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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와 김국진이 야심차게 MBC에서 KBS로 와서 맡은 첫번째 프로그램이다. 이제 세번째 미션을 수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는 못한 것 같다. 이외수를 내세웠던 것도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매주 맨토가 달라지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왕비호와 김성민은 다른 프로그램 때문에 교대로 나오더니 이번엔 이정진이 촬영으로 인해 먼저 가기도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며 자리를 못잡고 있지만, 남자의 자격이 발견한 예능 새내기가 있으니 바로 김성민과 김태원이다.

이승기 + 정준하 = 김성민



김성민의 캐릭터는 매우 독특하다. 잘 생긴 외모에 반듯한 이미지인 그는 바른 생활 사나이로 이승기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게다가 알 수 없는 자신감에 눈치 없는 모습은 정준하를 능가한다. 의욕은 충만하지만, 다른 멤버들에게는 민폐 끼치는 김성민은 희안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호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호감도 아닌 희안한 캐릭터의 김성민은 금연 미션에서도 담배를 피지 않아 다른 멤버들을 약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담배를 피지 않는 모습은 바른 생활 청년의 느낌이지만, 다른 멤버들을 놀리며 깐족되는 모습은 눈치없는 민폐형 캐릭터이다.

이번 군대 미션에서도 다들 해병대에 가기 싫어했는데, 유일하게 김성민만 해병대에 가보는게 소원이었다며 고문관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리얼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힘들 정도로 해병대에서 해병보다 더 해병 정신으로 촬영했던 김성민은 참호 격투, 헬기 레펠, 무적도까지 완벽하게 해내면서 성실하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눈치없이 이경규에게 엉기고, 남들이 싫어하는 것만 골라서 하는 모습은 무한도전 속의 정준하를 떠오르게 했다.

김성민이 어떠한 캐릭터로 성장할 지 매우 기대가 된다. 아마도 호감형 캐릭터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김성민이 아무리 눈치 없고 답답한 행동을 해도 그의 열정적이고 긍정적이며 의욕적인 모습은 미워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윤석을 넘어선 김태원




김성민과 함께 특이한 캐릭터를 잡은 멤버는 바로 김태원이다. 록커 김태원에서 이제는 환자 김태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김태원은 제 2의 전성기라도 맞이한 듯 여러 예능을 섭렵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에까지 나왔으니 김태원의 주가는 날로 오르는 중인 것 같다.

김태원의 캐릭터는 이윤석과 겹쳤었다. 국민약골 이윤석은 큰 키에도 불구하고 항상 비리 비리한 것이 김태원의 허약한 모습과 매우 비슷했다. 게다가 이윤석은 웬만해서는 붙기 힘든 "국민"이란 단어를 단 대표 약골로 캐릭터를 이미 잡았기 때문에 김태원이 그와 캐릭터가 겹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김태원은 약골을 넘어선 환자, 시체의 캐릭터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김태원의 입담도 재미있지만, 그의 환자 캐릭터는 정말 웃기다. 누가 보아도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의 뛰는 모습인데 그는 태어나서 가장 빨리 뛰는 것이라 한다. 하루에 3끼를 먹어본 적도 처음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처음이고, 모든 것이 처음이란다. 정말 누가보아도 안쓰럽기 짝이 없다.

해병대에서도 모든 활동에서 거의 열외되다시피 하고, 환자를 넘어선 시체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의 캐릭터가 재미있는 것은 아마 것도 안하는 모습이 아니라 정말 할 수 없는 모습인데 억지로 하는 행동이다. 구보를 할 때도 한바퀴 돌고 쉬고 있다가 다시 한바퀴 돌고 오는 대열에 합류하려 하다 교관에 의해 제일 선두에 서게 되는 모습이나, 무적도를 할 때도 이윤석을 넘어뜨릴 힘이 없어 이윤석이 저절로 넘어진 후 알아서 팔을 김태원 다리에 끼니 후 암바를 만들어 주는 장면은 김태원의 환자 캐릭터가 아니면 나오기 힘든 장면이었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서 김태원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또한 그렇게 할 수록 사람들의 동정과 인기를 동시에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캐릭터일 뿐 실제로 그러한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김태원은 국민약골보다 더 재미있는 국민시체, 국민 환자 캐릭터이다.

모든 지 열심히 하는 김성민과 모든 지 기력이 없는 김태원의 상반된 모습이 남자의 자격이 발견한 새로운 보배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이 둘이 이경규와 김국진의 힘을 얻어 어떻게 발전할 지 매우 기대가 된다. 김성민의 말처럼 이경규는 이제 김성민과 연관 검색어에 뜰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다음 주에는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돌보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정말 탁월한 아이템 선정이 아닐 수 없다. 김국진과 이경규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김국진과 이경규는 아이들에게 특히 강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김국진은 어린이 프로그램에 많이 나왔었고, 이경규 또한 예림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을 다루는데 능숙하다. 또한 아이들을 통해 웃음을 끌어내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이 나오면 "리얼"이란 부분이 확 살게 된다. 순수한 아이들은 결코 "각본"에 의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예측불허의 아이들과 함께 리얼한 모습을 살릴 남자의 자격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웃음이 나온다. 거기에 의욕 넘치는 엄마 김성민과 기력 없는 엄마 김태원이 가미되면 큰 웃음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의 자격에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편집 부분이다. 효과음을 너무 많이 집어넣어 집중도를 떨어지게 만들고, 리플레이를 반복함으로 긴장감보다는 짜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러 형태의 편집은 어지럽기까지 할 정도이다. 자막의 남발도 산만함을 증가시킨다. 아직은 초기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는 것 같지만, 편집 부분에서 안정화가 된다면 지금의 인기에 박차를 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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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의 대박 예감이 든다. 획기적인 아이템과 리얼한 컨셉으로 큰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이뤄야 할 101가지 이야기로 매주 미션을 이어나가는 형식의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의 말처럼 한 주에 한개씩 미션을 해도 2년은 유지되는 장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많다. 지금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앞으로 여느 유명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방송의 미션은 금연이었다. 흡연자들이라면 그 고통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금연 미션은 흡연자였던 나 또한 큰 공감을 할 수 있었고, 그 고통을 알기에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다음 번 미션은 군대이다. 다시 군대에 입대하는 꿈은 예비군들이 꾸는 베스트 악몽 중에 하나이다. 지나고나면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 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시 가라고 하면 절대로 가기 싫은 곳인 군대에 다시 입대하게 되는 '남자의 자격'멤버들은 해병대 체험을 하게 된다. 금연 미션 못지 않은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라인업과 간다투어로 이경규의 이미지는 실추하기 시작하고, 명랑히어로에서 편법 승차로 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으며 최악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지금도 그 때 형성된 안티팬들이 이경규에 대한 불편한 댓글들을 남기곤 한다. 하지만 예능의 역사인 이경규는 그의 말과 같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통해 감을 잡기 시작하더니, '남자의 자격'을 통해 완전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금연 미션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경규는 17년간 담배를 2갑 이상 피워온 골초(heavy smoker)이다. 그에게 24시간 금연이란 정말 힘든 미션이었을 것이다. 많은 유혹이 있긴 했지만, 끝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금연의 의지를 내비치었다.


이는 이윤석의 행동과는 대조적으로 비춰지며 더욱 부각되었다. 솔직히 이윤석의 행동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금연이 매우 힘들긴 하지만, 몰래 도망치고, 숨어서 담배를 피는 모습은 매우 안타까웠다. 물론 한번도 물에 들어간 사람이 없기에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 희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션이 종료되고 난 후 바로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모습은 실망에 쐐기를 박아주었다. 이윤석의 그간 이미지는 성실하고, 박사 학위의 교수님에, 한의사 부인까지 둔 좋은 이미지였지만, 이번 금연 미션을 통해 골초였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24시간 금연의 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한 불성실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게다가 의외로 가부장적인 모습은 그간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이윤석이 실망을 주는 사이, 이경규는 반대로 감동을 주고,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담배의 유혹이 매우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타 불을 거의 가까이 붙이다가 스스로 제어하는 모습은 그의 의지가 강함을 보여주었고, 여러 이상 증상들은 매우 리얼했으며, 그런 금단 현상들이 그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미션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예상치 못한 멘트를 하게 된다.

여기선 안 필 것 같애. 자존심 때문에. 차를 타고 가면서 분명히 담배를 붙잡을 것 같애. 붙잡으면서 예전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턱 물었을텐데, 이번에는 좀 떨림이 있을 것 같애. 내가 금연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한 모금 땡기는 걸로 끝을 본다는거지

그리고 미션이 끝나고나서 그는 정말로 담배를 태우지 않았다. 이윤석과 김태원이 쑥 나가서 담배를 피울 때 이경규는 끝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방송이 끝날 때까지 금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담배를 피웠을지, 아니면 지금도 금연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방송에서도 금연을 한다고하는 했지만, 확정적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고 계속 왔다 갔다하며 여지를 남겨두는 모습은 흡연자로서 매우 공감되는 행동이었다. 생각만해도 정말 힘든 일이다. 차라리 안 먹고, 안 자는 것이 낫지 담배를 끊으라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술이나, 커피, 자장면, 삼겹살 등을 먹기라도 하면 얼마나 담배 생각이 간절해질까.

하지만 이번 금연 미션은 오히려 이경규에게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역전의 기회 말이다. 이경규의 최대 단점은 지금의 이미지이다. 불성실하고, 사람들을 막대하고, 기회주의적인 이미지, 짜증이 가득한 그의 이미지는 최악의 이미지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예능 감각만큼은 최고이고, 강호동을 키워낸 스승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천진함이 있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그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바로 이런 이미지를 희석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예능감은 그래도 있고, 이미지를 희석시킬수록 그의 진가는 더욱 발휘가 된다.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주었던 이번 금연 미션에 대한 그의 태도는 이윤석과 확실히 대조됨으로 새로운 이미지 구축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금연은 정말 어렵고, 누구도 강요할 수 없을만큼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행동이다. 금연을 하면 이경규가 잃는 것은 단 하나이다. 바로 담배에 대한 간절함 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가 얻을 것은 수도 없이 많다. 가족의 사랑, 특히 예림이가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자신의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다른 후배들에게 본이 될 수도 있다. 금연 홍보대사로 나올 수도 있고, 금연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담배값을 줄여서 영화를 하나 더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고, 전국민이 다 아는 이상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을 들을 수도 있다. 많은 흡연자들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뿐더러 공익적으로도 공인으로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이외에도 그가 얻을 것은 수도 없이 많다.

'남자의 자격'의 금연 미션을 통해 정말로 금연을 한다면 이처럼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을까? '남자의 자격' 또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좋은 이미지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인기의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경규가 금연을 한다면 '남자의 자격'이 롱런할 수 있는 이유도 하나 더 생긴다. 더불어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도 흡연자 부모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 줄 수도 있고, 아이들을 대하는 금연한 그의 이미지는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그의 의지력과 약속에 대한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물론 내가 강요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그리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경규에게 이번 기회는 두번 다시 안 올 절호의 기회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담배를 끊는게 보통 힘든 일인가? 담배를 다시 핀다고 해도 아무도 무어라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담배를 확실히 끊는다면 수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았던 명언이 생각난다. 사르트르의 명언인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라는 말이 말이다. 지금은 최고의 선택을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경규 아저씨가 금연 약속을 꼭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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