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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버라이어티. 바로 무한도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방송을 보기 전에 미리 웃음과 눈물을 준비하고 보게 된 이번 무한도전 WM7은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목을 메이게 만들었다. 제1 경기와 제 2 경기를 한 무한도전 WM7. 그간 많은 말 못할 고충을 당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WM7은 이번 경기로 일말의 논란 가능성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

손스타에 대한 자질 문제, 멤버들에 대한 안전 문제, 여러 이해 관계로 인한 서로의 의견 차이, 프로레스링 협회와의 트러블등 여러 말들이 많았지만, 이젠 그 입 모두 셧다마우스가 되어버렸다. 무한도전의 WM7의 제 1,2경기가 보여준 가슴 뭉클하면서 진정한 버라이어티의 건강한 웃음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웃음과 고통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큰 것이 있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 존재해야 한다. 뚱뚱한 것이 있으려면 홀쭉한 것이 있어야 하며, 부자가 있으려면 가난한 자가 있어야 한다. 상대적인 세상에서 가치 판단의 기준은 2개가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더 큰 무언가가 있기 위해서는 더 작은 무언가가 있어야 하듯, 큰 웃음은 큰 고통이 수반되나 보다.

사람들은 열광한다. 정준하에게 반칙을 하는 박명수를 향해 박수치며 좋아한다. 박명수의 절묘한 타이밍은 정준하의 급소를 강타하고, 연달아 정형돈의 족발당수가 정준하에게 먹히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합과 열정이 넘치는 무대, 열심히 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그들이 준비한 무대를 한껏 즐긴다. 남녀노소 모두 그런 기대와 마음으로 장충체육관에 모인 것일테니 말이다.

멤버들은 우려한다. 정준하가 기술을 쓸 때나 당할 때마다 모니터를 보며 혹시나 다치지는 않았을까 걱정한다. 정형돈의 족발당수가 성공했을 때 넘어지는 정형돈과 정준하를 동시에 걱정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합과 열정이 넘치는 무대이고,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지만, 링 안에 있는 멤버들은 극한의 고통을 참고 있고, 그 마음을 아는 링 밖의 멤버들은 극한의 두려움을 참고 있었다.

최고의 웃음이 있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고통이 있어야 했다. 최고의 고통이 있었기에 최고의 웃음이 있었던 것인지 그 순서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 주었고, 가벼운 인스턴트 웃음 혹은 억지로 웃게 만드는 짜낸 웃음이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지금껏 단 한번도 그렇게 웃어본 적이 없을 정도의 경지로까지 이끈 이 웃음은 내 생애 최고의 웃음이었다.

연예인 그리고 공백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받는 연예인. 가수 싸이가 열창한 연예인의 가사가 인상적이었다. 흥겨운 리듬 속에서 환호화는 사람들과 싸이의 모습이 나온다.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 줄게요"

라는 가사가 나오고 모든 음향이 사라진다. 집안이 갑자기 조용해지며 오로지 한 곳만 집중하게 된다.

정형돈의 모습이 나온다. 어지럼증 끝에 토하며 힘들어하는 정형돈의 모습...

"연기와 노래 코메디까지 다 해줄게"

싸이의 노래가 다시 흥겹게 나오고 또 다시 적막이 흐른다. 그리고 정준하의 모습이 나온다.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을 참고 있는 정준하의 일그러진 모습 말이다.

연예인이란 누군가를 항상 즐겁게 해 주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동그란 하이라이트에서 한발짝만 벗어나면 칠흙같이 어두운 암흑이 펼쳐진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동굴 속 어두움 같이 한줄기 빛도 없는 암흑은 그 하이라이트를 더욱 밝게 만들어준다.

무한도전 멤버들에 집중된 하이라이트 이면에 그런 어두움과 어려움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만약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닌 그냥 코메디 프로그램이었다면 아마도 우린 WM7에서 연예인들이 프로레스링하는 것만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무한도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프로레스링을 코메디로 폄하하고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행간, 즉 공백을 보여주었다. 숨돌릴 틈 조차 없이 휙휙 지나가버리는 장면들 사이에 공백을 넣었다. 그냥 보면 휙휙 지나쳐버릴 행간을 조용히 음미하고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하이라이트 밖의 어둠을 보여준다. 그 어둠은 두려움, 아픔, 고통, 쓰라림, 슬픔, 좌절, 공포등이었다. 그 모든 감정들은 "괜찮아"로 함축되어 나오게 되고, 그래서 그들은 링 밖에서 계속 "괜찮아"를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감히 웃음을...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누군가는 말한다. '그깟 웃음'이라고... 웃으면 복이 와요.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 등등 웃음에 대한 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웃음은 흔히 쉽게 누구나 웃을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웃음은 쉽지 않다. 하루에 우리는 얼마나 웃고 살까? 웃는 것보다 찡그리고 화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웃음은 값비싼 것이다. 그래서 웃으면 복이 오고, 웃으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웃음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면역력이 높아지고, 증명할 수 없는 수많은 기적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웃음을 주는 사람들은 천사가 아닐까 싶다.

타이틀 매치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다음 주 무한도전은 미리 손수건을 준비해야 겠다. 도저히 타이틀 매치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젠 멤버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모두 그들의 화려한 포퍼먼스와 유쾌한 웃음 속에 들어 있는 어두운 고통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면서 "와~! 잘한다" ," 와하하!! 정말 웃기다!"라고 말하지만, 가슴 속에는 뭉클한 감정이 북박쳐 오른다.

무한도전 WM7을 위해 가장 많은 수고를 한 손스타. 그리고 무한도전 멤버들의 리더이자 배려심 많기로 유명한 유재석, 의사도 말린 허리 통증을 참고 경기에 오른 정준하,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토하며 얼굴까지 창백해진 정형돈.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멤버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경기가 끝난 후 유재석의 눈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시리다. 과연 그 경기를 볼 수 있을까...

무한도전을 위해 우리가 할 일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그들은 왜 그런 고통과 두려움과 아픔을 감수하고 이를 악물고 링에 올라 프로레슬링을 보여줄까? 그 날의 환경은 더욱 안 좋았다. 프로레슬링 협회에서 보이콧을 선언하고, 경기 당일 온갖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단 한번의 실수가 1년간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데도 그들은 아픔을 뒤로하고 링으로 올랐다.

그건 시청자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보여주어야 하는 그들의 의지는 그렇게 보여진 셈이다. 그리고 그 약속은 지켜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열심히 웃고 즐기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이 보여주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웃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삶에서 누군가에게 그런 웃음을 주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는 것이 무한도전이 진정 원하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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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해진 링의 분위기와 함께 무한도전을 보던 나 또한 숙연해 졌다. 지금 것 많은 무한도전을 보아왔지만, 프로레슬링편처럼 숙연해지고, 가슴이 아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와 함께 무한도전이 받았을 많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무리한 도전에서 시작하여 무한도전이 되었지만, 프로젝트들은 무한도전에서 점점 무모한 도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기란 끝이 뽀족한 탑과 같아 오르면 오를수록 좁아만 지기에 무한도전이 느꼈을 부담감은 날로 커졌을 것 같다.

이번 WM7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처음부터 프로레슬러들의 불만이 트위터에 올라왔었고, 경기 당일에는 프로레슬러들의 보이콧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김태호PD는 직접 블로그를 개설하여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런 논란과 이슈는 이제 더 이상 중요치 않게 되었다. 어제의 무한도전은 그들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음을 느끼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살신성인 손스타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손스타는 1년간 무한도전 WM7을 이끌어오면서 가장 묵묵히 많은 일을 해 왔다. 그가 느낀 책임감은 이로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엔 그냥 무한도전 멤버들이 요청하니까 받아들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무한도전의 WM7을 직접 총 감독 및 코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모든 책임을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 또한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회식 자리에서 손스타가 이야기했듯, 이미 손스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나보다. 프로가 아닌 손스타가 가르쳐도 되느냐에 대한 날카로운 말들은 손스타의 자존심보단 책임감이 더 들었을 것 같다. 무한도전 멤버처럼 많은 조명을 받아보고 쓴 소리도 들어봤으면 모르겠지만, 뮤지션인 손스타가 프로레슬링으로 인해 조명을 받고 쓴소리를 받는 것은 익숙지 않고 충분히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갈비뼈에 금이 갔다. 갈비뼈에 금이 가고도 기술 설명을 하고 직접 시범을 보인다. 프로레슬링의 "ㅍ"도 모르던 무한도전 멤버들을 장족의 발전이 있게 한 손스타.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만큼 손스타는 많은 시범을 보였고, 합이 잘 맞지 않는 멤버들을 받쳐주며 무리한 동작들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도 육체의 아픔보단 WM7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왔기에 그는 갈비뼈에 금이 갔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파스 한장 붙이고 시범을 계속 보였던 것이다.

눈물나는 무한도전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노홍철

몸이 안 따라 주는 노홍철. 디스코를 관절 댄스로 만드는 몸치 노홍철은 겁도 많고, 운동 신경도 떨어진다. 2경기를 맡은 중압감은 말 많은 노홍철조차 입을 다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기까지 했다. 연습은 잘 하고 싶은데, 겁이 나고 몸도 잘 따라주지 않으니 얼마나 더 떨렸겠는가. 그럼에도 노홍철은 대회 전날 박명수에게 토네이도 DDT를 해 보자고 한다.



살 빼기도 그리 힘들었는데, 이제는 프로레슬링을 해야 하니 무한도전에 합류한 것이 과연 잘 한 것일까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뮤지션으로서의 이미지를 버리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얻은 길은 늦게 합류한 멤버이기에 더욱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만 먹는 현재의 위치이기에 예능에 적응하기도 벅찬 길에게 WM7의 무모한 도전은 두려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박명수

제일 안타까웠던 멤버는 바로 박명수였다. 방송을 보면서 박명수에 대해 손가락질을 했을지 모르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입장이 바로 "리얼" 그 자체이다. 방송 욕심 많은 박명수. 무한도전 멤버들을 대한민국 평균이하 저질 체력이라 항상 말해오지만, 가장 저질 체력은 박명수였다. 그럼에도 몸 사리지 않고 달려온 지금의 박명수인데, 몸도 따라주지 않고, 프로레슬링을 할 때마다 곳곳이 아프니 얼마나 하기 싫고 두려웠을까. 한번 겁에 질리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안면이 마비되는 증상까지 왔던 박명수에게 우리는 무언가를 강요할 수 없다.

박명수의 결정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표정에서 이미 무한도전에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것처럼 보였다. 보여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사람은 보통 무기력함을 느끼고 그것은 우울함으로 바뀐다. 박명수가 하려 했던 토네이도 DDT를 하하가 대신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하

괜찮아 하하야. 무한도전에 컴백한 이후 영 예능감을 찾지 못하고 있던 하하. 자신의 캐릭터를 다시 다지기 위해 그는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없던 기간동안 진행되어 오던 WM7 프로젝트는 그에게 더 큰 부담감으로 느껴졌을 것 같다. 중간부터 참여했다는 것은 매우 큰 핸디캡으로 느껴지기 마련인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처음부터 시작한 사람이 겪어보지 못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하하의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명수의 공백을 매워주기도 하고, 대타로 연습 상대가 되어주기도 했다. 심판으로 작명에 큰 도움을 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해든 드려내려 했던 하하. WM7이후에는 분명 예전과 같은 캐릭터를 되찾을 것이라 기대된다.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정형돈

족발당수를 앞세운 WM7의 최고의 테크니션. 하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들과 새로운 기술들을 접하게 되다보니 초크슬램으로 뇌진탕에 걸리게 된다. 균형감각을 잃고 주저앉았을 때는 가슴이 덜컹 거렸다. 충분히 쉬어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또 다시 링에 몸을 내던져야 했던 정형돈은 뇌진탕의 두려움을 안고 경기에 임했어야 했을 것이다. 이제 새신랑인 정형돈은 안그래도 집 때문에 고민이 많을텐데 WM7으로 인해 뇌진탕까지 걸리고 앞으로도 경기날까지 계속 뇌진탕의 위험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정준하

WM7을 보며 정준하의 배려심을 보게 되었다. 1박 2일의 엄마가 김C였다면, 무한도전의 엄마는 정준하였다. 가장 힘이 셌고, 어떤 기술이든 다 흡수하던 프로레슬러가 천직인 것만 같은 정준하는 무리한 기술들을 도맡아 하게 되었고, 모든 기술을 보면 가장 안전하고 배려심 있게 해 왔다. 유재석에게 자신에게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면 팔꿈치로 다 충격이 가기에 자신에게 충격이 와야 한다고 했던 정준하. 그래서 정형돈에게 초크슬램을 할 때 실수한 것이 가장 마음 아팠을 것 같다

허리로 하는 동작이 많아서 그 충격이 누적되었는지 리허설 때 허리 근육이 뭉쳐 응급실에 실려가게 된다. 허리를 다치거나 근육이 뭉쳐본 사람은 알겠지만, 허리를 다치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몸에 힘이 하나도 줄 수 없게 된다. 결과는 이미 모두 알듯 정준하는 응급실을 나와서 경기장으로 향하게 된다. 의사가 만류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진통제를 맞고 다시 경기에 임하는데 그 경기는 다름 아닌 허리를 가장 많이 써야 하는 경기였다.

유재석

무한도전의 리더로서, 가장 중압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WM7이 끝나고 눈물을 가장 먼저 흘렸던 것은 아닐까. 당연하지를 외치며 괜찮다는 말만 했던 유재석은 손스타와 마찬가지의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인해 스스로 본이 되려 아픔과 고통을 참았을 것이다. 오히려 숙연한 분위기를 개그로 승화시키려 했고, 어색한 분위기도 회식으로 풀려했다. 그것 또한 책임감과 부담감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경기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프로레슬러들의 반응도 그랬을 것이고, 시청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멤버들의 고통도 같이 느껴졌을 것이고, 자신의 경기 내용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가 무한도전의 저질체력에서 무도인으로 거듭난 것도 이와 같은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김태호PD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마지막으로 김태호PD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년간의 프로젝트. 달력 프로젝트와 벼농사 뭥미 프로젝트와 맞먹는 중요한 프로젝트였던 WM7. 하지만 결과는 잘 나오지 않고, 자꾸 삐그덕하는 소리만 들린다. 서로간의 오해를 풀어야 하고, 그동안 고생해오며 만든 프로젝트의 생사가 자신의 손안에 달려 있기에 누구보다 걱정과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잘해도, 못해도 모든 욕은 김태호 PD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김태호PD 자신이 더 잘 알았을 것이다.

그의 신념과 원칙이 아니었다면 WM7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무한도전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열정이 WM7이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몸이 열개여도 모자를 것 같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해오고 있는 그는 멤버들이 한명씩 다칠 때마다 가장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무한도전의 업그레이드

사진출처- MBC 무한도전


이번 무한도전은 너무 슬펐다. 누가 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각각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WM7은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목표였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다. 사람들은 무모했다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한도전의 원칙이고 신념이다. 무모한 것에 도전하는 것. 그것을 성공시키던 실패하던 그것은 중요치 않다. 무한도전의 진정한 실패는 "열정"에 있다. 도전하는데에 필요한 것은 열정이다.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그 열정을 불사르는 것, 그것이 도전의 참된 의미가 아닌가 싶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구마준과 김탁구가 게임이 되지 않는 이유와 같다. 구마준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빵을 만들지만, 김탁구는 누군가를 위해 빵을 만든다. 무한도전 역시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도전하지 않는다. 두려움에 도전조차 하지 않는 누군가를 위해 도전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WM7으로 인해 무한도전은 업그레이드 되었다. 다음 주에 있을 WM7 경기는 안봐도(물론 꼭 볼 것이지만) 벌써부터 감동이 다가온다. 그들은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겼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왜 그렇게 위험한 것을 하냐고, 왜 제대로 된 코치나 감독을 두지 않았냐고, 왜 처음부터 그렇게 큰 대회였다고 말해주지 않았냐고.... 그 누군가를 위해 무한도전은 봅슬레이를 했고, 에어로빅을 했으며, 댄스 스포츠를 했고,WM7을 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살아가고, 갇혀진 틀 안에서 절대로 나오려 하지 않고, 철밥통이 최고인 것처럼 느끼며 치열하게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경쟁하며 숨막히게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이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무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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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WM7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프로레슬러들의 입장과 무한도전측의 입장, 그리고 팬들의 입장. 여러 입장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각종 루머를 양산해내기 시작했다. 이미 무한도전의 WM7 특집에 예고될 때부터 트위터에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그리고 경기가 열렸던 8월 19일 오전 프로레슬링 관계자들이 보이콧 및 여러 불만에 대해 한꺼번에 토로했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WM7 경기는 무사히 마쳤지만, 이후 언론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저런 추측 기사들과 정리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 일의 종지부를 찍을 글이 하나 나왔다. 바로 김태호PD의 글이다. 오늘 오후 6시에 작성된 김태호PD의 글은 http://blog.daum.net/teoinmbc/2 에 발행되었다. 처음 작성된 글이라 김태호PD의 블로그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글의 내용으로 보았을 때는 김태호PD의 글이 맞는 것 같다. 또한 트위터 아이디인 teoinmbc가 블로그 주소이니 더욱 신빙성이 간다.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TV익사이팅에선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이미 김태호PD가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WM7에 대한 최종 결론을 보고 싶으신 분은 http://blog.daum.net/teoinmbc/2 에서 김태호PD의 글을 읽어보면 궁금증이 해소가 될 것이다. 블로그로 답을 한 김태호 PD. 트위터 계정을 열고 블로그 계정을 연 그는 소통의 의지가 엿보인다. 그의 솔직담백한 말을 김태호PD 블로그의 CCL에 따라 TV익사이팅에 옮겨보았다. 아래는 김태호PD의 WM7에 대한 의견 전문이다. 

<무한도전 WM7에 대한 또 다른 단상>


 조용히 입 다물고 윤강철선수와의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가슴 안에서 곰삭혀 버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오해 우리가 끌어안자. 그러나, 자꾸 인터넷에 등장하는 소설에 이 글을 씁니다. 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업계 간의 갈등으로 확대해석하더니, 오늘은 책임을 모호하게 회피하는 모습에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저도 우리 입장만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대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얘기해보겠습니다. 어차피 윤강철 선수도 6개월 전의 일에 대해 완벽하게 기억할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영화 <오!수정>처럼 진실은 하나이되 각자가 기억하는 사실은 다를 겁니다. 저희가 40번의 섭외전화를 했는지, 출연료 독촉전화가 17번이 왔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걸 보니, 역시 기억이란 이기적인가 봅니다. 저도 저희 무한도전의 작가들과 저의 오래된 기억의 편린을 조각해보겠습니다.  


1. 출연료 문제.


  윤강철 선수의 출연료 지급은 정확하게 4월 19일에 지급되었습니다. 저희 촬영일이 2월 11일 보다는 두 달 뒤지만 통상 출연료 지급 기준이 되는 방송일 8월 7일 기준으로 보면 네 달 전입니다. 저희가 방송녹화 경험이 없던 윤선수에게 촬영 전에 출연료 지급에 대한 언급을 안했던 건 저희 잘못입니다. 저는 3월말쯤 출연료를 걱정하는 전화가 작가에게 여러 차례 왔다는 걸 알았고, 방송이 언제 나갈지 모르니 미리 선지급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4월 5일부터 시작된 MBC총파업 때문에 모든 청구 및 경리 업무가 지장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거듭 조금만 기다려달라 부탁드렸으나, 거듭 “이 일을 인터넷에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빛독촉이라 생각했겠지만, 저희 막내작가 입장에서는 겁을 먹을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작은 불미스러운 일로 큰 일 퇴색될 수 있다는 판단에 4월 19일 저희 청구서 담당 조연출이 사비로 60만원 입금했고, 본인은 파업이 끝난 후 6월 초에야 정산 받았습니다.

  출연료 40만원 지급 약속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협회에서 출연료 30~40만원 들었다고 하셨는데, 협회쪽과 출연료 얘기한 적 없었습니다.저희 프로그램은 통상 일반출연자에게는 원하는 출연료를 물어봅니다. “출연료 어느 정도 생각하시느냐?”라는 질문에 “같이 출연한 레슬러와 현장에 같이 온 여자레슬러까지 90만원 달라”는 말에 “현장에 오기로 약속되어 있지도 않았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분까지 출연료를 지급하는 건 곤란하다.”라고 말씀드리니 “60만원으로 세 사람 나눠 갖겠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해서, 4월 19일 60만원 입금했습니다.


2. 푸대접 문제


  윤선수도 어제 인터뷰에서 인정하셨지만, 차량지원 필요 없고 본인 차량으로 오신다고 했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워낙 스태프나 물량이 많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아서 한회에 차량 렌트비만 수백만원씩 사용됩니다. 선수 세 명 모시는 차량 비용 얼마나 한다고 그 먼 곳까지 대중교통과 도보로 오게 하겠습니까?? 더군다가 당일 출연자분들이신데. 촬영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1박 2일 촬영이 될 수도 있다고 섭외 과정에서 미리 설명 드렸습니다. 대기하는 동안 온돌방과 식사 등 불편하지 않도록 제공하고, 담당 작가분이 계속 수시로 살폈습니다. 오히려 대기하는 동안 본인들이 가져온 의상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주시고 본인들의 협회 설명, 멕시코 유학 얘기 등을 하시며 즐거워 하셨다고 합니다. 제 기억에도 추운 날 펜션 복도에서 윗옷을 벗고 계시길래 “저분들 추운데 옷 입고 계시지...” 라는 말에 “안 그래도 그렇게 말씀 드렸는데 레슬러는 이게 편하다고 괜찮다고 하시네요”라면 웃던 것도 생각납니다.

  녹화가 끝나고 “어떻게 하실거냐”는 작가의 질문에 방까지 마련됐으니, “방도 있으니 여기서 자고 가겠다”고 본인이 말씀하셨습니다. 상식적으로 차가 없이 온 걸 알았으면 저희가 그 펜션에 남겨둔 채 서울로 올라왔겠습니까??

  그리고, 솔직히 저는 윤선수가 챔피언인 것을 8월 19일 경기 당일 기사보고 알았습니다. 중간에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동호회 수준인 저희 WM7 합숙에 진짜 선수들이 등장 놀라게 해주자는 컨셉트 아래 프로레슬러를 섭외했고, 신한국프로레슬링 협회에서 윤강철 선수를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프로레슬링을 한다는 얘기에 저희 WM7 녹화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히려 밤이 너무 늦어 윤강철 선수를 소개할 기회를 못 만든 건 윤강철 선수가 충분히 속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애초에 <벌칙맨>으로 섭외해서 촬영하려 했다면, 저희도 섭외가능한 출연자들 많은데, 굳이 윤강철 선수 모셔서 했겠습니까?   



3. 프로레슬링 우롱


  물론 협회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무한도전에서 벌칙맨으로 출연해서 프로레슬링 원로 및 팬들의 지적을 받았고 이것이 논란이 되어 징계에 처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벌칙맨으로 섭외하지 않았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프로레슬러의 위상을 떨어뜨릴 정도로 안 좋은 일입니까? 이건 반대로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우롱입니다. 방송 끝까지 관심있게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진지해지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 수십년 동안 TV 예능프로에서 다뤄졌던 프로레슬링 특집은 대부분 코믹한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프로레슬링에 대한 우롱은 누가 한 겁니까?

  저희가 장충경기장에서 프로레슬링 경기를 하면서 협회에 미리 얘기하지 않은 것도 아쉬울 수 있는 문제지 잘못은 아닙니다. “왜 우리가 만져주니까 좋잖아?”라는 성추행범같은 생각을 했던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프로레슬링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입니다. 좀 더 넓은 아량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 협회와 왜 같이 시작하지 않았나...


  협회나 프로레슬러와 손잡지 않고 프로레슬링에 접근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저희도 충분히 예상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스포츠도전 아이템을 시작할 때 스포츠협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았지만, 항상 협회를 위한 아이템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무한도전은 어떤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댄스스포츠는 개인적인 도전, 에어로빅은 단체도전의 과정을 다뤘고, 봅슬레이나 권투는 안타까운 상황을 듣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을 도출해보자는 의미에서 접근했었습니다.

  애초에 이번 “WM7 특집”의 시작은 어릴 적 동네 학교운동장에서 열리던 프로레슬링 대회에 대한 공통된 향수였습니다. 마스크을 쓴 악역에 피 흘리게 맞다가 결국에는 승리하던 영웅에 대한 흥분된 추억. ‘요즘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이런 경험이 있을까?? 우리가 틈틈이 연습해서 문화적 혜택이 덜한 도서지역에 <무한도전>인 걸 숨기고 이런 선물을 하면 어떨까?’에서 시작했습니다. 대회 예정은 가을운동회 쯔음.

  그러나, 갑작스런 전진의 입대, <식객특집>, <뉴욕특집> 등으로 2009년 가을, 겨울은 어느 해보다 바빴고, 프로레슬링 특집에 대한 정보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처음 기획의도대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새롭게 정한 경기예정일 5월 5일은 MBC 총파업 문제로, 8월 1일은 정준하씨 갈비뼈 부상 문제로 연기되었습니다. 더 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아래 정준하씨 치료결과에 맞춰 WM7경기를 8월 19일로 최종 결정하고, 연습기간이 길어진 만큼 경기도 좀 더 규모가 커져야 되겠다는 생각 아래 장충체육관을 섭외하였습니다.

  전문가들이나 프로레슬링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면 훨씬 과정이 쉬었겠지만, 여러 입장이 엮이다 보면 기획의도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 아래 저희 독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어떤 예상을 하고 어떤 기대를 해서 어떤 불만이 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이틀 동안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저희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 같습니다. 


5. 손스타 영입.


  수 십 년간 프로레슬링을 업으로 삼고 “리얼”로 경기하는 한국프로레슬러분들과 달리 저희 “WM7”은 쇼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했고, 약속된 플레이를 하기에도 버거운 체력과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매번 프로레슬링 관련 방송이 진행될 때마다 떠오르는 분들이 이번 “WM7”특집에도 나오게 되면, 결국 새로운 시도라기보다는 답습의 의미가 더 커서 무한도전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에게 반대는 있겠지만, 파격적으로 손스타와 함께 해보자.”

  물론 손스타는 전문 프로레슬러는 아닙니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에 대한 그의 열정과 관심은 이미 알려져 있었고, 저희와 함께 하면서부터는 이종격투기 해설가 천창욱씨의 소개로 전직선수 포함 여섯 명의 코치 아래 부천, 군포, 봉천동, 강남 등지에서 훈련했습니다. 경기를 서너 달 앞두고 부터는 평촌에 있는 체육관 옥상에 있는 상설 링에서 땡볕 아래 홀로 연습했습니다. 

  손스타가 소속된 그룹 체리필터의 멤버들의 귀띔으로는 지난 일 년간 손스타는 뮤지션이 아니라 프로레슬러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도 무한도전 <WM7>과 성장했고, 무한도전도 손스타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8월 19일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2주 전 윤강철 선수에게서 저희 작가분께 전화가 왔었습니다. 레슬링 준비 잘 되느냐고, 그 날 보러 가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고 통화 후 바로 전해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윤선수와 관련있는 분들 트위터에 WM7 경기장 난입하자는 농담도 있고, 무한도전에 대한 인신공격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듣긴 했지만, 저희 프로그램을 도와주신 분인데 초대하는 게 마땅하다라는 판단 아래 저희 재롱잔치 보시라고 VIP로 초대했습니다. 본인도 흔쾌히 수락하셨습니다. 허나 프로레슬러 윤강철, ‘무한도전 WM7 프로레슬링 녹화 보이콧 이라는 기사에 저희가 당황스러웠습니다. 애초에 경기 당일에 녹화나 출전이 전혀 약속되어 있지 않았었는데...

  시작은 프로레슬러 윤강철 선수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지난 4월에 끝난 윤강철 선수와 무한도전 제작진 간에 이미 끝난 얘기를  8월 19일 경기 시간에 맞춰 확대 해석하고, 일방적인 주장만 보도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윤강철 선수나 무한도전이나 희생양입니다. 무엇을 목적으로 그리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 년 잘 키운 아들 돌잔치에 부모된 마음으로 한복 차려입고 손님 맞으려 하는데 ‘조화’가 배달된 기분 아실런지... 잔치 힘들게 끝내고 난 사람들에게 경기 내용보다는 윤강철 선수 출연료 왜 때먹으려 했냐는 질문 세례를 받던 저희 제작진이나 연기자들 기분 아실런지...


  지금이라도 당사자가 아닌 분들은 펜을 내려놓아 주세요. 이건 엄연히 윤강철 선수 개인과 무한도전 제작진 간에 있었던 오해였고, 이미 해결된 문제였습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프로레슬링계와 무한도전과의 문제로 확대해석도 말아주십시오.

  애꿎게 “WM7” 선수들은 관련짓지 마라주십시요. 프로레슬링을 시작한 후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얼마나 아픈지 아니까 이제는 프로레슬링 경기를 맘 편하게 볼 수가 없다. 프로레슬러들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존경스럽다.” 그런 저희가 프로레슬링을 우롱했다니요. 너무 섣부른 판단인 것 같습니다.

  저희 무한도전 레슬링 동호회 <WM7>에는 출연료 4개월째 못 받고 뛴 선수도 있고, 뇌진탕 치료, 갈비뼈 골절 치료도 받고, 당일 응급실을 다녀온 사람도 있습니다. 경기를 얼마 압두고 혹사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지금이라도 그만 두자”는 말에 정형돈씨는 “고통은 짧지만 추억은 길다. 난 너무 재밌다.” 경기가 끝나고 앞으로 이렇게 힘든 거 하지 말자 너무 가슴 아파서 쳐다볼 수 없다는 말에 유재석씨는 “더 힘들고 독한 거 해! 이런 거 할 날도 얼마 안 남았어!” 라고, 뒷풀이에서는 술김에 “한번 더 하면 잘할 수 있는데!!”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다음 날 몸져누워 일어나지도 못했으면서...

  저희는 다음 주부터 지난 8월 1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WM7 경기”를 2회에 걸쳐 방송하려 합니다. 저희 경기를 보시고 프로레슬링을 우롱했다고 생각되시면 그때 다시 얘기 해주십시오. 반 년도 넘은 일에 대한 조각난 기억을 가지고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싸움 부추기거나 구경하는 사람만 신날 뿐 당사자에게 남는 건 상처뿐입니다. 그리고 저희 무한도전레슬링협회 <WM7>은 8월 19일 꾸었던 한 여름밤의 꿈을 악몽으로 마감한 채 해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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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프로레스링 특집 WM7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무한도전 속의 또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느껴졌던 WM7은 장기 프로젝트인만큼 오랫동안 방송이 되고 있다. 그리고 8월 4일에 있었던 WM7 경기표가 47초만에 매진이 되는 기염을 토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8월 19일에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무한도전 WM7 경기로 인해 아마도 최대 2주 정도는 더 WM7 특집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번 WM7 특집은 다른 장기 프로젝트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5월에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을 지도 모른다. 무한도전에서 실패란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지만, 이번에 실패를 했다면 의미가 좀 달랐을 것 같다.

손스타


프로레스링을 코치해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 찾게 된 손스타. 손스타는 무한도전 멤버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맨도 아닌 채리필터의 드러머이다. 낮에는 음악을, 밤에는 프로레스링을 하는 그는 프로레스링을 하기 위해 남들보다 수십배는 더 열심히 노력했음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경기에도 출전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손스타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요청에 의해 그들의 코치가 되어 가르치기로 하였다.

1년 전부터 준비한 이번 프로젝트. 하지만 그들에겐 열정도, 노력도 없었다. 1년이 지나도 매번 처음처럼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가르치는 손스타에겐 힘빠지게 만드는 요인이었을 것이다. 사정 사정 부탁해서 가르쳐 주기로 했는데, 전혀 배울 생각은 없고, 대충 방송 분량만 빼다가 후회하는 척하고 말로만 때우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한심하고 자신이 왜 그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어이없어 했을 것 같다.

손스타는 매번 무한도전 멤버들을 만날 때마다 연습이 안된 그들을 보며 쓴소리도 하고 다음 시간까지는 꼭 연습을 해 오라 하지만 1년 동안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에 거의 포기한 상태에 다다른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무한도전은 나 혼자 하나?"라고 했을까...

유재석


그는 역시 프로였다. 가장 큰 발전을 한 멤버는 유재석이었다. 유재석과 정형돈의 연습경기는 거의 실전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손스타 역시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위해서는 모든 멤버가 하나가 되어 실력 향상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혼자만 도전에 성공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5월로 예정되었던 대회가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손스타를 대신하여 멤버들에게 정색하며 꾸짖는다. 손스타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며 정색을 한 유재석. 유재석이 정색하며 화를 낸 적은 무한도전 내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손스타에게 미안해서 리더로서 멤버들에게 쓴소리를 한 것이었겠지만, 그 안에 진심이 느껴졌다.

매번 호통만 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던 박명수가 착한 일 하나만 해도 그 효과가 만점이듯, 항상 웃고, 배려하던 유재석이 정색하며 화를 내니 그 효과도 만점이었다. 유재석으로서는 최후의 수단이었던 것 같다.

달라진 멤버


불행 중 다행은 5월에 MBC파업이 있어서 경기가 무기한 연기가 되었고, 방송이 되지 않는 가운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하였다. 부상을 당하며 두려움을 이겨내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보니 그제서야 내가 지금 무한도전을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은 달라졌고, 이제 경기를 치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다워야 한다. 유재석의 쓴소리 전에는 무한도전답지 못했다. 무한도전다운 것은 무엇일까?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던 것들을 하나씩 연습하고 노력하며 이루어나가는 열정과 성실함, 그로 인한 성장과 도전이 아름답고, 즐겁다. 힘들게 연습했기에 그들이 눈물을 흘릴 때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었고, 웃을 때 같이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프로레스링은 분명 위험하고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섭고 두려울 수 있다. 특히 몸이 재산인 연예인에겐 더 더욱 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몸을 사리고 도전하는 척만 하는 바엔 그냥 다른 토크쇼에나 나가는 게 나을 것이다.

이번 WM7 프로젝트는 손스타가 만들었고, 유재석이 살렸다. 이번 특집을 보며 느낀 것은 무한도전이 가장 위험한 때는 현실에 안주하고 도전하지 않을 때, 혹은 도전하는 척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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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의 특별 장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1년 동안 준비하여 10주간 방송하는 무한도전 최장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1년간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이번 프로젝트는 도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줄 예정이다. 과거 전진이 있을 때부터 시작한 프로레스링편은 하하가 나오는 시점까지 쭉 이어질 전망이다. 어떻게 무도 멤버들이 강해지는지 궁금하고 그들의 경기 또한 기대된다.

 

이번에는 만능 스포츠맨 김민준이 급섭외되어 프로레스링 기술들을 몇 가지 알려주었고, 다음 주에는 체리필터의 손스타에게 특별 훈련을 받는다. 체리필터의 손스타는 무도 WM7의 롤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는 낮에는 밴드의 드러머로, 밤에는 프로레슬러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도 멤버들 역시, 낮에는 예능인으로 밤에는 프로레슬러로 활동하며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이번 프로레스링편은 3가지면에서 무한도전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1. 쇼

 

프로레스링은 K-1이나, UFC같은 이종격투기와는 약간 다르다. 쇼맨십이 있어야 하고, 격투보단 기술이 더 중요한 것이 프로레스링이다. 프로레스링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기술들과 반칙도 서슴없이 보여주는 유머스런 모습이 프로레스링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겐 기술만 익히게 된다면 최고의 웃음을 줄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이미 정형돈의 족발당수는 프로레스링의 드롭킥 기술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어제 선보인 찹이나 썰기같은 기술 및 반칙들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도 내에서 평소에도 써 먹을 수 있는 웃음의 기술들이 되지 않을까 싶다. 틈만 나면 설정을 하는 박명수나 몸으로 웃기는데에는 최고인 정준하가 프로레스링편에서 주목 받게 될 것 같다.

 

보여주기 위한 쇼. 하지만 리얼함이 살아있어 더욱 재미있는 프로레스링은 리얼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과 매우 닮아있다.

 

2. 도전

 

 

프로레스링은 누군가에 대한 도전이다. 그래서 경기 전에 서로를 도발하는 인터뷰가 더욱 인기이다. 어릴 적 AFKN에서 WWF를 보았을 때 워리어나 헐크호건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들의 표정이나 악을 쓰는 모습에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는 자막을 입힌 비디오가 나올 정도로 인기였던 인터뷰는 챔피언 벨트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었다.

 

무한도전에겐 딱 맞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로얄 럼블같은 것도 무한도전에겐 서로를 끄집어 내리고 자신이 남으려는 무한 이기주의와 닮아있다. 누구나 할 수 없는 프로레스링에 도전한다는 것 또한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보통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이 프로레스링을 하는 데에서 그쳤지만, 무한도전에서는 WM7 매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6명의 멤버들이 토너먼트 식으로 실제 경기를 펼친다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3. 캐릭터

 

 

 

무한도전의 생명은 캐릭터이다. 오랜만에 얼굴을 비친 전진이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캐릭터였고, 다시 새로 들어온 하하도 캐릭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메뚜기 유재석, 하찮은 박명수, 동네 바보 정준하, 꿀단지 길, 뚱보 정형돈, 돌아이 노홍철같이 캐릭터를 잡아야 성공할 수 있는 무한도전은 그 캐릭터를 기반으로 캐릭터 사업으로까지 확장해 나가고 있다.

 

프로레스링 또한 자신만의 개성 강한 캐릭터가 중요하다. 언더테이커는 저승사자로 관을 들고 나왔고, 헐크호건은 옷을 찢으며 나왔다. 워리어는 터질듯한 팔 근육에 끈을 매고 나와 로프를 흔들었고, 달러맨은 상대방의 입에 달러를 넣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캐릭터는 뇌리에 깊게 세겨져 있다. 그만큼 프로레스링에는 캐릭터가 중요하고 각인된 캐릭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무도 럼블을 통해 이미 돌크호건과 방범대장, 홍키통키맨을 만들어내었다. 유명 프로레슬러의 캐릭터와 무한도전의 캐릭터를 절묘하게 합친 모습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면서 강해질수록 기술과 결합하여 자신만의 캐릭터가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상 3가지의 무한도전과 프로레스링의 잘 맞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10주간의 긴 방송이지만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반면 우려되는 부분은 이미 트위터에서 한번 크게 이슈가 되었던 진짜 프로레슬러들의 불만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에 출연하였던 프로레슬러들은  무한도전 측에서 돈도 나중에야 받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만 나오며 홀대 당했다고 한다. 방송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즐거울지 몰라도 실제로 방송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무한도전 풀어가야 할 과제이며 10주 안에 이 일을 명확히 마무리 지어야 1년간의 수고를 성공적으로 결실 맺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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