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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긴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의 하차와 논란은 비정상회담에 독이 될 수도 있엇고, 약이 될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비정상회담은 그 논란은 독이 아닌 약으로 만들었다. 1%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종편임에도 불구하고 4.7%까지 치솟고 있다. 에네스 카야는 터기로 돌아갔지만, 그 논란은 여전히 비정상회담에게 리스크이다. 한국에 있는 연예인들도 갑자기 어떤 불미스런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판에 외국인에 대한 뒷조사가 가능하겠는가.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이 난 후에 대처하는 법도 중요하다. 





비정상회담은 이후 각종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각 멤버 한명 한명 루머와 연관이 안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은 의혹으로 바뀌었고, 모든 멤버들은 한번씩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비정상회담에서는 빠르게 새로운 멤버를 투입했고, 에네스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풀기 시작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멤버들의 친밀감이나 인간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최근 논란이 잠시 일었던 장위안에 대한 루머는 줄리안이 한 몰래카메라에서 실제로 돈을 빌려주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명을 한 셈이다. 


비정상회담은 태생적으로 루머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멤버의 리스크는 물론 외부의 리스크가 너무나 큰 포맷이다. 나라 선택을 잘못해도 그 나라에서 뭔가 국제적인 비판을 받을만한 사안이 생겼을 경우 그 멤버는 퇴출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문화적 차이에서 일어나는 오해 역시 리스크가 될 것이고,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대중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 역시 여러 루머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각 멤버들이 연예인이 되는 순간 미녀들의 수다는 하향세를 이어가게 되었다. 


비정상회담의 모습 또한 비슷하다. 멤버들 한명 한명이 인기를 얻으며 연예인화 되어가고 있고, 각종 프로그램에 섭외 1순위가 되기도 한다. 비정상회담의 번외편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역시 이런 효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리스크도 커지긴 하고, 한명으로 인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가 생길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명으로 인해 무너질뻔한 프로그램이 살아날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독일인인 다니엘이 독일 주간신문 "디 자이트"와 2월 9일에 인터뷰한 기사(원문)가 NewsPeppermint를 통해 번역이 되었고(독일인 다니엘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 이 글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비정상회담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독일에 전달하고 있다. 독일이 한국에서 왜 긍정적인 이미지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는지, 한국이 독일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마치 한국을 독일에 소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다니엘은 한국에 독일을 알려주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독일에도 한국을 알려주고 있는 셈인 것이다. 


물론 한사람으로 인해 국가의 이미지가 모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터뷰들은 한국 시청자들에게 비정상회담을 다시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시청률이 높아지면 다시 각 나라의 매체들이 이들을 궁금해할 것이고, 다시 인터뷰를 하는 선순환의 구조로 들어가게 된다. 


에네스 카야의 경우가 완벽한 악순환이었다면, 다니엘의 경우는 선순환의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독일 주간지의 질문에서도 나왔듯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이민자등리 차별을 겪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비정상회담이 그런 다름에 대한 받아들임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네스 카야 사건이 있을 때만 해도 터키에 대한 악플들이 많아지면서 다름에 대해 베타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씩 마음을 열다가도 외국인 거주자들의 잘못이 불거지면 금새 마음의 문이 닫혀버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지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면 좀 더 다름에 대한 인정과 수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다니엘과 같은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런 상황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 또한 백인뿐만 아니라 동남아나 아프리카등 다양한 문화의 외국인들이 나와서 토론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월요일마다 비정상회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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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약을 빨았다. 이젠 프로그램을 내기만 하면 무조건 빵빵 터지는 것 같다. IPTV에서 JTBC 월정액을 끊어 보는 보람을 느낀다. 썰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마녀사냥에 이어 또 하나의 예능을 내 놓았다. 그건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이다. MC는 김성주와 정형돈이고, 쉐프 6명이 나와 의뢰인 2명의 냉장고 속에 있는 요리를 1대1 배틀 형식으로 하여 승자를 가리는 예능이다. 


의뢰인의 냉장고를 집에서 그대로 떼어 와서 현장에서 공개를 하고, 쉐프들의 순서를 의뢰인이 정하여 대결을 하게 된다. 즉, 어떤 쉐프들이 서로 붙을지 모르며, 배틀이 진행될수록 냉장고 속의 재료는 점점 고갈되게 된다. 뒤에 배치된 쉐프일수록 불리하며, 어떤 의뢰인을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할 수 있는 요리와 없는 요리가 가려지게 된다. 시식단이 있어서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려내며 승자가 되면 이긴 쉐프의 음식 및 진 쉐프의 음식도 이긴 의뢰인이 먹게 된다. 





한식대첩 + 해피투게더


이 프로그램은 여러 요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였다.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여러 요리 프로그램들의 장점만 가져다 쓴 것 같은 느낌이다. 우선 한식대첩의 간소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올리브TV에서 방영 중인 한식대첩은 벌써 시즌2가 끝나가고 있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중에는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우선 한식대첩의 MC는 김성주이고, 심사위원 중 한명이 최현석 쉐프이기도 하다. 한식대첩 시즌2에 김성주가 투입되고 난 후 훨씬 재미있어졌으며, 최현석 쉐프 또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옴오기에 한식대첩의 느낌을 안받을 수 없다. 또한 포맷 또한 한식대첩과 비슷하다. 냉장고가 재료대이고,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재료들을 담아온 후 그 재료만으로 요리를 한다. 요리하는 과정들을 설명해주고, 승자에게는 스타 뱃지를 달아주는 것 또한 한식대첩의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식대첩처럼 무겁지 않고, 오히려 가볍게 다루고 있다. 쉐프들과 MC의 간극이 매우 좁고 거의 패널급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것 또한 스포츠 중계하듯 정신없는 설명을 하고, 요리에 관한 설명은 아예 못하여 요리에 참가하지 않는 쉐프들이 요리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느낌도 살리고 있다. 야간매점에서는 요리하는 과정은 보여주지 않고, 뒤에 숨은 쉐프가 요리를 해서 나오면 밤에 먹을 수 있는 저렴하면서 간단한 요리들을 내놓고 시식단의 평가에 의해 명예의 전당에 올려진다. 요리에 관한 스토리와 그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을 예능으로 풀어낸다. 





냉장고를 부탁해 역시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보다는 가볍게 가고, 컨셉 역시 냉장고 안의 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요리들을 보면 매우 간단하게 만들어졌고, 집에서도 쉽고 빠르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다. 또한 의뢰인들을 통해 토크를 유발하고,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낸다. 물론 저렴하고 빠르게 요리하는 간단 요리 프로그램들은 많이 있다. 올리브TV의 신동엽과 성시경의 "오늘 뭐 먹지"가 바로 그런 컨셉이다. 하지만 여기에 "쉐프"라는 신뢰성을 넣어 주었다는 것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한때 3000원으로 밥상 차리기 시리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나중엔 2000원, 1000원짜리도 나왔지만, 요리라는 것을 대중에게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에 빠르게 할 수 있으면서 맛있는 요리를 해야 한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그런 지점을 정확하게 잡아냈고, 1회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몰입도 있게 스토리를 가져갔다. 1회 시청률은 1.8%로 나쁘지는 않지만, 조만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높은 시청률을 내지 않을까 싶다. 


연출의 힘


공중파에서 이와 비슷한 포맷의 쿠킹 프로그램으로는 쿡킹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연예인과 쉐프가 한팀이 되어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지금까지 보았던 요리 프로그램 중에 최악이라 할 정도로 정신 사납고 예능 교과서를 보고 만든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선 쉐프들이 예능 욕심이 너무 많고, 연예인 또한 너무 캐릭터를 살리려는 모습이 강하다. 또한 요리 하는 도중에 심사를 받고, 어떻게 요리가 진행되는지 자세히 보여주지 않으며, 요리하는 요리대도 너무 좁아서 답답해보인다. 한식대첩도 아니고, 마셰코도 아니고 야간매점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맛의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이다. 





반면 "냉장고를 부탁해"는 의뢰인이라는 소재를 넣음으로 집중도를 높여주었다. 리얼로 의뢰인의 집에서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뢰인의 냉장고를 직접 들고 옴으로 인해 그 안에서 스토리를 끌어낸다. 한국에 와서 사기를 당해 돈이 없어서 달걀만 먹었던 로빈의 이야기 또한 냉장고 속의 재료를 소개하다가 나온 에피소드다. 장위안 또한 유통기한 넘은 음식들이 잔뜩 있는 것을 통해 자취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요리하느 과정을 마치 스포츠 중계하듯 김성주 특유의 진행 방법을 통해 설명해주었고, 먹는 것에 빠지면 서러운 정형돈과의 캐미까지 잘 맞아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었다. 연출의 힘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재료들을 잘 섞어서 맛있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아쉬운 점


첫회이기에 아쉬운 점이 몇개 보였다. 우선 냉장고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아마도 냉장고가 아닐까 싶다. 냉장고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난다. 프로그램의 컨셉을 명확하고 함축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냉장고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의미들이 있다. 냉장고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를 살려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감이 더 커질 것 같다. 우선 냉장고를 의뢰인의 집에서 떼어서 오는데 중간에 무엇을 넣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그 과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진의 의도에 따라 냉장고 안의 재료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은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장위안의 취두부같은 것은 정말 취두부가 거기 있었을까. 아니면 제작진이 넣은 것일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취두부로 인해 재미를 줄 수 있는 꺼리들이 많이 있기에 그런 의심이 더욱 드는 것이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도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닭죽과 갈비찜 얼린 것까지 모두 거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시청자가 들게 만드는 의심은 아예 차단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더 지니어스 시즌2가 논란이 되었을 때 데스매치 게임이 가장 화두였다. 데스매치 게임이 다른 출연자들이 도와줘야 하는 게임이 있고, 플레이어 자신의 힘으로만 해야 하는 게임이 있는데 이를 데스메치에 갈 사람이 누군가를 보고 제작진이 살리고 싶은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을 선정한다는 의심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시즌3에서는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아예 오픈된 쇠창살에 데스매치 게임이 적힌 카드를 넣은 후 나중에 데스매치가 결정되면 그 때 중립적인 딜러가 자물쇠를 열어서 게임을 확인하게 함으로 게임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었다. 


냉장고 역시 그런 장치들이 필요할 것 같다. 몰래 카메라 식으로 평소 생활을 관찰하다가 기습적으로 덥쳐서 냉장고를 사수하고, 자물쇠를 채운 후 시청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곳에 열쇠를 맡긴 후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오픈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야 긴장도나 몰입도가 더 높아지고 신뢰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의심의 여지 없는 리얼한 냉장고여야 쉐프들의 실력 또한 빛을 발할 수 있고, 거기서 나온 요리들의 맛이 더욱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더하여 회가 진행될수록 식상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냉장고 속의 재료들이 다 거기서 거기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첫회만 해도 로빈의 냉장고에서는 닭가슴살로만 3개의 요리가 나왔는데 만약 다른 의뢰인의 냉장고에서도 닭가슴살이 나온다면 좀 지루해질 것 같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야간매점의 명예의 전당을 벤치마켕하는건 어떨까 싶다. 시즌제로 가기에는 프로그램이 너무 가볍고, 만장일치된 요리를 명예의 전당에 음식들을 올린다면 의외로 식상함을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집에서 해 먹고 싶어지는 요리 프로그램이 나와서 반갑기도 하고, JTBC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니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냉장고를 더욱 탈탈 털어서 맛있는 요리를 해주길 바라며 2회,3회도 본방사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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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정상회담 하는 날~! 한 주를 산뜻하게 시작하게 해 주는 매주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6주 연속 4%대를 내며 대새 예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이제 비정상회담에 나온 외국인들을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곧잘 볼 수 있게 되었다. 썰전에는 타일러가 나왔었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는 에네스 카야와 줄리안이 투입되었다. 미녀들의 수다가 데자뷰되는 순간이다. 미녀들의 수다에 나왔던 외국인 여성들은 미수다 열풍에 따라 각종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으며 더불에 미수다는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프로그램의 컨셉의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인기를 끌면 끌수록 일반인에 가까웠던 출연자들은 자신의 명성(?)에 걸맞게 행동하고 싶어하고, 더 튀고 싶어하면서 연예인이 되어가려 한다. 비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이미 알려진 수많은 인기 외국인 연예인들을 뒤로 해 두고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들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줄리엔 강이나 다니엘 헤니같은 한국어도 잘하고 드라마로 친숙하고 비주얼까지 되는 이들이 나왔으면 금새 히트를 쳤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대세였던 샘 해밍턴이나 핸리 정도는 나와줄 줄 알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지도 없는 외국인을 선택하였고, 오히려 이들이 나왔기에 히트를 치며 롱런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미녀들의 수다와는 차별화를 하고, 비정상회담이라는 브랜딩도 이미 되었고, 시청률까지 잘 나와주니 성공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위기가 찾아옴이 느껴진다. 각자 자연스럽게 얻었던 캐릭터를 자신이 더욱 강조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잘 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올바른 일이지만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 부자연스런 모습이 되기에 우려스러운 것이다. 





비정상회담 멤버 각자에게는 한국에서 연예인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겠지만, 비정상회담으로서는 위기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더 자극적이고, 자신의 캐릭터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은 비정상회담이 처음에 인기를 끌었던 순수하고 외국인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다름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것과는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특히 방송을 생각하여 방송에 맞추는 발언이나 행동을 할 때 그런 것이 더 눈에 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 각 나라마다의 다른 생각들과 문화적 차이에 대해 이해하고 듣고 싶은 것인데 오히려 한국 문화에 대해 찬양하고 적응해가고 있다는 듯한 발언들은 비정상회담만의 매력을 잃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나 요즘들어 몸으로 하는 무언가를 자꾸 보여주려고 한다. 하지만 몸으로 하는 것은 체력의 차이이지 문화적 차이가 아니기 때문에 별 다름을 느끼지 못한다. 팔씨름은 힘 쎈 사람이 잘하는 것이고, 턱걸이는 팔과 어깨 근력이 좋은 사람이 잘하는 것이다. 그걸로 나라별 대항이라고 하기에는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다. 





위기를 막는 방법


비정상회담에서 장위안이 인기를 얻는 이유도 다른데에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장위안이 현재 선생님이기도 하기에 제자들에게 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원칙 그대로 말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당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꿋꿋하게 남들과 다른 자신의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고 말한다. 장위안의 그런 자연스러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비정상회담스러운 모습에 가장 일치하는 것 같다. 





위기를 막는 방법은 초심을 유지하게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 같다.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주제를 잘 선택해 주어야 할 것이고, 너무 획일화되고 방송 분량을 만들려고 방송인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더욱 만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주기적인 멤버 교체도 서로에게 자극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가끔 멤버가 자리를 비울 때 대타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집트 이야기도 더 듣고 싶었고, 타일러가 아닌 상남자 대니 애런즈가 들려주는 미국의 모습도 더 듣고 싶었다. 


미녀들의 수다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녀들의 수다는 미녀들의 연예인이 되어 방송 시스템을 너무 잘 이해하고 연예인이 되어 방송 분량을 뽑아내려고 했을 때 차별점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좀 더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한국어라는 우물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넓고 다양한 사고와 문화를 이해시켜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비정상회담이 롱런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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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이라는 프로그램이 3회째 방송하고 있다. 1회를 보자마자 이거 대박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기획하고 만든 예능 프로그램이다. 비정상회담은 롱런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고, JTBC의 대표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1회 때부터 그런 확신이 있었으나 3회가 되니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매 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무수한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비정상회담은 한마디로 하자면 미녀들의 수다의 남자편이다. 미남들의 수다가 바로 비정삼회담인 것이다. 세계 정상 회담을 패러디한 비정상회담은 각국의 청년들이 나와서 한국어로 상정된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에서도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집으로 외국인 남자들이 나와서 토크쇼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잘 먹혀들지 않았다. 미녀들의 수다와 똑같은 포맷으로 남자만 가져다 앉혀 놓았기 때문이었다. 여성들이 수다를 많이 한다면 남자들은 토론을 좋아한다. 좀 더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남자들의 이야기에 맞는 컨셉으로 진행되었어야 했다. 





과연 비정상회담의 매력은 무엇일까? 


1. 한국어를 너무 잘하는 외국인


화면을 보지 않고 음성만 들으면 그냥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처럼 들릴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하다. 미녀들의 수다와는 또 다른 느낌인데, 미녀들의 수다가 약간은 어수록하게 말하는 외국인들이었다면, 비정상회담은 한국인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는 외국인인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한국어를 제대로만 배운다면 한국인보다 더 잘할 수 밖에 없다. 한국어강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국어 강의를 준비할 때면 멘붕에 빠지곤 했다. 한국어가 이렇게 어려웠던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문법도 복잡하고, 예외도 많고, 표현에 있어서도 다양하게 허용되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만 배운다면 한국인보다 더 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비정상회담을 보면 다들 웬만큼 이상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터키의 에네스같은 경우는 생각까지 한국인같아서 더 놀랍기까지 하다. 한국어를 잘하기에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한국어 실력 때문에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혼돈스러울 때도 있었는데, 비정상회담의 경우는 정확하게 나라별로 어떤 사고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얼굴과 말을 동시에 들으면 혼돈할 정도로 시청자를 비정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2. 각 나라 문화 차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외국인들


비정상회담을 보다보면 각 나라별 특징을 잘 알 수 있다. 비정상회담의 특성상 한가지 안건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말하기 때문에 시각차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동거에 대한 문제라거나 꿈과 현실에 관한 문제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다른 생각 역시 서로 다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의 차이까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주로 자유분방한 사고와 독립적인 정신하면 미국을 떠올려서 18세가 되면 무조건 자녀들을 독립시키는 줄 알았는데, 실은 더 보수적이고, 부모님과 같이 사는 청년들도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중국이 가지는 일본과 미국에 대한 안좋은 감정도 장위안을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중국이 얼마나 사상 교육을 철저하게 시키는지 또한 알 수 있었다. 터키의 보수적인 면 또한 비정상회담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에네스 카야의 경우는 조선시대에서 왔다고 해도 믿을만큼 보수적이고, 한국인의 사고와 매우 비슷했다. 터키가 괜히 형제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비슷한 문화와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놀라웠다. 


3. 독설이 난무하는 상남자들의 이야기


비정상회담의 가장 큰 매력이자 놀라운 점은 바로 거침없는 독설이다. 서로를 향한 혹은 나라를 향한 독설 및 신경전은 아슬 아슬한 줄을 아예 넘어서버린다. 터키의 에네스 카야가 그 중심에 있는데, 호주의 다니엘 스눅스가 어릴 적 독립을 한 것에 대해 부모가 잘못키워서 그렇다는 발언을 하는가하면, 아직 어리고 생각도 어리다는 독설을 하기도 한다. 중국의 장위안은 일본의 테라다 타쿠야를 통해 대놓고 일본이 싫다고 말하기도 하고, 미국의 타일러 라쉬를 향해 미국 때문에 중국이 성장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거의 국가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과감한 독설은 비정상회담을 오래도록 유지시켜 줄 것이다. 또한 보통 이런 독설을 하게 되면 비호감으로 낙인되거나 악플을 맞게 되는데, 외국인이다보니 문화적 차이가 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완충작용을 해 주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말리는 MC들의 모습이 더 재미있고, 웃긴 상황이 연출되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간혹 독설이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말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샘 오취리의 경우 가나에서는 동갑끼리만 술을 마시고, 아기가 태어나면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로 뻥가나로 캐릭터를 완전히 잡았다. 하지만 실제로 가나 대사관에 확인해본 결과 아기가 태어났을 때 술과 물을 번갈아가면서 손가락을 넣는 풍습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서프라이즈처럼 반전 재미가 있었다. 전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문화에서는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비정상회담의 무기





비정상회담은 컨셉이 아주 잘 짜여져있다. 현재 가나, 캐나다, 영국, 터키, 벨기에, 이탈리아, 중국, 미국, 프랑스, 일본, 호주가 있지만 언제든 국가를 추가하거나 뺄 수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스잘김 역시 한국어를 매우 능숙하게 하고, 방글라데시를 대표할 수 있다. 이미 검증된 호주의 샘해밍턴이나 캐나다의 헨리도 있다. 버스커 버서커의 브래드도 있고, 줄리엔도 있다. 정말 많은 외국인 청년들이 있고, 한국어는 물론 외모까지 훌륭하니 후보 선수를 두둑히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주제도 정말 다양하다. 실은 모든 일상적인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겐 정상인 것이 다른 시각으로는 비정상으로 비칠지도 모르고, 샘 오취리의 가나 풍습처럼 우리가 보기엔 비정상적인 것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정상인 것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다루면 많은 이슈를 만들어낼 수 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동성애 이슈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및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등 국제 관계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핵폭탄급이 되지 않을까 싶다. 


3회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다들 캐릭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외국인은 터키의 에네스이다. 거침없는 독설과 유교적인 사상으로 동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에네스같이 앞으로 이런 캐릭터들이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지면 비정상회담은 무얼해도 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4회 예고편에서 보여주었던 팔씨름이나 각종 예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종목 및 코너들을 비정상회담에 대입만 시키면 신선한 코너로 탄생할 것이니 말이다. 


물론 우려되는 것도 있다. 너무 인기가 있다보면 비정상회담과 같은 포맷으로 배껴서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공중파에서 나오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종편이나 케이블 프로그램을 그대로 배껴서 만든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고, 그렇게해서 성공시킨 사례들도 있다. 공중파가 가진 시청률이라는 무기는 원조마저 무력하게 만드는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꽃보다 할배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략으로 꽃보다 할매편인 공중파의 마마도를 철저하게 따돌린 것처럼 비정상회담만의 전략과 철학이 있다면 문제없이 그런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종편의 멋진 시도가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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