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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추운 날, 몸은 움츠러들고 자꾸 따뜻한 곳에 의지하고 싶어진다. 날씨 뿐 아니라 요즘 우리 사회도 그런 것 같다. 구제역으로 축산관계자들의 마음에 피멍이 들고, 조류독감으로 인해 치킨집 사장님들도 힘들어하고, 신종플루 때문에 사람들도 긴장의 연속 속에 산다. 세상을 둘러보면 온통 암울하고 화가 나는 일들로 가득한 것 같고, 난 그 속에 아무런 힘도, 영향력도 끼치지 못한 체 그저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 

그런 외로움과 고독과 무기력함은 때론 우울증으로 때론 분노로 표출된다. 그 우울함과 분노는 구제역, 조류독감, 신종플루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전염되고 주변 사람들까지 우울하고 분노하게 만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누군가 우리에게 STICK TO IT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힘내, 포기하지마!라는 STICK TO IT. 얼마 전 애경그룹 회장인 장영신씨가 쓴 STICK TO IT을 읽게 되었다. 


자기계발서인데 자서전에 가까운 STICK TO IT은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역경을 이겨내고 애경이란 그룹을 이끌어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써 있다. 애경이란 그룹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의외로 가까운 곳에 애경의 제품들이 있었다. 집 근처에 있는 AK플라자도 애경그룹의 백화점이고, 저가항공인 제주항공도 애경그룹이었다. 비누로 잘 알려진 기업인 줄만 알았는데 옛날에 즐겨 쓰던 하나로 샴푸부터 2080치약, 바세린까지 모두 애경에서 만든 제품이었다. 

장영신 회장은 자신의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 한다. STICK TO IT이란 제목처럼 말이다. 실로 그녀의 이야기는 놀라웠다. 남편과 사별 후 애경 그룹을 맡아서 운영하고, 수많은 역경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이겨 나가며 애경을 대기업으로 만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 사회 생활 조차 하기 힘들었던 때, 그룹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치열했겠는지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하지만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차별화된 리더십으로 애경 그룹을 이끌어왔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다. 4자녀를 둔 어머니의 마음으로 직원들을 보살폈기에 IMF속에서도 힘을 합하여 성장해 나갈 수 있었고, 노와 사의 관계도 매우 좋다고 한다. 어떤 회사는 노사가 원수처럼 지내는 곳도 있고, 아예 노조를 만들지 못하게 힘으로 억압하는 곳도 있는데, 애경의 힘은 바로 이런 딜레마를 서로 WIN-WIN하는 리더의 마인드로 넘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추구하기에 노와 사의 구분이 따로 없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마인드가 이런 시너지를 가져다 준 것이다. 

어떤 기업보다 환경오염을 먼저 생각하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한국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폰즈와의 합작에서도 태극기를 앞에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애경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명분이 바로 서지 않으면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것은 하지 않는 기업의 이미지는 이런 마인드에서 비롯되었고, 부드러운 리더십 속에 나오는 자연스런 팔로워십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녀는 우리가 이 세상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STICK TO IT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특별히 여성들에게 강조하여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고스란히 남성들에게 더욱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녀의 말 중 내게 특히 STICK TO IT 되었던 점을 나눠보겠다. 

일과 가정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둘 다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공동육아를 하는 나도 한명을 키우는데에만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일과 가정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는 것에 심히 공감한다. 요즘 온 가족이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고 있는데 병치레라도 한번 하면 온가족이 함께 있어도 역부족일 때가 많다. 하지만 일 또한 마찬가지다. 일은 책임감을 요구하고 책임감이 곧 일을 잘하는 척도이기 때문에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고, 업무량의 증가는 결국 책임감의 분산으로 다가오기에 일에만 전념해도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요즘 맞벌이가 늘고 있는데,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그렇긴 하지만, 일과 가정 중 분명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장영신 회장도 고민이 많았나보다. 특히나 어머니였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많았을 것인데, 장영신 회장 자신은 친정 어머니가 아이들을 모두 도맡아 키워주시기로 하셨기에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에 있는 여자 사원들에게도 1,2년간 출산 휴가 후 복직할 때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한다고 한다. 일인지 가정인지 말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관점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둘 중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일은 그만뒀다가도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내가 아니어도 대신해줄 사람이 있지만, 가정은 한번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가정을 지키리고 권하는 편이라 한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힘겨워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는 STICK TO IT을 외치며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좋은 조언을 해 준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나도 고민이 많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결혼을 했는데, 정작 결혼을 하고 보니 일을 해야 해서 같이 있는 시간이 더 적어졌다. 아기를 세상에 태어나 가족이란 개념이 더욱 뚜렷해졌을 때는 책임감 때문에 더욱 일을 열심히 하려 했고, 그러다보니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고, 저녁에 들어왔을 때 아기는 자는 시간이라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1,2시간 뿐이었다. 주말에는 힘들어서 잠을 자다보니 아기는 점점 내 얼굴을 잊기 시작했고, 내가 앉기만 하면 울기 시작했다. 

가정이 깨지고 돈을 번다면 그 돈은 종이와 잉크에 불과하다. 돈이 없어도 가정을 지킨다면 조금 불편하겠지만, 더 많이 웃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그리고 힘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STICK TO IT은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한가지 이상의 외국어는 반드시 익혀라


장영신 회장은 국비로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었다. 그곳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4년 연속 장학생으로 다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안봐도 느껴진다. 영어를 익히게 된 그녀는 남편과 사별 후 애경 그룹을 이어받고 첫번째 위기를 만나게 된다. 오일쇼크 때 1주일 안에 5배 이상 폭등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문을 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걸프사에 도움을 요청했고, 거래 관계도 없었던데다 걸프사에게도 돌아갈 이득이 없는 조건이었기에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러나 걸프사 사장과의 미팅 자리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석유화학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자 사장인데다,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절박함을 표현하자 그것이 통한 것이다. 

그 후 그녀는 기업에 외국어 프로그램들을 강화시켰으며 이미 1973년에 본사직원들을 상대로 원어민 강의를 시작하기도 했다. 직원들을 해외 연수 시키기도 했고, 1997년에는 50여 나라의 언어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관에 8개 언어를 동시통역할 수 있는 동시통역장을 만들어 기증하기도 했다. 그녀의 외국어 사랑은 남달랐다. 다른 나라와 일을 하게 된다면 그 나라의 언어부터 익히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어를 능통하게 익혀 지금도 일본 거래처 사람들과 가족처럼 끈끈하게 지내고 있고, 지금은 중국 진출을 한 이후 매주 두 차례 중국어 강사를 초빙하여 중국어를 배워 말은 아직 능숙한 정도는 아니어도 말은 다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한다. 

언어는 가능성이다. 한국어강사를 1년 반동안 중국 대학에서 한 적이 있다. 그 때 제자들이 현재 한국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고, 교류를 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제자들도 이메일로 연락을 하고 지낸다. 단지 한국어만으로 얻은 내 인생의 선물이고, 가능성이다. 난 이들을 위해 유학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최근엔 SNS가 열풍이다.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기업 인터넷 마케팅 담당자들은 골머리를 썪고 있다. 블로그도 해야하고, 트위터도 해야 하고, 페이스북에 미투데이 요즘까지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디바이스들도 다양한 스마트폰부터 테블릿까지 나와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유행하고 있는 SNS가 모두 해외 서비스들이라 트렌드의 흐름은 해외에서 국내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즉, 외국어를 하면 트렌드에 더욱 밝아질 수 있고, 앞으로 SNS를 활용하기 위해선... 아니 SNS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더 넓혀가기 위해선 외국어가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돈이 없다고, 환경이 안된다고, 날씨가 춥다고 움츠려 있는 사람에게 장영신 회장은 STICK TO IT을 외친다. 외국어를 배우는데 돈과 환경과 날씨는 전혀 관계가 없다. 하지만 외국어를 배우면 돈과 환경과 날씨의 차가운 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녀는 그저 응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법까지 제시해주고 있다. 

신뢰받기 원하면 먼저 신뢰하라


그녀는 고령의 나이인 지금에도 회사 직원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직급에 반드시 '님'자를 붙인다고 한다. 존경받고 싶으면 상대를 먼저 존경하고 신뢰받고 싶으면 상대를 먼저 신뢰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교육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따끔하게 야단치는 것보다 신뢰해주고 어떤 행동에 대해 그 행동을 하게 된 마음을 먼저 해아려 주었던 것이 그녀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고, 그것은 곧 회사 경영에도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직원들을 대할 때 그들의 일처리 방식을 존중하고 믿어주는 철저한 자율경영을 실천했다고 한다. 또한 자율경영으로 인해 회사 업무에 차질을 빚은 일도 한번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의 일에 대해 소신껏 일을 추진하고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결혼 전에 다짐했던 말이 있다. 예전에 법정 스님이 주례사를 했을 때 했던 말이었다. 옛날엔 얼굴도 안보고 결혼을 해서 첫날밤 후에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도 평생을 이혼 안하고 잘 살아가는데, 요즘 사람들은 온갖 스펙과 조건을 다 따져보고 결혼을 하는데도 걸핏하면 이혼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요즘 사람들은 "저 사람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 사람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면 무언가 부족한 점이나 섭섭한 점만 부각되기 시작하고 그것은 부부사이에 금이 가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반면, "내가 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뿐 아니라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결혼 후에 가끔 그 이야기를 잊어버릴 때가 있는데 무언가 부부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필시 내가 아내에게 무언가를 바랬던 것 때문이었다.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그것은 상대방을 신뢰하고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랫을 때 부부사이의 간극도 쉽게 매워질 수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얻기 원한다면 먼저 신뢰하고, 대접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대접해야 한다. 그것이 바보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남긴 STICK TO IT이기 때문이다. 

STICK TO IT에 나오는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 책이 어떻게 내게 STICK TO IT을 해 주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제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분이 내게 어떻게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난 그 분에게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해 주었다. 블로그를 한지도 어느새 햇수로 4년이 되었다. 4년간 그저 꾸준히 했을 뿐인데 내게 많은 기회와 가능성들이 왔고, 자신감과 행복이 찾아왔다. 어떤 일이든 슬럼프는 있기 마련이고,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넌 절대로 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한다면 맞다. 난 누구의 상황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누구도 내 인생을 이해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 나만이 그 의미를 알 수 있고, 신만이 평가할 수 있다. 그렇기에 포기하지 말라는 STICK TO IT을 외치고 싶다. 적어도 내 인생에선 포기해서 잘 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비전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려나간다면 분명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추위에 움츠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STICK TO IT을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자신에게 STICK TO IT을 외치며 2011년도 힘차게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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