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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의 후속작 추적자가 어제 첫 방송을 했다. 패션왕이 9%의 시청률로 끝내고 추적자의 첫방이 9%로 나왔다는 것은 패션왕의 시청률을 그대로 흡수했다는 뜻이다. 패션왕은 막판에 어이없는 설정으로 가는 바람에 실망이 컸긴 했지만, 추적자의 첫방을 보고 나서 기대감을 갖게 만들어주었다. 현재 월화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은 21%의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 빛과 그림자이다. 50대 이상의 시청자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된 빛과 그림자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랑비는 20대와 50대 모두를 잡아보려 했지만 결국 5%대로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추적자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주시청층을 40대로 둔 추적자는 신사의 품격과 같은 시청층을 공략하고 있다. 손현주와 김상중이 주연인 추적자는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첫회를 잘 이끌어나갔다. 주연 배우의 이름만 보아도 이 드라마의 성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연기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추적자는 스토리 상 그만큼 연기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뜻일수도 있다. 디테일한 감정 연기와 긴장의 연속이 되어야만 하는 추적자에는 얼굴 마담보단 진짜 배우가 필요했던 것이다. 

    딸바보 아빠의 이유있는 복수




첫회부터 추적자는 폭풍전개를 시작하였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딸을 죽인 범인이 대권 후보이고, 딸의 아빠는 강력계 형사이다. 그리고 딸의 아빠는 권력에 대항하여 딸에 대한 복수를 한다는 것이 기본 스토리이다. 이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해서 딸에 대한 아빠의 부정이 얼마나 큰지가 설명되어야 하고, 딸을 죽이는 과정, 딸을 죽인 권력이 얼마나 큰 권력인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따로 떼어놓고 한다면 2회에서 3회분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는 분량이다.

하지만 추적자는 폭풍전개를 함으로 약간은 보기 불편한 부분을 첫방에 다 내보내는 전략을 취했다. 딸의 생일 축하를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생일 파티를 해주고, 딸의 친구들을 위해서 구하기 힘든 콘서트 티켓을 구해와 딸이 좋아하는 남학생이 관심을 보이게까지 만드는 아빠의 섬세한 부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야말로 딸바보인 백홍석을 짧고 굵게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김상중이 맡은 강동윤은 60%의 지지율이 넘는 대권후보로 야심이 넘치는 정치인으로 나온다. 그는 거물급 재벌과 정치적인 결혼을 했고, 그의 장인어른은 그가 배신을 할까봐 대선에서 하차하도록 권력을 이용하였다. 야심가인 강동윤은 자신의 앞길을 막는 장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약점을 잡을까하는 고민 중에 희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딸바보 백홍석의 딸을 죽인 범인이 자신의 아내인 서지수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서지수는 우발적인 교통사고를 내게 되고, 뺑소니를 하려 하지만 자신을 본 사고자를 무참히 차로 깔아 뭉게 죽이려 한다. 하지만 딸은 어릴적 추억이 담긴 클레멘타인을 부른 아버지의 부정으로 인해 수술을 무사히 마치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야심가 강동윤은 백홍석의 딸이 살아나게 되면 대선이 나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백홍석의 친구이자 자신의 딸을 살린 의사인 윤창민을 30억을 주고 매수하여 회복중인 그 딸을 죽이게 만든다. 그리고 백홍석은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첫방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빠른 전개 속에서도 극의 감정선은 디테일하게 살아있었다. 손현주와 김상중, 김성령과 박근형이 아니었으면 폭풍 전개 속에서도 그렇게 감정을 살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이런 디테일한 감정이 잘 살아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첫방에 이렇게 스토리를 쏟아낸데에는 스토리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한 것 같다. 단순히 복수를 하여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복수를 시작으로 엎치락 뒤치락 되는 과정들을 겪으면서 양쪽의 이해관계를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들 것 같다. 

    추적자의 이유있는 반격

 


추적자의 기획의도를 보면 눈여겨볼만한 문구가 있다. 이 드라마가 왜 뜰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기본에 충실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이다. 이야기와 감동과 인간을 그리는 것에 충실한 추적자. 초심을 다시 찾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한류에 숟가락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아이돌이나 한류스타들이 없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진짜 배우가 주인공이다. 

각시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주부터 시작될 수목드라마 각시탈은 반드시 봐야할 드라마 중 하나이다. 어릴 적에 허영만 화백의 각시탈을 가슴 졸이며 재미있게 보았던 추억도 있지만, 각시탈은 섭외에 상당히 곤혹을 치루었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한류 때문. 한류의 가장 큰 소비국은 일본이고,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다. 하지만 각시탈의 내용이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본 사람들이 싫어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섭외를 거절하여 난항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한류로 한국의 문화를 전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고객이 왕이라는 전제하여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컨텐츠에만 출연하겠다는 한류 스타들의 이기적인 발상은 결국 한류를 다시 문화적 식민지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최근에 시작된 닥터진은 일본 만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한류스타이다. 조선시대로 워프하지만 일본에 판매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드라마다. 사랑비 또한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한류스타를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 중 하나이다. 사랑비는 아예 촬영지를 일본에서 했고, 일본에서 DVD 순위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5%의 시청률에 비하면 엄청난 반응이다. KBS에서 방영할 것이 아니라 그냥 NHN에서 방영하는게 나을 뻔한 드라마인 것 같다.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하고, 드라마는 감동을 전해주어야 한다. 추적자는 그 기본에 충실한 드라마이고, 그렇기에 더욱 더 많은 인기를 끌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전에 중국에 있을 때 아내의 유혹을 본 중국 대학생에게 한국 드라마는 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막장 드라마라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지 않은 컨텐츠가 한류로 계속 유통이 된다면 결국 한류도 곧 끝나게 될 것이다. 

폭풍 전개로 더욱 긴장감을 크게 만들어내고, 기본에 충실한 추적자가 월화드라마를 넘어서 최근 한국 드라마의 트렌드에 새로운 경종을 울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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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반전이 엣지있었다. 선덕여왕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주인공 한 사람의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점으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김민준의 동성애코드는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김민준->박기자 vs 이서정 =>> 서우진" 의 일반적인 4각관계로 나아갈 줄 알았는데 "박기자 vs 김민준 = 이서정 =>>> 서우진"의 희안한 4각관계로 엮어나가고 있다. 박기자와 런던에서 같이 룸메이트로 동거를 했던 김민준은 박기자를 쫓아 서울까지 온다. 룸메이트의 룰,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면 나간다"라는 것을 어겼다고만 추측되었으나 박기자와 김민준의 대화를 통해 김민준이 동성애자임을 내비쳤다.

정상적인 남자가 아니라 미안하다는 말이나, 친구같다는 이서정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 것이나, 박기자를 품을 수 없어서 미안했다는 말 모두를 합쳐보면 동성애자라는 것이 나온다. 예고도 보여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김민준의 동성애는 스타일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숨겨놓은 쨍한 엣지가 아닌가 싶다.



 
김민준(배우 김민준이 아니라 극중 인물 이름입니다 ^^;)이 동성애자라면 스타일은 흥미진진해진다. 그동안 박기자에게 들이댔던 것이나, 이서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흔들어놓고 이용하던 모습이 나쁜 남자 컨셉인 줄 알았는데 동성애자라면 모든 것이 반전이고 맞아 떨어진다.

즉, 김민준은 박기자를 따라 서울로 왔으나 기댈 곳이 없었고, 박기자와 함께 편안한 동거를 다시 시작한다. 그러다 박기자가 서우진에게 끌리는 모습을 보게 되고, 거기서 질투를 느낀다. 어쩌면 그것은 서우진에 대한 김민준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런던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박기자가 김민준에게 이성의 감정을 느껴 고백했을 지도 모른다. 고백했기에 김민준이 동성애자임이 밝혀진 것일테고 말이다.

김민준은 박기자가 자신에게 끌린다는 것을 알고 서우진과 점점 가까워지는 박기자를 향해 자신을 들이대지만, 박기자가 꿈쩍도 안하자 이서정을 이용한다. 이서정은 박기자와 라이벌 관계에 있고, 좀 더 대하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기까지는 내 생각이었지만, 결국은 김민준이 서우진을 좋아하게 되고, 박기자와 김민준이 라이벌 관계로 되어가고 있다. 게다가 이미 이서정까지 자신의 영역으로 끌여들었기에 김민준이 서우진의 마음을 빼앗을 준비는 모두 끝난 상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서우진의 마음일텐다. 두 여자와 한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우진의 선택이 이들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어가든 반전을 섞은 동성애 코드는 매우 흥미롭다. 극의 긴장감을 한껏 높여주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정말 기대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점점 허물어지는 금단의 영역인 동성애코드 역시 자극적인 소재로 충분한 이슈를 끌 것이고, 김민준 역을 맡은 이용우의 연기까지 물에 올라 오묘한 매력이 있는 김민준을 잘 부각시켜 줄 것 같다.


김민준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는 박기자, 그리고 그런 박기자를 상대로 적나라하게 서우진에게 들이대는 김민준, 박기자와 김민준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이서정, 이 모든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우진까지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만들어가고 있는 스타일이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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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 성공적으로 주말드라마에 안착하였다. 약간 어설프게 시작하였지만, 20%의 시청률을 보이며 여러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슈의 중심에는 김혜수가 있다. 박기자역을 맡은 김혜수는 매력적이고 섹시한 캐릭터를 만들어냄으로 어느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엣지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혜수는 '엣지 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원래 있던 말이긴 하지만, 김혜수를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엣지'란 'edge'에서 나온 말로 원래 뜻은 모서리나 각, 날카로움을 뜻하는 말이나 독특한, 개성있는, 뚜렷함등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즉, 박기자야 말로 엣지 있는 캐릭터인 셈이다.

반면 이서정역을 맡고 있는 이지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 입봉도 안한 어시가 상사에게 씩씩거리며 대드는 모습은 정말 기가 찰 뿐이다.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서정의 엄청난 실수로 책임을 묻는 것에 씩씩거리며 억울해 하고 반항하기만 한다. 게다가 명품에 눈이 멀어 남자 친구를 머슴 부리듯 부려먹고 자신을 떠난 남자친구를 원망하기만 한다. 또한 이런 이서정을 서우진과 김민준이 좋아하게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 이어진다.



 
드라마의 내용상으로는 스타일의 주인공은 이서정이다. 처음에 실수 많고, 상사에게 맨날 까이기만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주변 상황이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순수하고 마음씨 고운 이서정에게 돈 많고, 잘 생긴 남자들이 끌린다는 내용인 것이다. 능력있고 매력적인 여자를 놔두고 이서정에게 남자들이 모두 마음을 빼앗기자 이서정에 대한 질투로 사각관계가 이루어진다는 분위기인데 그런 내용상의 의미로는 이지아가 주인공인 셈이다.

하지만 이서정이란 인물의 캐릭터는 잘못 그려지고 있다. 그것이 연기를 못해서인지, 작가가 이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이미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이지아는 두루미의 역할을 이상하게 그렸었기 때문에 작가만의 문제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강마에와 강건우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두루미는 떼만 쓰고, 억울해하기만 하고 씩씩거리기만 했는데, 두루미 캐릭터와 이서정 캐릭터는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연기의 색깔도 이제는 이지아하면 "씩씩"거리는 모습 밖에는 생각나지 않으니 그야말로 엣지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이다.

김혜수는 박기자의 캐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오히려 원래 설정된 박기자의 매력을 넘어서서 김혜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다. 영화 타짜와 드라마 타짜의 정마담역만 보아도 같은 캐릭터인데 그려내기는 강성연보다 김혜수가 훨씬 더 엣지있게 잘 그려내었다. 드라마 타짜에서의 강성연은 그저 눈만 내리깔고 있는 불만만 가득한 정마담을 그려내었지만, 영화 타짜에서의 김혜수는 사기인 것을 알면서도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매력과 포스를 잘 그려내었었다.


 

이처럼 김혜수의 박기자 연기는 기존에 설정된 박기자 이상으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에게는 항상 자신감이 충만하고, 부하직원에게는 엄격하고, 상사에게는 전혀 꿀리지 않는 박기자의 모습은 김혜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현재 스타일 자체는 김혜수가 모두 끌고 간다고 할 수 있다. 서우진(류시원)은 점점 김구라의 모습과 닮아가고, 김민준(이용우)은 섹시하긴 하지만, 아직 연기가 어색하다. 게다가 이서정과 김민준이 함께 연기할 때는 더 어색하기만 하다. 반면 박기자가 김민준과 있을 때는 섹시한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는 것 같다.

어설펐던 스타일이 본격적인 스토리로 빠져들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김혜수의 연기가 일등공신이다. 책과는 완전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는 스타일이(책에서는 박기자의 비중이 매우 적다) 박기자를 중심으로 어떻게 그려져 나갈지 기대가 된다. 또한 이제 더 이상 공감할 수 없는 이서정의 캐릭터를 다시 바로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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