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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2회는 갈라파고스로 시작하였다. 이외수의 기외한 오프닝은 다윈 진화론의 산실인 갈라파고스로 시작되었다. 이외수가 갈라파고스에 가려고 했다가 결국 가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담배 때문이었다고 한다. 2박 3일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그곳이기에 3일동안 담배를 못 피우느니 안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는데 당시 하루에 담배를 8갑이나 피워대던 왕골초였기에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다.

이번 '남자의 자격' 미션은 다름 아닌 금연 미션이었다. 김성민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오래된 골초이다보니 이번 금연 미션은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1회 때 멤버들이 하도 담배를 많이 피워서 만든 미션이라고는 하나 이번 금연 미션으로 인해 '남자의 자격'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격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시간 편성으로 인해 시청률까지는 잡지 못했지만, 이런 컨셉으로 계속 진행이 된다면 시청률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시청률을 제외하고 잡은 두 마리 토끼는 무엇일까?

첫번째 토끼, 리얼

'방송이 다 대본인 것을 모르냐?'고 혀를 끌끌 차시는 분들이 계시다. 물론 다 대본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썰렁한 허무 개그가 유행하던 때도 있었고, 짜고 치는 티가 팍팍 나는 꽁트의 시대도 있었고, 매번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는 미팅 프로그램의 전성기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리얼"이란 키워드가 그 흐름의 중심에 있다.

예능에서 "리얼"은 웃음의 가장 기본 코드이기도 하다. 단 여기서 "리얼"이란 말은 "리얼 같은 리얼"을 뜻할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에서는 모두 대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가 왜 필요하겠는가. 얼마나 "리얼"함을 잘 살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제 2회를 시작한 '남자의 자격'은 "리얼"이란 코드를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

"금연"이란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담배를 끊기가 힘들면 담배를 끊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겠는가. 이외수가 말했던 마크 트웨인도 금연은 가장 쉬워서 1000번도 넘게 했다고 역설적으로 말한 것처럼 "금연"은 보통 인내로는 쉽게 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흡연자라면 이번 '남자의 자격'을 보고 많이 공감하였을 것이다. 나 또한 하루에 2갑씩 담배를 피우던 골초였는지라 나도 이번 '남자의 자격'을 보고 많이 공감을 하였다. 25년간, 20년간 하루에 2갑 이상씩 피워오던 사람들이 24시간을 참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아침 먹고 난 후 피우는 식후땡은 보약보다 좋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타이밍이기도 한데 그것을 참고 견딘다는 것은 피흡연자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차라리 계곡물에 한번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나을 것도 같았을 것이다. 이윤석은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밭으로 줄행랑을 치며 담배를 피우려 하기도 하고, 김국진은 밤새 뽁뽁이를 터트리며 초췌한 몰골로 정신줄을 놓곤 했다. 이경규 역시 극도로 예민해져 호통이 더욱 심해졌다. 대본에 의해 금연이라는 미션을 시행하긴 했어도 금단현상은 대본이 아닌 "리얼"임을 흡연자들은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골초인 멤버들을 상대로 '금연'이란 미션은 가혹하긴 하지만, "리얼"함을 즉시 끌어낼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골초이기 때문에 더욱 금단현상이 심하게 일어날 것이고, 그 증상 역시 단번에 끌어낼 수 있었다. 다른 게임이나 진행을 딱히 하지 않아도 그들의 모습만 보고 있어도 재미있고 리얼함이 살아있다. 다음 주에 펼쳐질 그들의 절규 또한 "리얼"함의 극치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토끼, 공익성


청소년들의 흡연이나 간접흡연등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흡연은 이제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다.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더 심하다고 하는 담배는 백해무익이란 말처럼 우리 사회에 피해만 주는 암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공공장소에서건 어디서건 담배를 피웠지만, 이제는 흡연 문화가 바뀌어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많이 눈치가 보인다.

흡연자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비흡연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같은 때에 금연에 관한 미션은 매우 적절했다. 특히나 환자라고 할 수 있을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담배를 피워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미션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상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담배일 수 있다. 그 고충과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오래 즐거움을 주는 모습을 원한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에서 "금연"을 하는 연에인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사회적으로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금연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비흡연자들에게는 흡연자들의 고통과 고충을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비흡연자들의 입장에서는 '왜 담배 하나 끊지 못할까?' 싶지만,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끊기 힘든 인생의 유일한 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금연 미션은 공익성을 가지면서도 멤버들을 24시간 감시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냉수욕을 시키는 것까지 가혹이 아닌 갱생의 의미(?)로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비록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리얼"과 "공익성"을 모두 잡아 이미지를 확실히 자리매김한 '남자의 자격'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1박 2일과 더불어 새롭게 예능에 굵은 획을 그을 프로그램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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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무릎팍' 출연 손해봤다.' 라는 대중문화속 마이너리티의 텐씨씨님의 글을 보았다. 무릎팍 출연으로 인해 신비스런 모습이 사라졌기에 손해본 내용이라는 점이다. 여러가지 각도로 볼 수 있기에, 손해본 면 말고 다른 이득본 면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무릎팍 도사의 이외수편을 매우 재미있게 보았다. 아내와 함께 나와 화천과 일산을 오고가며 장장 2주에 걸쳐 입담을 과시한 이외수편은 그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었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손해를 보았다고 지적된 부분은 오히려 이득을 본 한 부분일 수 있다.기인이란 신비스런 모습을 없엤다는 것은 손해라기 보다 이득인 것 같다. 이외수는 기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외수를 알게 된 것은 신문 광고에 실린 "장외인간"이란 문구와 그렇게 생긴 외모로 인해서 이다.

1. 기인의 장벽을 허물었다.

그렇게 기인의 모습으로만 알고 있었던 이외수를 다시 한번 알게 된 것은 1박 2일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이번 무릎팍도사를 통해서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기인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속에서 이뤄진 상황이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춘천 거지로 불릴  수 밖에 없었떤 상황과 지붕위에 올라가서 술을 마시며 세상을 향해 일갈을 외칠 수 밖에 없었던 점, 너무 추워서 방범대원에게 잡혀가고 싶어서 고성방가를 하였지만, 아무도 잡아가지 않아 꼬리치며 반겨주는 강아지만 골라 같이 개집에서 합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혹은 쓰레기통에 들어가 잘 수 밖에 없었던 그는 기인이 아니라, 우리 옆에 있는 이웃이었다.

그는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위해 전재산 400만원을 날릴 각오를 하고 집을 계약한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글을 씀으로 갚았다. 하지만 돈을 위해 글을 썼다는 죄책감에 자신을 철장에 가두고 밥조차 철장 밑에 사식 넣어주는 창으로 받아가며 글을 썼다.

그는 기인이 아니라, 한 여자의 남편이었고, 두 아이의 아버지였으며,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경청하고 있는 작가이다. 무릎팍도사를 통해서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인의 모습을 허물고, 삶을 이야기해주는 소설가로서 사람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2. 마케팅이 아닌 대표작을 만들었다.

이외수는 말한다. 삶에는 미련이 없다고... 하지만 좋은 글 한번 써보는데는 미련이 있다고 한다. 자신 스스로는 아직 자신의 작품을 대표할 명작이 없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대표작은 독자가 책을 덮는 순간 행복하다고 느끼는 책이다.

그런 책을 쓰기 위해서는 독자와의 교감이 필요하다. 그를 모르던 사람이 그의 말에 빠져들기란 쉽지 않다. 진실은 강력한 무기라던 그의 말처럼 그는 마케팅을 위해 시청자를 속이고 나왔을리 없다. 배고프던 시절에도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던 할머니의 말씀 때문에 벼 모강지 조차 꺾지 못했던 그가, 비록 가정의 가장으로서 돈 때문에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문학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자신을 철장에 가두었던 그가 마케팅을 위해 무릎팍도사에 나왔을까...

그는 자신의 모습을 진실하고, 솔직하게 보여주었다. 그러함으로 그는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많은 사람을 얻게 되었다. 아니, 오히려 대표작의 연장선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책을 읽고 책을 덮는 순간 행복감을 느끼려면 단순한 글자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삶 자체가 대표작이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도록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간 것이 아닐까.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작가를 앎으로 더욱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마케팅을 하러 무릎팍도사에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대표작을 완성하기 위해 무릎팍도사에 나온 것일거다.
 
이외수는 이번 무릎팍도사 출연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대표작을 위해 솔직하고 과감한 시도를 한 것이다. 신비주의는 그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그는 삶을 살아왔을 뿐이고, 그의 말처럼 자신의 몸무게보다 훨씬 큰 짐을 지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뿐이었다. 무릎팍도사를 통해 그는 기인의 벽을 허물고, 대표작을 향한 한걸음을 내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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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 이승기, 귀여운 은초딩, 영원한 몽키 MC몽. 이들은 주말저녁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들이다. 1박 2일이 매회 쏠쏠한 재밋거리를 선보이며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가운데, 변함 없는 모습으로 형 노릇을 하고 있는 김C의 여유로움이 내 눈에 들어왔다. 김C 또한 1박2일에서는 '달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이 별명은 얼마 전 이수근이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를 패러디하면서 즉석에서 붙여준 것이다. 정말 즉석에서 붙여진 것인지, 아니면 1박2일 팀의 아이디어 회의 끝에서 얻은 수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별명이 김C를 잘 대변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1박 2일에서 김C가 보여주는 모습은 '여유'와 '따뜻함'이다. 다른 출연진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서 프로그램 속에서 자신들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부단하게 애쓸 때, 김C는 그런 상황에서 홀로 의연하게 벗어나 다른 이들을 기꺼이 보조한다. 그러면서도 동료들이 추울까봐 배고플까봐 행여 마음에 상처가 생겼을까봐 그들을 챙겨줄때는 적극적으로 그 상황에 개입한다. 자신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동료들을 챙겨주는 손길과 마음을 가진 김C. 그런 그의 모습이 비판하기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도 작위적이지 않으니, 아마도 그 모습은 연출되지 않은 김C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내내 누군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난 주 1박2일 제주도 편을 보다가 무릎을 치며 웃었다. 김C의 의연하고 초탈한 모습이 마치 소설가 이외수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번뜻 스쳤기 때문이었다. 제주도에서 외도로 가는 배 속에서 다른 출연진들이 기상악화를 우려하며 설전을 벌일 때에도, 어떠한 상황에서든 주목받고 싶은 연예인 특유의 본성때문에 동료들이 다른 승객들에게 말을 걸며 한바탕 웃는 그 순간에도 김C는 그 모든 상황을 초월한 듯 보였다. 김C는 자신이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도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할 수 없이 편안한 자세로 벽에 기대 있거나 아니면 아예 바닥에 자리를 펴고 누워있다. 그런 그의 모습이 무책임해 보이지도, 무기력해 보이지도 않는 이유도 그가 가진 '달인 기운'에서 비롯된 것일게다. 

달인 김C와 원조 달인 이외수. 재치와 위트, 그리고 세상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진 소설가 이외수의 삶과 문학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고 있다. 이외수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무한하지만, 그 중에서 외모와 관련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몇년 전 류승범, 김소이 주연의 '아라한 장풍 대작전'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그 영화에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도인들이 여럿 나오는데, 그 영화의 감독은 전설 속에 묻힌 도인으로 이외수를 캐스팅 했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이외수는 땋았던 머리만 풀었을 뿐 전혀 다른 분장을 할 필요가 없었단다. 그 본연의 모습이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도인의 모습과 흡사하므로. 그러고보니, 그동안에는 깨닫지 못했었는데, 김C의 외모 또한 둘째가라면 섭섭할 도인의 모습이다.

재밌는 마음에 인터넷에서 김C와 이외수를 동시에 검색해보았다가 뜻밖의 검색 결과를 얻었다.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부지런한 어떤 네티즌은 (외모에서 비슷한 느낌이 나는) 김C, 이외수, 찰스, 배철수의 사진을 한꺼번에 연결해서 붙여놓기까지 했다. 역시 나혼자만 김C에게서 이외수의 얼굴을 오버랩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알고보면 김C는 외모 뿐 아니라 삶자체도 달인이다. 그는 16년간 음악을 해 왔다. 인지도가 없던 그 시절에도 배를 곯아가며 한 우물만 파다 폐결핵에 걸리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음악을 반대하던 집에서 나와 일산의 한 막걸리집에서 노래를 부르다 그곳에서 살게 된 그. 그곳에서 그는 음악의 동반자 강산애와 삶의 동반자 그의 아내를 동시에 만나게 된다. 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통해 그가 내뿜는 달인의 포스가 결코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매사가 귀찮은 듯 보이고 열정없이 사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더 없이 열정적인 삶의 자세로 다른 사람들의 본이 되는 남자. 따뜻한 마음으로 1박2일 구성원을 품어주는 남자. 김C. 그가 있기에 1박2일이 더 안정되고 든든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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