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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의 화려한 첫회는 이승기의 짐꾼 만들기였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평균 시청률 10.5%, 최고 시청률 12.2%로 첫회부터 10%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을 보여주었다. 꽃보다 누나, 시작 전부터 흥행인 이유에서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임을 예상했지만, 10%가 넘을 줄은 정말 몰랐다. 꽃누나에 대한 기대감과 응답하라 1994의 영향이 지대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응사를 시작하자마자 화면 왼쪽에 아예 "첫방송, 꽃보다 누나" 광고를 달아 놓고, 하단에도 계속 꽃보다 누나를 광고함으로 거의 띠를 두르다시피 광고 폭격을 가하여 응사의 시청자들을 그대로 꽃누나로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동시간대 공중파 방송 1위인 SBS의 "정글의 법칙"을 전주 14.8%에서 10.3%로 하락시킨 주요 원인이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보다 높은 시청률을 낸 꽃보다 누나. 첫회를 본 소감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짐짝이 된 이승기

"꽃보다 누나, 이승기 허당으로 반전을 노리다."라는 글에서 이승기가 짐짝이 되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더니 이승기의 팬으로부터 항의 메일이 왔다. 이승기를 짐짝으로 표현한 것이 기분 나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말 이승기를 위한다면 짐짝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꽃보다 누나 첫방송에서도 이승기를 짐짝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승기 팬들의 심기를 건드려가면서까지 꽃누나는 왜 짐짝으로 이승기를 전락시켰을까?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성장드라마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승기는 고등학교 때 데뷔를 하여 스타의 삶을 살아왔다. 누군가가 모든 것을 다 해 주었고, 자신이 무언가를 판단하여 행동하면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이런 여행에서 혼자서 해쳐나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꽃누나에서 터키 공항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만 한참을 해맨 후 이승기의 독백은 자신이 병신같다는 심한 말까지 써가며 자책을 했다. 상황이 얼마나 난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왜 이승기는 단순히 짐이 아닌 짐짝이 되어야만 했을까? 그건 앞으로의 전개가 이야기해줄 것이다. 

5명의 아버지 화이 


영화 화이를 보았다. 5명의 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소년 화이. 5명의 범죄자는 저마다 다 특색이 있었다. 석태는 냉혹한 카리스마가 있었고, 기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말을 더듬었다. 진성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지능형 범죄자였고, 범수는 인정사정없는 총기전문 저격수였다. 또한 동범은 냉혈한 행동파로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가 이 무시무시한 살인자역을 맡기도 했다. 

화이는 아무 것도 모른채 5명의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여 5명의 범죄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모두 그 안에 담은 괴물이 되어버린다. 5명의 범죄자는 화이를 유괴하여 키우긴 했지만, 자신을 닮은 화이에 대한 애착은 아버지의 마음을 갖게 된다. 



꽃보다 누나를 보며 이승기가 화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명의 누나들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화이, 이승기 말이다. 첫회에서 이승기는 여러 면에서 누나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짐꾼으로 왔는데 짐도 들어주지 않고, 비행기에서 가장 늦게 나오며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교통편을 찾기 위해 공항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결국 성과는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자 왕누나인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자신이 직접 알아보기도 하고, 이승기에 대한 불신을 깊게 드러내기도 한다. 김자옥은 유유히 그 상황을 즐기며 일기를 쓰고 있고, 이미연은 답답함에 이승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김희애 또한 자신이 직접 교통편을 알아보러 나서게 되고, 그러던 중에 좋은 조건의 교통편을 알아내게 된다. 

그리고 이승기가 다시 해매러 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슬쩍 힌트를 주어 조건 좋은 교통편을 제공해주는 곳으로 가게 하고, 거기서 좋은 조건으로 이승기 스스로가 교통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각자가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 누나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이승기를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닮은 이승기. 


누나들에게 이승기는 조금 더 특별할 것이다. 윤여정도 대학에 들어가서 만 18세 때 TBC 공채 3기로 데뷔하였고, 줄곳 스타의 길을 걸었다. 김자옥은 중학생 때 TBC드라마인 "우리집 5남매'로 데뷔하여 역시 만 18세에 MBC 공채 2기로 데뷔하게 되고 계속 스타로 살아왔다. 김희애는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했고, 당시 나이는 만 15세였다. 그리고 줄 곳 스타의 삶을 살아왔다. 이미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미스 롯데로 설발되어 광고 모델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드라마 "사랑의 기쁨"으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하여 지금까지 스타로 살아오고 있다. 

이처럼 꽃보다 누나의 누나들은 이승기와 같이 어릴 적부터 여배우로서 살아왔고, 이승기의 현재 어리버리한 모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왔는지를 알려주며 이승기를 성장시킬 것이다. 이승기에게 화도 내고 불만도 내지만 결국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답답함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알았는지 김희애는 시작부터 이승기에 대한 배려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 상황에서 김희애처럼 행동하기는 힘들 것이다. 모두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책임을 지기로 한 사람은 계속 허당만 치고 있을 때 자신이 나서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 그것을 다른 사람의 공으로 돌린다는 것은 이승기를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중이 그 사실을 알았다 할지라도 이승기는 이번 렌트카를 통해 자신이 선택하여 해결책을 마련한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성장하는 이승기



성장 스토리를 제대로 담으려면 아주 낮은 곳부터 시작해야 한다. 엄친아에 모든 것을 다 갖추고 똑똑한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 성장의 가속도는 낮은 위치에 있었을 때 더 빨라지는 법이다. 이미 한류 스타이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이승기이고,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이승기에게 유일한 헛점이 있었다면 바로 혼자서 무언가를 해결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의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현재는 누군가에게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짐이 아닌 짐짝이 되어야만 더 큰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 

앞으로 좌충우돌 상황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고, 그 때마다 이승기는 현실에 부딪히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꽃누나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짐짝 이승기가 아니라 가이드 이승기로, 혹은 누나들의 이승기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에 2회가 더 기대되고, 2회의 시청률 또한 더욱 기대된다. 

첫회를 10%로 시작했으니 꽃누나가 마칠 때는 과연 얼마나 시청률 또한 성장해 있을지... 응사에 꽃누나까지. 기다려지는 불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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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누나가 곧 시작하게 된다. 내일 11월 29일 금요일에 첫방을 하게 된다. 하지만 꽃보다 누나는 벌써 한 10회 정도 진행된 듯한 느낌이다. 이 쯤되면 1회의 시청률을 기대해볼만하다.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1994, 모두 1회만에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꽃보다 누나 역시 최고 시청률을 기대가 된다. 현재까지 꽃보다 할배가 4%대의 평균시청률을 올렸고, 응답하라 1994는 역대 최고 기록인 10.6%를 기록하였다. 꽃보다 누나 역시 1회부터 5%대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을까 싶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흥행을 예측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꽃보다 누나의 사전 마케팅 덕분이다. 어떤 사전 마케팅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티저만 7번



꽃보다 할배가 1회부터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티저 영상 덕분이었다. 할아버지들이 나온다고 했을 때만해도 반신반의였다. 할아버지와 유럽여행이라니 나영석 PD가 궁지에 몰린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출연진들이기에 더욱 생소했던 꽃보다 할배는 티저 영상을 통해 백일섭이 커피를 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막내라 커피를 타다니 이건 뭔가 다르다 싶었다. 할배들의 꼰대가 아니라 할배들의 귀여움이 묻어나는 장면이었고, 남자들의 서열이 할배가 되어서도 계속된다는 것이 신선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꽃보다 할배의 티저는 순식간에 SNS를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꽃보다 할배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꽃보다 누나는 한술 더 떠서 티저를 7번이나 내보냈다.  꽃보다 누나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flowerSister4)을 통해 꽃보다 누나 7번째 티저 영상을 내보냈다. 꽃보다누나에서 이승기가 여기 저기 뛰어다니는 7번째 티저는 꽃보다 누나의 부제가 "승기야 도망쳐", "승기를 찾아라"가 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벌써 티저 영상에서 각 캐릭터들을 조심스레 잡아가고 있는 모습은 1회부터 캐릭터를 잡아갈 필요가 없게 만들어준다. 꽃보다 할배 티저에서 백일섭을 귀염둥이 막내로 미리 캐릭터화시켰고, 꽃보다 누나에서는 김희애를 잡식소녀로 만들었다. 또한 7차 티저에서는 이승기를 짐승기로 캐릭터를 미리 잡아 놓았다. 남은 기간 동안 티저가 또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꽃보다 누나에 대한 기대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시킨 것은 티저 덕분이었다.



7차 티저 영상 - 승기야 도망쳐 (모바일에서 보기)



6차 티저 영상 - 승기야 어딨니? (모바일에서 보기)



5차 티저 영상 - 꽃벤져스 회동? (모바일에서 보기)



4차 티저 영상 - 미연의 도전 (모바일에서 보기)



3차 티저 영상- 승기는 여자를 몰라 (모바일에서 보기)



2차 티저 영상 - 내 누나라니까 (모바일에서 보기)



1차 티저 영상-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잡식소녀, 희애 (모바일에서 보기)


2. 제작진의 이슈
어제 제작발표회를 통해 나영석PD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이슈가 되었다. 이승기가 짐꾼이 아니라 짐이었다는 이야기는 미리 했지만 한번 더 언급했고, 이번에는 이서진과의 비교를 통해 전문 여행 가이드와 짐승기로 구분했다. 또한 할배들과의 비교를 했는데 할배보다 감수성이 5000배 정도 예민했다고 하면서 알 수 없는 여성의 심리를 기대해보라는 말을 넌시지 던진다.

한발 더 나아가 이승기와 모든 출연진들이 어릴 적에 데뷔를 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통해 성숙해 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하며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꽃보다 누나의 관전포인트를 친절하게 미리 짚어준 것이다. 사전에 이보다 더 제작진이 이슈인 예능 또한 없었을 것이다. 출연진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제작진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이 꽃보다 누나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명한 tVN국장은 해피선데이 당시 자신이 이끌었던 나영석PD, 신원호PD, 이우정 작가를 데려왔고, 이 자체만으로 이미 많은 이슈가 되었다. 이들은 여의도연구소라는 모임을 통해 휴머니즘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대단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한꺼풀 벗겨보면 우리와 비슷한 구석이 있고, 찌질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그 안에 대단한 점이 있다는 점을 프로그램에 담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꽃보다 누나 역시 여행을 통해 대단해보이는 연예인들의 솔직담백한 평범한 모습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제는 어디가나 이슈가 되는 제작진들.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PD, 꽃보다 누나의 나영석PD, 이 두 프로그램을 모두 맡은 이우정 작가. 제작진만 보고 믿고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어가고 있다.


3. 시간차 공격
공중파 방송들을 볼 때 항상 아쉬웠던 것은 방송 시간대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무조건 통계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는 시간대에 중요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방송 3사가 다 비슷한 시간대에 비슷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다. 9시에는 뉴스. 10시에는 드라마. 11시에는 예능같은 정해진 공식처럼 말이다.

이는 마케팅적으로 볼 때 블루오션이나 다름없다. 보랏빛 소를 찾으라는 마케팅의 대부 세스고딘의 말처럼 보랏빛 소를 만들기 쉬운 상황인 것이다. 이런 덕을 제일 많이 본 것은 8시 뉴스이다. 다들 9시 뉴스를 하는데 SBS만 8시 뉴스를 함으로 한발 빠른 뉴스라는 인식과 다른 시간대에 뉴스를 한다는 신선함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꽃보다 누나는 역시 이런 방송 시간대를 잘 활용할 줄 알았다. 꽃보다 누나는 응답하라 1994가 끝난 후 방영이 된다. 또한 응답하라 1994는 공중파에서 8시 뉴스가 끝나고 다음 드라마가 시작하기 5분 전에 방송된다. 시청자가 가장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채널 이동의 시간이 바로 광고 시간이다.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위해 광고를 꼭 방영해야 한다. 이 빈 공간을 응답하라 1994는 5분이라는 기가막힌 시간 차 공격으로 좋은 위치를 선점했고, 이어서 꽃보다 누나가 방영되니 응답하라 1994 방송을 하는 도중 계속 꽃보다 누나에 대한 광고를 하게 될 것이다. 케이블에서 시청률 1%면 공중파 시청률 10%라는 말이 있는데,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에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니 응답하라 1994의 광고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리고 꽃보다 누나가 바로 이어서 하니 그 10%의 시청자들이 그대로 꽃보다 누나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요일 10시에 방영되는 꽃보다 누나의 시간대에 공중파에서는 VJ특공대(KBS2), 특집 다큐(MBC), 정글의 법칙(SBS)가 한다. 정글의 법칙 시청률이 14%대인 것을 감안하면 금요일 저녁 10시는 거의 빈공간이나 다름없다. 꽃보다 누나의 경쟁 프로그램은 정글의 법칙이 되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의 지금 추세라면 10% 이상의 시청률을 계속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이어서 꽃보다 누나가 받는다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고, 금요일 오후 8시 40분부터 저녁 11시까지의 시간대는 tvN이 선점하게 될 수도 있다.


꽃보다 누나가 시작부터 흥행인 이유는 영리한 마케팅 덕분이다. 기존에 방송이나 영화에서 하는 사전 마케팅은 마치 공식처럼 정해져있다. 토크쇼 몇개 나가서 드라마나 영화 홍보하고, 딱딱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뿌리고, 기껏해야 야외 광고를 큰 돈 들여서 한다. 하지만 꽃보다 누나는 방송 시간대를 최대한 활용하고,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을 통해 티저 영상을 뿌리고, SNS를 통해 퍼져나갈 수 있는 콘텐츠를 사전에 미리 제작해 뿌린다. 방송이 되기 전에 미리 캐릭터를 다 잡아 놓고, 채널을 다 형성해 두는 영리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 거기에 기본으로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있을 때 이 사전 마케팅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꽃보다 누나의 시청률은 과연 얼마나 나올지 10%가 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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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가 시작되었다. 응답하라 1997보다 과거로 흘러갔지만 내용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비슷한 포맷으로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남편이 누구일까 추측하게 만드는 방식을 취했지만 더 과거로 흘러가서 그런지 디테일한 설정들이 눈에 띄었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더욱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1회만에 극에 몰입되게 만들고 캐릭터를 확실하게 만들어준 것은 작가의 역량도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주요했다. 응답하라 1997은 걸그룹인 정은지와 슈퍼스타K의 서인국, 아이돌 호야와 가수였던 은지원이 주축을 이루었지만 1994에서는 SM의 배우 고아라, 신데렐라맨 및 최고다 이순신에 나왔던 정우, 구가의 서에 나왔던 유연석, 연극배우이자 화이에서 칼잡이 동범으로 나왔던 연기파 배우 김성균이 주축을 이룬다. 응답하라 1994를 어떻게 즐기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예능인이 만든 예능보다 더 재미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기획 이명한, 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이선혜, 김대주, 김란주, 정보훈. 그리고 특별 출연으로 나영석PD가 나온다. 모두 해피선데이의 PD들과 작가들이다. 해피선데이의 1박 2일과 남자의 자격을 만들어 낸 주역들이 tvN으로 와서 또 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돌풍을 일으킨 것보다 해피선데이 사단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 더 재미있고 신기하다. 그것도 예능이 아닌 드라마로 말이다. 

복불복 까나리 액젓 만들고 있는 나영석 하숙생



또한 나영석PD는 꽃보다 할배로 역시 나영석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들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응답하라 1994가 아닌 응답하라 해피선데이가 아닐까 싶다. 신기한 것은 예능을 만들던 사람들이 드라마도 잘 만든다는 것이다. 구성이나 연출이나 모두 다를텐데 말이다. 이는 기획이나 연출을 맡은 PD들의 능력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가 천재가 아닌가 싶다. 특히 이우정 작가는 꽃보다 할배에서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내용및 설정은 물론 PPL까지 그렇게 자연스럽게 넣어 거부감 없는 PPL을 넣는 작가는 처음 본 것 같다. 실제로 1박 2일, 남자의 자격, 꽃보다 할배,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PD는 조금씩 달랐어도 작가는 모두 이우정 작가였고, 이우정 작가의 손을 거쳐간 작품들이다. 

2. 1994년도로의 회귀, 고증이 더 재미있는 드라마
 
 


장인정신은 디테일에서 차이가 난다. 한땀 한땀이란 말은 장인정신을 나타내고 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품이 된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감히 명품 드라마라 말할 수 있다. 한땀 한땀 고증 작업을 거쳐 1994년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그런 디테일은 tvN의 다른 드라마인 나인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극의 몰입도 및 신뢰도, 그리고 재미를 주는 요소인 것 같다.

빨간색 지하철 1호선은 정말 추억을 돋게 만드는 장면이었고, 각종 과자 및 신촌의 사라진 건물들까지 완벽하게 재연해내면서 1994년 속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심지어 농구 스타였던 우지원은 1994년보다 더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문경은은 감독답게 후덕해지긴 했지만 그 때로 돌아간 느낌이어서 새록 새록 추억이 떠올랐다. 



응답하라 1994의 고증 작업은 1994년의 다양한 사건 사고들과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994년 김일성 사망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신응경, 차인표, 김건모, 서태지, 농구대잔치, 지존파 체포, 아현동 가스 폭발등의 일들이 있었다. 결혼식 비디오 테이프에 나왔던 시간은 2002년 6월 22일. 이 날은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승부차기로 짜릿하게 이긴 날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응답하라 1994에서 다뤄질지도 궁금하다. 배경음악 역시 관심이 쏠린다. 응답하라 1997에서 1997년의 음악만 들려주어서 새로운 감성으로 빠져들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음악들이 나올까. 우선 OST는 1993년생의 로이킴이 "서울 이곳은"이라는 곡을 편곡하여 내놓았다. "서울 이곳은"은 1994년에 한석규, 최민식, 채시라등이 나와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린 국민드라마 "서울의 달"에 나온 곡이다. 

우선 1회에서는 마지막 승부와 서울 이곳은 이 나왔고, 2회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와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 이승환의 "플란다스의 개"가 나왔다. 플란다스의 개는 1992년에 나온 노래이지만 나왔던 상황이 성나정이 쓰레기의 입술을 깨무는 장면이어서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추억 돋는 곡이었다. 



3. 응답하라 1997과 같은 듯 다른 듯
 


 

응답하라 1997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했고, 부산이 배경이었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연세대가 배경이고, 서울 신촌이 배경이다. 전국 팔도에서 올라온 하숙생들이 겪는 이야기들이다. 응답하라 1997은 고등학생이기에 윤윤제처럼 공부를 잘하는 수재도 있었지만, 성시원, 모유정처럼 노는데 일가견 있는 학생도 나온다. 하지만 응답하라 1994는 기본적으로 모두 연대 학생들이고, 성나정, 해태, 삼천포, 조윤진은 모두 컴퓨터공학과이고, 쓰레기와 빙그레는 의대이다. 칠봉이는 연대 야구부이다. 칠봉이는 칠연속 완봉승을 거둔 야구 수재이고, 서울 토박이,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사는 부자이다. 해태는 전남 순천 출신이고 순천의 모든 버스가 아버지 회사의 것일 정도로 부자이다. 삼천포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에서 왔으며 30톤짜리 배가 두척이나 있을 정도로 역시 부자이다. 빙그레는 충북 괴산군에서 왔으며 아버지가 큰 양계장을 하는 또 역시 부자이다. 수재와 부자. 응답하라 1994가 가진 1997과의 다른 점이다.  

반면 성동일과 이일화의 역할은 이름까지 동일하다. 성동일은 응답하라 1997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었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서울 쌍둥이 (LG 트윈스) 코치이다. 이일화는 주부에서 신촌하숙 손 큰 주인으로 나오게 된다. 성동일이 서울 쌍둥이 코치로 나온 것은 1994년에 서울 쌍둥이가 우승을 한 해이기도 하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한가지 더 비슷한 점은 러브라인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형제 사이에서 성시원이 끝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결국 윤윤제가 성시원과 결혼을 하게 된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성나정이 친오빠같은 쓰레기와 칠봉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누가 성나정의 남편이 될 것인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포맷은 응답하라 1997과 비슷하다. 과연 누구와 결혼했을까? 블루베리 요거트 및 이것 저것을 주문했던 성나정에게 귀찮은 듯 답한 것으로 보아서는 성나정에게 젠틀하게 잘 해주는 칠봉이보다는 쓰레기가 아닐까 싶지만 끝까지 알 수 없는 러브라인의 밀당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응답하라 1994는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인해 더 나은 환경에서 촬영이 되고 있다. 배우들도 1997에서는 아이돌과 가수들을 활용하고, 섭외나 캐스팅에 애로사항이 있었던 것이 느껴졌으나 1994에서는 첫회부터 캐릭터를 강하게 잡으며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며 고아라의 연기력까지 덩달아 상승되는 효과가 나오게 되었다. 가장 쇼킹했던 것은 삼천포 김성균. 이웃사람과 화이에서 섬뜩한 범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응답하라 1994에서는 순박하고 세침하면서 감수성 예민한 학생으로 나와 다 보고 나서 검색을 하고 나서야 김성균인 줄 알았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응답하라 1994.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타나 더욱 기대되고 금,토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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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도의 첫회가 방송되었다. 썰전의 허지웅씨의 말이 따르면 마마도는 꽃보다 할배 표절이 아니라고 한다. 외주제작사에서 오래전에 기획해온 내용이었으나 꽃보다 할배의 성공으로 편성이 이번에 된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중의 눈쌀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포맷이 완전히 동일하고 타이밍이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나영석PD는 KBS의 간판 PD였다. 그런데 KBS를 떠나 tvN으로 가서 가자마자 대박 프로그램을 터트린다. 그것도 1박 2일과 비슷한 유렵 여행편 1박 2일에 캐릭터는 할배들이었다. 같은 포맷에 국내여행과 할매들을 넣어서 마마도를 만들었다. 나영석PD 보란듯이 말이다. 오해라고 말해도 타이밍이 너무 딱 맞는다. 꽃보다 할배에 대한 견재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할매들은 발끈했다. 그렇게 따지면 다 짜가(가짜)아니냐고 말이다. 그 말이 실수였다. 주차위반하고 남들 다 위반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다 위반 아니냐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누가봐도 똑같은 포맷이다. 이태곤을 섭외한 것도 그렇고, 할매들이 여행을 간다는 것도 그렇고, 몰래카메라를 진행한 것도 그렇다. 시청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할매들의 발끈은 마마도에 대해 실망하게 되는 결정적인 발언이었다. 

만약 이 때 김수미처럼 쿨하게 넘겼으면 마마도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김수미는 다들 발끈해 있을 때 "저쪽은 할배이고, 이쪽은 할매니까 그런가보지"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저쪽이 할배인데 이 쪽은 어린이였다면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쪽은 할배인데 이 쪽은 할매니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누가봐도 말이다. 만약 할매들이 할배들에 대해서 잘 되니 부러워서 따라 만들었나본데 우리도 재미있게 하고 싶다라거나 같이 재미있게 하면 되지 결과가 말해주지 않겠어라고 말했다면 마마도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생겨났을 것이다.

감동이 없고, 감동이 있다. 

 


꽃보다 할배의 할배들은 제작진의 위에 서 있다. 경험과 경륜으로 방송을 초탈한 모습을 보여준다. 백일섭이 장조림통을 발로 차버린 것은 욕을 하는 김영옥과는 다른 차원이다. 백일섭은 다리 아픈데 장조림통도 안들어주고 이 딴 식이면 방송 안해라는 의미의 발차기였다. 김영옥의 욕은 나 이 정도로 쿨해라는 의미의 구수한 욕이다. 꽃보다 할배에서는 이 딴 방송 안하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고 그 모습 속에서 감동적인 모습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할매들은 스스로 제작진이 된 듯 자기검열을 한다. 방송을 오래 해서 방송을 초월한 것이 아니라 방송을 오래해서 어떻게 방송을 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짜가 논란에 대해서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먼저 이야기하고 먼저 화를 내서 초반에 선을 그어버렸다. 그것이 자초할 화도 모르고 말이다. 이 때 방송을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꽃보다 할배에 비견할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을텐데 초반에 마마도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방송을 그렇게 오래 해 왔고, 이룰 것도 다 이루었는데 방송 안하면 안했지 할말은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말해서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해주었다면 오히려 솔직함에 감동하고 그런 용기에 엄지를 치켜세워주었을텐데 말이다. 


그 이후부터 할매들의 행동은 모두 방송용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는 것이나 화를 내는 것이나 다시 풀어지는 모습이나 모두 방송용으로 느껴지게 된 것이다. 요즘 방송이 얼마나 철판을 깐 방송인가. 이미 이혼한 부부가 방송에서는 잉꼬부부로 출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이미 시청자들에게 다 알려진 마당에 강아지 옹호한다고 화내고, 자신을 나무랐다고 화내고, 아이스크림 하나에 화해하고, 동동주 한잔에 화해하는 모습은 방송용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에 마마들이 인정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시작했다면 그 모습은 또 다르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주민이 없고, 주민이 있다.



꽃보다 할배는 여행의 모습에 매우 가깝다. 관광지도 구경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어울린다. 대만에서는 귀빈 대접을 받았지만 정작 할배들은 키키와 함께 야시장에 가고 대만 사람들의 친절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식탁을 만들 대리석을 까는 걸 도와주고, 외국인들에게 말을 물어 물어 길을 찾아가기도 하고, 아르바이트하여 배낭여행하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대만에서도 주변의 대만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림으로 여행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청산도 주민들은 배경이었다. 청산도에는 오직 할매들만 사는 무인도 같았다. 배경에는 청산도 할매들도 많았는데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젊은 시절 TV에 나왔던 드라마 이야기도 같이 하고, 다른 할매들에게 그곳에서 사는 법도 배우며 청산도 주민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과일 씨 뱉어서 고무대야에 넣기 게임하고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파전에 동동주를 먹고, 낚시 실패해서 참돔을 사서 가져와 몰카를 한다는 뻔한 레퍼토리에 다음 주를 보니 내가 왕년에 얼마나 잘 나갔나 이야기를 늘어놓을 생각인 것 같다. 

나영석PD가 없고, 나영석PD가 있다.

마마도는 절대로 꽃보다 할배를 따라하지 않았다. 만약 따라했다면 이렇게 재미없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했다면 꽃보다 할배처럼 감동과 재미가 있어야 할텐데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다. 아쉬움만 가득하고 씁쓸해질 뿐이다. 이는 나영석PD의 존재감이 아닌가 싶다. 나영석 PD가 tvN으로 가면서 유럽 배낭 여행 리얼버라이어티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다. 좀 더 스케일이 큰 1박 2일을 만들고 싶었나보다 생각했다. 다른 예능에서는 강호동이 추락하면서 비상등이 켜지자 예능돌을 만들어내기 위해 아이돌을 섭외하기 바빴다. 10대들의 시청률이라도 얻어보려고 안전한 길을 택한 것이다.



반면 나영석PD의 선택은 의외였다. 할배들을 섭외한 것이다. 아이돌도 아닌 꽃중년도 아닌 할배들을 말이다. 할배들도 의아했을 것이다. 왜 자신들을 섭외하는지 말이다. 꽃보다 할배를 보고 느끼는 점은 이제 모든 것을 다 이룬 듯한 경주를 멈춘 황혼의 나이에도 청춘과 같은 젊음이 가득하다는 것과 인생 사는 것 한번인데 좋은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것만큼 의미있는 것이 어디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따뜻한 감동이었다. 왕년에 잘 나가던 할배들은 아직도 고집이 있어서 관절염이 있어도 무거운 짐을 스스로 들겠다고 하는데 유럽 여행을 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어린아이같았다. 그런 점들이 다가왔고, 나영석 PD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마마도는 달랐다. 꽃보다 할배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케이블 시청률인데도 1박 2일 시청률과 비슷해지자 급하게 편성을 했다. 빨리 이 흐름을 타서 시청률이라도 얻어보자는 것처럼 말이다. 마마도 1회가 방송되고 10%이 시청률이 나왔다며 순조로운 출발이라며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반면 보도자료 안받은 시청자인 블로거들의 글은 정반대의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작이 달라서일까, PD가 달라서일까. 마마도에서는 어떤 메세지도 느낄 수 없었다. 

1박 2일도 무한도전의 무인도 서바이벌을 배껴서 나왔다. 처음에 나왔을 때 많은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1박 2일은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은 그러했지만 차별화된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항상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특집을 함으로 진정성을 부여해주었었다. 마마도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 누가봐도 따라한 건데 왜 아니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따라했다고 말하고 하지만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할매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하면 안되는 것일까? 마마도에 가장 있어야 하는 것은 진정성과 신뢰 회복이 아닌가 싶다.

좀 독하게 이야기했지만 마마도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있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맨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던 예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어린이들이 나오고 샘해밍턴이나 장혁, 이수영같은 진짜사나이가 나오고, 할배들이 나왔다. 이제 할매들도 나와서 예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까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도 더 큰 것 같다. 아직 시작이니 지금부터라도 다시 진정성과 신뢰를 회복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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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의 시청률은 놀랄만한 수치이다. 7%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꽃보다할배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과연 꽃보다 할배는 왜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마마도도 시작함으로 이제 할배 할매의 전성시대가 다시 오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미 꽃보다할배의 F4는 광고도 촬영하고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줌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꽃보다 할배의 성공이유는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꽃보다 할배, 할배들이 갑이다. 

꽃보다 할배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할배들이다. 다들 아이돌이나 인기스타들만 섭외하여 리얼 버라이어티를 만드려고 하는데, 꽃보다 할배는 할배들을 선택했다. 대한민국의 드라마계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될만한 배우의 거장들이 오게 된 것이다. 할배들은 거침없다. 이미 방송은 이골이 나 있고, PD보다 방송을 더 잘 아는 사람이 바로 할배들이다. 또한 아이돌이나 걸그룹처럼 뜨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최고의 경지를 맛보고 정말 좋아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꾸미지 않은 모습이 저절로 나온다. 그야말로 리얼 버라이어티에 딱 맞는 캐릭터인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어린이와 할배이다. 어린이는 아직 세상에 찌들지 않은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자연스럽다. 또한 할배들은 이미 세상을 다 겪어 봤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즉, 욕심이 없어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어깨에 힘을 뺀 할배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제격인 것이다. 

누구의 눈치도 볼 것 없다. 방송국장이 보고 있는다해도 눈치보지 않아도 되는 짬밥이다. 정말 그저 추억을 만들며 젊은 시절 같이 했던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진다는 것이 꽃보다 할배의 가장 큰 장점이자 성공요인인 것 같다.




2. 꽃보다 할배 PD의 역량 

꽃보다 할배의 PD는 나영석 PD이다. 그리고 1박 2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우정 작가가 함께 한다. 1박 2일이 나영식 PD가 떠난 후 한자릿수 시청률이 되고, 꽃보다 할배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PD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나영석PD의 편집이나 연출을 보면 1박 2일 때와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배경음악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나 직접 방송에 나와 깐족거리는 캐릭터를 만들어 출연진과 제작진의 대결구도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은 나영석PD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처음에 나영석 PD가 1박 2일을 나와 tvN에 자리를 잡고 유럽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그냥 1박 2일 해외편이구나라고 생각을 했을 뿐 별 다른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출연진을 강호동, 유재석도 아닌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서진으로 했다는 것이 신의 한수였다. 특히 이서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비밀병기로 꽃보다 할배의 꽃을 담당하고 있는 듯 했다.

이우정 작가 역시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PPL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이우정 작가가 유일할 것이다. 지나고 나면 저게 PPL이었구나하고 생각나게 할 정도로 거의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자연스러움. 또한 PPL임을 알게 되어도 속은 느낌보다는 애교스럽게 표현해서 웃고 넘어갈 수 있었다.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길을 인도하는 양치기같은 느낌의 PD와 작가. 꽃보다 할배가 존재하게 된 이유이지 강력한 성공요인이라 생각한다.



3. 꽃보다 할배의 꽃 이서진

꽃보다 할배에서 신의 한수는 정말 이서진이었다. 마마도에서도 이서진과 비슷한 캐릭터를 섭외하여 같은 몰래카메라로 속인 것을 보면 이서진의 역할은 꽃보다 할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사극에서나 볼 수 있었던 왕자님 캐릭터인 이서진. 왠지 엄친아같고 얄미울 것 같고 이기적일 것 같은 그의 이미지는 꽃보다 할배를 통해서 완전히 사라졌다. 무한도전  1박 2일에서 미대형으로 나왔을 때 한번 그 이미지가 깨지긴 했지만 이번 꽃보다 할배에서는 그의 진실한 면을 그대로 볼 수 있던 것 같아서 좋았다.

선배를 어려워하는 모습이나 곤란해하는 모습들, 노예 근성까지 모든 것이 꾸밈이 없이 보였고, 할배들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하고, 나PD의 깐족거림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 예능으로서는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낸 것 같다. 할배들보다 걸그룹을 원했던 이서진의 모습 또한 진정성(?) 있어 보였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꽃보다 할배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리얼리티"에 있는 것 같다.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요즘 무한도전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진정성도 욕심이 없이 즐기는 진정성을 원했는데 이제서야 그런 프로그램이 나온 것 같다. 할배들의 연기 인생을 같이 돌아볼 수 있고, 그들의 추억을 쌓는 모습에 황혼에는 나도 저렇게 친구들과 동료들과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그런 리얼리티가 감동을 주게 하고 재미를 주게 하고 그 안에 푹 빠져들게 만들며 여운을 길게 남기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할배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할매들도 화이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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