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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치 우리의 인생을 보는 듯 했던 미생. 장그래는 과연 정직원이 될 수 있을까 했던 우리의 질문에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무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길도 있음을 액션, 스릴러, 납치, 카우보이, 코믹까지 겸비한 장르로 해학적인 결말을 지었다. 요르단에서의 추격신으로 시작한 미생은 요르단에서 만화같은 결말로 끝을 맺으며 시청자 모두가 낚였음도 보여주었다. 첫화를 보았을 때 요르단에서의 추격신을 보고 원 인터네셔널에서 장그래가 정직원이 되어 요르단까지 가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미생을 보는 내내 현실적으로 정직원이 되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요르단 장면이 나오지 않았기에 정직원이 되겠구나라고 하는 실낱같은 희망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실낱같은 희망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동료들과 상사들의 꿈에서나 나올 듯한 인간애로 물신양면 돕지만, 결과는 계약 연장이 되지 않았고, 장그래는 다시 청년실업자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장그래의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차장이 회사에서 사표를 내고난 후 모두가 멀리 떠나는 것처럼 눈물을 보이고 슬퍼했지만, 새로운 길에서 새롭게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처럼 장그래에게도 그건 또 다른 새로운 길의 시작이었고, 1년 후에는 요르단에서 멋진 상사맨으로 거듭나 있었던 것이다. 


미생이 말하고자 했던 우리의 인생은 미생이다. 앞일을 예측할 수 없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생. 다들 미생이고, 지금의 길 또한 미생이다. 미생 속에 어떤 이는 미생임을 한탄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완생인줄 알고 살아가기도 한다. 미생은 현실과 매우 닮아 있었다. 우리의 현실은 미생처럼 팍팍함 속에 약간의 정이 있고, 반복되는 삶 속에 매일 새로움이 있는 아이러니한 곳이다. 또한 그 길이 아니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지만, 인생의 완생을 향해 가는 길은 무수하게 많다는 것을 그 길을 벗어나야만 아는 것 같다. 





우리의 인생은 미생이지만, 버티고, 이기면 완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조건은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버텨 이겨내는 것, 버텨내는 것, 그것이 완생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는 것. 우리는 너무나 쉽게 포기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삶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생이다. 현실은 냉혹하고 악마같고 살을 애는 듯한 추위보다 더 춥지만, 버티고 또 버티고, 다시 버티면 우리는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길은 마치 환타지 소설에서나 보았을 법한 말도 안되게 즐겁고 신나는 길일지도 모른다. 


미생에서 준 메세지만큼이나 미생을 보며 인상이 깊었던 것은 임시완이었다. 아이돌 연기에 대한 편견을 확실하게 깨 준 연기돌 임시완. 이제는 직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일까. 연기의 꽃인 내면 연기를 임시완은 배우만큼이나 잘 소화해내고 있다. 게다가 비주얼도 되고, 노래와 춤까지 되니 미생을 통해 앞으로 임시완의 몸값은 점점 높아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여러 드라마 및 예능, 그리고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20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배우. 임새완을 발견한 것이 미생을 통해 얻은 큰 수확 중 하나였다. 





20회라는 짧고도 긴 여운을 남긴 미생은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만한 역작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드라마들이 더욱 많이 나오길 기대하며, 배우들과 연출과 작가의 캐미가 잘 맞아 떨어지는 또 다른 미생같은 드라마들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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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완생.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완생이 되기를 희망하는 미생들의 바둑 한판. 미생은 드라마에서조차 완벽한 드라마 공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드라마의 기본 공식이라면 러브라인과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와 권선징악 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미생은 그 흔한 러브라인조차 없다. 안영이와 장그래의 이름은 안영이가 "안녕"하고 말하면 장그래는 "그래"하고 쿨하게 헤어질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뜻해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 미생에 러브라인조차 미생인 것이다. 어두침침하고 싸늘하고 회색빛 도시를 거니는 슬픈 우리들의 자화상. 참으로 보고 싶지 않을 듯한 드라마인데 가슴이 먹먹해지며 너무 심하게 공감하는 나머지 눈물까지 나버리는 그런 드라마이다. 이 미생은 이제 5%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며 tvN의 대표 드라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드라마. 원작인 웹툰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영상에서만 볼 수 있는 호흡이 미생의 강점이자 인기 요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말 러브라인이 없을까? 자세히 찾아보면 있다. 그건 바로 장그래와 오과장의 러브라인. 미생의 8할은 오상식을 맡은 이성민이라 할 수 있을만큼 거의 미친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웹툰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웹툰과 유일하게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 것이 이성민이다. 이성민이 그린 오상식은 웹툰 미생의 오과장이 아니라 이성민의 오과장이기 때문이다. 항상 출혈된 것이 트레이드마크인 오과장의 눈이 벌건 것 또한 첫회의 첫장면에서만 잠시 보여주고, 바로 안약을 넣으면서 그 다음부터는 충혈된 눈이 보이지 않는다. 프리퀄에서 보여주었던 오과장에서는 충혈된 눈을 잘 표현해주었는데, 이성민은 그걸 다르게 표현해주었다. 


충혈된 눈이란 항상 피곤에 쩔은 상태를 표현해준다. 웹툰에서 그 캐릭터의 피곤함과 호러스러움을 표현해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충혈된 눈이기 때문에 그렇게 그렸지만 이성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영상에서까지 피곤함과 호러스러움을 충혈된 눈으로만 표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연기의 감정을 가리는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성민은 과감하게 충혈된 눈을 버리고 자신만의 오상식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과도한 의욕, 마초같은 성격, 한없이 작아지는 가장, 신념을 가진 돈키호테, 졸다가 졸도하고 코피까지 흘리는 피곤에 쩔은 상태... 그 모든 것을 그냥 연기로 표현해버리면서 자신만의 오과장을 만들어갔다. 


그래서 미생에서 가장 인기있고, 가슴을 절절하게 만드는 사람은 바로 오과장이다. 오과장은 사람에 대한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일에 대해서는 단호함을 가지고 있기에 일처리 하나는 똑뿌러지게 하지만 자신의 신념에 대한 단호함도 있기 때문에 상사에게 아부를 하거나 바이어에게 2차 접대를 하는 일은 스스로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서 만년 과장에 승진을 못하고 있다. 대신 사람에 대해서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고졸에 스펙도 없고, 자신과 제일 껄끄러운 전무의 낙하산으로 들어온 장그래에 대해 오과장은 처음엔 싫어하지만 점점 장그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장그래의 진심을 알아가면서 오과장의 마음은 열리기 시작했고, 다른 동료나 사람들은 점점 장그래에게 등을 돌리고 차가워질 때 오과장은 반대로 마음을 열고 장그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을 인정해주고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 넣어준 오과장의 진심을 본 장그래는 영업 3팀에 충성하는 상사맨이 된다. 


미생에서 장그래는 안영이와 러브라인을 그릴 듯 싶었으나 오히려 오과장과 썸을 타기 시작한다. 미생을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많은 제작사에게 러브콜을 받았지만 김원석PD에게만 미생을 만들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른 PD들은 모두 러브라인을 넣길 원했다고 한다. 드라마의 기본공식이니 당연히 러브라인을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태호 작가는 미생에 러브라인이 들어가길 원치 않았고, 그간 미생이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원석PD는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절대로 넣지 않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 미생을 맡길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이 러브라인 없이도 미친 시청률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되었다. 물론 장그래와 오과장의 러브라인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오과장은 모든 신입에게 관심을 가진다. 자원팀에서 여자라고 거의 왕따 당하는 안녕이에게 항상 먼저 손을 내밀고, 영업 3팀으로 오라고 계속 러브콜을 보낸다. 철강팀의 장백기에게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한석율은 이미 오과장의 속속들이를 다 알고 있을 정도다. 오과장은 신입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약자에게는 보호를, 강자에게는 다리를 걸어 하체 부실을 놀려댄다. 사람에 대한 유연함은 사람의 마음을 얻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성장시켜주기도 한다. 


장그래는 바둑의 세계에서 나와 냉혈하고 무자비한 사회에서 갈기 갈기 찢길 뻔 했으나 오과장을 만남으로 인해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다. 앞으로 장그래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오과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과장과 장그래의 러브라인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장그래는 점점 성장해가는 것이다. 


오과장은 참 애틋하다. 혹자는 말한다. 그건 말도 안되는 미화된 이야기라고... 잘못을 감싸주는 그런 사람이 실제 직장에서 어디있냐며 격양되기도 한다. 그럴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오과장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에 대한 유연함을 가지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단호함을 가진 유단자가 없기 때문이다. 오과장을 보면 때로는 우리의 아버지 같다. 자식을 위해 상사에게 혹은 바이어에게 머리를 숙이며 접대를 하고 아부를 해야 하는 자존심 버린 자존심 강한 우리 아버지. 자다가 졸도를 하면서 코피까지 흘리지만 자식 앞에서는 항상 강한 천하무적 아버지말이다. 또한 오과장은 때론 남편같다. 속썩이고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 매일 술에 찌들어 주말에는 잠만 자는 남편. 쇼파와 하나된 남편... 





하지만 가장 슬플 때는 그 모습이 나의 모습과 같게 느껴질 때다. 매일 챗바퀴 굴러가는 하루를 살지만 그 챗바퀴를 돌리기 위해 치열하게, 피 터지게 일해야 한다. 때론 내 동료를 밟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신념을 버리기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딱들이고, 건강은 사치일 뿐이며, 1000년을 살 수 있을 것 같이 일하고 또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일 때가 가장 슬프다. 


오과장 또한 장그래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오과장이 말하는 듯하다....


"당신들이 술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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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게임과 내일도 칸타빌레의 공통점은? 바로 일드가 원작이라는 점이다. 라이어게임은 만화가 먼저이긴 하지만, 일드를 리메이크한 점에는 변함이 없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드라마 전부터 많은 이슈를 끌기도 했다.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잘 만들었음에도 시청률이 영 시원찮다는 것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5%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비밀의 문과 꼴찌 싸움을 하고 있는 실정이고, 라이어게임은 1% 이하의 시청률로 난감한 상황이다. 





드라마를 보면 크게 이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잘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일드와 비교하기 전에는 말이다. 이 두 드라마의 가장 큰 적은 일드이다. 일드를 보는 순간 리메이크 드라마는 한낯 오징어로 되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를 보고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일도 칸타빌레가 재미있어서 노다메 칸타빌레를 정주행하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못만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실망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라이어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한드를 볼 때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지만 일드를 보는 순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시청률이 안나오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드라마 시작 전에는 엄청난 기대감으로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된다. 바로 일드를 봤던 매니아층들 때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는 매니아층이 매우 두텁기 때문에 드라마 시작 전에 주연 여배우를 놓고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방이 막상 시작되자 일드에 대한 기대에 못미치는 것을 보고는 시청층이 떨어져나가게 된다. 일드를 보지 않았던 시청층은 한드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낀 후 일드가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일드를 보게 되면 한드가 재미 없어지게 된다. 끝까지 일드를 안본 사람만이 드라마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구조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리메이크 드라마는 모두 흥행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미생의 경우는 웹툰이 원작이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4%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그건 바로 문화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본과 한국. 가깝지만 먼나라. 드라마만 보더라도 온도 차이가 크게 난다. 과장되고 웃음 포인트가 다른 일드와 감정선이 중요한 한드의 결정적인 차이가 만들어낸 간극을 채우지 못하고 어정쩡한 리메이크로 끝나기 때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 역시 원작이 만화이기 때문에 드라마에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가져왔다. 과장된 액션이나 표현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주었다. 일드는 그것을 잘 살렸고, 한드는 만화를 보는 듯한 과장된 액션은 모두 없에고 러브라인을 보다 강조하며 감정선을 살리려 애썼다. 그러나 완벽하게 가져오지는 못했다. 일드의 스토리 라인 자체가 과장되고 축약하거나 건너 뛰는 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감정선까지 살리려 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반면 미생의 경우는 직장인의 애잔함을 그래도 표현해 내었다. 표정 하나에서, 한숨 하나에서 대사를 읽을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 스타일의 드라마이다. 원작 자체가 그렇게 그려졌고, 누구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을 가장 잘 이해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살펴보면 일드를 리메이크한 드라마치고 성공한 드라마가 없다. 김혜수가 나온 직장의 신이나 고현정이 나온 여왕의 교실, 최지우의 수상한 가정부까지 모두 톱 여배우를 앞세웠음에도 실패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에 일드를 리메이크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 같다. 제작비 대비 시청률은 좋은가보다. 하지만 일드의 리메이크는 뭔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앞으로도 일드가 계속 리메이크 될 것 같긴 하지만, 그 문제점을 찾아내 극복하지 못한다면 일드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일드를 리메이크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 더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방영될 이종범 작가의 닥터 프로스트 역시 기대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일드의 리메이크와 한국 웹툰의 리메이크. 앞으로 어떤 드라마들이 계속 나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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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많이 나와서 신난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요즘은 어떤 것을 보아야 할 지 고민을 하게 된다.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중에 재미있게 보고 있거나 기대하고 있는 드라마들이 있다. 조금 다른 점은 예전에는 공중파에서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는데 이번에는 케이블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공중파에서는 비밀의 문과 내일도 칸타빌레가 기대되는 드라마이고, 케이블에서는 미생과 나쁜녀석들이 기대되는 드라마다. 그리고 앞으로 OCN에서 할 드라마인 닥터 프로스트도 매우 기대된다. 특히 원작의 작가가 필자와 동명이인이라 더욱 기대되고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요즘 기대되는 드라마들은 재미있게도 원작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일도 칸타빌레의 경우는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고, 미생은 웹툰이 원작이다. 그리고 그 두 드라마에 대한 판정은 우선 미생이 좀 더 앞서가는 듯 하다. 물론 시청률에 있어서는 내일도 칸타빌레가 더 높긴 하지만, 공중파와 케이블의 격차를 생각하면 오히려 미생이 더 높게 나오는 것이다. 


두 드라마의 차이는 원작에 충실하냐 아니면 새롭게 만들었냐인 것 같다. 내일도 칸타빌레의 경우는 원작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나고, 미생은 싱크로율이 거의 100%라고 해도 될만큼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 자체가 둘 다 워낙 인기가 있었던 것이고, 내일도 칸타빌레의 경우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었다. 일드인 노다메 칸타빌레는 2006년에 했던 드라마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그 드라마 역시 일본의 만화가 원작이었다. 그래서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면 매우 과장된 표현이 많다. 만화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들이 곳곳에 많이 깔려 있는데, 내일도 칸타빌레는 동일하게 가지는 않는 것 같다. 원작 자체가 일본의 문화나 정서에 대해 많이 들어간 상태이고, 그것을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추다보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내일도 칸타빌레에 실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원작을 능가하지 않고는 좋은 평가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반대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많이 제거한 일본의 문화, 정서의 느낌이 매우 크게 다가올 수 도 있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나오는 심은경의 경우는 8차원 소녀로 나오는데 이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노다메와 비교하면 아쉽고, 일반 캐릭터로 본다면 적응 안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원작과 비교해보면 넣거나 뺀 장면도 꽤 있다. 





반면 미생의 경우는 원작에 매우 충실하다. 거의 100% 싱크로율을 보여줄 정도로 캐릭터는 물론 배우들의 생김새까지 신경을 썼다. 미생은 웹툰으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던 만화로서 프리퀄이 나왔을 때만 해도 매우 걱정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웹툰을 그대로 드라마로 옮겨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드라마라기보다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그 내용이나 감동 또한 영상이 주는 플러스요인까지 작용하면서 극대화를 시켜주는 시너지를 내주고 있다.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었더 미생. 드라마는 아마도 더 큰 감동과 위로를 주지 않을까 싶다. 미생의 원작을 보지 않고 드라마를 바로 본 사람일지라도 미생은 원작에 충실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것이 거의 없다. 오히려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져서 미생의 팬이 되어 원작을 거꾸로 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드라마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원작을 뛰어넘거나 아니면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 원작과 다르게 할 경우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건 연기력이나 연출같은 한 분야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뛰어넘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어설프게 따라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더 많고, 원작의 팬들에게 실망감만 주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면에서 내일도 칸타빌레는 불안한 면이 있다.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드라마가 될 수 있다. 많은 기대를 받은만큼 실망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원작에 충실하게 가거나 아니면 어설픈 따라하기는 그만두고 아예 다른 모습으로 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미생의 경우는 시간이 흐를수록 시청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생은 아직 시작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인턴인 장그래. 나올 캐릭터들이 더 많고, 더 눈물 나오게 만드는 명장면들이 많다. 해외 로케까지 다녀온 미생. 칼을 갈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앞으로 나올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 또한 원작에 얼마나 충실하게 만들 것인지가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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