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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어촌편 4회가 마쳤다. 1회 시청률 9.8%, 2회 시청률 10.4%, 3회 시청률 11.3%, 4회 시청률 12.8%이다. 최고 시청률은 1회가 11.9%, 2회가 14.2%, 3회가 14.1%, 4회가 14.7%였다. 정글의 법칙이 12.7%이고, 용감한 가족이 6.1%이고, 심지어 무한도전이 13.7%이니 삼시세끼 어촌편의 시청률은 깡패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더 재미있는 점은 1회부터 4회까지가 장근석이 나온 편이라는 것이다. 삼시세끼의 원래 멤버는 차승원, 유해진 그리고 장근석이었다. 하지만 1회~4회까지의 분량을 다 찍어 놓은 후 장근석은 불미스런 일로 하차를 하게 되었고, 삼시세끼는 장근석의 머리카락 하나도 내보내지 않고 기존에 촬영했던 것을 재편집했다. 





마술에 가까운 편집을 보여준 삼시세끼 제작진은 재편집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4회까지 12.8%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본격적인 삼시세끼의 실력은 5회부터 나오게 된다는 것이 더욱 떨리고 기대되는 점이다. 손호준이 정식 멤버로 투입이 되고 첫번째 가는 만재도 이야기. 그리고 그 첫 게스트는 쓰레기 정우이다. 삼시세끼팀이 예전부터 잘하던 마케팅도 그동안 제대로 못했다. 4회까지는 손호준이 정식으로 들어온 상태가 아닌 상태였으니 제대로 마케팅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5회부터는 완전체가 되는 삼시세끼. 정말 이를 갈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벌이의 투입 때문이었다. 삼시세끼 인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산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산체를 능가할 귀여움을 보여줄 새로운 캐릭터 벌이의 등장은 삼시세끼 안에 애니멀즈를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것도 강아지와는 라이벌인 고양이를 투입했다. 반려동물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강아지와 고양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쪽에 편향되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간 산체를 통해 애견인을 공략했다면, 이번엔 벌이를 통해 애묘인도 공략하고 있다. 애견인이건 애묘인이건 동물은 사람의 마음을 바로 무장해제시켜 버리는 마력이 있다. 벌이가 손을 들고 얼굴을 빼꼼 내미는 순간 시선은 압도 당했고, 마음은 이미 벌이에게 빼앗겼다. 


삼시세끼의 큰 축은 엄마 차승원, 아빠 유해진, 아들 손호준으로 그려지는 가족 컨셉과 번외로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인 것 같다. 이는 두 프로그램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나는 용감한 가족이고, 또 하나는 애니멀즈다. 용감한 가족은 가족 설정을 하고 캄보디아로 들어가서 실제 리얼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고, 애니멀즈는 동물들을 앞세워서 동물과의 캐미를 그려내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점이라면 용감한 가족은 처음부터 엄마, 아빠, 아들, 딸 역할을 정해놓고 멤버들은 그 역할에 맞게 행동을 했다는 점이고,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끼리 역할을 분담했던 것을 편집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컨셉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애니멀즈 또한 동물들과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설정을 두고 같이 생활하면서 나오는 애피소드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반면, 삼시세끼는 그냥 멤버들이 산체와 벌이와 놀거나 아니면 산체와 벌이가 노는 장면을 관찰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삼시세끼가 1회~4회에서 보여준 장근석 삭제 마술은 삼시세끼 자체가 연출력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산체와 벌이 그리고 손호준의 삼각관계는 손호준이 의도와 상관없이 제작진들이 알아서 편집의 마술로 그려낼 것이며 손호준의 이미지 또한 삼시세끼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보면 얼마나 제작진이 장근석에 대해서 속상했는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겹치기 출연까지 감수하면서 고정이 된 손호준에 대한 고마움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손호준에게 거의 몰빵을 해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삼시세끼의 마스코트인 산체와 벌이. 기존 삼시세끼 농촌편에서도 잭슨과 이서진의 캐미를 보여주며 이서진의 캐릭터를 더욱 견고하게 해 주었다. 이서진만 바라보는 서진바라기 잭슨을 만들어 냄으로 이서진의 까칠한 모습 속에 숨겨진 부드러운 매력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이번 어촌편에서는 손호준에게 그 상을 줄 모양인가보다. 산체와의 캐미만이 아니라 산체와 벌이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나쁜 남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김치와 짬뽕등 웬만한 요리는 물론 캐찹까지 만드는 차승원의 완벽함과 그 완벽함에 나사 하나를 풀어주는 유해진,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윤활류 역할을 해 주는 손호준, 더불어 귀요미 마스코트 산체와 벌이까지. 삼시세끼의 완전체는 더욱 막강한 라인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손호준이 투입되고 난 후 첫번째 게스트인 정우 역시 손호준을 배려한 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원래부터 섭외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정우가 나온다는 이야기는 결국 손호준과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예고편에서도 투샷이 유독 많이 잡혔다. 성격도 많이 다른 것 같은 정우와 손호준의 캐미 또한 5회에서 기대되는 점이다. 


처음부터 손호준이 고정 멤버였던 것처럼 만든 삼시세끼. 손호준이 벌이와 산체와의 삼각관계를 통해 어떻게 삼시세끼의 영웅으로 거듭날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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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가 끝났다. 결국 남편인 김재준은 칠봉이가 아닌 쓰레기로 밝혀졌고, 닉네임으로만 불렸던 모든 하숙생들의 이름도 밝혀졌다. 수많은 예측과 추측들이 나왔던 응답하라 1994. 이런 드라마는 이전에 없었던 장르의 드라마이다. 추리 소설처럼 매 회마다 단서들이 나오고, 그 단서를 퍼즐처럼 맞춰가며 남편이 누구일지 맞춰가며 보는 그런 드라마 말이다. 응답하라 1994는 남편 찾기 드라마로 많은 이슈와 궁금증을 유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드라마에 큰 획을 그을 몇가지 메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크게 3가지로 나누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콘텐츠가 갑이다.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은 아무리 아이돌이 나오고, 막장으로 스토리를 쓴다고 해도, 변함없는 것은 콘텐츠가 좋으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는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했음에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 역사에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시청률이며, 공중파 시청률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이다. 공중파에서 했다면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채널 브랜드보다는 프로그램 브랜드가 더 중요해진 시기가 된 것 같다. 이번에는 MBC는 드라마, KBS는 예능이라는 채널별 브랜딩이 있었다면, 이제는 응답하라 1994, 별에서 온 그대, 꽃보다 누나같은 프로그램별 브랜딩이 되고 있고, 작가, 감독등의 네임벨류도 많이 높아졌다. 현재는 공중파, 케이블, 종편으로 채널들이 나뉘어져 있지만, 채널의 의미보다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더 중요해질 것이고, 꼭 방송 채널을 통하지 않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오게 될 것 같다. 


유투브에서는 생방송 서비스도 시작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방송을 유투브로만 하는 채널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삼성 블로그에서 무한동력이라는 SNS드라마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점점 채널보다는 콘텐츠 위주로 방송이 나아가고 있고, 이런 것을 증명해준 것이 응답하라 1994가 아닌가 싶다. 콘텐츠가 좋다면 그것이 케이블이건, 공중파이건, 유투브이건 어디든 상관없이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마케팅은 도울 뿐. 





응답하라 1994의 마케팅은 따로 떼어서 이야기해도 좋을만큼 온갖 마케팅 기법을 다 사용했다. 콘텐츠가 좋다보니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이 몰리는 사람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마케팅을 통해 다른 프로그램까지 살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응사는 블록화를 시도했다. 1박 2일-남자의 자격, 아빠 어디가-진짜사나이처럼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두개의 프로그램을 묶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것도 두개가 아닌 3개의 프로그램을 묶으려 했다. 


바로 꽃보다 누나와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다. 응사 내내 두 프로그램에 대해 거의 띠를 사면으로 두를 정도로 광고를 했다. 자막으로도 계속 나오고, 왼쪽, 오른쪽 띠는 물론 쉬는 타임에 광고도 계속 나왔다. 그 결과 꽃보다 누나는 시작하자마자 1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다.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는 2%대의 시청률이긴 하지만 시즌1에 비하면 많은 팬층을 확보했다.





시간차 마케팅도 시도했다. 응사의 방영 시간은 공중파에서 뉴스를 하기 5분 전 하여 꽃보다 누나까지 쭉 이어서 방송한다. 또한 응사 에필로그는 금토가 아닌 금금을 시도함으로 꽃보다 누나의 시청률은 안정권에 들어갈 때까지 밀어주기로 한다. 자연스럽게 스토리 속으로 녹아 들어간 PPL이나 다른 프로그램들을 끌어주는 마케팅은 응사 성공의 한면이기도 하다. 


3. 주 시청타켓은 날카로워야 한다. 





응답하라 1994. 이는 94학번에 포커싱을 맞춘 드라마이다. 나아가 94학번 연대의 공대나 의대를 다닌 사람들에겐 추억을 제대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94년도에 있었던 일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도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서태지, 삼풍백화점, 김일성 사망등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큰 이슈와 함께 그 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0,30대에게 뿐만 아니라 10대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주 시청 타켓은 이제 40살이 된 94학번이고, 나아가 94년을 산 사람들에게 추억을 다시 생각나게 만들어주지만, 94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도 어필했다는 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설정보다는 확실하게 타켓층을 잡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때 입소문은 94학번부터 퍼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연령층에게도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 과연 그 다음은 어떤 세대를 응답시킬까? 개인적으로는 과거로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응답하는 것도 시도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살아가야 할 혹은 살아가지 못할 미래에 대해서 말이다. 응답하라 2030정도면 SF 드라마가 되려나. 응답하라 1994가 남긴 세가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응답하라같은 드라마들이 많이 나와서 시청자들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별그대가 해서 응답하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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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의 묘미는 역시 성나정의 남편 찾기이다. 누가 남편이 될 것인가를 두고 계속 힌트를 주고 있는 제작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힌트를 하나씩 던져주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을 보고 하객들이 덩치가 좋다고 말한 것이다. 우선 빙그레는 탈락. 가장 덩치가 좋은 사람은 칠봉이다. 우선 쓰레기는 180cm에 70kg, 칠봉이는 183cm에 73kg, 해태는 181cm에 67kg이다. 칠봉이가 키나 몸무게에 있어서 가장 덩치가 크기에 남편에 가까운 것 같다.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13회의 주제였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이 쓴 아웃라이더에 나왔던 내용으로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1만 시간의 노력이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1만 시간을 24시간으로 나누면 416일정도 나온다. 하지만 책에서 나온 1만 시간의 법칙은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씩 꾸준히 노력했을 때를 이야기한 것으로 총 10년 정도가 걸린다. 응사에서는 인간관계든, 사랑이든, 재능이든 1만 시간이 걸러야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메세지로 남겼다. 



때는 1995년. 그리고 결혼은 2002년. 7년간 누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인지가 남편을 결정짓지 않을까 싶다. 이미 13회에서 쓰레기는 나정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키스를 하게 된다. 1995년부터 사귀기 시작했으니 만약 쓰레기와 결혼을 한다면 7년간 사귀고 난 후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일테다. 

칠봉이? 


반면 칠봉이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뉴욕양키즈의 포수였던 요기 베라의 명언을 인용한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말을 인용함으로 나정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쓰레기와 나정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고, 칠봉이는 그 옆에서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보게 될텐데, 과연 어떻게 7년 사이에 역전을 할 것인지, 또한 칠봉이와 나정이 잘 된다고 하더라고 쓰레기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남은 응사의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현재 13회로 1회 연장하여 21회까지 진행되는 응사에 남은 차수는 8회이다. 앞으로 8회가 남았는데, 8회동안 그냥 이대로 쓰레기와의 로맨스로 끝을 낼 것인지, 아니면 20회쯤 새로운 로맨스가 시작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13회에 연결된 쓰레기-나정보다는 후반부에 새로운 커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8회라는 시간 동안 쓰레기와 나정의 관계가 유지되기에는 너무 스토리가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태? 


더구나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칠봉이. 옆에서 쓰레기와 나정의 사랑을 보며 가슴 아파할 칠봉이가 앞으로 그려질 것이다. 하지만 또 한명의 라이벌이 있으니 칠봉이 다음으로 덩치가 좋은 해태이다. 해태는 방위의 실수로 인해 입대 이틀 전에 입대사실을 알게 되고, 바로 군대를 가게 된다.  

군대에 갈 때까지 해태는 나정과 쓰레기가 사귀는 것을 모르게 되고, 군대에 가서도 그들의 사랑에 노출되지 않게 된다. 3년의 시간은 사랑이 식기 충분한 시간이고, 해태가 나올 때 쯤은 또 새로운 환경이 되어 있을 것이다. 1995년에 군대에 간 해태는 1997년 쯤 전역을 하게 될 것이고, 현재 레지던트인 쓰레기는 전문의 시험 준비 중이니 그 때 쯤이면 공중보건의로 가거나 군의관으로 가게 될 것이다. 1994년에 인턴이었고, 1995년에 레지던트이기 때문에 보통 레지던트가 3년~4년 정도 하기에 해태가 전역할 때 쯤 쓰레기는 군의관이든 공중보건의든 군대를 가게 된다. 


즉, 본격적인 러브라인은 1997년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쓰레기와 칠봉이의 대결이 아닌 칠봉이와 해태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11화에서는 칠봉이가 선배들과의 야구 경기에서 라이벌 타자였던 박재홍과 정면승부를 하다거 걸렀더니 다음 타자에게 만루홈런을 맞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해태의 등장을 예고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남은 8회동안 스토리를 어떻게 견인해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평균시청률이 1% 더 올라 9%대가 되었고, 순간시청률도 11%로 새로운 기록을 새워나가고 있다. 이렇게 회마다 1회씩 늘려나간다면 마지막회는 20%를 찍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방송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고, 이는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시청자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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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응답하라 1994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드라마가 시작되자마자 매의 눈으로 다음 회를 예측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응답하라 1994를 보는 재미이다. 11회에서는 시작하자마자 눈여겨 볼만한 장면이 나왔다. 성동일이 귤을 사와서 모래시계를 보는데 빙그레가 먼저 귤을 까서 쓰레기에게 전해준다. 쓰레기는 이일화에게 전해주고, 이일화는 성동일에게, 성동일은 칠봉이에게, 칠봉이는 성나정에게, 성나정은 다시 쓰레기에게 전해주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귤을 건내준 것이다. 즉, 이 귤은 큐피트로 쓰레기에서 이일화로의 전달만 빼놓고는 모두 좋아하는 사람에게 귤을 전달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나정이 쓰레기에게 전해준 귤은 쓰레기의 손에서 넘어오지 않음으로 (끝까지 먹지 않고 손에 가지고 있음) 쓰레기가 성나정의 마음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모습을 나타내주었다. 



이 뿐 아니라 식탁에서는 이일화는 해태를 보며 성동일 젊었을 때랑 똑같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다. 이로써 쓰레기와 칠봉이의 대결에서 해태가 등장한 것이다. 11화의 내용은 내내 새로운 복명으로 해태가 나타났음을 암시했고, 칠봉이는 선배들과의 야구에서 박재홍과의 정면대결 혹은 보내기에 대해서 고민하다 의외로 복병이었던 다음 타자에게 만루 홈런을 맞음으로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금도 이런 복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또한 예고 역시 스토리를 짐작하는데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는데, 다음 주에 해태와 삼천포가 성나정을 애타게 찾고, 성나정은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모습을 통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95년 6월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11회가 시작된 시점이 1995년 2월이기에 12회에서는 6월쯤으로 설정될 듯 싶기에 얼추 시기가 맞아떨어진다. 이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슈퍼 대신 삼풍백화점을 이용하던 칠봉이가 삼풍백화점 때 다쳐서 야구를 못하게 된다는 설도 있고, 임성한 버전으로 쓰레기가 이 때 사고로 죽게 되고, 2013년에 나오는 쓰레기는 쌍둥이 형인 쓰레기의 형이라는 막장설도 나오고 있다.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하지만 이런 모든 복선은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덫이다. 제작진은 계속 김재준이 누구인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배우들 역시 누가 김재준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제작진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있는 모든 복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똑똑해졌다. 복선을 통해 스토리를 유추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화환의 내용을 매의 눈으로 포착하여 쓰레기 형의 이름을 알아내기도 하고, 심지어 칠봉이가 들어가 잔 방의 아파트 도면을 찾아내어서 그 방이 안방임을 알아내기도 한다. 쓰레기가 보고 있던 만화책의 한 컷을 포착하여 그 컷만으로 몇번째 책인지 알아내어 1994년에는 아직 발매가 되지 않은 책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매의 눈으로 복선들을 찾아내고 복선을 토대로 스토리를 유추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가 이런 시청자의 예리함에 무차별적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너목들의 경우는 스포일러가 유출되기도 했고, 비밀 역시 복선들을 미리 잘 파악하여 스토리를 미리 예견하기도 했다. 작가들은 이런 시청자들의 예리함을 피해가기 위해 스토리를 바꾸다가 오히려 중구난방으로 결론내 버리기도 한다.

응사의 제작진은 이런 시청자의 시청 습관을 역이용했다. 복선으로 스토리를 유추한다는 사실을 역이용하여 복선을 통해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만들었고,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복선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응사는 마치 시청자와 밀당을 하듯 연출을 하고 있다. 김재준을 맞춰보라는 대전제하에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지만 실은 응답하라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드는장치일 뿐인 것이다.

추측을 통해 소통하는 드라마


자고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은 흥한다. 1박 2일 제작진이었던 응사 제작진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 1박 2일 때 시청자와의 소통을 통해 전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그램보다 시청자와 소통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고, 응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선을 통해 시청자들이 다양한 스토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제공해주고, 김재준이 누굴까라는 퍼즐을 맞춰가면서 이런 저런 단서들을 줌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복선들을 기가막히게 찾아내면서 모두가 같이 응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응사는 이제 모두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고, 성나정, 쓰레기, 칠봉이, 빙그레, 해태, 삼천포, 정대만은 우리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복선이 또 나올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어떤 스토리들이 나오게 될지, 제작진은 또 어떻게 그걸 이용해서 응사의 시청률을 견인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칠봉이와 쓰레기의 캐치볼에서순간 최고 시청률이 10.6%가 나온 응사. 케이블에서 3%대만 나와도 지상파로 따지면 20%정도의 시청률이라 하는데 10%가 넘는 시청률은 기록적인 시청률이다. 같은 날 SBS의 열애 17회가 6.5%, MBC의 사랑해서 남주나 16회가 9.7%였음을 감안하면 지상파를 넘는 경이적인 기록인 것이다. 앞으로 어떤 기록을 또 갈아치울지 응사의 이유있는 질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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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는 마치 추리소설같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의 형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대놓고 누가 성나정의 남편일지 추리해가며 보는 예능같은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다. 마냥 웃기는 것도 아니고 감성은 순정만화여서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응답하라 1997에서도 끝까지 누가 성시원의 남편이 과연 누구일지 궁금하게 만들며 마지막에 그 결과를 알려주었는데, 이번 응답하라 1994에서도 역시 남편이 누구인지 찾는 것에 대해서 가장 먼저 다루었다. 

왜 남자 캐릭터들은 이름이 없을까?

 


응답하라 1994의 인물관계도를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인물들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고 닉네임만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쓰레기, 칠봉이, 삼천포, 해태, 빙그래라는 닉네임만 있을 뿐 누구도 그 본명을 밝히지 않았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도 본명이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들의 본명이 이 드라마의 핵심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4회에서 나온 성나정의 남편 이름은 김재준이다. 김재준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성나정의 남편인 것이다. 그럼 이름이 김재준인 사람만 찾으면 된다. 총 20부작 중 아직 4회 밖에 안했는데 마지막회에서 나와야 할 남편의 이름을 초반에 미리 밝힌 것은 제작진의 자신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 알레스카편에서 무작정 김상덕씨를 찾았던 그 에피소드처럼 응답하라 1994에서도 이름을 먼저 밝히고 누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인지 추리해 나가며 보는 드라마인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누가 김재준일지 생각하며 보다보면 각 캐릭터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지고 만다. 드라마의 곳곳을 유심히 보게 되고, 그것은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응답하라 1994에서 가장 강력한 낚시는 아마도 성나정의 남편 김재준은 누구일까요?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기꺼이 그 미끼를 덥썩 물고 싶게 만드는 제작진의 밀당은 응답하라 1994만의 매력이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까지 남편이라 할 수 있을만한 근거는 무엇이 있을지 한번 샆펴보도록 하자. 

1. 쓰레기의 성은 "김"씨다.



성나정의 친오빠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친오빠의 가장 친했던 친구인 쓰레기. 가장 유력했던 성나정의 남편감이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후보에서 멀어지고 있다. 성나정이 어릴 적 들고 다니던 물개 인형. 자신의 오빠의 무덤에 같이 묻은 물개인형을 아는 사람은 쓰레기뿐이다. 오빠의 기일이 되자 한없이 슬퍼진 성나정에게 쓰레기가 선물을 하나 주는데 바로 물개인형이었다. 소포로 온 물개인형에 적혀 있는 받는 사람의 이름이 "김"씨였다. 

성나정 남편의 이름은 김재준. 쓰레기의 성은 김씨. 쓰레기는 과연 김재준일까?

2. 칠봉이는 이름에 "준"이 들어간다. 




칠봉이는 쓰레기와 함께 가장 유력한 남편 후보이다. 야구 선수인 칠봉이는 성나정에게 관심을 보인다. 자신과는 다른 모습인 성나정에게 끌리는 칠봉이는 2013년에서 한가지 힌트를 남긴다. 칠봉이가 졸리다고 하자 들어가 자라고 하고 방으로 들어갈 때 칠봉이는 마치 자신의 집마냥 편하게 웃옷을 벗으며 잠을 청하러 들어간다. 칠봉이는 나정의 집이 편한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또한 빙그레가 칠봉이를 부르다 안돌아보자 이름을 말하게 된다. "준"이라는 이름은 칠봉이의 이름 중 하나일 것이다. 외자이거나 이름의 마지막자를 애칭처럼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칠봉이는 김O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3. 빙그레와 칠봉이는 같은 돌림자를 사용한다. 



빙그레와 칠봉이는 이종사촌인데 아버지의 성이 우선 같다. 그리고 이름이 비슷하다는 힌트가 나왔다. 칠봉이의 이름의 끝자가 "준"이기 때문에 빙그레 역시 후보에 들어간다. 빙그레와 칠봉이의 성이 "김"씨이고 돌림자가 마지막자 "준"이라면 김O준으로 김재준이라는 후보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빙그레는 2013년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현관문에 서 있을 때 성나정이 시킨 커피를 사오기도 했기에 빙그레 역시 유력한 남편 후보감이다. 

4. 김재준은 서울 지리를 잘 모르고, 귀찮아한다. 



김재준에 대한 힌트 중 2013년에 성나정이 남편에게 전화를 하며 이사한 집의 자세한 위치를 설명한다. 지하철부터 시작하여 오는 길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 서울 지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블루베리 요거트 및 이것 저것을 주문하자 남편이 무어라고 하고, 성나정은 알았다며 아무거나 사오라며 말한다. 매사에 귀찮음이 있는 사람이 남편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고 귀찮아한다는 점을 보아서는 우선 칠봉이는 제외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사는 칠봉이는 서울지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또한 여자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 주는 젠틀남으로서 남편이었다면 성나정의 주문대로 모두 사다 주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이 이 장면이 나왔을 때는 쓰레기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4회까지 본 후에는 빙그레 역시 그 후보로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빙그레는 의대에 들어간 수재임에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간 것이기 때문에 의대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길 원한다. TV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PD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의대 수업에 계속 빠지게 되고, 쓰레기가 와서 엄포를 넣자 그제서야 학교에 가기도 한다. 의대 학교 수업을 빠지고, 학교마저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빙그레 역시 복잡한 주문이 오면 귀찮아하는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현재까지 예측할 수 있는 김재준의 후보는 쓰레기, 빙그레, 칠봉이다. 우선 삼천포와 해태는 김재준이라는 힌트가 나오지는 않았다. 제작진은 아마도 5명 모두를 후보로 올릴 생각인 것 같다. 아직까지 이름을 모두 밝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알려줄 듯 하면서 알려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힌트를 계속 흘리며 나머지 16회까지 시청자와 밀당을 하게 될 것이고, 강력한 반전이 숨어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김재준 찾기는 드라마의 재미 요소와 몰입도를 높혀주는 장치일 뿐 핵심적인 내용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재준 찾기라는 놀이를 통해서 응답하라 1994는 드라마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수많은 추측들이 나올테고 그것들은 응답하라 1994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누가 김재준일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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