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요즘 월화드라마가 풍년이다. 구가의 서와 장옥정, 그리고 직장의 신까지 어느 것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드라마이다. 게다가 끝나고는 나인까지 하니 요즘은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연속해서 방송을 보고 있다. 구가의 서, 장옥정, 직장의 신 모두 섭렵한 결과 우선 구가의 서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본방 사수는 구가의 서를 하기 때문이다. 구가의 서- 나인- 직장의 신- 장옥정 순으로 보고 있는데, 구가의 서는 다음 편이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연희가 나와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월령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고, 이어서 이승기와 수지의 열연으로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있는 드라마다. 



또한 CG도 수준급이다. 환영술을 보이는 장면에서는 에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분노게이지가 차면 폭발하는 최강치의 모습은 일본 에니메이션인 이누야사를 떠올리게도 만들고, 드레곤볼의 손오공이 보름달을 보면 킹콩으로 변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반면 장옥정은 사극을 현대식으로 풀어서 쓴 것이 흥미로웠다. 장희빈의 과거가 저러했나 싶기도 하고, 명품백을 좋아하는 현대 여성들이 과거의 모습에선 어떠했는지, 패션쇼도 풀어서 쓰고, 오렌지족이 쓰던 야타족도 말을 타고 가면서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구가의 서가 스토리를 잘 이어나가는 것과 반대로 장옥정은 스토리가 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특히나 이순 역할을 맡은 유아인의 발음은 뭉게져서 웅얼거림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구가의 서에서 수지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장옥정의 김태희는 발연기로 혹평을 받고 있다. 아이돌인 수지와 국민여배우인 김태희. 우선 둘의 승부에서는 김태희가 연기나 미모나 표정이나 시청률이나 여러면에서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지나 김태희나 김혜수에 비한다면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닐까 싶다. 직장의 신에서 보여준 김혜수의 연기는 수지나 김태희는 전혀 도전하지 않는 분야이다. 여배우로서 어떻게 저런 것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과감한 연기에 역시 연기력이 뒷받침이 되니까 뭘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가의 서에서의 수지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아직 벗지 못했고, 아이돌치고 연기를 잘하는 편이다. 김태희는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다보니 한결같은 표정으로 발연기 지적을 받게 되었다. 수지나 김태희나 미모만큼은 최고라 할 수 있겠지만, 김혜수와 같은 포스를 뿜지는 못한다. 어떤 여배우가 빨간 내복을 입고 당당하게 연기를 하겠는가. 또한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방에서 춤을 추겠는가. 기히 김혜수의 연기는 존경스러울 정도다.

직장의 신의 소재는 매우 마이너한 소재다. 직장의 계약직과 정규직의 갈등을 코믹하게 끌어내고 있지만 주제 자체가 무거운 주제다. 그만큼 주는 메세지도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명품과 디자이너를 소재로 한 퓨전사극인 장옥정을 손쉽게 누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김혜수의 연기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구가의 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 또한 직장의 신이 얼만큼 많은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월화드라마의 향방은 구가의 서에 쏠릴 것 같다. 하지만 월화드라마가 모두 끝나고 최후에 기억에 남을 배우는 김혜수가 아닐까 싶다. 여배우들의 신비주의나 예쁜 척도 좋지만 김혜수와 같이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더 멋진 것 같다.  
반응형
반응형
직장의 신이 시작했다. 월화드라마 중에 가장 재미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1회는 좀 불안했다. 과장된 몸짓과 일본 드라마 스타일의 유치한 장면들은 과연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 할까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월화드라마 중에 볼만한 드라마가 없어서 2회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2회만에 완벽하게 직장의 신에 적응하게 되었다. 미스김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만 것이다. 

물론 다음 주부터는 구가의 서와 야왕 후속인 장옥정이 방송된다. 장옥정은 김태희와 유아인이 나오고 구가의 서에는 이승기와 수지 그리고 이성재가 나온다. 우선 사극인 장옥정과 구가의 서는 장르가 겹친다. 즉, 김태희와 수지, 유아인과 이승기의 대결인 것이다. 사극의 주 시청층이 40대 이상의 남자임을 감안했을 때 캐스팅에 있어서는 장옥정의 승이다. 그러나 10대는 대부분 구가의 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시청층 같지만 보통 40대 이상의 시청층 자녀들이 10대이기에 한 가정에서 리모콘 주도권이 갈리게 된다. 결국 장옥정과 구가의 서는 10대와 40대 시청층을 따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나눠 갖게 되는 것이다. 



반면 직장의 신은 20대와 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직장의 신은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이 원작이다. 직장의 신에서 미스김을 파견한 회사 이름이 바로 파견의 품격이기도 하다. 내용도 비슷하고 캐릭터도 유사하다. 1회는 원작과 매우 비슷했고, 2회부터는 서서히 김혜수의 매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배우를 평가하는 것은 연기력인 것 같다.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직장을 정통으로 후벼 팠기 때문이다. 타부시되던 때론 언급하기 불편하기도 했던 계약직과 정규직의 불평등한 대우 및 처사 그리고 그로 인해 생겨난 문화들, 사회적 문제들을 유머로 풀어 내었기 때문이다. 직장의 신에서 다루는 주제는 매우 무겁고 어려운 문제이다. 그런데 캐릭터는 매우 극단적이고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과한 액션과 대사 그리고 유머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연봉을 보자. 부장은 8000만원대, 과장은 6000만원대, 팀장은 능력에 따라 4000~5000만원대, 대리는 3000만원대, 사원은 2000만원대이다. 반면 계약직은 1년차가 1200만원, 2년차가 1300만원, 3년차가 1400만원, 4년차가 1500만원...연봉이 매해 100만원씩 늘어난다. 또한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계약을 갱신해도 문제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계약이 되지 않으면 다른 곳에 취직도 힘들기 때문이다. 출입증과 사원증의 차이도 보이지 않는 계급이 되어있다. 

그런데 회식은 모두 같이 가야 하고, 잡무는 물론 야근과 휴일도 나와서 근무해야 하는 것이 계약직의 현실이다. 가장 약한 "을"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직장의 신은 의문을 던진다. 계약직은 왜 계약직인가에서부터 시작된다. 계약직은 계약된 일만 하면 되기에 계약직이다. 미스김은 계약직계의 원더우먼, 우상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사용설명서가 있고, 계약에 의해서만 철저하게 움직이되 능력치는 정규직 3명분의 일을 처리하는 정도이다. 커피를 타는 것도 수준급이고, 사무실 정리를 하는 것도 일사천리다. 회의 자료 프린트하여 회의실에 올려 놓는 것과 이면지를 만드는 일까지 온갖 잡무에 대해서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회식을 요구할 때는 철저히 거부한다. 그 이유가 더 재미있다. 정규직은 회사에 안정된 보장을 받는 대신 가족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고, 계약직은 계약에 의거하여 정해진 일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족애를 강조하자 미스김은 명언을 남긴다. 회사는 교회가 아닙니다라고... 


직장의 신은 계약직들을 대변한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캐시어의 고충도 풀어내었다. 캐시어가 쉬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간체 계속 서서 일을 봐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몰랐던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그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하지는 못할망정 계약직이라 무시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직장의 신이 아닌가 싶다. 직장을 다니는 20대와 30대에게 직장의 신은 열렬한 환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해결책도 통쾌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광고천재 이태백과는 너무나 상반되는 결과이다. 광고 천재 이태백은 많은 광고인들의 기대를 받았다. 시작하기 전부터 어떻게 에이전시의 이야기를 풀어 쓸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며 SNS상에서 많은 회자가 되었지만 정작에 드라마가 시작하자 1회만에 광고인들은 모두 실망하고 말았다. 광고의 현실은 커녕 자료 조사도 하나 안한 듯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만 늘어 놓고 곧바로 러브라인으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직장의 신이 앞으로 얼마나 더 20대와 30대 직장인의 애환을 잘 후벼파줄 것인지가 기대된다. 사회적 문제를 들추면 들출수록 직장의 신은 더욱 인기가 많아질 것이다. 김혜수의 연기력까지 뒷받침이 되니 현재 야왕이 가지고 있던 20%의 시청률도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구가의 서와 장옥정은 우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미 뚜껑이 열린 직장의 신은 현재로서 가장 기다려지는 드라마이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