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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가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다. 물론 시청률에 있어서는 선덕여왕이 월등히 앞서가긴 하지만, 자명고의 약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남자이야기가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리다 보니 자명고가 더 돋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잠시 '남자이야기'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실망 그 자체인 드라마이다. 매우 큰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으나 가면 갈수록 점입가경에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고 산으로 가나 했더니 황당한 결말을 내보였다. 설마 시즌제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겠지? 깔끔하게 채동건설이 망하고 그 자리에 명도시장이 원했던 대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 만들고 끝냈어야 했다. 왜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항상 어설프게 대충 대충 용두사미처럼 끝내야 하는 것일까? 마지막 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감이 아닐까 싶다.

남자이야기 가 이렇게 첫 기대와 다르게 실망을 준 반면, 자명고의 경우는 첫 실망과 다르게 기대를 갖게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안습이었다. 에덴의 동쪽에 마지막까지 마케팅에 당하고 WBC에게까지 당해 엉성한 스페셜을 내보내어 고생만 하고 소득은 없는 시작을 했다. 주연 배우들의 인지도나 연기력도 처음엔 많이 후달렸다. 게다가 처음에 모든 결말을 다 보여주고 시간의 역순으로 여러 번 거슬러 올라가 아역까지 간 것은 중간 중간의 흥미를 잃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차라리 아역으로 한번에 넘어갔으면 좋았으련만...


처음부터 확실한 어필을 하지 못한 자명고는 내조의 여왕에 밀리게 되었고, 남자이야기까지 가세하여 힘든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결국 조기종영이라는 최악의 수를 꺼내 들기도 했다. 이제 내조의 여왕이 끝나고 선덕여왕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고현정을 내세운 선덕여왕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명고와 같은 사극이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진검승부를 할 수 있는 같은 장르의 사극이다 보니 더 잘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선덕여왕은 내조의 여왕과 잘 바통터치를 한데다가 내용도 매우 흥미로워 인기의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난 선덕여왕보다 자명고가 더 재미있다. 선덕여왕이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명고가 재미있어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먼저 선덕여왕에 대해 말하자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아역에 머물러 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 선덕여왕은 확실히 재미있다. 내용도 그렇고 화면도 돈 들인 것 같다. 다만 6회에서 산적들과 대적하는 장면은 주몽을 보는 듯 해서 안습이었다. 무언가 급박하게 찍어야 했던 상황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산적 장면은 스토리를 위해 개연성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덕만의 연기와 미실의 포스를 느끼며 서서히 형성되어가는 대립구도가 재미있다. 아직 성인 배우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이기에 선덕여왕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선덕여왕에 대한 기대보다 자명고의 활약에 대해 더 집중하여 조명해보고자 한다. 자명고는 어찌 보면 비운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에덴의 동쪽과 꽃보다 남자의 사이에서 시작하여 새우등 터지다가 내조의 여왕에게 완전히 선수를 빼앗겨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조기종영이란 악수를 두고 마무리해가던 중 서서히 뒷심을 발휘하며 진가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명고에서 뿌쿠는 자신이 자명 공주임을 알게 되고, 호동왕자와 라희, 뿌쿠 사이의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강호동이 자꾸 떠오르는 호동왕자와 북을 찢는 낙랑 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보았던 내용인데 의문이었던 것은 호동이 왜 왕자로 남았는지와 낙랑 공주는 왜 북을 찢었는지 였다.

그리고 자명고를 보면 작가의 아름다운 상상력을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호동은 권력보다 사랑을 선택한 로맨틱가이였다. 카사노바의 기질을 가지고 있던 호동은 라희와 뿌쿠 모두를 사랑하게 된다. 라희는 약간의 동정심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라희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을 정도로 호동의 감정은 달콤하다. 뿌쿠와도 말 그대로 그냥 안고 자기만 했던 매너남 호동. 호동의 신분은 왕자이지만, 어미가 부여사람이고, 고구려와 비류나부의 이해관계 때문에 송매설수에게 치이며 훗날 왕이 될 해우에게 밀리게 된다.

왕이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아왔던 호동에게 사랑이란 치명적인 유혹이 다가왔고, 그것은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게 해주며 권력의 부질없음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호동의 말은 결국 권력을 쟁취해야 하는 삶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을 말해주지만, 그럼에도 호동은 사랑 속에서 행복을 찾아간다.

그러고 보면 호동은 자신이 원해서 왕자로 남은 것 같다. 라희를 죽을 수 있었고, 송매설수를 죽일 수 있었으나 그 안에 있는 정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그는 냉혈한 왕이 되기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 남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동은 뿌쿠를 더 사랑하지만, 호동을 더 사랑한 것은 뿌쿠보다는 라희였고, 그래서 자명고는 찢어지게 된다.


또한 그 삼각관계 밖에 얽히고 꼬여 있는 권력의 이해 관계는 자명고를 더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인 것 같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 모양혜도 자주 나와 더 재미있다.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속에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낙랑과 고구려의 대결 구도는 고구려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해보면 고구려가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이긴 하지만, 강대국이었기에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무정하고, 비정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었을 것이다. 역사는 강자의 입장에서 쓰여지기 마련이지만, 자명고에서는 낙랑의 입장에서 고구려를 그려낸 것 같다.

주몽과 바람의 나라에서 보아왔던 고구려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매우 흥미롭고, 바람의 나라에서 무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냉정하고 결과주의였던 대무신왕의 모습도 신선하다. 앞으로 낙랑이 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왕홀이 낙랑의 왕이 되어 고구려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모습도 매우 기대가 된다. 호동은 결국 송매설수의 음해로 인해 죽게 된다는데 그게 아마도 자명과의 관계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도 기대가 된다.

조기종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시청률이 나와주어야 그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자명고를 좀 더 많이 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선덕여왕 팬들에게는 약간 미안한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자명고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나처럼 자명고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조기종영으로 남자이야기처럼 용두사미 결말을 내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기억에 오래도록 남고 다모처럼 계속 회자가 되는 그런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호동과 자명 그리고 낙랑 공주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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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고현정도 아니고 이요원도 아닌 바로 박수진이었다. 슈가의 박수진이 언제 연기자로 데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연기는 선덕여왕을 학예회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1회에서의 발연기로 많은 논란이 되더니 2회에서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솔직히 호평이라기까지 할 것은 없다. 출산 장면이라 몇마디 대사도 없었기 때문이다. 호평이라던 기사의 내용도 매우 짧고 간단하여 홍보용 기사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과정이 어떠했든 박수진은 선덕여왕의 최대 후광 효과를 얻었다고 할만하다. 비록 발연기로 알려지긴 했지만, 그녀의 이름은 확실히 알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늘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할 거리는 아니다. 더구나 아직 2회까지 밖에 하지 않았고, 대사도 몇 마디 없었다. 물론 아무리 해도 발연기를 벗어날 수 없는 연기자도 간혹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고, 시청자들은 그 연기에 익숙해지게 된다. (정정합니다. 박수진씨는 2회까지 밖에 안나온다고 하네요. ^^;; 마야부인 아역으로 나오는 것이라 앞으로는 안나올 듯 합니다.)

박수진의 발연기는 연기도 연기지만 발성에 문제가 있다. 나름 가수 출신인데 발성이 너무 약하다. 발음도 부정확하고, 마치 국어책을 읽는 듯한 발성 때문에 발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든 대작 드라마에 박수진을 캐스팅한 이유(2회까지 밖에 안나와서 그랬군요. ㅠㅜ)를 모르겠지만, 이유가 있으니 넣었으리라 생각하고 만다.



과연 박수진의 발연기는 선덕여왕에게 득일까, 실일까?

솔직히 박수진의 비중이 크지 않기에 선덕여왕에 끼칠 영향력은 매우 적다. 비중이 적다기보다 고현정, 이요원, 박예진의 주연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박수진의 연기 정도는 어느 정도 묻힐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하얀 도화지에 작은 점 하나가 눈에 띄듯 고현정과 이순재, 정웅인등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 박수진은 눈에 잘 띄인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박수진의 발연기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박수진의 발연기는 선덕여왕에게 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만약 박수진이 연기를 어느 정도 했다면 아마도 다른 연기자들에게 묻혀 그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그냥 마야 부인으로 끝났을 수 있었겠지만 ,연기를 아예 못함으로 돋보이게 되어 박수진이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비록 발연기로 찍히긴 했지만, 이름을 알렸기에 박수진에게는 우선 득이다.

선덕여왕에도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었으니 득이 아닐까 싶다. 현재 시작하는 단계이고, 시청률을 초반에 잡아야 고정 시청자들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자명고는 조기조영으로 흔들리고, 남자 이야기도 힘을 못쓰고 있기에 시청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지금은 마케팅 하나가 아쉬울 때인데 박수진으로 인해 선덕여왕을 좀 더 알릴 수 있었기에 득이 되는 것 같다.


오히려 고현정 효과보다 박수진 효과가 더 컸을지도 모른다. 이요원과 박예진, 엄태웅이 아역들을 거치고 나서야 나오기 때문에 마케팅적 면에 있어서 고현정만으로는 역부족이었을 수 있었는데, 예상 외로 박수진이 이슈가 됨으로 선덕여왕은 노이즈마케팅 비슷한 효과를 얻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에덴의 동쪽에서 주연이었던 이연희도 발연기의 대표주자였지만, 성공적으로 에덴의 동쪽을 마쳤다. 마지막까지 전혀 연기가 나아지지 않고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에덴의 동쪽은 해외 수출까지 성공적으로 해냈다.

박수진은 주연도 아니고 조연이기 때문에 선덕여왕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그래도 계속 지속된다면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해가긴 힘들 것이다. 또한 작품성에 있어서도 완성도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수진의 발연기는 초반에는 득이 될지 모르겠지만, 후반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기에 독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지켜보아야 알겠지만, 사람들은 박수진의 연기력에 집중할 것이 분명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연기생활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연희 정도의 비쥬얼이 아니면 발연기로 오래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박수진은 어떻해서든 선덕여왕 안에서 자신의 나아진 연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기회가 없겠네요...)

선덕여왕을 보며 박수진의 연기가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 어렵다는 사극이니만큼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자명고의 정려원은 아예 사극을 현대극으로 만들어버렸을 정도이니 말이다. 연기파 배우 박예진도 패떴을 포기했어야 할만큼 어려운 사극이니 박수진의 연기에 대해 조금은 열린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연기에 올인하여 가수 박수진이 아닌 배우 박수진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더 이상 기회가 없기에 안타깝습니다. 다음 드라마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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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가 예상외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에덴의 동쪽이 연기력이나 대사, 그리고 스토리 등 여러 면에서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1위로 독주하고 있는 것은 분명 경쟁작인 타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타짜가 에덴의 동쪽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기대보다 못한 점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에덴의 동쪽이 30%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40%의 시청률도 자신감 있어하며 국민드라마로 발돋움을 할 태세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30%가 넘어 40%의 시청률을 자신한다는 것은 타짜의 문제가 심각함을 말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타짜를 방어하는 듯 하였으나 이제는 타짜의 본 모습을 보고 나서 더욱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40%라면 타짜를 10%대 이하로 떨어뜨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인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 모르겠지만, 타짜에게는 안습인 것 같다.

왜 타짜는 초반의 기대와는 다르게 에덴의 동쪽에 계속해서 밀리고 있는 것일까? 아직 드라마 초반부이기에 얼마든지 역전할 기회는 많긴 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타이밍
 

첫 번째로 에덴의 동쪽에 밀리게 된 것은 타이밍이었다. 에덴의 동쪽이 식객의 흐름이 끊길 때쯤 스페셜과 2회 연속 방영으로 초반 시청자를 끌어 모았다. 식객은 에덴의 동쪽을 신경 쓰지 않았는지 루즈한 스토리로 계속 밀고 나가고 타짜는 2주 후에나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 동안 시간을 번 에덴의 동쪽은 만화와 영화로 이미 성공한 타짜가 후속 작으로 있기에 더욱 힘을 내어 마케팅과 스토리에 집중했다. 아역들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많은 광고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고, 그 작전은 유효했다.

특히 복잡한 관계가 특징인 에덴의 동쪽은 한번 그 관계들에 같이 몰입되고 나면 거미줄처럼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어있다. 때문에 초반 러쉬가 중요한 것이었는데 타짜는 그 타이밍을 너무도 손쉽게 내주고 말았다. 이 때 만약에 타짜가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과 식객의 끝부분에라도 타짜 광고를 넣어서 관심을 유발시켰다면 지금과 같이 큰 시청률 차이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2.마케팅
 

두 번째로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마케팅의 문제이다. 에덴의 동쪽은 대작 드라마답게 많은 제작비를 바탕으로 광고를 하였다. 블로그를 통해서도 마케팅을 하였었고, 각종 매체를 통해 광고를 끊임없이 하였다. 그만큼 많이 알려지고 되었고, 그만큼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타짜의 경우 마케팅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에덴의 동쪽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타짜는 이미 드라마화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슈를 몰고 왔었다. 영화와 만화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고, 마케팅에 있어서도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에덴의 동쪽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타짜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타짜는 결국 에덴의 동쪽에서 광고에서 밀렸다. 조금만 더 마케팅에 신경을 썼더라면 기존의 팬 층과 타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3.완벽함
 


에덴의 동쪽의 빈틈은 너무도 많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신파적 스토리, 60년대에서 안 썼을법한 대사 등 단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그 단점이 마케팅이나 스케일 등으로 커버했을 수도 있지만 그 단점을 뚫고 나가지 못한 타짜의 탓이 더욱 크다.

에덴의 동쪽은 주 시청 층이 매우 넓다. 어른들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그런 배우들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각 세대 층으로부터의 반발도 심하였었다. 이연희를 모르는 어른들은 이연희의 연기에 대해 불만을 가졌고, 젊은 층들은 고리타분하고 이해할 수 없는 대사와 스토리로 인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

만약 타짜에서 그런 점을 보완해 주었다면 에덴의 동쪽이 마케팅으로 끌어 모았던 사람들을 역으로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타짜에서는 기대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초반에 부산사투리를 사용한 것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어설픈 부산사투리가 지적되면서 배경을 부산으로 두면서 영화 친구가 생각나게 만들어버렸다. 또한 임현식의 등장이나 카지노 딜러 등을 보면 올인의 모습도 생각났었다. (올인에서 임현식은 타짜로 나왔었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스토리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에덴의 동쪽에 비하면 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덴의 동쪽의 단점을 타짜의 장점으로 끌어오기에는 부족했다. 최근에는 스토리까지 너무 듬성 듬성한 모습도 보여주면서 에덴의 동쪽에 힘을 더 실어주었다. 에덴의 동쪽에서 넘어온 사람들을 붙잡기엔 타짜의 흡입력이 너무 약한 점이 있다. 신의 저울같이 톱스타가 없이도 강력한 흡입력을 갖게 만드는 완벽함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스토리 전개를 빠르게 진행하면서도 짜임세 있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을 신의 저울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나는 타짜가 더 재미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타짜를 보고 있으면 에덴의 동쪽에 밀리는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에덴의 동쪽은 송승헌이 출연료를 반납했다가 작품이 끝날 때 받는 애정을 나타낼 정도로 이 기세를 몰아서 확실히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할 태세이다. 타짜가 이 위기를 잘 방어하여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시청률은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결국은 재미있는 드라마로 쏠리게 되어있다. 지금까지는 에덴의 동쪽이 시청률 40%를 넘볼 정도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에덴의 동쪽이 10% 더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타짜가 10%만큼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 같다. 앞으로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겠지만, 타짜가 더욱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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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 덧 시원하고 쾌청한 가을이 되었다. 어제도 어김없이 TV앞에 앉아 열심히 시청을 하고 있었고, 새로 시작한 바람의 화원에 푹 빠져 히죽 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TV위의 벽을 보니 부채 3개가 나란히 걸려있었다. 쌩뚱맞게 걸려있는 부채 3개가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띄었다. 아마도 철이 지나서 쌀쌀한 날씨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졌었나보다.

수목드라마의 경쟁에 엄청난 불꽃을 지핀 바람의 화원을 보고 있다보니 드라마의 흥행과 부채의 상관관계는 무엇일지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어차피 갖다 붙이기 나름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창의력을 발휘하여 드라마와 부채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최근 월화에는 타짜와 에덴의 동쪽 그리고 연예결혼, 수목에는 바람의 나라, 바람의 화원, 베토벤 바이러스, 금요일에는 신의 저울, 토일에는 유리의 성을 보느라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많은 드라마가 나온 가운데 드라마가 흥행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관계자는 아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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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효율성

부채는 효율성이 그 첫번째 기능일 것이다. 180도의 각도로 펼쳐지는 반달형 부채는 1~2cm간격으로 지그재그로 접히면서 하나의 살 크기로 좁아지게 된다. 공간활용에 있어서 부채만큼 뛰어난 것도 없을 것이다. 요즘 휴대용 선풍기다 모다해서 나오고 있지만 건전지 없으면 도루묵이고, 생각만큼 시원하지도 않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혼자 시원함을 만끽하기에도 부족하다. 하지만 부채 하나만 있으면 부러울 것이 없다. 들고다니기에도 한손에 딱 잡혀서 좋고, 필요하면 주위 친구들에게도 시원한 바람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힘의 원동력은 나 자신이니 손목 움직일 힘만 있다면 어디서건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드라마의 흥행 또한 이 효율성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돈으로 치장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가진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가 흥행을 판가름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최저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다면 그야말로 흥행 대박이 아닐까. 꼭 돈만이 아니더라도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효율의 한면일 것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더라도 안맞는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안맞는 구멍에 억지로 끼워맞추려 하다보면 전체가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효율성에 실패한 드라마로는 에덴의 동쪽이 있다. 25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인 것 자체가 효율성은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금과 옥으로 만든 부채가 더 시원할리 없고, 효율적으로 잘 접히거나 가벼울리도 없다. 물론 이쁘기는 할 것이겠지만 말이다. 거기에 송승헌, 연정훈, 이연희의 캐스팅은 정말 어색하기만 하다. 이제 슬슬 적응이 되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반면, tvN에서 방영중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효율성에 있어서 최고가 아닌가 싶다. 케이블에서는 정규 방송의 흥행 드라마 못지 않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제작비가 없어서 6mm카메라 3대로 만들게 되었고, 그것이 다큐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신선한 시도와 기름끼 뺀 단백한 재미와 감동은 시청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캐릭터들 하나 하나가 모두 살아있다. 이영애를 비롯, 영채, 혁규, 지순, 돌아이, 서현, 원준등 모두가 주인공으로 느껴지고 딱 그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로 구성되어있다. 만약 막돼먹은 영애씨가 정규방송에서 방영했다면 30%가 넘는 시청률을 몰고 왔을지도 모른다.

2. 강약의 조화- 부챗살과 선면

부채가 시원한 바람을 줄 수 있는 것은 강약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부챗살은 튼튼하면서도 탄력이 있어야 하고, 선면은 질기면서도 가벼워야 한다. 그런 강약의 조건이 잘 어울어졌을 때 적은 힘으로도 큰 바람을 낼 수 있는 부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께서 인간문화재분이 만든 부채를 선물로 받아오신 적이 있다. 지금도 나무 상자안에 고이 보관되어 있는 그 부채는 밋밋하니 볼품은 없지만 선풍기보다도 시원하다. 단단한 부챗살에 가볍고 질긴 한지로 만든 선면은 한번의 휘두름에도 큰 바람을 일으킨다. 인간문화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부채의 이 강약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드라마에서도 강약의 조절이 흥행의 중요한 요소이다. 바로 갈등구조이다. 갈등은 드라마에 있어서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에덴의 동쪽은 그 갈등을 최고로 끌고 올라갔다. 복잡한 관계들은 감정의 갈등을 만들어내고 그 갈등은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강약을 잘 조절해야 한다. 너무 아프기만 한 갈등과 감정은 쓰고 매운 것만 먹은 것처럼 속이 쓰리기 때문이다. 신의 저울이 그런 편에 속한다. 보고 있으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주인공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사무친다. 하지만 이내 지치게 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풀어주지 않으면 강함에 눌리기만 할지도 모른다.



연예결혼은 강약을 잘 조절하지 못한 케이스인 것 같다. 주인공인 강현과 현수가 우여곡절 끝에 잘 되는 듯 싶더니 어설픈 타이밍에 일이 억지로 꼬여서 또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강할 땐 강하고, 약할 땐 약해야 하는데 강해질만하면 약해지고, 약해질만하면 강해지는 이도 저도 아닌 어설픈 갈등 구조만 낳고 있는 셈이다.

3. 목적에 충실

부채의 목적은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부채위에 아무리 이쁜 그림을 그려놓아도, 금과 옥으로 치장을 해도 바람을 시원하게 불러일으키지 못하면 부채가 아니다. 물론 부채를 위급상황 때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고, 낮잠 잘 때 목침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급할 땐 뒷간에서 휴지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부채가 부채로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런 그림이 없어도, 볼품없는 나무와 종이로만 만들었어도 가장 시원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면 되는 것이다. 그 외의 용도는 우선 부채의 목적에 충실한 다음에 있어야 빛을 내는 법이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드라마의 목적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것일거다. 그래서 시청률에 그렇게 연연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것에 집중을 해야 한다.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우선 사람들이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을 모았으면 화려한 액션으로든, 복잡한 갈등구조로든, 참신한 소재로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타짜는 그 공감대를 가장 활용 못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이미 타짜에 대한 소개는 영화 및 만화를 통해 이루어졌다. 즉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에덴의 동쪽이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쏟은 것에 비해 타짜는 이미 영화와 만화에서 이뤄놓은 것들 덕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가 시작하자 그 앞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다시 에덴의 동쪽과의 사이를 왔다 갔다 거리게 만들어버렸다. 드라마 타짜가 공감대를 이끌지 못했던 것은 원작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던 시청자와 에덴의 동쪽의 어설픈 연기에 일침을 가해주기 원하던 시청자들에게 비공감을 형성해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반면 베토벤 바이러스는 공감대를 가장 잘 활용한 드라마인 것 같다. 첼리스트 주부 정희연을 잘 활용하여 많은 주부의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하얀거탑, 불멸의 이순신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명민을 앞세워 연기력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해 주었다. 그리고 그 신뢰는 김명민의 멋진 연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수목드라마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쓰고 나니 더욱 억지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부채와 드라마의 상관관계라니...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그냥 보고 있는 드라마들을 총정리해보고도 싶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런 점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적어보고 싶었다. 시원한 부채만큼이나 우리의 삶에 시원함을 가져다주는 드라마. 월화요일에는 원래 하던 거니까 보고, 수목요일에는 술술 잘 보이니까 보고, 금요일에는 주간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주니까 보고, 주말에는 편안한 휴식을 위해 보는 드라마가 더욱 흥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보았다. 월화수목금토일, 모든 드라마에 흥행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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