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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를 기점으로 연예인들이 블로그로 돌아오는 레트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더불어 블로고스피어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가 뭔지 모르고 있고, 블로그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불명확한 상태이다. 얼마전 썰전에서는 이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었는데. 깊이있게 논의가 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그냥 이슈 훑기 식으로 다루었는데, 블로거였던 허지웅이 있었음에도 그 정도 밖에 담아내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또한 이윤석의 시선은 아직도 블로그가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잘못되게 알려졌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연예인 블로그






블로그는 그냥 일기장이다. 공개된 일기장말이다. 하나의 노트인 셈이다. 누구나 글을 적을 수 있고, 어떤 말이든 해도 상관없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칼이 사람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맛있는 음식을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블로그는 미디어로 활용될 수도 있고, 마케팅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개인 일기장이 될 수도 있고, 꿈을 이루어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스팸 블로그를 만들 수도 있다. 


연예인 블로그는 연예인이라는 인지도를 활용하여 단시간에 영향력을 갖게 되지만, 그 영향력은 블로그로서의 영향력이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향력인 것이다. 기존에 많은 팬을 가지고 있던 연예인들이 블로그를 하니 팬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효리 블로그가 잘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3,4년 후에 논의해도 될 것이다. 지금의 상태로는 이효리가 블로그에 대해 잘 접근한 것 같다. 사소한 일상을 올리는 것. 마치 연예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 그것이 공감이고, 소통이며, 또한 블로그가 가장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방송, 연예 블로그이기도 하고, 소셜마케팅 회사도 운영하다보니 그간 여러 연예인 소속사에서 컨설팅을 의뢰해왔다. 대부분 신인들을 어떻게 띄워야 할지에 관한 것이었고, 알만한 연예인들의 컨설팅도 있었다. 그 때마다 해 주었던 이야기는 지금 당장 블로그를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연예인에게 블로그는 찰떡궁합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 신비주의를 지향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눈 앞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왕년에 톱스타라하더라도 대중과의 노출 접점이 사라지면 잊혀진 스타가 될 뿐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블로그는 매일 팬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방송으로 보여지는 모습 외에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매일 글을 씀으로 인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이효리가 매직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복귀를 하는데, 만약 블로그를 하지 않았다면 그냥 제주도에서 신혼을 즐기다 돈 떨어져서 나왔나보다하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로그로 인해 그간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들을 이야기해왔고, 모순이라는 글을 통해 연예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고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매직아이는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이효리의 블로그는 프로그램의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블로그의 상업성






최근 공정위에서 블로그에 대한 제재를 가해왔다. 블로그를 통해 마케팅을 할 경우 매우 구체적으로 서술할 뿐더러 눈에 잘 띄도록 써야 한다는 점을 지침으로 내린 것이다. 이를 어길시 광고주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게 되니 참으로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유독 블로그에만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역시 만만해서가 아닐까 싶다. 블로그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중국에서는 블로그를 운영하려면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운영해야 한다. 공산국가에서 인민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대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을 통제하는 것이다. 연예인이 블로그로 회귀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레트로 현상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연예인들 또한 이런 블로그의 영향력을 자신의 사업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슈는 블로그를 하다가 육아 쇼핑몰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고 황정음 또한 자신의 쇼핑몰을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다이어트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그우먼 블로그는 동료 개그맨이 운영하고 있는 다이어트 회사를 홍보해주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과연 블로그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일까? 


블로그의 상업성 이면에는 블로그의 순수성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블로그는 순수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의외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블로그에 대해서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블로그에 대한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미니홈피 정도인 줄 알았던 블로그를 통해 의외로 블로그로 인기를 얻고, 블로그로 돈을 벌고, 블로그로 다양한 가능성들을 찾다보니 블로그에 대해 오해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블로그의 순수성이라는 것으로 변질된 것이다. 


배우의 순수성은 연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배우가 CF를 찍어서 다른 회사를 홍보해주고, 그 회사의 얼굴이 되어 자신의 이미지를 통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킨 것은 상업화란 말인가? 개그맨이 개그만 하는 것이 순수성이고, 개그를 한 것으로 돈을 받으면 그건 상업성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개그를 하고 돈을 받으면 개그콘서트 코너 시작 혹은 끝 자막에 "이 코너를 통해 현금을 지원받았습니다"라고 적어야 할 것이다. 수많은 드라마나 방송 프로그램들이 PPL을 하고 나서 마지막에 "XX회사를 통해 침대와 옷3벌, 현금을 지급받았습니다"라고 적어야 할 것이다. 


블로그의 상업성, 상업성이 아니라 일반적인 경제적 활동인 것이다. 연예인들은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통해 상업적인 활동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그 선택은 각자가 선택할 일이다. 



블로그 판매





썰전에서 이윤석이 한 말은 정말 블로그에 대해 무지함을 나타내는 발언들이었다. 자신의 아내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블로그를 대신 운영해주겠다는 사람도 있고,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거절하라고 말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이 매일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담는 공간, 즉 일기장을 다른 사람이 작성하게 하거나 푼돈에 판매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블로그를 사고 파는 시장이 형성된 것은 오히려 블로그를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 네이버에서는 개인이 아이디를 3개씩 만들 수 있다. 대부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차피 하나를 메인으로 쓰기 때문에 나머지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네이버에서는 각 아이디마다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니 필요없는 나머지 아이디 두개의 블로그에 대해서는 30만원 정도 준다면 팔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없는, 스크랩 글로만 가득찬 그런 블로그 말이다. 


사는 사람은 왜 살까? 그건 악덕업체들 때문이다. 그 업체들은 그것을 사서 마케팅용으로 사용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로그 마케팅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 블로그 마케팅 시장은 대행사와 클라이언트로 구성되어 있다. 광고를 하고 싶은 회사인 클라이언트는 블로그 마케팅을 어떻게 할 줄 모르니 대행사를 고용한다. 그리고 대행사는 그 회사의 블로그를 대행해주거나 블로거들을 섭외하여 그 회사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그런데 클라이언트는 좀 더 저렴한 광고를 찾고, 대행사는 그런 저렴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블로거들에게 주는 돈을 적게 주어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를 아예 사서 확보해두고 자신들이 콘텐츠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다 악순환에 빠져드는 시장이다. 주는 사람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스스로 유출하여 판매한 것이고, 사는 사람은 저퀄리티의 상업적인 글만 생산하다가 결국 경쟁업체들끼리 가격 경쟁을 하다 가격 파괴로 문을 닫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종합해보면 블로그를 매매하는 것은 블로그를 모르는 사람들이 팔고, 사는 행위인 것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며 블로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즉 블로거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이다. 



블로그는 어떻게 될까? 






이번 연예인들의 블로그로의 회귀 현상을 통해 블로그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당장에 썰전에서도 박지윤과 김희철이 방송을 통해서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다. 김희철은 마치 테스트하는 듯 자신이 직접 한번 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시키지 않았다. 순수성을 지킬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겠다고 했는데, 그 순수성이라는 단어는 역시 블로그를 해 보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연예인들에게 블로그는 좋은 기회이자 자신의 가장 화려한 일상을 기록하고 알릴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이윤석은 마지막에 블로그를 하려는 연예인들에게 명언을 들려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파스칼의 말로 "인간의 모든 불행은 혼자 조용히 집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라는 말이다. 참 모순적인 말이 아닌가 싶다. 정작에 자신은 집에 조용히 있을 수 없어서 방송에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스스로 성찰하려는 말이라 생각한다. 근데 아무 것도 안하면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아마도 이번 일을 통해서 많은 연예인들이 블로그에 도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블로그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보다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지 말이다. 블로그는 아무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드는 것은 쉽다. 그러나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렵다. 


연예인들의 블로그 운영을 블로거로서 매우 환영한다. 그동안 연예인들은 블로그를 참 싫어하고 배척했다. 지금은 언론사가 블로그에 각을 세우고 있지만, 연예인들도 그들 중 하나였다. 한 연예인은 블로거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자신은 블로거가 제일 싫다며 쓴소리를 한 적도 기억이 난다. 50대가 넘은 개그우먼이었는데 아마도 악플러와 블로거를 혼돈했는지도 모르겠다. 방송, 연예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각 소속사로부터, 혹은 팬클럽으로부터 태클을 많이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연예인과 식사 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러브콜도 있었고, 한 소속사는 꽤 오랫동안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블로그에 대한 오해






블로그의 세계는 냉정하다. 대중의 공감을 얻으면 흥하고, 얻지 못하면 사라진다. 그간 검색엔진에 노출되거나 메타블로그에 노출되는 것이 블로그의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은 SNS를 통해 컨텐츠의 소비 성향이 바뀌어가고 있다. 검색엔진에 노출도 물론 되지만, SNS를 통해 퍼져나갈 때 그보다 더 한 영향력을 얻게 된다. 검색엔진은 키워드 전략과 SEO전략을 통해서 기계적으로 접근하여 저질의 컨텐츠를 확산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면, SNS를 통한 파급력은 완전히 다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등 여러 SNS를 통해서 퍼져나가는 글들을 보면 공감이 가는 글, 정보를 주는 글, 공유할만한 글인 경우다. 홍보를 하거나, 어줍잖은 글은 아예 퍼지지도 않는다. 이것을 상업적으로 돌릴 수도 없다. 페이스북에서 아무리 광고를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좋은 글을 널리 퍼져나가고, 저질의 글은 사장되니 블로그는 점점 양질의 컨텐츠가 쌓이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검색엔진이 발전하는 속도보다 사람들이 직접 큐레이팅하여 알려주는 집단지성 알고리즘이 더 신뢰를 받고, 더 빨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즉, 이제는 어설프게 블로그를 운영해서는 죽도 밥도 안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인들의 프로 대뷔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프로들이 블로그로 들어오고 있기에 기존에 아마추어인 일반인이 블로그를 통해 영향력을 쌓고, 노하우를 쌓아서 프로의 반열로 올라가는 일은 점점 좁아지지 않을까 싶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이 블로그를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예인 블로그가 나아갈 길. 



연예인 블로그가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한가지다. "꾸준함" 아무리 잘나가는 스타라고 해도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으면 블로그는 잊혀지고 만다. 바쁜 스케줄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어 얼마나 블로그를 꾸준히 잘 운영하는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아이비의 블로그가 가장 잘 운영되고 있는 블로그가 아닌가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올려야 꾸준히 할 수 있다. 돈이 되든 안되든, 홍보가 되든 안되든 말이다. 순수성을 테스트해보겠다면 순수성을 확인하는 순간 블로그를 운영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쇼핑몰 홍보를 위해서라면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써야 하는 글을 써야 하기에 글 쓰는 것이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연예인이나 비연예인이나 블로거라면 모두에게 적용되는 단 한가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쓰는 블로거만이 블로그를 통해 가장 단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얻는 연예인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연예인 중 방송, 연예 블로그가 나오면 정말 잘 할 것 같은데...^^)




<연예인 블로그 모음>- 응원해주세요~


이효리 블로그: http://blog.naver.com/hyori79lee/

아이비 블로그: http://blog.naver.com/ivygreentee/

홍진영 블로그: http://luvluvhong.blog.me/

김희철 블로그: http://blog.naver.com/heenim1818

박지윤 블로그: http://blog.naver.com/daineian

정준영 블로그: http://blog.naver.com/poketchu

레인보우 지숙: http://blog.naver.com/comingsook

권미진 블로그: http://blog.naver.com/dietmi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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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계에 강호동-유재석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고 소리칠 때 조용히 나타난 두 사람이 있으니 바로 김주혁과 정준영이다. 유재석하면 무한도전이고, 강호동하면 1박 2일인데, 강호동이 빠지자 1박 2일에 김주혁과 정준영이 나타난 것이다. 1박 2일의 강호동 공석은 꽤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김승우가 그 자리를 채우려 했으니 역부족이었기에 비슷한 중년 남자 배우인 김주혁이 들어온다길레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주혁은 강호동의 빈자리를 채우고도 남는 것 같다. 물론 예능 초보인 김주혁이 베테랑인 강호동의 빈자리를 모두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정준영이라는 신출귀몰한 캐릭터를 가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가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 둘은 완전 예능 초보들이다. 김준호는 이미 인간의 조건이나 개그콘서트에서 많이 나오고 연예 대상까지 받은 베테랑이고, 차태현이나 김종민은 시즌2에서도 계속 나왔던 기존 멤버다, 그리고 데프콘 역시 무한도전 및 나혼자산다에서 예능을 하고 있다. 반면 정준영은 우결을 하고 있지만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1박 2일에 합류했으며, 김주혁은 아예 첫 예능을 1박 2일로 한 것이다. 제작진으로서도 모험이었고 도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김주혁과 정준영은 안정된 캐릭터를 만들며 1박 2일을 견인하고 있다.

구탱이형. 김주혁의 매력은?

 



김주혁의 별명은 1박 2일일 시작된 후 매회마다 갱신되고 있다. 국민영구,떼이씨,쓰리쥐 큰형과 구탱이형등 김주혁이 말하는 것마다 별명이 되고 있다. 이는 김주혁이 팀내에서 가장 연장자이지만 항상 당하는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생긴 것들이다.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수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듯, 예능에서 구박받는 캐릭터들이 주로 별명이 많은 것 같다. 김주혁은 처음하는 예능인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게 되다보니 스스로를 낮추고 망가지기로 작심한 것이다. 이는 스스로 어깨에 힘을 빼고 어울어지는 효과를 가져옴으로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고,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만들며 이전 강호동 못지 않은 반응을 가져오는 것 같다. 



또 하나의 매력은 반전 매력이다. 코미디에서 웃음이라는 것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오는 것이듯, 김주혁은 반전을 주기에 가장 좋은 캐릭터였다. 기존에 멋진 배우 이미지만 가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달콤한 로멘틱 영화의 주인공을 주로 해온 김주혁은 1박 2일에서 동네 바보 형처럼 나옴으로 지적인 이미지에서 허당 이미지로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 반전은 사소한 것에서도 웃음을 주게 되고, 김주혁의 캐릭터를 확실히 만들어주었다. 예능은 초보이지만 그간 쌓아왔던 수십년간의 배우 이미지를 걸고 만든 캐릭터이기에 결코 가볍지 않다.

4차원 정준영, 그 자체로 매력 덩어리

김주혁과 더불어 예능에 처음 나오는 정준영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가 배출한 가수이다. 슈퍼스타K에서도 독특하고 당돌한 이미지로 어필하였었는데 순식간에 주말 예능을 접수해버렸다. 정준영은 예능 작가나 PD들이 눈독을 들일만한 원석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독특한 생각은 예능에 있어서 가장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정준영은 어릴 적부터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프랑스, 일본등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으며 그로 인해 엉뚱한 면이 있다. 어려운 한국어는 모르는 경우가 많아 마치 김종민처럼 약간 어눌해보이는 면도 있지만 4개국어에 능통한 인재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여 사고 방식도 자유롭다. 락커로서 남자다운 면도 있는 반면, 호리호리한 몸매와 귀공자같은 외모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도 한다. 



꾀돌이로 이번 1박 2일의 첫미션인 얼굴에 힘력자 그리기 미션에서도 모든 상황을 만들어내며 모든 것을 조정하였고, PD 흉내로 제작진까지 농락하는 기발한 머리를 가지고 있다. 기존 1박 2일 멤버로 치자면 은지원과 이승기를 합쳐 놓은 듯한 캐릭터인 것이다. 게다가 약간 김종민같은 면도 있어서 김주혁에게는 천군만마같은 존재이다. 



1박 2일의 가능성은 바로 검증되지 않았던 모험을 건 믿음에 있었다. 김주혁과 정준영의 활약은 예능에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예능 캐릭터들을 얼마든지 발굴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의 예능 시대에서 이제는 개그맨 뿐만 아니라 보다 더 다양한 영역에서의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예능 시대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더 다양하고 많은 캐릭터들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예능 늦둥이 김주혁과 예능 천재 정준영의 앞으로 활약 또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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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3를 한회도 빼 놓지 않고 본방사수를 했다. 시즌1 때도 본방사수를 했지만 시즌2에서는 2,3편정도 본 후에는 진짜사나이를 보게 되었다. 솔직히 다시는 1박 2일을 보지 않을 줄 알았다. 기대만큼 실망도 컸고, 그 실망은 시즌2 내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즌3는 시즌1을 뛰어넘는 것 같다. 어떻게 1박 2일은 침몰하는 배를 다시 일으켜 세웠을까? 회가 거듭될수록 그 이유가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다.


1. 돌아온 독한 스테프



1박 2일 까나리 샐러드



독해졌다. 나영석pd보다 더 독한 것 같다. 이번 회에서는 까나리와 와사비, 식초로 연기 대상 대결을 펼쳤고, 까나리를 빼거나, 물을 타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더 독하게 탔다. 기상 미션도 냉수 마찰로 30초 동안 신년 다짐을 하는 것으로 하여 오차 5초내외로 말해야 했다. 김주혁은 단 1초만 늦었음에도 봐주지 않았다. 


첫회부터 겨울 바다 입수에 냉온탕 번갈아가며 옮기기, 데프콘의 수염 제모등 제작진들은 더욱 독해지며 1박 2일 멤버들과의 대립각을 확실하게 두었다. 이번 회에서 콜라 및 간지럼참기등 야외취침 복불복을 할 때 소품실로 둔 곳에 있는 스테프들은 노출되지 않으면서 멤버들과의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고, 아침 기상 미션에서 신년 다짐을 외치는 것에서는 모든 멤버가 다 다짐을 한 후 멤버들이 작당하여 PD를 물 속에 넣기도 했다. 시즌1 때 나영석PD의 전매특허이기도 했다. 멤버들과의 경쟁구도 만들기가 1박 2일의 묘한 긴장감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나영석PD는 지금도 꽃보다 누나에서 멤버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이승기가 버린 식인우산을 헤맑은 얼굴로 주어가기도 하는 등 감초 역할을 하고 있다. 





1박 2일 역시 전 스테프가 독해짐으로 멤버들끼리의 경쟁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테프와 멤버들의 경쟁 구도를 통해 멤버들이 더 약자의 입장에 있음을 어필함으로 시청자들이 멤버들의 더 몰입하고, 약자인 멤버들을 더 응원하게 만들고 있다. 


2. 솔직함, 진정성



시즌2에서는 복불복을 봐주기 시작하면서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약해진 스테프가 이미 시즌1에서 나영석PD에게 많이 당해서 노련해진 멤버들에게 휘둘리며 복불복에서 예외를 자꾸 두기 시작했고, 이는 진정성이라는 1박 2일만의 고유한 매력을 빼앗아가버리고 말았다. 더하여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게 만들면서 재미가 급감하게 되었고, 시즌1 때도 가끔 있었던 조작 논란은 시즌2에서는 논란조차 없이 그냥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느낌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시즌3에서는 다시 이 진정성이 돌아왔다. 참 신기한 것은 멤버들이 많이 바뀐 것도 아니고, 단지 리더만 바뀌었을 뿐인데 진정성이 다시 부각된다는 점이다. 이는 리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면서도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연출자의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호진 PD는 유약해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최전방 GOP에서 대북 방송 아나운서를 했다고 한다. 멤버들이 신년 다짐을 외치기 위해 들어간 계곡물은 모든 멤버들이 3초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차가운 곳이었음에도 유호진PD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할말 다하고 나오는 모습을 보며 보기와 다르게 매우 독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복불복도 그래서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게 되고, 이는 진정성과 연결되며 선순환을 이루게 되었다. 우선 재미없는 부분은 통편집한다. 시간도 오래걸렸고, 계획한 시간과 그에 따른 인력 배치등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인데도 과감하게 통편집해버린다. 딱 봐도 몇시간은 걸린 것 같은 게임을 재미없다고 대충 막 넘기며 몇초만에 끝내버린다. 이런 단호함은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더해준다. 무한도전이 진정성을 가장 잘 느끼게 해 준 방송이 좀비 특집 때 수백명의 엑스트라를 좀비로 분장시키고, 세트장을 게임에 최적화시켜 사다리나 여러 장치들을 해 놓았는데 박명수가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수하는 바람에 바로 접어야 했던 것을 그대로 방영한 것이었다. 1박 2일 또한 과감한 편집과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들은 진정성으로 느껴졌다. 진심으로 시청자들이 즐겁기를 바라는 장인정신 같은 느낌이 전달되는 것이다. 


3. 소통



1박 2일의 전매특허는 바로 소통이었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는 1박 2일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방송 중에 간접적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프로그램 안으로 시청자들을 끌여들어 시청자 투어까지 진행하는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 마치 시청하고 있는 내가 프로그램 안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게 했으며, 다양한 연령층 및 지역별 시청자들을 섭외함으로 전 시청층과 소통하려 노력했다. 



영양군 고추할아버지



1박 2일에서 만들어낸 스타 일반인도 꽤 있다. 경북 영양군에 나왔던 고추 할아버지는 CF까지 찍었고, 지하철을 타면 광고판에서 종종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냥 시골 할아버지인데 1박 2일과 함께 소통하며 그 솔직함과 진정성에 시청자들이 반하게 된 것이다.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1박 2일은 단순히 멤버들의 것이 아니었고, 전 시청자들의 것이기도 했다. 함께 만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1박 2일 멤버들의 사회적 물의는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안겨주었고, 그렇게 시즌1이 끝나며 시즌2를 기대했지만 소통없는 시즌2는 역시 그들만의 리그처럼 느껴졌다. 1박 2일이라 쓰여 있지만 겉만 1박 2일이고, 안은 1박 2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주병렬



시즌3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바로 소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첫회부터 김주혁의 굴욕은 지나가던 학생들을 통해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번 회에서 고추 할아버지에 맞먹는 긍정왕 주병렬 아저씨를 배출해 내었다. 노홍철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이는 주병렬 아저씨는 섬으로 가려던 1박 2일이 날씨 때문에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해 위기에 닥치자 급하게 알아낸 남원 산내 면사무소에 연락을 하게 되고, 그 때 연락을 받았던 아저씨다. 독특한 말투와 제스쳐,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는 보는 사람마저 호쾌하게 만들었고, 민심토크에서 맹활약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민심토크에서 아니요와 몰라요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긍정적인 주병렬 아저씨는 1박 2일 시즌3가 만들어낸 첫 일반인 스타가 아닐까 싶다. 



신내면사무소 주병렬



눈이 와서 파도가 너무 심해 모든 사전 답사까지 마치고, 게임도 다 정해놓고, 베이스까지 정해 놓은 곳을 포기해야 했을 때. 그 때는 위기였다. 방송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위기를 1박 2일은 독하게, 솔직하게, 소통하며 이겨내며 기회로 바꾸었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계획하고, 준비했던 것이 어긋날지라도 또 다른 길로, 다른 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지며,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1박 2일 역시 시청률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여행하듯 여유롭게 여행의 묘미를 즐기며 한다면 시즌3는 시즌1을 뛰어넘는 국민 버라이어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준영 급소참기


정준영 파워블로거


마지막으로 정준영씨. 꼭 파워블로그가 되길 응원합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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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3

정보
KBS2 | 일 16시 55분 | 2013-12-01 ~
출연
김주혁, 정준영, 데프콘, 차태현, 김종민
소개
전국을 여행하며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다룬 야생 로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글쓴이 평점  


1박 2일이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왔다. 저 멀리 떠났던 친구가 돌아온 듯 반가웠다. 1박 2일의 두번째 여행은 서해안 쪽을 돌면서 직접 자신이 사용할 물품들을 구해서 해가 지기 전에 돌아오는 것이었다. 신선한 스타트였다. 처음부터 톨스토이의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책을 건내주며 시작한 1박 2일은 톨스토이 책의 내용처럼 해가 지기 전에 대한민국의 땅을 가장 많이 다녀온 사람이 생존도구를 많이 획득할 수 있게 해 두었고, 땅을 많이 갖지 못하면 생존이 어려워지고, 그렇다고 책의 내용처럼 욕심을 내서 너무 멀리 갔다오면 얻은 생존도구들을 모두 잃고 맨몸으로 야외 취침을 해야 한다. 


설정 자체가 그간 1박 2일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설정이었고, 그 어느 1박 2일 때보다 다양한 여행지를 보여줄 수 있는 설정이었다. 게다가 시즌1에서의 상근이가 시즌3에서는 원팔이로 돌아오기도 했다. 1박 2일은 1회 때 베이스로 멤버들을 태우고 갔던 1톤 트럭을 아예 구매하여 2회에도 레이스할 차량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강원팔이라는 닉네임도 얻게 된다. 시속 30km에서 4단까지 넣게 만드는 매력덩어리 원팔이의 활약이 기대된다. 


데프콘의 수염



1박 2일 데프콘 데흥국



이번 1박 2일을 살린 혁혁한 공은 데프콘의 수염이다. 물론 정준영의 입수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1박 2일 신입 멤버로서의 신고식을 제대로 치루어주었기 때문이다. 피하려면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었던 입수였는데, 제작진도 봐주지는 않았고, 멤버들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추운 겨울의 바다 입수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데프콘의 수염이었다. 


원팔이를 계속 타고 팔도를 유람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기에 과감하게 대천에서 차량을 바꿀 찬스를 얻게 된다. 그리고 미션 수행을 위해 들어간 대천의 한 이발소에서 청천벽력같은 미션을 받아들게 된다. 그건 바로 이발 혹은 면도를 해야 한다는 것. 차태현은 영화 촬영에 계약 조건으로 머리를 그 상태로 보존하는 조건이 있어서 자를 수 없고, 수염도 없었다. 정준영은 수염은 없었고, 머리는 자를 수 있었다. 데프콘은 머리, 수염 모두 문제없었다. 결국 데프콘이나 정준영 중 한명은 해야 만 하는 미션이었고, 데프콘과 정준영에게 수염과 머리는 자존심이었다. 



1박 2일 힙합 히틀러 데프콘



결국 데프콘이 턱 쪽의 수염만 깎는 것으로 결론을 냈고, 43년 경력의 이발사 아저씨는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으로 면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턱에만 수염이 없는 것은 뭔가 이상했다. 직설적으로 김흥국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테리 스타일로 위에 있는 수염을 조금 다듬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조금 더 다듬어진 김흥국이었다. 결국 다 밀게 되고, 그 와중에 가운데 수염만 남겨서 일본 순사로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다. 


데프콘에게 수염은 자존심과도 같은 것이다. 우선 얼굴을 작게 만들어주고, 갱스터랩을 하는 강인함을 나타내주고, 잘 자라지 않는 수염이라 남들은 며칠이면 자랄 정도를 오랜 시간 길러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런 자존심을 과감하게 1박 2일을 위해 입술에 피까지 내며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린 데프콘의 결정은 1박 2일에 대한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1박 2일 데프콘 순돌이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결국 도돌이표로 돌아와서 진정성이다. 정말 열심히 웃기고자 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만족한다. 열심히 웃기고자 하는 그 열정만으로도 웃음을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대충 건성으로 웃기는 것은 대번에 알아챈다. 오히려 후천적 노력으로 열심히 웃기려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웃기고, 웃음이 전달된다. 데프콘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노력한다. 자신의 자존심을 웃음거리로 만들어가면서까지 말이다. 데프콘의 그런 진정성은 1박 2일의 초심, 1박 2일의 열정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 같다. 


김주혁의 영광 굴비


이번 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보게 된 사람은 데프콘 외에도 김주혁이 있다. 김주혁의 영광 굴비를 맞추는 실력은 김주혁 캐릭터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다. 실력을 감추고 있는 김주혁. 1회에서도 김주혁이 할 줄 모른다던 장작을 한번에 패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불을 지피는 것도 못한다고 했으나 실은 잘 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며 애매하게 넘어갔다. 



1박 2일 김주혁 영구



운전도 못한다고 했으나 군시절 덤프트럭을 몰던 실력이기도 했다. 어리숙해보이고, 뭔가 계속 당하기만 하는 김주혁. 맏형으로서의 존재감보다는 허당으로서의 존재감이 강하나 그는 허당이 아니었다. 어디가서 좀 먹어봤다고 할 수 있는 먹방계의 신동 데프콘도 법성포 영광 굴비는 맞추지 못했다. 그런데 김주혁은 제작진의 페이크에도 속지 않고 영광 굴비를 골라내었다. 


텐트를 얻기 위한 미션에서 영광 굴비와 여수 굴비, 중국산 굴비 중에 영광 굴비를 찾아내는 미션을 받았다. 정말 딱 봐도 다 똑같아 보였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영광 굴비가 영광 굴비가 아닌 경우도 있으니 영광 굴비가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알고 있는 사람은 영광 사람 아니고는 모를 것 같다. 그런데 우선 이마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것과 얼굴쪽이 길쭉하다는 것, 그리고 똬리를 세끼줄로 틀면 꽉 매기 때문에 자국이 선명하다는 점등을 포인트로 잡아서 영광 굴비를 바로 찾아내었다. 



1박 2일 김주혁 굴비



당황한 제작진은 혼란을 주기 위해 답을 바꿀 기회를 주기로 했고, 이에 김준호는 바로 흔들려서 중국산 굴비로 하자고 답을 바꾸었다. 만약 김주혁이 허당이었다면 김준호의 말을 따라 바꿨겠지만, 단호하게 바꾸지 않았고, 이전까지만해도 긴가민가한 것 같았던 행동은 바로 단호하게 답이 맞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즉, 처음부터 김주혁은 영광 굴비를 확실히 구별해 내었고, 진행하는 내내 긴가민가한 척 한 것이다. 


김주혁의 예능감은 바로 노련함에 있다.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 캐릭터를 잡았지만 실은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만능맨을 가능성이 높다. 뭔가 베일에 쌓인 듯한 그의 매력은 결정적일 때 1박 2일의 맏형으로서의 모습에서 나올 것 같다. 아직은 어리숙하기만 한 국민 영구 김주혁이지만, 조만간 그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1박 2일의 진가도 더욱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1박 2일 김주혁 굴비박사



개그콘서트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서수민 PD의 존재감을 나타내기라도 하는 듯 1박 2일 휴게소 미션에서는 개그콘서트의 개그맨 류근지가 웨이터로 나왔다. 실제로 개그콘서트의 놈놈놈에서 잘생긴 웨이터로 나오기도 한다. 류근지가 나온 것을 김준호도 모른 것으로 보아서 서수민PD가 넣은 것임이 분명하다. 이는 예능에 새로운 인재를 키우려는 의도가 있다.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이 꽁트에는 강하나 예능에는 약하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어 있다. 하지만 예능에 노출될 기회가 별로 없었을 뿐이지 기회만 노출되면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는 것이 개그맨들의 입장이다. 



1박 2일 류근지


1박 2일 류근지



그런 의미에서 1박 2일은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의 예능 연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1박 2일로서는 다양한 인지도 있는 도우미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득이 있기 때문에 윈윈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독이될수도 있다. 이미 김준호의 합류는 꽁트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으며 지적받았던 것이 김준호는 모든 것을 꽁트로 하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인간의 조건에서도 가장 꽁트를 많이 하는 것이 김준호이기도 하다. 워낙 개그맨들의 일상이 꽁트를 잘 짜야 하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도 꽁트가 몸에 익어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잘못하면 개그맨들의 예능인화가 아니라 1박 2일의 개그콘서트화로 만들 수 있다. 아직 새멤버들의 캐릭터가 자리도 잡기도 전에 개그콘서트 멤버들을 꼭 끌여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어야만 했냐는 것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2회는 정말 반가웠고, 충분히 재미있었다. 다음 주에 과연 텐트에서 잘 수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데프콘의 수염이 헛되지 않길 바라며, 다음 주 1박 2일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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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 3가 방송 첫회만에 제자리를 회복했다. 첫회부터 혹한기를 방불케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룬 1박 2일 시즌3는 제대로 독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1의 모습을 다시 회복했다. 또한 시청률도 회복하면서 런닝맨과 진짜사나이를 제치며 다시 일밤의 왕좌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쯤 되면 1박 2일의 뚝심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미 1박 2일이라는 브랜딩이 얼룩지어져 회복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2회만에 완전히 예전 명성을 회복한 느낌이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며 시청률 또한 회복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더욱 독해진 PD에 답이 있다. 

1. 독해진 신입PD


PD계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 같다. 바로 신입PD였던 유호진 PD가 그 주인공이다. 아직 2회 밖에 보여주지 못했지만, 나영석PD보다 더 독한 모습을 보여주며 1박 2일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유호진PD는 이미 시즌1에서 신입PD 몰래카메라 신고식에서 강호동에게 된통 당하며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었던 PD인데 5년이 지나 신입PD가 아니라 1박 2일의 메인 PD가 되었다. 시즌1을 겪으면서 1박 2일이 어떤 것인지, 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지를 몸소 독하게 체험한 유호진 PD는 5년만에 신입이란 타이틀을 떼고 다크호스PD로 돌아왔다.

1박 2일 시즌3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봐주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즌1에서 1박 2일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극명한 대립구도였다. 제작진은 모든 룰을 컨트롤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이 있기 때문에 강자였고, 출연진은 그 룰을 따르며 항상 당하지만 그럼 와중에 반격을 꽤하는 약자였다. 강자와 약자로 비춰지는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에서 시청자는 약자의 손을 들어주게 되며 감정이입이 되고 긴장감이 더해지는 것이 1박 2일의 매력이었다.



제작진이 독해지면 독해질수록 1박 2일의 묘미는 깊어지는 것이었는데, 시즌2가 되면서 PD는 출연진과 타협하기 시작했다. 룰을 정해놓고 출연진이 한마디 하면 스스로 룰을 깨며 마치 출연진과 제작진이 한팀인듯한 느낌을 주며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고, 긴장감이 풀어지며 반복되는 패턴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반면 시즌3에서는 예능에 처음 출연하는 출연진들을 대상으로 얼음물로 등목을 시키고, 삽질을 하게 만드는 독함을 보여주었다. 강한 독함이 1회만에 제작진 vs 출연진의 대립구도를 만들어 내었고, 이는 시즌1 때의 긴장감을 그대로 가져다주었다.

2. 초심으로 돌아간 1박 2일



1박 2일 시즌 3가 시작하기 전에 신입PD는 스스로 셀프디스를 했다. 말 많던 멤버 교체의 결과가 겨우 이거냐는 식의 셀프디스는 디스가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없었던 시즌3의 모습은 자신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다니는 말이었던 것이다. 

예능에서 중요한 것은 출연진이 아니라 연출이라는 것을 진짜사나이, 꽃보다 할배, 아빠 어디가등이 이미 보여주었다. 아무리 국민MC가 나오고 아이돌이나 걸그룹이 나와도 연출이 안되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처음보는 일반인이라도 연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1박 2일의 출연진과 제작진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김주혁은 예능을 아예 해보지 않았고, 데프콘은 이제 나혼자 산다에서 겨우 한자리 차지했고, 정준영은 우결에 나오긴 하지만 아직 특정 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아이돌에 불과했다. 그리고 1박 2일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별 기대감이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미 시청률도 바닥이었고, 시즌1은 강호동의 불미스런 일로, 시즌2는 이수근의 불미스런 일로 1박 2일 타이틀 자체가 얼룩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시즌3에서는 전단지부터 돌렸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김주혁. 아무리 10년간 주연을 했어도 그 뒤에는 아무도 서지 않았다. 1박 2일에 나오는 데프콘이라며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모습은 1박 2일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을 전달해주었다. 1박 2일의 트레이드마크가 초심 특집이다. 초심으로 돌아가며 긴장감을 바짝 조이던 1박 2일은 시즌3가 되어서야 혹독한 혹한기 체험으로 신고식을 제대로 마쳤다. 

3. 벌써 만들어진 캐릭터



나영석PD의 연출력은 캐릭터 만들기에 있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를 1회만에 모두 캐릭터를 만드는 묘기를 보여주었는데 1박 2일의 유호진PD 역시 1박 2일의 새로운 멤버들은 물론 기존의 멤버들에게도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해주었다.

김주혁은 맏형이지만 허당인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없는 동네형의 캐릭터가 되었고, 반전의 매력이 있지만 항상 당하는 캐릭터로 만들었다. 데프콘은 김주혁을 보필하면서도 놀리는 앞잡이 캐릭터가 되었고,  정준영은 4차원 막내 캐릭터를 만들었다 기존 1박 2일가 비교하자면 김주혁은 김C같은 능력치를 알 수 없지만 인지도는 떨어지는 캐릭터이고, 데프콘은 이수근의 캐릭터다. 정준영은 이승기와 김종민의 캐릭터를 섞은 듯한 캐릭터인데, 비주얼은 이승기이지만, 하는 말이나 행동은 김종민처럼 황당하다. 재미있는 것은 김종민은 그런 정준영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는 점이다. 

첫회만에 수지를 굴욕시키며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고 가는 시즌3는 유호진PD의 말처럼 출연진들이 그냥 재미있게 노는 느낌이 들었다. 억지가 아니라 리얼로 말이다.


그간 1박 2일에 대해 많은 비평을 하였다. 한자리수 시청률까지 갔던 1박 2일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시즌3를 보니 시즌3에 대한 불안감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1박 2일이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가져가며 무리수를 두었던 1박 2일 시즌3는 불굴의 의지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것이다. 다시 반복되는 루즈한 패턴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장치들로 신선함을 줄 것인지, 또한 출연진과 어떻게 더 독한 경쟁구도를 만들어갈 것인지가 1박 2일 시즌3의 성공 척도가 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일요일의 즐거움을 만들어주는 1박 2일 시즌3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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