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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람을 그리워했던 1박 2일. 그들에게 당근이 주어졌다. 바로 걸그룹과 함께하는 서바이벌 미팅이 그것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개장하기 전 워터파크에 모인 1박 2일 멤버들에게 걸그룹 AOA와의 서바이벌 미팅이 시작되었고, 두근반 세근반 떨리는 마음으로 1박 2일의 총각들은 서바이벌 미팅에 최선을 다해 임했지만, 결국 제작진의 농락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최종 승자를 가리는 마지막에 둘 다 떨어뜨리고 AOA는 홀연히 떠나버리고 만 것이다. 


1박 2일은 제작진이 독할수록 시청률이 오른다. 제작진과 1박 2일 멤버와의 긴장감은 제작진을 제 7의 멤버로 만들며 재미를 극대화한다. 특히 PD가 얼마나 독하냐에 따라 1박 2일의 재미가 좌우되기에 시즌2에서는 1박 2일이 주춤했다가 시즌3에서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시즌3가 넘어야 할 산은 다름아닌 시즌1. 나영석PD의 독함을 뛰어넘어야 한다. 깐족거림과 동시에 타협이 없는 독함으로 1박 2일 멤버와 원수지간이 될 정도로 쪼이고 쪼여야 긴장감이 흘러나와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1박 2일의 태생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에 유독 1박 2일은 제작진과 멤버들의 갈등이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시즌1 때 신입PD였던 유호진 PD는 물렁할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바늘 하나 안들어갈 것 같은 단호함으로 1박 2일 멤버들을 당황시키고, 긴장감을 유도했다. 하지만 1박 2일에 아직 적응하기에도 바빴던 멤버들은 제작진의 요구사항에 순순히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시즌1을 뛰어넘기에는 부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멤버들은 1박 2일이 새롭기만 하고, 김주혁이나 정준영의 경우는 예능이 처음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기존의 멤버들은 시즌2에서 이어온 멤버이기에 부담감이 존재했을 것이고, 새로운 멤버와 친해지는데에도 시간이 걸렸을 것이기에 본격적인 제작진과의 대결은 맛볼 수 없었다. 특히나 데프콘의 제작진에 충성하는 모습은 1박 2일에 오히려 독이 될 뿐이었다. 


정도전의 방심, 그리고 왕자의 난


KBS의 명품 드라마 정도전. 50부작 대단원의 막을 어제 내렸다. 연기면 연기, 연출이면 연출, 스토리면 스토리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명품 드라마.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들을 다 합쳐도 정도전만 못할 정도로 정도전의 임펙트는 강했다. 퓨전 사극이 난무하여 역사를 왜곡하다 못해 허구의 인물까지 만들어내는 상상력 풍부한 시대에 정통 사극으로 드라마 역사에 한획을 그은 드라마로 정도전 뿐 아니라 역사의 각 인물들을 한명씩 조명한 점이 더 객관성을 더했고, 매력적이었던 부분이다. 





이 정도전에서 마지막에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기로 결심하였을 때는 정도전이 너무 심하게 요동정벌을 위해 몰아부쳤을 때이다. 심지어 자신의 측근이자 개국공신인 이지란과 남원에게까지 진법 훈련을 소홀히 했다고 형벌을 내릴 정도였으니 바늘 하나 들어가지 않는 원칙주의자로 몰려 적을 많이 만들었던 때이다. 이 때를 틈타 이방원은 반란을 도모하고, 정도전을 죽이고, 왕자들을 다 죽인 후 자신이 왕좌에 오르게 된다. 


쥐도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것이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1박 2일에서도 이와 같은 난이 발생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이열치열을 택한 1박 2일은 달콤했던 워터파크에서 걸그룹과의 서바이벌 미팅이 끝나자마자 에어컨도 안나오는 찜통 더위 차를 끌고 밀양까지 가게 되었다. 휴게실마다 제작진과 대결을 하여 3전 2승을 하면 에어컨이 나오는 좋은 차를 제공해주기로 했다. 


한쪽 문의 창문만 조금 열려 있고 창문까지 고장나서 열지도 못하는 찜통 더위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1박 2일 멤버들은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브레인 정준영은 제작진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승전략까지 고안해내지만 다른 멤버들은 뇌부하로 인해 결국 패하고 만다. 두번째 게임에서는 좁은 자리에 모두 들어가는 게임에서 덩치 큰 사람들만 데려와 불리한 조건에 있었음에도 필사적으로 매달려 1승을 거두어내었다. 





문제는 세번째 마지막 게임이었다. 1박 2일 멤버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고, 여기서 지면 온 만큼을 찜통 차를 끌고 가야만 밀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게임은 아이스크림 빨리 먹기. 시즌1에서도 이미 했던 게임이기에 반박의 여지는 없었다. 큰 아이스크림 통을 정해진 시간내에 다 먹어야 했고, 멤버들은 필사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손까지 이용해 퍼 먹기 시작했고, 땅에 떨어진 것까지 먹음은 물론 손에 남은 아이스크림까지 싹싹 핥아먹으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정준영의 손에 약간의 아이스크림이 묻어 있었고, 누가 봐도 과정의 노고와 의지를 보면 그 정도는 봐줄 수 있었음에도 유호진 PD는 정준영의 손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트집잡아 실패를 외쳐 에어컨 차량 제공의 꿈은 물 건너가게 되었다. 


마치 유호진PD는 정도전처럼 1박 2일 멤버들을 원칙주의로 몰아치기 시작했고, 이에 1박 2일 멤버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게 되었다. 마치 정도전 드라마를 의식하듯 정도전 드라마의 화면이 나오기까지했다. 그리고 1박 2일 멤버들은 난을 일으키고야 말았다. 





1박 2일 멤버들은 작전을 짜서 제작진을 따돌리기로 한다. 엄한 길로 빠져나가 실수로 그런 척하더니 톨비를 제작진이 계산하는 사이에 도망쳐버리고 만 것이다. 1박 2일 역사상 이런 적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방송이 주 목적인데, 방송을 할 수 없는 조건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전 스태프를 따돌리고 멤버들이 도망치면 촬영은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차량 안에 있는 카메라로 물론 촬영은 가능했기에 감행할 수 있었던 도전이었다. 


1일 천하로 끝날 것인가, 새로운 포맷이 될 것인가. 


멤버들의 도발은 통했다. 제작진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멤버들은 연락 두절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다음 주를 기약하며 끝이 났지만 예고편을 보면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내부에 스파이가 생겨났고, 제작진과 밀당이 시작되는 듯 했다. 마치 인질 사건을 벌이듯 1박 2일 멤버들은 제작진과 협상을 시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박 2일 시즌3의 가장 큰 과제는 시즌1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시즌2의 필패 요인은 시즌1을 뛰어넘지 못하고 답습했다는데 있었다. 아니 시즌1을 그대로 따라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시즌3에서는 시즌1과 거의 비슷하게 가긴 했지만 여전히 식상하고, 똑같은 패턴의 복불복은 시청자에게 다음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이는 독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멤버의 난은 매우 신선했다. 이는 멤버들이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유호진 PD가 만들어낸 의도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유호진PD는 분명 멤버들과 제작진의 긴장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 원칙주의적인 모습을 내세웠다. 1차 게임인 일치게임에서 멤버들은 차량 안에까지 들리는 소리에 답을 미리 알고 게임에 임해 통과했으나 이를 문제삼이 재도전을 하게 만들었다. 일부 멤버는 듣지 못한 상태에서 일치를 시켰기 때문에 문제가 안될 수 있기도 했지만, 제작진은 단호했고, 결국 실패를 한 멤버들은 수원 왕갈비와 냉면을 눈 앞에 두고 맵고 뜨거운 짬뽕을 먹어야 했다. 


2차 게임에서는 1박 2일 멤버들이 이기긴 했지만, 졌을 경우에 준비한 벌칙은 40도가 넘는 물에 입수하는 것이었다. 입수의 새로운 지경을 넓힌 뜨거운 물에 입수하기. 거기에 들어가기 싫어서라도 필사적으로 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3차 게임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원칙을 내세워 멤버들을 탈락시켰고, 이는 멤버들이 도발을 하게 끔 트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멤버들의 도발은 굉장히 신선하고, 제작진과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제작진의 최대 약점은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멤버들은 이를 이용하여 방송을 만들지 못하게 최후의 수단을 쓴 샘이다. 이로서 1박 2일 멤버들은 제작진에게 마음만 먹으면 최후의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고, 제작진과 멤버간의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이는 1박 2일에게는 약이 될 것이고,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고, 타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냐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우선 시도 자체로도 신선하지만, 만약 멤버들이 오래 버텨서 방송 사고가 날 정도까지 가게 되거나 타협을 성공적으로 하여 제작진이 복수의 칼을 갈게끔 만들면 그것이 바로 1박 2일 시청률로 직결될 것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근심돼지 데프콘이나 얍쌉한 쓰레기, 얍쓰 김준호나 신난 바보 신바 김종민이다. 이들은 배신하거나 제작진의 편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스파이는 이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되면 이 긴장감은 쉽게 끝날 것이고, 타협도 물거품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며, 이는 제작진과의 긴장감을 낮추고, 멤버들간의 긴장감과 불신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득이될 것이 하나 없다. 


과연 다음 주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또한 1박 2일 멤버들의 반란은 계속될 것인지, 정도전처럼 유호진PD를 숙청하고 1박 2일의 주도권을 멤버들이 갖게 될 것인지가 궁금해지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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