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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 야심차게 시작을 했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의하면 19%정도 나옴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하였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찬란한 유산의 후광효과와 김혜수라는 메가톤급 톱스타, 그리고 베스트셀러였던 스타일이 함께 이루어낸 성과였을 것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류시원이나 베토벤 바이러스 후 처음보는 이지아도 스타일의 순조로운 출발에 일조했다. 한국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찬사와 기대를 받으며 시작한 스타일은 아직까진 어설픈 느낌이 많이 든다. 물론 첫 회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스토리 라인은 스타일에 대한 공감보단 어색함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다.

엣지 있는 스타일을 내기에는 아직 두루뭉실한 스타일은 애피소드에서 취약점을 나타낸 것 같다. 다음 편 예고에서도 계속 되는 어설픈 장면들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김혜수(박기자)의 말처럼 초반에는 인물들의 캐릭터를 설명하느라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어색한 장면을 넣었거나, 아니면 그게 웃길 줄 알고 무리하게 집어넣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후자라면 전혀 웃기지 않았고, 현재의 트랜드를 잘 읽지 못한 것 같지만, 전자라면 스타일의 본격적인 스토리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처음부터 억지였다. 커피를 들고 가는 이지아(이서정)에게 류시원(서우진)은 스타일 잡지를 던진다. 그것도 차 안에서... 우연이라 하지만, 너무 어거지 우연이다. 하필이면 이지아(이서정)가 있는 횡단보도에서 차가 선 것도 그렇고, 싫어한다는 스타일 잡지를 보다가 밖으로 집어 던진 것도 어색하다. 매너있는 쉐프가 승용차 안에서 밖으로 잡지를 버리는 몰상식한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다. 그것도 커피를 잔뜩 들고 있는 여자에게 던지고 창문을 닫아버리는 센스까지...

그리고 나서 두번째 류시원(서우진)과의 만남은 의원의 인터뷰를 하러 가서였다. 경쟁 잡지 사람에게 짓밟히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밖으로 끌려나갔는데 조리장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보통은 그런 경우라면 건물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상식적인데 요리하는 곳에 그것도 도마(선반)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이 너무도 억지 같았다.

게다가 류시원(서우진)이 갑자기 들어와 바지를 찢고 침을 놓는다. 점입가경이었던 순간이었다. 이지아(이서정)는 그걸 또 맞고 누워있고 류시원(서우진)이 나가자 갑자기 이지아(이서정)는 의사 면허증을 달라며 호텔방까지 따라간다. 그가 자신의 잡지사에서 인터뷰를 하기로 한 쉐프라는 것도 모른 체 말이다. 호텔방까지 갈 수도 있지만, 그것이 의사 면허증을 보기 위해서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


왠지 이지아(이서정)의 모습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모습이 오버랩이 된다. 강마에에게 맨날 당하는 두루미, 하지만 고독한 강마에를 사랑하게 되는 두루미의 모습이 말이다. 이것은 이지아(이서정)에게 두루미의 모습을 넣어 후광효과를 보겠다는 것인지, 류시원(서우진)을 강마에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베토벤 바이러스의 자연스러움에 비하면 너무도 억지스럽다.

게다가 김혜수(박기자)가 류시원(서우진)을 클럽에서 만나는 설정도 개연성이 없었다. 회식하러 클럽가고, 스트레스 풀러 클럽에 갔는데 하필 거기서 만나다니 말이다. 약간의 이해가 간다면 스타일 책에서 압구정은 유명한 클럽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하나의 클럽에 유명한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부연 설명을 해 주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마지막으로 이지아(이서정)가 남자친구 바람 피는 장면을 목격한 것도 어설펐다. 오늘 방영에서도 남자친구가 제주도에 가서 바람 피는 것을 목격하는 것으로 보아서 코믹한 에피소드로 넣으려 한 것 같은데, 갑자기 만화도 아니고 뜬금없이 코믹한 장면이 나오는 것은 짜증만 유발한다. 그런 장면으로 인해 류시원(서우진)가 더 가까워지고, 김혜수(박기자)와 더 멀어지는 효과를 코믹과 동시에 얻으려 한 것 같은데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된다.



스타일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있고, 기대가 몰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비평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같다. 첫 회이기 때문에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아빠 와이셔츠에 기지바지를 입은 듯한 어설픈 스타일인 것 같다.

좀 더 스타일리쉬 해지기 위해 본격적인 스토리 라인을 빨리 선보이는 것이 지금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을 이어받는 길이 아닌가 싶다. 김혜수를 빼면 약간 답이 안 나오긴 하지만, 이지아와 류시원이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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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의 종영이 이제 4회밖에 안 남았다.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베바는 뒷심부족이다,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등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여전히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다. 베바는 처음에는 정말 조용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인기를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베바는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 같다. 이제 막바지로 접어드는 베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클래식은 재미있다.
 

클래식은 네모이다. 이 네모 안에 들어갈 말은? 강건우는 개똥이라 했다. 강마에와의 인연을 만들어주게 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적어도 나에게는 ‘재미’이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서 집에서 피아노학원을 하셔서 매일 클래식을 듣고 자랐다. 태어나기 전부터 계속 클래식을 들었으니 의도하지 않게 태교도 된 것 같기도 하다.

보통 피아노 집 아들이면 악기 하나 정도는 잘 다루기 마련이지만, 수십년년간 피아노소리를 들어왔음에도 난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오히려 피아노 소리가 노이르제가 되어 클래식이 짜증나게 들릴 정도였으니 음악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베바를 보면서 클래식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지도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클래식이라는 딱딱하고 지루한 선율이 역동적이고, 삶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강건우가 난생 처음으로 클래식이 좋아졌을 때, 나 또한 베바를 통해 클래식이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산꼭대기의 고성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이 이제는 베바를 통해 옆집 푸근한 정원이 딸린 집처럼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베바가 영상을 통해 던져준 메시지는 아마도 클래식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2. 누구에게나 베토벤이 있다.
 

베토벤. 그는 음악가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귀가 안 들린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청력을 잃어간 베토벤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주옥 같은 작품들을 남겨 지금까지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한 그의 음악은 지금도 살아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그냥 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전달하는 베토벤의 음악은 그가 베토벤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강마에는 많은 노력 끝에 유명한 지휘자가 되지만, 상처를 많이 받아 자신을 꽁꽁 숨겨버린 성격 장애자이다. 두루미는 청력을 잃어가고, 강건우는 천재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뒤늦게 발견하게 된다. 단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살림밖에 모르던 아줌마와 카바레를 전전하던 악단 출신, 치매와 아직 어리지만 성격은 더러운 학생 등 모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음악은 장애를 극복한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장애를 점점 극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에게도 누구에게나 베토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함께 모여 살면서 그 장애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장애를 이겨나갈 수 있기에 우리 안에는 베토벤이 있는 것이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약점과 장애들을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베토벤이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하다.



 
3. 똥떵어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랑
 

어떻게 보면 진부한 메시지일 수 있으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느낀 진리일 수도 있다. 사랑이란 것은 깨어진 것을 붙게 하고, 무너진 것을 다시 바로 세워주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똥덩이리로 불리며 불협화음만 내던 그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 때문이었다. 서로에 대한 사랑,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또한 강마에의 딱딱하고 모범적인 연주가 변해가는 것도 사랑 때문이다. 강건우가 강마에보다 나은 이유는 감정의 표현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강마에는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들로 인해 감정을 내비치지 않게 되었고, 그것이 완벽한 음악을 만들었다.

하지만 두루미의 사랑으로 인해, 단원들의 사랑으로 인해 그 완벽한 음악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 새롭게 사랑이란 감정으로 음악이 완성된다. 똥덩어리를 아름답게 만든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인 것이다. 서로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클래식처럼 세상을 살아갈 때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함께 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베바를 통해 3가지 배울 점을 찾아내었다. 아마도 그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음악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만들어 낸 베바는 많은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 준 멋진 드라마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베바와 같이 멋진 드라마들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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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베바 때문에 많은 사람이 베토벤 바이러스에 걸린 것 같다. 두루미와의 삼각관계가 진전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진 베토벤 바이러스는 드라마 중에 최고라 할만하다. 강마에의 연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감동적인 장면이 많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저 그런 스토리가 될 뻔했던 공연에 이재민이 함께 한다는 설정은 리얼함과 자연스런 강마에의 어린 시절을 넣으면서 자연스럽게 유도했으며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수목요일에 1위 드라마가 베토벤 바이러스라면 월화요일에는 에덴의 동쪽이 있다. 에덴의 동쪽은 복잡한 관계설정과 출생의 비밀, 그리고 화려한 액션 등으로 이목을 끌며 타짜의 상승세를 막으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 송승헌이 출연료를 반납하고 에덴의 동쪽이 다 끝난 후 받겠다고 하면서 에덴의 동쪽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에덴의 동쪽은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극이지만, TV를 보면서 아내는 냉랭했다. 하지만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냉랭했던 아내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며 눈물을 훔치곤 했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에덴의 동쪽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차이점을 생각해보았다.



 
해와 바람의 대결
 

어렸을 적 동화가 생각난다. 지나가는 나그네를 놓고 바람과 해가 내기를 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바람과 해는 누가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는지 내기를 하였고, 바람은 강한 바람으로 옷을 벗기려 하였다 하지만 나그네는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더욱 강하게 옷을 붙잡았고, 옷을 벗겨내지 못하였다. 해는 더욱 따뜻하게 햇빛을 내리쬐었고, 더워진 그 나그네는 결국 옷을 벗게 되어 해가 이겼다는 내용이다.

에덴의 동쪽은 사람들의 눈물을 호소한다. 더욱 아프게, 더욱 속상하게 울고, 소리지르지만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눈물이 나지는 않는다. 몇 년 만에 한국에 우여곡절 끝에 온 동철과 남영동에서 고문을 받고 논에 버려진 동욱이 겨우 만나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이름을 부르며 연신 소리를 질러댔지만, 눈물은커녕 반복되는 대사가 어색하면서 순간 코미디로까지 느껴졌다.

동철과 동욱 그리고 지현의 사랑 및 복잡한 관계들은 많은 아픔을 담고 있고, 애환을 담고 있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저 드라마상의 설정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억지로 만들려는 노력의 바람이 느껴질수록 나는 감정의 옷을 꼭 움켜잡게 되곤 한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드라마이다. 오히려 송일국이 나오는 바람의 나라가 더욱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적은 만큼 감동도 크게 오는 것인지 베바의 놀라운 연출력과 연기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솔직히 베바에는 빈틈이 많다. 스토리도 그렇고, 음악이라는, 그것도 클래식이라는 것이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베바 초반에는 연기자들의 립싱크 연주에 음악가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는 말도 나오고, 장근석이나 이지아에 대한 불안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무마시켜주고 덮어주었던 것은 바로 김명민의 연기력 때문이었다. 그의 표정 하나 하나와 무게 있는 대사 한마다 한마디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명민이 구심점이 되어 스토리와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 그리고 연출까지 모두 녹아 내려갔다. 심지어 연주에 대한 부분도 김명민의 노력과 열심으로 만들어낸 지휘 실력으로 모두 커버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배우들에게는 좀 미안하긴 하지만, 김명민의 연기를 통해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같이 빛나게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드라마의 지휘자같이 김명민은 베바 신화를 조율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감동 또한 거기에서 나왔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눈물에 호소하지 않는다. 눈물은 최근 삼각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두루미의 눈에서만 나왔을 뿐, 강마에는 오히려 독설적이고 똥.떵.어.리라는 표독스런 유행어를 만들어내었다. 성격파탄자 같은 이기적이고 냉랭하고 독설적 발언과 표정 그리고 행동을 통해 감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강마에는 팔에 금이 가도 남 앞에서는 아파하지 않고 모든 상황이 어그러지고 망하게 생겼는데도 당당하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신음소리를 낼 만큼 아파하고, 베토벤 초상화를 향해 원망하기도 한다. 그런 그를 보면서 감동을 받게 되고 그가 지휘하는 모습과 음악을 들으며 저절로 눈물이 흐르게 된다. 클래식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사람들도 베바를 보면서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클래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지 알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에덴의 동쪽을 보며 냉랭했던 아내가 베바를 보고 눈물을 훔친 이유를 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강한 바람으로 옷을 벗기려는 것이 아닌 바람은커녕 한 사람의 차가운 모습 안에 있는 따뜻한 감성과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 옷을 벗겨낸 것 말이다. 비록 경쟁 드라마가 아닌 다른 요일의 드라마이지만 그 둘을 비교한다면 베토벤 바이러스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싸늘함 속에 숨어있는 강마에의 마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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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가 날로 재미있어진다. 여기저기서 탄성의 소리가 나오며 강마에의 연기와 베토벤의 재미에 푹 빠진 소리를 듣는다. 나 역시 수요일은 가장 기대되는 날이기도 하다. 베토벤 바이러스와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까지 삼종세트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독주와 그 뒤를 따르는 바람의 나라 그리고 바람의 화원의 경쟁이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다.

초반에 똥떵어리라는 최고의 유행어를 만든 강마에는 그 표독스럽고 날카로운 칼 같은 성격이 점차 누그러들고 있다. 누그러든다기보다 강마에가 이해가 되어가는 것 같다. 강건우와 또 다른 강건우를 내세운 이유도 알 것 같다. 노력파 강마에 강건우와 천재 강건우는 결국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를 통해 자신을 완성시키고 있다.

이제 강마에의 성격이나 강건우의 반항, 그리고 연구단원들과의 갈등 등이 거의 이해되고 잘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더욱 꼬이게 만드는 알 수 없는 캐릭터가 있으니 그건 바로 두루미이다. 이름이 왜 두루미일까 의아해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리뭉실하여 두루미가 아닌가 싶다. 두 강건우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두루미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일까? 과연 두루미의 역할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았다.


 
강건우-두루미-강건우
 

두루미는 강마에에게 고백을 하게 된다. 건우를 좋아하는데 젊고 착한 건우가 아닌 늙고 못된 건우를 좋아한다고…하지만 두루미는 이미 강마에가 아닌 강건우와 사귀고 있고, 강마에 또한 그 사실을 안다.

두루미가 강마에에게 고백하게 되기까지 강마에를 좋아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악장으로서 강마에가 감싸주었을 때와 귀가 들리지 않을 때 지휘로 이끌어준 것, 그리고 물에 빠졌을 때 수프 한 그릇 준 것 외에는 없었다. 어제 우는 두루미를 위해 사과문을 읽다가 다시 사과를 하지 않게 된 것도 감동적이었을 수 있다. 강마에가 두루미를 보고 이제 울지마 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두루미의 사랑은 역시 두리뭉실하다. 특별히 강건우가 두루미에게 잘못한 것도 없고, 애정전선에 이상이 생겼을 만한 사건도 없다. 오히려 두루미에게 땍땍대던 강건우였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후 자신을 위해, 그리고 두루미를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게 되었다. 멋지게 정식단원인데 연구단원과 함께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지휘자로 성장해가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는 상태인데 왜 두루미는 강건우에게 마음을 돌리고 강마에에가 마음을 빼앗긴 것일까?

두루미의 행동이 마음에 안들던차에 강마에게 확실하게 말해줌으로 속이 다 시원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이면 대충 그 윤곽이 들어날 것도 같다. 두루미 역시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몸에 벤 행동일 것일까, 진심일까?

 
두루미의 역할
 

이쯤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극중에서 두루미의 역할이다. 강건우-두루미-강건우라는 러브라인이 두루미의 역할을 어느 정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드라마의 제목이 베토벤 바이러스이기에 베토벤의 그 무언가를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베토벤은 귀머거리에 성격이 괴팍하였고, 천재 음악가였다. 성격이 괴팍한 것은 강마에가 닮았고, 천재 음악가는 강건우가 닮았다. 그리고 귀머거리(청각장애인)라는 점은 두루미가 닮았다. 결국 이 세 명이 모두 합쳐져서 베토벤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번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바이러스는 최소한의 핵산만을 가지고 RNA형태로 들어가 복제를 하는 무서운 전파속도를 가진 생명체를 말한다. 숙주가 있어야 생명이 유지되는 바이러스의 특성은 사랑과 많이 닮았다. 대상이 있어야 퍼져나가는 사랑이라는 속성이 바이러스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베토벤 바이러스는 강건우와 두루미 그리고 강마에가 사랑으로 엮여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터무니 없는 말이지만, 두루미의 역할이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여 생각해보았다. 여기 붙었다가 저기 붙었다가 하는 두리뭉실한 성격을 가진 두루미는 왜 강마에를 사랑하게 되었고, 앞으로 그것이 베토벤 바이러스에 어떠한 영향을 줄 지 궁금하다.



역시 매주 수요일 밤을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나 보다. 한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두루미가 귀머거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안 이후로 강마에에게 더 마음이 기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귀가 안 들렸을 때 강마에가 지휘로 그녀를 이끌어 준 것이 그녀의 마음을 기울게 한 원인은 아닌지 모르겠다. 젊고 착한 건우보다는 자신이 귀머거리가 되어도 자신을 인도해주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특히 두루미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을 그와 함께라면 귀가 먹어도 계속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강마에에게 더욱 끌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나저나 오늘 밤 보면 대충 답이 나올 텐데 그걸 못 기다리고 궁금해하는 나를 보니 참 베토벤 바이러스가 재미있긴 재미있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 곡 15개의 악보를 모두 외워버렸다는 천재 김명민, 아니 강마에의 지휘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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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토벤 바이러스)와 화원(바람의 화원)이 연일 이슈가 되며 수목드라마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바람의 나라도 있지만 무언가 다른 장르에 속하는 드라마같은 느낌이다. 분명 바람의 나라와 바람의 화원이 같은 사극이고 앞의 3글자 '바람의'까지(?) 같음에도 불구하고 화원이 베바와 더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요일이 더욱 기다려지게 만드는 베바와 화원의 닮은 꼴, 다른 느낌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음악과 미술

얼마전 포스팅을 하기도 했지만 베바와 화원은 특이하게도 음악과 미술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감정을 느끼는 예술이 소재이기에 드라마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소재이다. 보고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통해 느끼고, 들은 것을 통해 느끼는 것이 미술과 음악이기에 드라마의 소재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아무도 다루지 않는 그 부분을 다룸으로 해서 두 작품 모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베바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레식에 대해 관심을 같게 되고, 화원을 통해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졌던 동양화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새삼 다시 느껴지는 것 같다.


2. 천재

어릴 적 천재를 천하의 재수없는 놈이라고 우스겟소리로 장난치며 말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가끔 천재를 천하의 재수없는 놈이라 하면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기도 한다. 천재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를 담아낸 말이 아니었나 싶다. 베바와 화원은 모두 천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베바는 강건우라는 음악 천재를, 화원은 신윤복이라는 미술 천재를 말이다. 악보를 읽을 줄도 모르면서 한번 음악을 들으면 다 외워버리는 천재 강건우와 천재를 따라가려 죽도록 열심히해서 성공한 살리에르 강건우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화원에서는 천재 화가 김홍도가 반할만큼 천부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신윤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재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나보다. 음악의 천재도 미술의 천재도 자연스럽게 물아의 경지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재들을 천하의 재수없는 놈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꼭 존재한다. 베바에서는 강마에가 그러하고, 화원에서는 별제인 장벽수와 그의 아들 생도장 장효원이 그들이다. 같은 천재를 다루고 있지만 음악 천재와 미술 천재의 같은 점, 다른 점이 어떻게 그려질지 흥미롭다.


3. 삼각관계



두 드라마 모두 파격적인 러브라인을 선사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흔희 있는 삼각관계라지만 베바와 화원은 좀 더 특별하다. 베바는 강건우-두루미-강건우라는 삼각관계의 윤곽이 들어나고 있다. 강건우와 두루미의 러브라인은 평범하지만, 두루미와 강마에의 러브라인은 스승과 제자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게다가 강마에는 강건우에게 음악에 있어서 열등감(?) 비슷한 것을 느끼는데 두루미를 가운데두고 펼쳐질 또 한번의 대결이 기대된다.

화원은 더욱 파격적이다. 드라마에서 쉽게 다루지 못하는 동성애에 관해 다루고 있다. 그것도 양성을 모두 다루고 있다. 정향-신윤복-김홍도의 삼각관계는 신윤복의 천재성과 더불어 남장여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라진다. 신윤복은 어렸을 적부터 남자행세를 하였기에 자신이 여자임을 알고 있지만, 계속 자신은 남자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야 화원에 들어가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자신의 성정체성이 흔들리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감수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충분히 설득력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자신이 남자라고 생각해왔던 신윤복은 정향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또한 자신이 본능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김홍도에게도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럴 것 같다) 정향과 김홍도 모두 신윤복을 좋아하는 계기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신윤복의 그림일 것이다. 그의 천재성이 두 이성을 모두 매료시킬만큼 매력적이었다는 말도 될 것이다. 화언에서 시도하려는 남자와 남자의 사랑, 그리고 여자와 여자의 사랑은 전형적인 삼각관계와는 다른 색다른 그리고 모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서 기대가 된다.



베바와 화원이 워낙 재미있기에 이런 생각은 보는 내내 떠오르는 것 같다. 전혀 다른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억지로라도 공통점을 찾아내려는 심리말이다. 개연성은 없지만 수요일에 했던 베바의 마지막 장면과 화원의 마지막 장면은 똑같았다. 베바에서는 두루미가 호수로 뛰어들었고, 화원은 신윤복이 냇가에 빠지는 장면으로, 그것도 꼬로록 가라앉는 모습으로 끝난 것이 웬지 두 드라마의 공통점을 더욱 드러내주는 것 같았다 또한 수중에서 두 드라마의 연기 장면 또한 멋졌다. 문근영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슬며시 눈을 감으며 평안하게 가라앉는 모습이나, 두루미가 물 속으로 가라앚아 수중연주를 보는 장면 모두 멋진 모습이었다.

그만큼 베바와 화원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는 것일거다. 또한 김명민과 박신양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드라마속으로 쏙 빠져들게 하는 그들의 연기가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문근영의 남자 연기 또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자연스럽게 소년의 모습을 연기하는 모습이 정말 남자아이같은 느낌을 들게 하였기 때문이다. 일부러 소리를 질러 목소리를 쉬게 하여 남자 목소리를 연기하였다는 그녀의 노력을 들었을 때는 짠해지기도 했다. 남자의 신윤복 연기도 멋지지만 그녀의 목을 위해 이제 여자 신윤복에 대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녀가 보여준 여장(?)의 모습에서 깜짝 놀랬던 것은 보이시한 이미지로 문근영이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이미지로 여자 문근영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것이었다. 공백기간이 있었던만큼 이번 화원을 통해 문근영이 더욱 힘차게 도약하길 기대한다. 벌써부터 다음 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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