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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700만명대의 흥행을 한 타짜가 드라마에까지 그 빛을 잇지 못하고 있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에덴의 동쪽에 비해 핸디캡이 있었다해도 영화와 만화의 흥행을 염두한다면 초라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에덴의 동쪽이 큰 이슈가 될만한 것 없이 연기력이나 대사등 헛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은 분명 타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타짜가 재미있다. 장혁의 연기나 한예슬, 김민준의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빠른 전개가 에덴의 동쪽에 비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하지만 타짜가 에덴의 동쪽에 밀리는 이유는 드라마 타짜가 나올 수 있던 배경이 되었던 영화 타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타짜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드라마 타짜는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분명 스토리는 영화 타짜와 차별을 두어서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캐릭터는 바뀌지 않았다. 영화 타짜에 나온 캐릭터들이 드라마 타짜에 나오는 캐릭터와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고니



주인공 고니는 타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일 것이다. 도박에 재능이 있던 고니는 어머니의 돈을 들고 도박의 늪에 빠지지만 결국 타짜가 되어 자신을 늪에 빠드렸던 도박을 쥐락펴락하게 된다. 고니의 유쾌함과 천재성 그리고 승부욕과 진지함이 고니의 매력일 것이다.

영화에서는 조승우가 고니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장혁이 고니역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고니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는 것 같다. 조승우가 유쾌함과 진지함을 잘 섞어 표현했다면, 장혁은 승부욕이 강한 다혈질적이고 단순한 그리고 정이 많은 고니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아귀



가장 궁금했던 캐릭터가 아귀였다. 영화 타짜에서 가장 적게 나오고 가장 강하게 인상을 남긴 캐릭터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아귀라 할 것이다. 김윤석의 연기는 아귀의 무섭고 잔인한 면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주었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서 아귀역을 누가 맡을 것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드라마 타짜에서 아귀역은 김갑수가 맡았다. 비중이 있는 배역이니만큼 드라마 타짜에서도신경을 쓴 것 같다. 김갑수는 아귀의 잔인함과 독함을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였다. 김윤석만의 아귀가 있다면 김갑수는 김갑수만의 아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김윤석이 서슬퍼런 칼날끝 같이 아슬아슬한 무서움과 공포를 주었다면 김갑수는 그 무서움과 공포를 구렁이 담넘어가듯 서서히 조여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솥에 찬물과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온도를 높히는 것과 같은 공포를 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눈을 손으로 가리게 만들었던 김윤석의 강한 공포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정마담



기대도 많이 했지만 실망도 많이 했던 캐릭터가 바로 정마담 캐릭터이다. 어쩌면 김혜수의 연기가 워낙 강하여서 강성연이 따라잡기에는 무리였던 캐릭터였을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드라마 타짜에서도 정마담의 비중이 무겁다고 생각하여 캐릭터를 강성연과 한예슬 둘로 나눈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강성연의 노련함이나 한예슬의 섹시함이 김혜수의 팜므파탈적 관능미를 따라오기엔 무리인 것 같다. 강성연과 한예슬이 잘 못해서라기보다는 김혜수가 워낙 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 타짜에서도 김혜수가 정마담역을 맡았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평경장



모든 기술의 전수자이자 타짜의 스승인 평경장 또한 기대되는 캐릭터였다. 영화에서는 백윤식이, 드라마에서는 임현식이 평경장역을 맡았다. 임현식은 올인에서 타짜역을 맡아본 적이 있어서인지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 올인 때의 가벼운 모습이 평경장의 중후한 느낌을 살려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워낙 노련한 배우이기 때문에 아귀처럼 임현식만의 평경장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생각이든다.

고광열



유해진의 팬이 되게 만들었던 타짜의 고광열 캐릭터는 타짜에 있어서 무거운 분위기를 띄워주는 감초같은 역할이다. 드라마 타짜에서는 손현주가 그 역을 맡고 있다. 평경장 밑으로 들어가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보아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고니를 받쳐주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는 고광열의 역할은 아직까지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타짜와 드라마 타짜의 캐릭터를 비교해보면 고니와 아귀를 제외하고는 2% 모자른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논란이 많았던 정마담역이 아쉽다. 강성연과 한예슬까지 투입했지만 김혜수의 포스는 따라갈 수 없는가보다. 타짜가 에덴의 동쪽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영화 타짜의 캐릭터를 따라가려하지 말고 아귀처럼 자신만의 캐릭터를 더욱 확실히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화나 영화의 캐릭터가 아니라 드라마만의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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