 그려내주었다. 솔지는 걸그룹이지만 보통 걸그룹이나 아이돌에 대해서 가창력은 떨어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오랜 연습생 기간과 혹독한 훈련으로 가창력도 많이 보강이 되었다. 솔지는 그런 면에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핸디캡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10년간 노래를 했는데 가창력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복면가왕에서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또 한명의 반전 드라마는 바로 김예원이었다. 준우승을 한 김예원은 가수들을 다 꺾고 오른 여배우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던 여배우가 노래 서바이벌 프로그래에서 준우승을 하다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기존 가수들에게는 자극을 주고, 대중에게는 신선한 드라마를 선사해준 케이스이다. 




그 결과가 드라마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거나 무겁지는 않다. 그냥 설특집으로 만든 이름도 복면달호가 떠오르는 복면가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예원이 조권이나 케이윌보다 노래를 잘하거나 클래스가 다르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그저 김예원이라는 배우가 노래도 잘하는구나 하는 것과 솔지라는 숨은 보석을 찾아냈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약간은 가벼운 느낌이 오히려 복면가왕이 정규편성되면 더욱 대중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정규편성이 된다면 기존 컨셉대로 우승자의 가면은 벗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파일럿이고 1회밖에 안되기 때문에 가면을 벗겼지만, 가면 덕분에 끝까지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승자의 가면이 벗겨지지 않고 그 다음 주에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사람과 왕중왕 전으로 붙어서 계속 나오게 만든다면 다음 회도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또한 각종 추측들이 중간에 나오게 될 것이고, 스포일러도 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한도전이나 나가수처럼 스포일러에 대해서 너무 강력하게 대응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유상무가 가짜 눈물을 흘리며 다른 프로그램들을 패러디했던 것처럼 대충 스포일러도 나오고 각종 추측이 나올 수 있도록 살짝 허점을 드러낸다면 오히려 더 큰 이슈가 되고, 김구라의 말처럼 우승자가 오히려 이슈가 못되고 준우승자가 이슈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차피 지면 가면이 벗겨지고 이슈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하등 문제가 없고, 우승을 많이 하면 할수록 가면이 벗겨졌을 때 파급력이 더 클 것이다. 복면가왕, 별 기대 없이 본 프로그램인데, 가족들과 보기에도 재미있었고, 무겁지 않고 가벼운 느낌이 편하게 느껴져서 정규편성으로 더욱 자주 보았으면 하는 기대가 생긴다. 정규편성이 되어 앞으로도 매력 넘치는 복면가왕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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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남썸녀라는 새로운 예능이 선보였다. 설명절 특집 파일럿으로 나온 썸남썸녀는 어제 첫방송을 하고 오늘 마지막 방송을 한다. SBS에서는 이번 설명절에 가장 많은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첫번째 주자가 바로 썸남썸녀인 것이다. 썸남썸녀는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채연, 나르샤, 김지훈, 심형탁, 한정수, 김기방이 '썸'을 넘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여느 짝짓기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프로그램 멤버 안에서의 썸이 아니라 멤버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썸에서 사랑으로 바꾸어가는 기회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첫회를 본 소감은 파일럿같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프로그램의 방향을 잘 잡았다는 점이었다. 리얼리티를 표방하는만큼 멤버들 안에서 눈빛 교환 및 썸을 찾아가는 것은 진부하고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이 너무나 느껴지는데, 멤버들끼리 도와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새롭고 흥미로웠다. 연예인은 꼭 연예인을 만나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기에,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은 버리고 사랑을 하고 싶은 일반인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는 열쇠이다. 





그런 면에서 캐스팅부터 절묘했다. 김정난과 선우선 한정수는 40대를, 채정안과 채연, 나르샤, 심형탁, 김기방은 30대 중후반을 맡았다. 우선 결혼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밖에 없는 나이이고, 결혼이라함은 단순한 썸을 넘어서 진지한 사랑을 해야만 가능한 것이기에 프로그램에 보다 진지함을 담을 수 있었다. 또한 단순히 연령대만 맞춘 것이 아니라 한때 톱스타였던 채정안을 비롯하여 채연과 나르샤까지 스타였던 연예인을 캐스팅한 것은 파일럿치고는 좋은 캐스팅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채연과 나르샤, 채정안이 여성그룹이고, 심형탁, 김기방, 한정수가 남성 그룹, 김정난, 선우선, 김지훈이 혼성그룹이다. 각 그룹은 같이 합숙을 하며 썸남썸녀에서 내려오는 지령 및 미션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도우미가 되어주거나 서로 경쟁을 하게 되는 포맷이다. 2회까지 봐야 프로그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으나 1회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소개팅앱이 나온 것이나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묶어 놓은 것으로 보아 운명적인 사랑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와 경쟁을 포인트로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정난과 선우선은 고양이에 대한 공통 관심사가 있고, 김정난과 김지훈은 같은 프로그램에서 함께 했었다. 심형탁과 김기방은 피규어에 대한 공통 관심사가 있고, 김기방은 한정수와 영화를 같이 찍었었다. 채정안과 채연, 나르샤는 가수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이런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는 연예관이나 이상형, 성격에 있어서도 비슷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형탁과 김기방은 같은 피규어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피규어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는데, 만약 상대 여성이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둘이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 키포인트라 할 수 있다. 







채정안의 출연은 매우 뜻밖이었고,썸남썸녀가 흥행할 수 있는 코드라 생각한다. 우선 지금도 드라마에서 먹히는 스타인데다가 외모도 39세라 하기엔 앳되다. 이슈성도 있다. 돌싱인데다가 각종 루머가 많기도 하다. 90년대 테크노 요정으로 활동하던 가수이기도 하고, 요즘 토토가로 인한 복고 열풍과 수혜가 채정안에게도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캐릭터도 잘 잡았다. 실제 모습인지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엉뚱하고 반전있고, 코믹하면서 4차원적이기도 한 쿨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기에 채정안은 썸남썸녀의 무게중심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자 캐릭터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의외의 발견이 바로 김지훈이었다. 섬세하면서 위트있고, 자상하기까지 한 김지훈의 매력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 같다. 오히려 남성그룹이 아쉬운 면이 있다. 심형탁과 김기방의 캐미는 잘 맞았으나 한정수가 들어오면서 긴장감이 느슨함으로 바뀐 듯하다. 





그럼에도 썸남썸녀가 파일럿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연예가이드 혹은 메뉴얼 같은 느낌을 주는 포맷 때문이다. 마치 게임을 하듯 중간에 선택지가 나온다. 어떤 만남을 선호하는지에서 여러 보기가 나오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그룹은 역시 여성그룹이었다. 소개팅앱을 선택했고, 가입하는 과정부터 어떤 방식으로 소개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해 주었다. 실제로 20대들 사이에서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신세대 만남의 방법이지만, 30대 중후반과 40대에게는 낯선 미지의 세계이다. 낯설다는 것은 두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두려움을 서로 합심하여 가입을 하고 프로세스를 알아간다는 것이 마치 연예 코치, 메뉴얼, 가이드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아쉬운 점은 그룹별 경쟁구도가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시 2회를 봐야 정확한 프로세스를 알 수 있겠지만, 그룹별로 나눈 후 그룹끼리의 어떤 경쟁이 있는지, 그룹간의 긴장감을 1회 때부터 나타내주었다면 좀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점이었다. 오히려 1회에는 멤버 소개와 만나는 과정이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여서 2부작인 썸남썸녀에게는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느낌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파일럿이 아니라 정규방송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멤버들이 오랜만에 방송에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는 것은 연출을 잘 했다는 뜻이다. 이 정도의 연출과 포맷이라면 멤버 캐스팅을 누구로 하든 잘 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썸남썸녀는 룸메이트나 짝같은 다른 혼숙 혹은 짝짓기 프로그램과는 분명히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신선하게 느껴지기에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무엇보다 혼기가 꽉찬 연예인들이 나와서 펼치는 방송이라 그 상황 자체가 단순히 방송을 하기 위해 '척'하거나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한 것이라 느껴지지 않고, 그런 진지한 고민들은 많은 미혼 남녀들이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는 답이 없듯, 썸남썸녀에도 다양한 미션을 통한 가이드를 하겠지만, 사랑은 의외의 사소한 것에서 싹틀 수 있다는 점에서 썸남썸녀가 정규편성이 된다면 롱런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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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 4회가 마쳤다. 1회 시청률 9.8%, 2회 시청률 10.4%, 3회 시청률 11.3%, 4회 시청률 12.8%이다. 최고 시청률은 1회가 11.9%, 2회가 14.2%, 3회가 14.1%, 4회가 14.7%였다. 정글의 법칙이 12.7%이고, 용감한 가족이 6.1%이고, 심지어 무한도전이 13.7%이니 삼시세끼 어촌편의 시청률은 깡패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더 재미있는 점은 1회부터 4회까지가 장근석이 나온 편이라는 것이다. 삼시세끼의 원래 멤버는 차승원, 유해진 그리고 장근석이었다. 하지만 1회~4회까지의 분량을 다 찍어 놓은 후 장근석은 불미스런 일로 하차를 하게 되었고,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머리카락 하나도 내보내지 않고 기존에 촬영했던 것을 재편집했다. 





마술에 가까운 편집을 보여준 삼시세끼 제작진은 재편집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4회까지 12.8%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본격적인 삼시세끼의 실력은 5회부터 나오게 된다는 것이 더욱 떨리고 기대되는 점이다. 손호준이 정식 멤버로 투입이 되고 첫번째 가는 만재도 이야기. 그리고 그 첫 게스트는 쓰레기 정우이다. 삼시세끼팀이 예전부터 잘하던 마케팅도 그동안 제대로 못했다. 4회까지는 손호준이 정식으로 들어온 상태가 아닌 상태였으니 제대로 마케팅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5회부터는 완전체가 되는 삼시세끼. 정말 이를 갈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벌이의 투입 때문이었다. 삼시세끼 인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산체를 능가할 귀여움을 보여줄 새로운 캐릭터 벌이의 등장은 삼시세끼 안에 애니멀즈를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강아지와는 라이벌인 고양이를 투입했다. 반려동물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강아지와 고양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쪽에 편향되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간 산체를 통해 애견인을 공략했다면, 이번엔 벌이를 통해 애묘인도 공략하고 있다. 애견인이건 애묘인이건 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바로 무장해제시켜 버리는 마력이 있다. 벌이가 손을 들고 얼굴을 빼꼼 내미는 순간 시선은 압도 당했고, 마음은 이미 벌이에게 빼앗겼다. 


삼시세끼의 큰 축은 엄마 차승원, 아빠 유해진, 아들 손호준으로 그려지는 가족 컨셉과 번외로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인 것 같다. 이는 두 프로그램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나는 용감한 가족이고, 또 하나는 애니멀즈다. 용감한 가족은 가족 설정을 하고 캄보디아로 들어가서 실제 리얼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고, 애니멀즈는 동물들을 앞세워서 동물과의 캐미를 그려내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점이라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엄마, 아빠, 아들, 딸 역할을 정해놓고 멤버들은 그 역할에 맞게 행동을 했다는 점이고,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끼리 역할을 분담했던 것을 편집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컨셉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애니멀즈 또한 동물들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설정을 두고 같이 생활하면서 나오는 애피소드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반면,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이 산체와 벌이와 놀거나 아니면 산체와 벌이가 노는 장면을 관찰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삼시세끼가 1회~4회에서 보여준 장근석 삭제 마술은 삼시세끼 자체가 연출력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는 손호준이 의도와 상관없이 제작진들이 알아서 편집의 마술로 그려낼 것이며 손호준의 이미지 또한 삼시세끼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보면 얼마나 제작진이 장근석에 대해서 속상했는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겹치기 출연까지 감수하면서 고정이 된 손호준에 대한 고마움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손호준에게 거의 몰빵을 해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의 마스코트인 산체와 벌이. 기존 삼시세끼 농촌편에서도 잭슨과 이서진의 캐미를 보여주며 이서진의 캐릭터를 더욱 견고하게 해 주었다. 이서진만 바라보는 서진바라기 잭슨을 만들어 냄으로 이서진의 까칠한 모습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매력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이번 어촌편에서는 손호준에게 그 상을 줄 모양인가보다. 산체와의 캐미만이 아니라 산체와 벌이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나쁜 남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김치와 짬뽕등 웬만한 요리는 물론 캐찹까지 만드는 차승원의 완벽함과 그 완벽함에 나사 하나를 풀어주는 유해진,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윤활류 역할을 해 주는 손호준, 더불어 귀요미 마스코트 산체와 벌이까지. 삼시세끼의 완전체는 더욱 막강한 라인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손호준이 투입되고 난 후 첫번째 게스트인 정우 역시 손호준을 배려한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원래부터 섭외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정우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결국 손호준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예고편에서도 투샷이 유독 많이 잡혔다. 성격도 많이 다른 것 같은 정우와 손호준의 캐미 또한 5회에서 기대되는 점이다. 


처음부터 손호준이 고정 멤버였던 것처럼 만든 삼시세끼. 손호준이 벌이와 산체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어떻게 삼시세끼의 영웅으로 거듭날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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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긴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의 하차와 논란은 비정상회담에 독이 될 수도 있엇고, 약이 될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비정상회담은 그 논란은 독이 아닌 약으로 만들었다. 1%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종편임에도 불구하고 4.7%까지 치솟고 있다. 에네스 카야는 터기로 돌아갔지만, 그 논란은 여전히 비정상회담에게 리스크이다. 한국에 있는 연예인들도 갑자기 어떤 불미스런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판에 외국인에 대한 뒷조사가 가능하겠는가.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이 난 후에 대처하는 법도 중요하다. 





비정상회담은 이후 각종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각 멤버 한명 한명 루머와 연관이 안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은 의혹으로 바뀌었고, 모든 멤버들은 한번씩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비정상회담에서는 빠르게 새로운 멤버를 투입했고, 에네스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풀기 시작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멤버들의 친밀감이나 인간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최근 논란이 잠시 일었던 장위안에 대한 루머는 줄리안이 한 몰래카메라에서 실제로 돈을 빌려주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명을 한 셈이다. 


비정상회담은 태생적으로 루머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멤버의 리스크는 물론 외부의 리스크가 너무나 큰 포맷이다. 나라 선택을 잘못해도 그 나라에서 뭔가 국제적인 비판을 받을만한 사안이 생겼을 경우 그 멤버는 퇴출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문화적 차이에서 일어나는 오해 역시 리스크가 될 것이고,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대중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 역시 여러 루머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각 멤버들이 연예인이 되는 순간 미녀들의 수다는 하향세를 이어가게 되었다. 


비정상회담의 모습 또한 비슷하다. 멤버들 한명 한명이 인기를 얻으며 연예인화 되어가고 있고, 각종 프로그램에 섭외 1순위가 되기도 한다. 비정상회담의 번외편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역시 이런 효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리스크도 커지긴 하고, 한명으로 인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가 생길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명으로 인해 무너질뻔한 프로그램이 살아날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독일인인 다니엘이 독일 주간신문 "디 자이트"와 2월 9일에 인터뷰한 기사(원문)가 NewsPeppermint를 통해 번역이 되었고(독일인 다니엘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 이 글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비정상회담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독일에 전달하고 있다. 독일이 한국에서 왜 긍정적인 이미지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는지, 한국이 독일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마치 한국을 독일에 소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다니엘은 한국에 독일을 알려주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독일에도 한국을 알려주고 있는 셈인 것이다. 


물론 한사람으로 인해 국가의 이미지가 모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터뷰들은 한국 시청자들에게 비정상회담을 다시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시청률이 높아지면 다시 각 나라의 매체들이 이들을 궁금해할 것이고, 다시 인터뷰를 하는 선순환의 구조로 들어가게 된다. 


에네스 카야의 경우가 완벽한 악순환이었다면, 다니엘의 경우는 선순환의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독일 주간지의 질문에서도 나왔듯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이민자등리 차별을 겪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비정상회담이 그런 다름에 대한 받아들임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네스 카야 사건이 있을 때만 해도 터키에 대한 악플들이 많아지면서 다름에 대해 베타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씩 마음을 열다가도 외국인 거주자들의 잘못이 불거지면 금새 마음의 문이 닫혀버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지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면 좀 더 다름에 대한 인정과 수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다니엘과 같은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런 상황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 또한 백인뿐만 아니라 동남아나 아프리카등 다양한 문화의 외국인들이 나와서 토론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월요일마다 비정상회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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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과 진짜사나이는 일요일 밤의 대표 간판 프로그램이자 경쟁 프로그램이다. 1박 2일은 이번에 기자와 함께 하는 여행을 특집으로 잡았다. 기자들을 연차별로 각기 다른 분야의 기자를 섭외하여 대한민국의 가장 평범한 마을의 특별 취재를 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기존에 하던데로 복불복은 빠질 수 없었고, 아예 파트너 선택부터 복불복으로 하였고, 용돈을 얻는 과정 또한 기자들이 복불복으로 하였다. 


그 와중에 기자들의 서열 문화가 부각되었는데, 기수제로 운영되는 곳은 거의 대부분 위계질서가 강한 편이다. 특히나 기자는 더욱 그런 것 같다. 1박 2일에서 더욱 부각된 것은 여자들끼리의 서열문화였는데, 군대보다 간호사가 위계질서가 더 강하다는 말이 있듯 여기자들의 위계질서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남자들의 그것보다 더 강했다. 김나나와 김빛이라의 기싸움은 물론 선배인 김나나의 강압적인 모습과 김빛이라의 알아서 기는 모습이 상반되게 나타나면서 13년차인 강민수 기자가 남자 기자들이 터치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거들게 되었다.



 


기자들의 문화도 궁금한데 여기자들 간의 위계질서를 보여주는 장면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편을 상기시키게 되었다. 최근 진짜사나이가 다시 발돋움을 할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여군특집 덕분이었다.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은 부사관 교육을 받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던 혜리편에서 한번 검증받은 아이템으로 두번째 여군 특집 역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 엠버까지 넣어서 남자들의 사그라진 인기를 그대로 얻고 있는 여군 특집은 일상에서 대접받으며 살아온 여자 연예인들이 군대에서 훈련을 받으며 겪는 좌충우돌과 점차 강인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군대이니만큼 위계질서는 무척 강하다. 화생방도 거치고 고된 훈련이 끝나가는 줄 알았건만 다음 주에는 제대로 된 훈련이 시작된다. 유격까지 곁들여주는 재미가 있을 진짜사나이 여군편. 군기를 모르는 여자들이 여자 교관에 의해 군기를 갖게 되는 모습은 성장스토리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1박 2일과 진짜사나이가 공교롭게도 여자들의 기싸움, 여자들만의 위계질서를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즐기게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생소함이 아닐까 싶다. 보통 위계질서나 수직문화는 남성적인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런 것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 갖게 되면 그 모습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진짜사나이 남자들이 점차 외인구단이 되어가고 식상해져 갈 무렵, 여군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같은 포맷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1박 2일의 김나나와 김빛이라의 기싸움이 신선했던 이유도 보통은 여자들끼리는 서로 봐주고 그럴 것 같은데 오히려 더욱 강압적이고, 교묘하게 돌려말하는 신경전까지 더해지니 더욱 흥미진진했다. 다음 주에 1박 2일에서는 마을을 취재함으로 서로 계급장 떼고 취재력으로만 승부를 하며 진정한 기싸움이 시작될 것 같다. 진짜사나이 또한 유격과 더욱 혹독한 훈련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녀들의 겪을 웃픈 상황들은 또 무엇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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