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파일럿 프로그램인 '안녕하세요'가 저번 주 토요일에 방영되었다. 6%대의 시청률로 무난한 출발을 하였지만, 본격적으로 정규방송으로 편성이 되어 월요일 저녁 11시에 방영될 '안녕하세요'는 '놀러와'와 경쟁을 해야 한다.게다가 최근 시작한 '밤이면 밤마다'도 새로운 경쟁자로 나타났다. '해피버스데이'의 부진을 '안녕하세요'가 메워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대국민고민상담


'안녕하세요'의 컨셉은 시청자와의 소통에 있다.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지만, 그 포인트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고민 상담을 듣고 심사단이 1차 심사 후 고민인지 아닌지 다시 2차 심사를 하여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고민으로 선정되면 우선 고민 후보로 등극한다. 이렇게 후보들이 선정되고 나면 마지막에는 후보 고민들 중 최고의 고민을 뽑아 경차를 선물로 준다. 

그러나 문제는 고민의 퀄러티에서 시작된다. 웃음에 포인트를 맞추면 가벼워지고, 고민에 포인트를 맞추면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품이 걸려 있기 때문에 결국 감정에 호소하는 팀에게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이유는 심사를 하는 주체 자체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감당할만한 내공이 있지 않으면 결국 이미지 관리 및 욕 안 먹을 정도에서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것이다. 인지상정이라고 그렇다고 감정에 호소하는 고민에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야박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만다. 


문제는 "고민"이라는 컨셉에 있다. 연예인들이 심사위원이 되어 더 야속한 말을 던져 미움을 받게 되는 슈퍼스타K는 같은 평가 형식인데도 연예인들이 소신 발언을 했고, 그에 대해 시청자는 공감했고, 신뢰도에 있어서도 더욱 높아졌었다. 이후 심사위원 중 가장 까칠했던 윤종신은 뮤지션으로 다시 부각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슈퍼스타K는 음악이라는 책임질 수 있는 자존심이 걸린 소재였기에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고민"상담은 그런 책임을 부담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첫회에서 나온 고민은 여자인데 목젖이 나와 걱정이라는 것, 개가 발정나서 고민이라는 것, 애 엄마처럼 보여서 걱정이라는 것, 이름이 남달라서 고민이라는 것등이 나왔다. 아무리 보아도 고민으로 느껴지지 않을만한 꺼리들을 가지고 나왔다. 그나마 이름이 남다른 고민 사연이 가장 고민스럽고 재미도 있었지만, 1등은 애 엄마처럼 보여서 걱정이라는 여중생에게 돌아갔다. 아버지의 부도로 인해 가정 형편이 어려워 나이 터울이 나는 동생을 키우다시피하여 어디를 다니면 애 엄마 아니냐며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함께 나온 아버지는 눈물까지 흘리시고... 이 정도되니 결국 만장일치로 1등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는 것은 냉정한 현실이었다. 

컬투


두시탈출 컬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컬투의 진행은 고민을 읽을 때 라디오 사연을 읽는 것과 똑같았고, 포맷 자체가 그렇기에 컬투도 그렇게 진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제작진도 그것을 의도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두시탈출 컬투쇼는 ETV에서 보이는 라디오로 하고 있고, 워낙 라디오가 재미있어서 반응도 좋다. 소재가 기발하고 배꼽잡을 이야기들을 컬투가 워낙 맛깔스럽게 잘 소개해주기에 인기를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지만, 안녕하세요에서는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라디오 진행에서와 같이 약간 정신을 놓은 듯한 가감없는 유머와 진행은 보여주지 못했다. 불타는 애드립은 아마도 모두 편집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고민 사연을 소개해주는 것도 라디오 사연 소개와 비슷한 소재인데 이는 프로그램 자체가 라디오에서 컨셉을 가져왔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보이는 라디오가 요즘 대세이다보니 이를 아예 프로그램으로 가져와버린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라디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청취라는 한계를 넘어서 시청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패러다임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미 시청을 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에 청취의 패러다임을 가져왔던 것이 안녕하세요를 루즈하게 느끼게 만들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안녕하세요, 안녕하길...


안녕하세요가 지금 이 상태로 월요일의 전쟁터로 보내진다면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다. 월요일 업무에 시달리다 온 사람들이 매리는 외박중이나 자이언트, 역전의 여왕으로 감동이 있는 드라마를 본 후 가볍게 웃고 쉴 수 있는 예능을 원할텐데 놀러와에서는 국민MC 유재석과 화끈하고 호탕한 김원희가 나와 톱스타들과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고, 밤이면 밤마다에서는 2인자인 박명수와 탁재훈, 김재동등이 나와서 초특급 스타들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파해치고 있는데 고민 상담을 들으며 루즈한 진행을 듣고 있을리 만무하다. 조금이라도 루즈해질만하면 바로 채널을 돌려서 편히 웃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하고 있는데 말이다. 

안녕하세요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소통"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웃음을 위주로 끌고 갈 수 있는 소재로 컨셉을 바꿔야 할 것이다. 특히 컬투의 거침없는 입담을 잘 표현해내는 것이 관건이 아닐까 싶다. 방송의 수위를 넘나드는 컬투의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중독성 있게 메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라디오의 연장선이 아니라 시청의 패러다임을 뒤바꾸는 신선함이 필요할 때이다. 
반응형
반응형
빅뱅이나 2AM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았던 아이돌이었다는 세시봉. 조영남,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의 놀러와 출연은 충격 그 자체였다. 40년만에 처음으로 예능으로 뭉쳤다는 것은 아예 예능에 출연을 안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송창식의 경우는 공중파에 출연하지 않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이 모두를 한자리에 모아서 최고의 버라이어티를 보여준 놀러와는 역시 유일하게 순수한 토크쇼임을 증명하는 듯 했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걸그룹과 아이돌, 빅스타들을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놀러와는 감히 세시봉을 섭외한 것이다.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도 이런 기발한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놀러와이기에 가능했던 섭외가 아니었나 싶다. 

섭외도 섭외지만 보는 내내 배꼽을 잡았다가 추억에 잠겼다가 했다. 첫 화면에 조영남,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가 나오자 아내는 "재미없겠다"라고 했지만 5분만에 완전 몰입되어 서로 배꼽이 빠져라 웃게 되었다. 수십년 된 추억 폭로담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막내가 64살인 어르신들의 모임. 또한 그들이 보여준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어릴 적 추억을 불러 일으키며 그 속에 잠기게 만들었다. 난 세시봉 세대가 아니다. 어설프게 70년대 후반에 끼게 되어 80년대에서야 이 아저씨들의 음악을 어렴풋이 듣게 된 정도이다. 집에 전축을 통해 LP로 종종 듣던 송창식, 김세환, 조영남의 노래는 부모님이 즐겨듣고 부르던 노래이기도 했다. 

노래란 이런 것이다. 

산내리 마을을 찾아갔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예술가 마을에 들어선다. 모든 할머니들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고,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고, 방송을 하시는 분은 DJ이다.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고, 이야기하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내가 생각했던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예술은 특정한 사람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재능이 있는 사람만이 이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는 것을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다. 

놀러와를 보면서 또 한번 그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들어 노래를 듣고 감명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다. 있다면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넬라 판타지아와 에니메이션 테마 정도? 갑자기 요청한 노래에 거침없이 즉석해서 나오는 세시봉의 노래는 한없이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하늘이 눈물을 흘린 것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듣고 멍해졌으리라 생각된다. 

모두가 느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노래. 마치 노래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 하였다. 

철이란 이런 것이다. 


60이 훨씬 넘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청춘이었다. 김세환은 아직도 막내였고, 송창식도 조영남의 말에 꼼짝도 못했다. 그리고 조영남은 윤형주에게 꼼짝도 못했다. 그들의 티격 태격 추억 폭로전은 철이 안든 아이들을 보는 것처럼 귀엽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송창식의 한마디는 머리를 띵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자신을 기인이라 하고 철이 안들었다고 하는데 자신은 사회의 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얼마나 길들여지느냐가 철이 든 것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늘 그 기준이 마음에 들지 않기에 염할 때 철이 들까 싶다는 그의 말은 점차 늘 싫은 사회적 기준에 길들여져가 철이 들고 있는 나의 모습에 경종을 울려주는 듯 했다. 

또한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이 철이 든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에게도 철 좀 들라고 일침을 가한 것이 아닐까. 

시란 이런 것이다. 



윤형주는 윤동주 시인의 6촌 동생이라고 한다. 그 말을 하며 조영남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며 서시를 멋드러지게 부른다. 

윤동주는 서시, 자회상, 소년,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주옥같은 시들을 남기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해방을 6개월 앞두고 말이다. 그 시신을 들고 나온 분이 윤형주의 아버지였기에 윤형주는 아버지께 윤동주 형의 시를 노래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다. 시인이었던 윤형주의 아버지는 딱 한마디를 하셨다고 한다. "시도 노래다"

시도 음이 있고 리듬이 있고 하모니가 있는데 네 잘난 작곡 가지고 시를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1400곡의 CM송과 120곡의 가요를 작곡했지만, 윤동주의 시로는 단 한편도 노래로 만들지 못했다고 하자 조영남은 얼굴을 들지 못한다. 

조영남을 꼼짝 못하게 한 윤형주의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시도 노래다"라는 말이 너무도 가슴에 와 닿았다. 

놀러와란 이런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주에 2탄이 남아있다. 너무도 기대되는 놀러와의 세시봉편. 이것은 놀러와였기에 가능한 버라이어티이다. 그리고 이런 프로는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기에 2탄은 무조건 본방사수를 해야 겠다고 다짐을 한다. 놀러와가 롱런하는 이유는 월요일에 적수가 없기도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순수하고 담백한 맛을 담아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야심만만과 미녀들의 수다를 모두 재치고 홀로 살아남아 월요일의 제왕이 된 놀러와. 앞으로 어떤 게스트들이 나올 지 더욱 기대가 된다. 
반응형
반응형
놀러와의 은지원이 어제를 마지막으로 2년간 함께 했던 놀러와를 하차하였다. 은지원은 오랫동안 예능 프로에 나왔지만 특별한 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가 은초딩이란 캐릭터를 확고히 굳히면서 차세대 예능 선두 주자로 발돋움했다. 은초딩이란 캐릭터는 1박 2일을 통해 더욱 굳어졌으며, 1박 2일을 통해 은지원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예능을 파벌로 나누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있지만, 그래도 현재 예능은 유재석과 강호동이 양분해 있는 상황이기에 강라인과 유라인으로 나뉘어져 있다. 노홍철, 하하, 정형돈, 박명수등이 유라인이라면, MC몽, 이수근, 이승기, 김C등은 강라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은지원은 강라인과 유라인 모두에 걸쳐 있었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오랫동안 1인자 자리에 군림하면서 시청자들은 좀 더 다양한 MC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차세대 MC를 꼽자면 정형돈과 은지원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정형돈은 유라인에서 햇님과 달님으로 MC의 자질을 갖춰나가고 있고, 처음에는 웃기지 않는 개그맨으로 심각한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그 컨셉 자체가 캐릭터가 되어 무한도전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결혼 소식과 함께 많은 인맥을 과시한 정형돈은 차세대 MC로서 부족한 점이 없을 정도로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은지원 또한 차세대 MC로 유력한 후보이다. 은지원은 놀러와에서는 유재석에게, 1박 2일에서는 강호동에게 예능을 배우며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시켜 갔다. 방송을 편하게 하는 스타일로, 신정환이나 탁재훈을 연상시키는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강호동을 제압하고, 유재석을 당황케 하는 독특한 발상과 행동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은지원이 놀러와를 하차한 것은 앨범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이지만, 1박 2일을 고수한 것은 유재석을 떠나 강호동에 안착하겠다는 뜻도 될 것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성에서부터 부드러울 유와 강할 강처럼 완전히 반대의 스타일로 진행을 한다. 그 둘에게서 동시에 배운다면 희석되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때문에 지금의 은초딩을 있게 한 1박 2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것이다. 유재석에게는 성실함과 노력을 배우면 될 것이다. 그리고 강호동에게 감각과 센스를 배운다면 은지원은 이제 차세대 MC로 부족함이 없게 될 것이다.


은지원의 특징은 돌발 행동과 아무도 생각지 못하는 창의력이다. 그것은 4차원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게스트의 숨겨진 모습을 찾아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무기이다. 앞으로 앨범 활동을 하고 1박 2일에서 예능을 완벽하게 배운다면 강호동과 유재석을 능가하는 MC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은지원의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며, 가수로서도 시들어져 있는 음반 시장에 활기를 불러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아래에 있는 추천을 한번 눌러주시면 글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RSS를 사용하시면 편하게 구독하실 수도 있답니다 ->
 
반응형
반응형
무한도전 길에 대해 드디어 김태호 PD가 입을 열었다. 그동안 여러차례 무한도전 길 투입에 대한 간단한 의견을 내긴 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캐릭터까지 정해주며 무한도전 내에서 길의 역할을 확실히 하였다. 숫돌 길. 그의 역할은 숫돌인 셈이다. 어쩜 그렇게 비유도 적절히 하는지 지금 무한도전에 나오는 길의 모습을 정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바로 "숫돌"일 것이다.

우선 외모부터 까무잡잡하고 거친 것이 숫돌처럼 생겼다. ^^:; 무딘 칼의 날을 서게 만드는 숫돌은 자신을 희생하여 칼의 날을 바로 서게 만든다. 이런 숫돌의 역할을 길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숫돌 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지 한번 살펴보자.

유재석: 무한도전 내에서 가장 감을 잃지 않고 무한도전을 이끌어온 국민MC. 하지만 김태호 PD의 말처럼 최근들어 캐릭터를 보이지 못하고 진행하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진행하기에도 바쁜 것이라 할 수 있다. 타방송의MC도 여러개 맡고 있는데 무한도전 내에서까지 멤버들이 캐릭터를 잘 잡지 못하고 겉돌자 진행의 묘로 이끌어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자신의 캐릭터를 챙기기에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길이 들어오고 나서는 유재석이 길을 상대로 캐릭터를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역시 길은 희생의 역할이다. 잘 보이지 않게 멀리서, 혹은 카메라 가장자리에서 유재석의 자리를 대신하여 진행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전체적인 리드는 유재석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게임을 할 때나 미션이 주어질 때 길이 우스꽝스런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 간단한 진행을 맡아줌으로 유재석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예전의 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간간히 콤비 플레이도 보여주고 있다.


박명수: 길이 들어옴으로 인해 박명수는 고길동 캐릭터를 확실히 구축하고 있다. 가가멜, 고길동, 톰과 제리의 톰과 같이 못되었지만, 항상 당하고 왠지 동정심이 드는 악한 역할 말이다. 그동안 노홍철이 그 역할을 맡아왔으나 약간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이에 길과 함께 박명수를 공격하고 놀리고, 제압함으로 박명수의 고길동 캐릭터가 완성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길이 유재석 옆에 붙어서 2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모습은 박명수에게 충분한 자극이 될 것 같다. 남 잘되는 꼴을 못봐서 "죽여버릴꺼야!!"를 외치는 박명수의 본능을 이끌어내고 있는 백만안티 이간 길은 박명수의 날을 서게 해주는 숫돌 길인 셈이다.

노홍철:
길과 노홍철, 유재석은 놀러와에서 이미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사이이다. 놀러와에서도 같이 있긴 해도 서로 반대편에 앉아 캐릭터에 큰 충돌없이 지내온 그들은 무한도전에서도 별 충돌없이 잘 지내고 있다. 길이 노홍철의 날을 서게 만들어주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요즘 감을 확실하게 잡은 노홍철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이제 노홍철이 장윤정의 열애를 인정하고 나섰으니 이간길에게 좋은 소스를 준 셈인 것 같다 .


정형돈: 길과 동갑인 정형돈은 정준하에 이어 뚱보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웃기는 것 빼고 다 잘 하는 정형돈은 노홍철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뚱보 브라더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 뚱보 브라더스에 길이 합류함에 따라 무한도전 내에 새로운 대립구도를 보여주게 되었다.

정준하: 길의 투입으로 가장 큰 덕을 본 것은 정준하이다. 처음에는 정준하가 빠지고 길이 투입되는 줄 알았으나 왜 정준하가 그렇게 길을 챙겼는지 알 것 같았다. 길의 투입은 정준하의 안티를 그대로 길이 흡수함과 동시에 두 비호감 캐릭터가 같이 다님으로 상대적 호감 효과를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둘 다 비호감이긴 하지만, 누가 더 비호감이냐고 묻는다면 무한도전에 이제 갓 들어온 길을 꼽을 것이다. 얼마전에 쓴 글에서도 (2009/04/26 - [채널1 : 예능] - 정준하와 길, 무한도전에 누가 더 나을까?) 댓글을 보면 정준하에 대한 호감적인 내용이 다수이다. 이는 정준하가 아무래도 오랫동안 무한도전에 나왔고, 여러 사고를 치긴 했지만, 그래도 미운 정이라는 것이 생겨서 나온 동정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길이 들어옴으로 인해 정준하는 상대적으로 길보다 호감인 캐릭터가 되었고, 길은 정준하가 먹을 욕까지 더블로 먹게 됨으로 숫돌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전진: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길이 웃기고, 전진은 안웃기다, 길은 군대 갔다 왔고, 전진은 안 갔다왔다는 등 길과 전진의 자리싸움은 온라인상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길도, 전진도 하차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보여준 모습으로 보았을 때는 그렇다. 웃기지도 않고, 비호감에다 사고만 치는 눈치없는 정준하도 안고 가는데 웃기는 것 빼고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전진을 내칠리 없다.

다만 전진에게 길은 상당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일인지 전진의 모습이 최근들어 매우 무기력해 보인다. 궁 특집에서도 무관의 옷을 입지 않은 채 혼자만 평상복을 입었고, 미션을 전달받고 갈 때도 어떻게 할 지 몰라서 노홍철이나 정준하를 기다렸다가 그들을 따라 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최근에 잔병도 치르고, 안좋은 일들도 계속 일어나는 것이 개인적인 일이 있는 것 같이 보였지만, 무한도전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이럴 때 길의 투입은 전진 팬들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승부욕 강한 전진에게 더 큰 자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길이 개그맨도 아니고 전진과 같은 가수인데 외모로 보나 무엇으로보나 길보다 못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슬럼프라면 길을 통한 자극이 전진의 날을 세워 줄 지도 모른다.

정말 멤버 한명씩 살펴보면 길이 왜 숫돌인지 알 것만 같다. 그 비유가 너무도 적절하여 길의 캐릭터를 염두한 말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숫돌 길. 왠지 어울리지 않는가? 일부 무도 팬들은 길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겠다는 극단적인 협박을 하기도 한다. 얼마나 싫었으면 그러겠는가 싶지만, 김태호PD까지 나선 마당에 무도팬이라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무도를 즐기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따져보면 길이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무한도전에 피해를 준 적도 없다. 그냥 이미지가 비호감이고 그동안 해온 행동들이 너무 아닌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무한도전의 정준하는 예전에 퇴출되었어야 했다. 박명수도 마찬가지다. 전진 하차에 대한 이야기도 정형돈을 보면 들어가게 된다. 웃기지 않는 개그맨도 무한도전에서는 잡고 있는데, 웃기지 않는 가수는 더 잡아두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한 공익간 하하도 기다리는 마당에 전진을 기다리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누가 누가 하차한다더라라는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김태호 PD의 말처럼 무한도전에 멤버는 8명일수도, 9명일수도 있다. 또한 새로 투입되는 멤버가 호감일수도, 비호감일수도 있다. 어떤 재료를 넣건 무한도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김태호PD의 자신감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좋은 칼이라도 무뎌지면 요리를 하기 힘들다. 무한도전은 칼의 날을 세워줄 숫돌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고, 길은 숫돌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길이 앞으로 안티를 잘 견뎌낸다면 무한도전과 길은 서로 상생할 수 있을 것 같다. 무한도전 길의 활약을 한번 기대해본다.

반응형
반응형
월요일 저녁의 예능 프로그램은 주말 예능 못지 않은 치열한 접전이 일어나는 시간대이다. 놀러와, 야심만만, 미녀들의 수다가 동시간대에 방영되기 때문인데, 이는 월요일에 하는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녀들의 수다는 캐서린 문제와 여러 안 좋은 이슈들이 겹쳐서 별 다른 시도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눈에 띄는 것은 게스트의 변화인데,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투입함으로 신선함을 유지하려 하나 내용적인 면에서 진부한 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눈에 띄었던 프로그램은 놀러와 그리고 야심만만이었다. 놀러와에서는 스카이웨이(sky+way) 꽁트를 선보였다. 이하늘과 길이 함께 골방토크 전에 꽁트를 하는 것으로 여러번 시도는 되었었지만,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코너를 맡긴 듯 하다. 개그맨들도 웃을 수 밖에 없었던 슈퍼맨 복장으로 했던 꽁트는 매우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최근 길이 무한도전에 나옴으로 이미지가 개선되어가고 있는데다가 이하늘 또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몸 던져 웃기는 법에 대해 배워가고 있는 중이기에 스카이웨이는 토크만 있었던 놀러와에 새로운 재미를 가져다 주고 있다. 놀러와의 경우는 계속 앉아서 이야기만 하는 토크쇼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해질 수 있다. 하지만 스카이웨이가 투입됨으로 다소 민망할 정도의 몸개그로 중간 중간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가수가 몸개그로 개그맨을 웃기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라인으로 굳어진 이하늘과 길은 정말 몸을 던져 개그를 시도하고 있고 앞으로 캐릭터화를 시킨다면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웃겼던 장면은 슈퍼맨 복장으로 길과 하늘이 싸우다가 이하늘의 가발이 벗겨지자 길이 이하늘의 민머리를 사정없이 때리는 장면이었다. 이들이 옛날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쌍라이트" 캐릭터를 다시 재연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반면 야심만만은 전체적인 포맷을 바꾸어버렸다. 약간 아쉬운 것은 이제 막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데 다시 포맷을 새롭게 바꾸었다는 점이다. 저번 주 야심만만은 간만에 정말 최고로 웃겼었는데, 이번 주에는 새로운 포맷이 어색하기만 했다.

유치장(유머가 판치는 장)이라는 컨셉으로 새롭게 바뀐 야심만만은 모든 멤버가 캐릭터를 가지고 유치장에서 웃겨야 탈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올킬로 시작했다가 버스 차표를 얻는 컨셉에서 유치장으로 바뀐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과감히 하는 야심만만의 도전 정신에는 박수를 쳐 주고 싶지만, 2% 부족한 변화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치장은 처음 시작해서 그런 지 매우 어색했다. 심지어 MC들까지 어색한 모습이 역력했다. 모든 코너가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 그런지 더욱 어색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도 흐름이 끊겨서 묻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더 아쉽게 생각이 드는 것은 저번 주에는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버스 차표 컨셉에 적응이 되어 토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는데 유치장 컨셉에 또 다시 적응해야 하니 참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바뀐 것이 유치장 컨셉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유치장에서 딱히 뽑아낼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웃기지 않으면 탈출할 수 없다는 내용인데 탈출할만한 매리트가 없다. 녹화 끝날 때까지 유치장 안에 있어야 하니 그저 구색에 불과할 뿐이다. 버스 차표였을 때도 그저 버스표를 얻는다는 형식적인 모습에 불과했지만, 유치장은 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장을 택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변화를 시도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변화를 시도하려 했다면 좀 더 파격적이고 의미있는 변화가 필요했는데 어정쩡한 변화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야심만만 역시 토크쇼이기 때문에 컨셉보다는 토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컨셉이 다시 바뀌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새롭게 바뀐 컨셉에 집중하게 되지만, 익숙해지면 다시 그 내용물인 토크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지금의 유치장 컨셉을 그저 구색용으로 놔 둘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신선한 웃음을 주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현재는 야심만만2인데, 야심만만1의 인기 요소를 좀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야심만만1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저번 주에 나왔던 라디오 진행자들의 말에 의하면 야심만만이 끝날 때까지는 사연이 오지 않아 조마조마했다고 한다. 만명에게 물어본 야심만만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예능인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CG를 이용하여 중간에 얼굴이 커지는 부분은 남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려운 기술이라 듣긴 했는데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지럽기만 하다. 갑자기 얼굴이 커지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야심만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야심만만2이니 만큼 만명을 잘 활용하여 시청자들과 소통하여 공감대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야심만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엔 훈방이지만 다음엔 선방을 날리는 야심만만이 되길 기대해본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