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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버라이어티. 바로 무한도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방송을 보기 전에 미리 웃음과 눈물을 준비하고 보게 된 이번 무한도전 WM7은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목을 메이게 만들었다. 제1 경기와 제 2 경기를 한 무한도전 WM7. 그간 많은 말 못할 고충을 당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WM7은 이번 경기로 일말의 논란 가능성도 없게 만들어 버렸다.

손스타에 대한 자질 문제, 멤버들에 대한 안전 문제, 여러 이해 관계로 인한 서로의 의견 차이, 프로레스링 협회와의 트러블등 여러 말들이 많았지만, 이젠 그 입 모두 셧다마우스가 되어버렸다. 무한도전의 WM7의 제 1,2경기가 보여준 가슴 뭉클하면서 진정한 버라이어티의 건강한 웃음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다.

웃음과 고통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큰 것이 있기 위해서는 작은 것이 존재해야 한다. 뚱뚱한 것이 있으려면 홀쭉한 것이 있어야 하며, 부자가 있으려면 가난한 자가 있어야 한다. 상대적인 세상에서 가치 판단의 기준은 2개가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더 큰 무언가가 있기 위해서는 더 작은 무언가가 있어야 하듯, 큰 웃음은 큰 고통이 수반되나 보다.

사람들은 열광한다. 정준하에게 반칙을 하는 박명수를 향해 박수치며 좋아한다. 박명수의 절묘한 타이밍은 정준하의 급소를 강타하고, 연달아 정형돈의 족발당수가 정준하에게 먹히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합과 열정이 넘치는 무대, 열심히 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그들이 준비한 무대를 한껏 즐긴다. 남녀노소 모두 그런 기대와 마음으로 장충체육관에 모인 것일테니 말이다.

멤버들은 우려한다. 정준하가 기술을 쓸 때나 당할 때마다 모니터를 보며 혹시나 다치지는 않았을까 걱정한다. 정형돈의 족발당수가 성공했을 때 넘어지는 정형돈과 정준하를 동시에 걱정하기 시작한다. 완벽한 합과 열정이 넘치는 무대이고,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이 되어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지만, 링 안에 있는 멤버들은 극한의 고통을 참고 있고, 그 마음을 아는 링 밖의 멤버들은 극한의 두려움을 참고 있었다.

최고의 웃음이 있기 위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고통이 있어야 했다. 최고의 고통이 있었기에 최고의 웃음이 있었던 것인지 그 순서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 주었고, 가벼운 인스턴트 웃음 혹은 억지로 웃게 만드는 짜낸 웃음이 아니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지금껏 단 한번도 그렇게 웃어본 적이 없을 정도의 경지로까지 이끈 이 웃음은 내 생애 최고의 웃음이었다.

연예인 그리고 공백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받는 연예인. 가수 싸이가 열창한 연예인의 가사가 인상적이었다. 흥겨운 리듬 속에서 환호화는 사람들과 싸이의 모습이 나온다.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해 줄게요"

라는 가사가 나오고 모든 음향이 사라진다. 집안이 갑자기 조용해지며 오로지 한 곳만 집중하게 된다.

정형돈의 모습이 나온다. 어지럼증 끝에 토하며 힘들어하는 정형돈의 모습...

"연기와 노래 코메디까지 다 해줄게"

싸이의 노래가 다시 흥겹게 나오고 또 다시 적막이 흐른다. 그리고 정준하의 모습이 나온다. 끊어질 듯한 허리 통증을 참고 있는 정준하의 일그러진 모습 말이다.

연예인이란 누군가를 항상 즐겁게 해 주기 위해 하이라이트를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동그란 하이라이트에서 한발짝만 벗어나면 칠흙같이 어두운 암흑이 펼쳐진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동굴 속 어두움 같이 한줄기 빛도 없는 암흑은 그 하이라이트를 더욱 밝게 만들어준다.

무한도전 멤버들에 집중된 하이라이트 이면에 그런 어두움과 어려움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만약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닌 그냥 코메디 프로그램이었다면 아마도 우린 WM7에서 연예인들이 프로레스링하는 것만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무한도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프로레스링을 코메디로 폄하하고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행간, 즉 공백을 보여주었다. 숨돌릴 틈 조차 없이 휙휙 지나가버리는 장면들 사이에 공백을 넣었다. 그냥 보면 휙휙 지나쳐버릴 행간을 조용히 음미하고 사고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하이라이트 밖의 어둠을 보여준다. 그 어둠은 두려움, 아픔, 고통, 쓰라림, 슬픔, 좌절, 공포등이었다. 그 모든 감정들은 "괜찮아"로 함축되어 나오게 되고, 그래서 그들은 링 밖에서 계속 "괜찮아"를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감히 웃음을...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누군가는 말한다. '그깟 웃음'이라고... 웃으면 복이 와요.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 등등 웃음에 대한 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웃음은 흔히 쉽게 누구나 웃을 수 있는 것들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웃음은 쉽지 않다. 하루에 우리는 얼마나 웃고 살까? 웃는 것보다 찡그리고 화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웃음은 값비싼 것이다. 그래서 웃으면 복이 오고, 웃으면 건강해지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웃음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면역력이 높아지고, 증명할 수 없는 수많은 기적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웃음을 주는 사람들은 천사가 아닐까 싶다.

타이틀 매치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다음 주 무한도전은 미리 손수건을 준비해야 겠다. 도저히 타이틀 매치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젠 멤버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모두 그들의 화려한 포퍼먼스와 유쾌한 웃음 속에 들어 있는 어두운 고통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면서 "와~! 잘한다" ," 와하하!! 정말 웃기다!"라고 말하지만, 가슴 속에는 뭉클한 감정이 북박쳐 오른다.

무한도전 WM7을 위해 가장 많은 수고를 한 손스타. 그리고 무한도전 멤버들의 리더이자 배려심 많기로 유명한 유재석, 의사도 말린 허리 통증을 참고 경기에 오른 정준하,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토하며 얼굴까지 창백해진 정형돈.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멤버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경기가 끝난 후 유재석의 눈물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시리다. 과연 그 경기를 볼 수 있을까...

무한도전을 위해 우리가 할 일



사진 출처: MBC 무한도전

그들은 왜 그런 고통과 두려움과 아픔을 감수하고 이를 악물고 링에 올라 프로레슬링을 보여줄까? 그 날의 환경은 더욱 안 좋았다. 프로레슬링 협회에서 보이콧을 선언하고, 경기 당일 온갖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단 한번의 실수가 1년간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데도 그들은 아픔을 뒤로하고 링으로 올랐다.

그건 시청자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시청자에게 웃음을 보여주어야 하는 그들의 의지는 그렇게 보여진 셈이다. 그리고 그 약속은 지켜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바로 열심히 웃고 즐기는 것이다. 무한도전을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이 보여주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웃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삶에서 누군가에게 그런 웃음을 주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는 것이 무한도전이 진정 원하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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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프로레스링 특집 WM7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무한도전 속의 또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느껴졌던 WM7은 장기 프로젝트인만큼 오랫동안 방송이 되고 있다. 그리고 8월 4일에 있었던 WM7 경기표가 47초만에 매진이 되는 기염을 토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8월 19일에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무한도전 WM7 경기로 인해 아마도 최대 2주 정도는 더 WM7 특집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번 WM7 특집은 다른 장기 프로젝트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5월에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을 지도 모른다. 무한도전에서 실패란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지만, 이번에 실패를 했다면 의미가 좀 달랐을 것 같다.

손스타


프로레스링을 코치해 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서 찾게 된 손스타. 손스타는 무한도전 멤버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그맨도 아닌 채리필터의 드러머이다. 낮에는 음악을, 밤에는 프로레스링을 하는 그는 프로레스링을 하기 위해 남들보다 수십배는 더 열심히 노력했음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실제로 경기에도 출전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손스타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요청에 의해 그들의 코치가 되어 가르치기로 하였다.

1년 전부터 준비한 이번 프로젝트. 하지만 그들에겐 열정도, 노력도 없었다. 1년이 지나도 매번 처음처럼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가르치는 손스타에겐 힘빠지게 만드는 요인이었을 것이다. 사정 사정 부탁해서 가르쳐 주기로 했는데, 전혀 배울 생각은 없고, 대충 방송 분량만 빼다가 후회하는 척하고 말로만 때우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한심하고 자신이 왜 그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어이없어 했을 것 같다.

손스타는 매번 무한도전 멤버들을 만날 때마다 연습이 안된 그들을 보며 쓴소리도 하고 다음 시간까지는 꼭 연습을 해 오라 하지만 1년 동안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에 거의 포기한 상태에 다다른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무한도전은 나 혼자 하나?"라고 했을까...

유재석


그는 역시 프로였다. 가장 큰 발전을 한 멤버는 유재석이었다. 유재석과 정형돈의 연습경기는 거의 실전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손스타 역시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위해서는 모든 멤버가 하나가 되어 실력 향상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혼자만 도전에 성공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5월로 예정되었던 대회가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손스타를 대신하여 멤버들에게 정색하며 꾸짖는다. 손스타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며 정색을 한 유재석. 유재석이 정색하며 화를 낸 적은 무한도전 내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손스타에게 미안해서 리더로서 멤버들에게 쓴소리를 한 것이었겠지만, 그 안에 진심이 느껴졌다.

매번 호통만 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던 박명수가 착한 일 하나만 해도 그 효과가 만점이듯, 항상 웃고, 배려하던 유재석이 정색하며 화를 내니 그 효과도 만점이었다. 유재석으로서는 최후의 수단이었던 것 같다.

달라진 멤버


불행 중 다행은 5월에 MBC파업이 있어서 경기가 무기한 연기가 되었고, 방송이 되지 않는 가운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하였다. 부상을 당하며 두려움을 이겨내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무한도전 멤버들을 보니 그제서야 내가 지금 무한도전을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들은 달라졌고, 이제 경기를 치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다워야 한다. 유재석의 쓴소리 전에는 무한도전답지 못했다. 무한도전다운 것은 무엇일까? 누구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던 것들을 하나씩 연습하고 노력하며 이루어나가는 열정과 성실함, 그로 인한 성장과 도전이 아름답고, 즐겁다. 힘들게 연습했기에 그들이 눈물을 흘릴 때 같이 눈물을 흘릴 수 있었고, 웃을 때 같이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프로레스링은 분명 위험하고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무섭고 두려울 수 있다. 특히 몸이 재산인 연예인에겐 더 더욱 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몸을 사리고 도전하는 척만 하는 바엔 그냥 다른 토크쇼에나 나가는 게 나을 것이다.

이번 WM7 프로젝트는 손스타가 만들었고, 유재석이 살렸다. 이번 특집을 보며 느낀 것은 무한도전이 가장 위험한 때는 현실에 안주하고 도전하지 않을 때, 혹은 도전하는 척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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