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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이야기의 스토리 전개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내조의 여왕이 튼튼히 지키고 있기에 쉽사리 그 자리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제목처럼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내조의 여왕은 마치 여자이야기같기에, 남자와 여자의 시청률이 갈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청률이야 방송국 스태프들이 신경쓸 일이고, 시청자인 나는 재미있으면 장땡이다. 시청률 안나와도, '그들이 사는 세상'나 '돌아온 일지매' 같은 드라마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남자이야기는 아직 시작이니만큼 그 추이를 살펴보아야 겠지만, 지금까지는 아직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까지 남자이야기를 본 감상은 장혁이 주연했던 타짜가 스쳐지나 간다는 것이다. 마치 데자뷰마냥 말이다. 어떤 점이 데자뷰를 일으켰는지 남자이야기를 보며 타짜가 생각난 이유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감옥만 갔다오면 천하무적

우리나라 감옥은 최적화된 인관관계의 장이며, 모든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데다, 감방에서 나오면 천하무적 태권브이가 되어서 나온다. 타짜에서도 별 볼일없던 고니가 감옥에 들어가서 타짜 기술로 감옥을 휩쓸며 우여곡절 끝에 감방 친구들을 모두 자기 편으로 만든다. 그리고 절권도와 특공무술 등 온갖 무술을 익혀서 천하무적이 되어 나온다. 짝귀까지 만나 타짜 기술을 완벽히 배우고, 물주와 화투 이외의 다른 기술들도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감방에서 나오자마자 복수는 시작되고 천하무적이 된 고니는 우여곡절이긴 하지만, 승승장구하며 시원하게 복수해버린다.

남자이야기도 억울하게 죽은 형이 있지만, 별 볼일 없는 백수 동생이 사채빚 갚으려 사채빚을 쓰고 석궁테러로 감옥에 들어간다. 주인공인 김신은 감옥에서 난데없이 조폭 두목에게 박치기로 들이받아 감옥내에서 골칫덩이가 되지만, 마음씨 넓은 조폭 두목은 그런 김신을 아우로 맞이하며 돌연 감옥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김신의 든든한 양팔이 되어준다. 그것도 기꺼이 말이다. 또한 미네르바+데스노트 L인 마징가헌터를 만나 주식 공부를 빡세게 한다.

아무리 감옥을 학교라고 부른다지만, 이런 기술과 인간관계를 맺고 올 수 있다면 MBA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감옥에는 별의 별 상황에 있던 사람들이 한데 모였으니 많은 것을 배울 수는 있겠지만, 모두가 주인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변한다는 설정은 타짜의 그것이 스쳐지나갔다.


2.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

삼각관계야 드라마의 필수 요소이지만, 남자이야기의 삼각관계는 그 특이함이 타짜와 매우 비슷하다. 타짜에서는 고니와 영민이 난숙을 두고 싸운다. 난숙은 원래 고니를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타락의 길로 접어든다. 그러면서 영민은 난숙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영민과 난숙은 애매한 사이가 된다. 또한 나중에 난숙은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고니 때문에 나오지 않고 계속 있는다. 그러면서 영민과 고니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극의 긴장도는 높아진다.

남자이야기도 이와 비슷하다. 김신과 서경아는 원래 연인 사이였지만, 김신의 형이 자살하면서 사채빚으로 쫒기게 된다. 그리고 서경아는 김신을 대신하여 자신이 빚을 갚는다. 가정형편도 어려운데다가 사채빚을 갚으려다보니 결국 타락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텐프로라는 대한민국 10%가 모여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난데없이 단추 하나씩 풀며 천만원씩 부르는 텐프로의 길로 접어든 경아는 마음 속으로 김신을 좋아하지만, 몸은 룸싸롱의 최고 고객인 채도우를 향하게 된다. 자신의 형을 죽이고, 애인까지 빼앗은 채도우에 대한 김신의 증오심은 불에 타게 되고, 사이코패스인 채도우는 이런 상황을 즐기면서 극의 긴장도는 높아질 것이다.

어디에나 이런 비슷한 스토리의 삼각관계는 있겠지만, 남자이야기를 보면 왠지 타짜의 삼각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3. 베스트 멤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최고, 최강의 멤버를 가지고 복수의 게임을 하는 것은 타짜와 남자이야기가 비슷하다. 타짜에서는 아귀를 잡기 위해 짝귀와 평경장, 평경장 딸, 고광열등이 한편을 이루어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보여준다. 짝귀가 가지고 있는 인맥들만 이용해도 충분히 아귀를 잡을 수 있었을테지만, 아무튼 이들의 콤비 플레이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척척 잘 맞았다.

남자이야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고의 사기꾼 박문호와 감방에서 만난 조폭들, 미국에서 갱들과 좀 놀다온 도재명, 미네르바와 L도 울고갈 안경태가 모여 사이코패스 채도우를 향한 작당을 한다. 이런 베스트 멤버들의 환상의 콤비는 가끔 타짜와 같이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드라마 타짜는 막판으로 갈수록 산으로 가는 모양세였다. 초반에 워낙 달리다보니 무리수를 많이 두어서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어거지로 스토리를 쥐어짜곤 했다. 남자이야기를 보며 타짜가 스쳐지나가자 약간의 그런 우려도 생겼다. 내조의 여왕을 견제하기 위해 자극적인 요소를 처음에 너무 남발한다면 결국 막판에 후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매우 좋은 것 같다. 그렇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원래 대본대로 하나씩 풀어놓는다면 지속적이고 꾸준한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 성장해나갈 것이다. 어차피 남자이야기와 내조의 여왕의 시청층은 다르다. 그렇기에 내조의 여왕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지금의 페이스로 묵묵히 나간다면 시청률도 알아서 따라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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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700만명대의 흥행을 한 타짜가 드라마에까지 그 빛을 잇지 못하고 있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에덴의 동쪽에 비해 핸디캡이 있었다해도 영화와 만화의 흥행을 염두한다면 초라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에덴의 동쪽이 큰 이슈가 될만한 것 없이 연기력이나 대사등 헛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은 분명 타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타짜가 재미있다. 장혁의 연기나 한예슬, 김민준의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빠른 전개가 에덴의 동쪽에 비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하지만 타짜가 에덴의 동쪽에 밀리는 이유는 드라마 타짜가 나올 수 있던 배경이 되었던 영화 타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타짜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드라마 타짜는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분명 스토리는 영화 타짜와 차별을 두어서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캐릭터는 바뀌지 않았다. 영화 타짜에 나온 캐릭터들이 드라마 타짜에 나오는 캐릭터와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고니



주인공 고니는 타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일 것이다. 도박에 재능이 있던 고니는 어머니의 돈을 들고 도박의 늪에 빠지지만 결국 타짜가 되어 자신을 늪에 빠드렸던 도박을 쥐락펴락하게 된다. 고니의 유쾌함과 천재성 그리고 승부욕과 진지함이 고니의 매력일 것이다.

영화에서는 조승우가 고니역을 맡았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장혁이 고니역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고니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고 있는 것 같다. 조승우가 유쾌함과 진지함을 잘 섞어 표현했다면, 장혁은 승부욕이 강한 다혈질적이고 단순한 그리고 정이 많은 고니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아귀



가장 궁금했던 캐릭터가 아귀였다. 영화 타짜에서 가장 적게 나오고 가장 강하게 인상을 남긴 캐릭터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아귀라 할 것이다. 김윤석의 연기는 아귀의 무섭고 잔인한 면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주었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서 아귀역을 누가 맡을 것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드라마 타짜에서 아귀역은 김갑수가 맡았다. 비중이 있는 배역이니만큼 드라마 타짜에서도신경을 쓴 것 같다. 김갑수는 아귀의 잔인함과 독함을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였다. 김윤석만의 아귀가 있다면 김갑수는 김갑수만의 아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김윤석이 서슬퍼런 칼날끝 같이 아슬아슬한 무서움과 공포를 주었다면 김갑수는 그 무서움과 공포를 구렁이 담넘어가듯 서서히 조여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솥에 찬물과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온도를 높히는 것과 같은 공포를 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눈을 손으로 가리게 만들었던 김윤석의 강한 공포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정마담



기대도 많이 했지만 실망도 많이 했던 캐릭터가 바로 정마담 캐릭터이다. 어쩌면 김혜수의 연기가 워낙 강하여서 강성연이 따라잡기에는 무리였던 캐릭터였을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드라마 타짜에서도 정마담의 비중이 무겁다고 생각하여 캐릭터를 강성연과 한예슬 둘로 나눈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강성연의 노련함이나 한예슬의 섹시함이 김혜수의 팜므파탈적 관능미를 따라오기엔 무리인 것 같다. 강성연과 한예슬이 잘 못해서라기보다는 김혜수가 워낙 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드라마 타짜에서도 김혜수가 정마담역을 맡았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평경장



모든 기술의 전수자이자 타짜의 스승인 평경장 또한 기대되는 캐릭터였다. 영화에서는 백윤식이, 드라마에서는 임현식이 평경장역을 맡았다. 임현식은 올인에서 타짜역을 맡아본 적이 있어서인지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 올인 때의 가벼운 모습이 평경장의 중후한 느낌을 살려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워낙 노련한 배우이기 때문에 아귀처럼 임현식만의 평경장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생각이든다.

고광열



유해진의 팬이 되게 만들었던 타짜의 고광열 캐릭터는 타짜에 있어서 무거운 분위기를 띄워주는 감초같은 역할이다. 드라마 타짜에서는 손현주가 그 역을 맡고 있다. 평경장 밑으로 들어가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보아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도 들지만, 고니를 받쳐주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는 고광열의 역할은 아직까지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타짜와 드라마 타짜의 캐릭터를 비교해보면 고니와 아귀를 제외하고는 2% 모자른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논란이 많았던 정마담역이 아쉽다. 강성연과 한예슬까지 투입했지만 김혜수의 포스는 따라갈 수 없는가보다. 타짜가 에덴의 동쪽의 인기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영화 타짜의 캐릭터를 따라가려하지 말고 아귀처럼 자신만의 캐릭터를 더욱 확실히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만화나 영화의 캐릭터가 아니라 드라마만의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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