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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에 대한 첫 기대는 매우 컸다. 꽃보다 남자의 뒤를 잇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김범과 손담비로 10대 시청자들을 끌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저조한 시청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시청률이란 잣대로 들이밀지 말고, 작품 자체로 봐 달라며, 최근 나오고 있는 실패론에 대해 실패가 아니라고 항변까지 하였다. 시청률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지 않는다는데에 매우 공감한다. 하지만 드림 자체가 완성도가 그렇게 높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드림의 시청률 이야기가 나오면 달리는 댓글 중에 꼭 있는 것이 "그 놈의 선덕여왕 때문에..."이다. 선덕여왕만 아니었으면 대박이 났을 거라는 이야기인데, 선덕여왕이 드림의 시청률에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선덕여왕이 하지 않았다고 해서 드림이 대박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드림은 선덕여왕의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월화드라마의 전체 시청률을 높여놓은 것이 선덕여왕이기 때문이다. 파이가 전체적으로 커졌으니 동시간대에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드림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최근 천명의 죽음으로 지루한 장면이 계속되었는데, 나부터도 그 때는 드림으로 돌려서 보았었다.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높아질수록, 선덕여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장면이 오랫동안 연출되면 동시간대의 시청자들은 드림으로 옮겨갈 것이다.

하지만, 드림은 그렇게 돌아온 시청자조차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드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겟팅이다. 다시 말해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격투기 드라마인줄 알았는데, 격투기 드라마가 아니라 에이전시 드라마란다. 화려한 액션으로 남성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잡은 것인지, 꽃미남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타겟으로 잡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완성도를 높인 작품성있는 드라마도 아니고(기자회견에서 후레쉬 빵빵 터지고, 질문 몇개 하지도 않았는데 자고 있는 이장석은 무슨 컨셉인지 모르겠다. 중간을 생략한 듯한 장면이 많은 것이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 같지는 않다), 완성도는 낮지만 코믹하고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도 아니다.


남성, 여성, 격투기, 에이전시, 작품성, 코믹등을 모두 잡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는 말도 된다. 두마리 토끼정도야 어쩌다 잡을 수도 있겠지만, 5,6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는 것은 못잡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즉, 드림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드림을 보면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이장석(김범)의 격투기 장면이다. 아쉬운 것은 격투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고, 이장석의 격투 자세가 아마추어같다는 것에 있지만, 상대선수로 프로급 선수들을 섭외한다면 화끈한 격투씬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르코를 넣기도 했는데, 연기가 너무 안되서 안습이었다. 격투기도 연기도 어설픈 것보다 아예 프로급으로 섭외를 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초반에 나왔던 래미 본야스키나 쥴리엔 강과 이장석이 대결하는 모습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일본의 격투 선수인 은빛 늑대 마사토도 나온다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다.
또한 남자 시청자들을 공략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김범 한명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남성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격투기에 집중하는 것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고, 손담비에 대한 논란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내 주위에만 봐도 격투기에 대해 메니아적인 사람들이 많다. 틈만 나면 격투기 동영상을 보고, 케이블 TV를 시청한다. 왜 이들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지 드림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트리플이 망한 이유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타겟을 잡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피겨 스케이트에 대한 드라마라고 했다가 김연아 논란이 일어나자 바로 말을 바꿔 피겨 스케이트 드라마가 아니라 사랑에 관한 드라마라 하였다. 그러다보니 러브라인도 얼토당토하지 않은 엉성한 구조로 흘러가게 되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떨어져나가게 되었다. 그리고는 수목드라마 전체 시청률이 낮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차라리 피겨 스케이트에 집중했다면 더 좋은 피드백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드림도 이와 같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엉성한 변명보다 드라마의 내용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청률에는 마케팅이 차지하는 부분도 많고, 사람들의 군중심리나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은 아무리 시청률이 낮아도 좋은 피드백이 나온다. 나 또한 시청률은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피드백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들어 선덕여왕이 점점 지루해지고 있다. 비담의 출연으로 잠깐 반짝했었지만, 우울해있는 덕만의 모습은 선덕여왕의 힘을 빼 놓고 있다. 드림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드림에 힘을 실어주자면, 회가 거듭할수록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 좀 더 엣지있는 타겟을 잡아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드림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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