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학교2013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재미있다는 의견과 재미없다는 의견으로 명확하게 나뉘는데, 그 중심에는 장나라가 있다. 재미없다는 쪽은 장나라 때문에 보기 싫다고 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장나라가 맡은 정인재 역할이 짜증나는 캐릭터이긴 하다. 착하기만한 비현실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선생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착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결국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가 되고 만다. 착한 역할인데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밉상인 것이다. 강세찬 역할과 대립적인 구도를 나타내기 위해서 택한 캐릭터 설정이라지만 강세찬 같은 선생은 많은데 정인재같은 선생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런 반응을 가져오는 것 같다. 


드라마의 제왕에서도 이런 민폐녀 캐릭터가 있다. 바로 정려원이 맡은 이고은 역할이다. 이고은은 초보 작가로 앤서니 김 덕분에 경성의 아침으로 입봉을 하게 된다. 그 과정도 너무 민폐스러웠는데, 드라마에 대한 이상적인 생각으로 인해 스토리를 바꾸다 쓰러져 투자 기회까지 날려버리게 된다. 사랑을 가르쳐준다는 명분하에 억지스런 설정이 이어지다보니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니들이 사랑을 알아? 오갱끼데스까? 라고 대사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사랑은 위대하다는 것을 억지로 주입시키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랑은 위대하지만 뻔하디 뻔한 결말이 예측되는 사랑 타령은 민폐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차라리 성민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으면 더 나은 결과가 나왔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 이런 민폐녀를 사용하지 않은 드라마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청담동 앨리스의 문근영이 맡은 한세경이 그런 역할이 아닌가 싶다. 사랑만 아는 착한 여주인공인 한세경은 추가로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신념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한계를 알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해지기로 한다. 증오했던 모델이인 서윤주를 롤모델로 삼으며 시계토끼를 찾아 청담동에 들어가려는 한세경의 삐뚤어질테다 독기녀의 모습은 참신했다. 그러나 기존의 민폐녀 자아와 충돌하면서 내면의 갈등을 표출하는 장면은 다시 뻔한 결말을 도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들었다. 아직 독기녀는 시작도 안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다시 민폐녀가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과연 한세경은 서윤주를 보고 자신의 미래라 생각하며 후회할 것인지 아니면 독기녀로 사랑 대신 성공을 쟁취할 것인지, 결말이 너무 한쪽으로 기운 것 같아 아쉽지만 마지막에 반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의 독기녀 드라마가 있다. 바로 내 딸 서영이. 주말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서영이는 독기녀의 모범 답안이 아닐까 싶다. 워낙 스토리가 탄탄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부드럽게 잘 소화해내기도 했지만 역시 서영이의 역할이 제일 컸다. 서영이는 아빠의 빚도 자신이 다 갚고, 일부러 재수하고 알바를 뛰어 동생 대학 등록금을 벌며 착한 딸로 살아온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지만 어머니와 동생 때문에 살아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하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증오하던 아버지를 버리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된다.

독했던 서영이의 모습은 꽤 오래갔다. 동생을 보고서도 못본척하고, 아버지는 제사상에 올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간다. 청담동 앨리스의 한세경이 청담동 진입에 성공하여 이런 독한 모습을 좀 더 보여주었다면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서영이는 최근들어 하나가 틀어지면서 모든 것이 다 틀어지게 되어 버리고, 그 틀어지게 된 원인은 쌍둥이 동생의 사랑 때문이었다. 독기녀로서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서영이가 아닐까 싶다. 시청률이 높은 이유 또한 이런 서영이의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일까?


보고 싶다도 비슷한 케이스에 속한다. 윤은혜가 맡은 이수연은 착한 딸이었지만 성폭행을 당하고 차 사고를 당한 후 페이스 오프하여 독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다시 한정우의 사랑 덕분에 민폐녀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보고 싶다에서는 이수연보다 유승호가 맡은 강형준이 더 인상에 남는다. 이수연을 보호하는 강형준은 자신의 사랑이 한정우에게 빼앗기자 나쁜 남자로 변하게 되는데 이 모습이 더 흥미진진하다. 과연 강형준은 다시 착한 남자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있어서 사랑이란 주제는 빠져서는 안될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드라마에서 사랑을 다루기 때문에 사랑을 다룰 때 보편적으로 다루면 안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것 같다. 민폐녀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고 모든 적들을 무릎꿇게 만든다는데 에 있다. 이에서 진화한 캐릭터는 민폐녀가 현실과 맞닥들이며 삐뚤어져 악독녀가 되는 것이다. 주인공이기에 마지막에 결국 다시 민폐녀로 돌아오게 되긴 하지만 이를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재미가 배가하기도 하고 반감되기도 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은 서영이 같은 캐릭터가 좀 더 많이 나와야 신선한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 오늘은 보고 싶다가 하는 날이다. 왜 "보고 싶다"가 "전우치"를 뛰어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오늘은 과연 강형준이 어떻게 복수해나갈 것인지, 그 친구가 누구인지 밝혀질지 궁금하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