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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미녀들의 수다 vs 마녀들의 수다


미녀들의 수다가 루저 발언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홍익대의 한 여학생이 180cm 이하의 남자는 모두 루저라는 발언으로 인해 수많은 이슈가 생산되고 있고, 뭇 남성들의 심기를 심히 불편하게 하고 있다. 나 또한 그 루저에 들어가는 사람으로 별로 유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외모지상주의를 의도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실수로라도 뒷통수를 치면 아픈 것은 매한가지다. 오히려 의도하지 않고 때린 것이 대비할 수 없었기에 더 아프다.

미녀들의 수다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외국인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학습 프로그램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 있는 한국어학과 학생들에게 다른 프로그램은 몰라도 미수다는 꼭 챙겨보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그 학생들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통해 어글리 코리안의 모습을 보았으니 말이다.


미녀들의 수다가 마녀들의 수다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외국인들의 말들이 외국인처럼 들리지 않는다. 그냥 제작진의 목소리를 대언하는 꼭두각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난 이 루저 발언의 책임지를 루저 발언을 한 학생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학생의 말처럼 그 학생은 그냥 시켜서 한 말이다. 미수다에서 나오는 외국인들 또한 제작진이 시켜서 한 말이다.

이는 이미 양심선언을 하고 배척당한 캐서린 사건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캐서린은 막창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제작진이 살아남으려면 막창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한 것 뿐이다. 방송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는 하지만, 시청자를 기만하는 프로그램은 영 개운치 않다.

패떴의 대본 사건이 기분 나빴던 이유도 "방송은 원래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 몰랐어? 순진하긴 ㅉㅉ"라고 말하느 듯하여서 그랬다. 미수다도 동일한 반응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녀사냥하지마. 방송이 원래 그래. 몰랐어? ㅎㅎ"라고 대답하고 있다.

미수다 사과

미수다 홈페이지의 사과 전문


미수다가 밝힌 입장을 살펴보면 자신들의 잘못에는 전혀 언급이 없다. 단지 마녀사냥을 하지 말라는 네티즌들에 대한 훈계 뿐. 마치 정치인들처럼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스타킹 사건이 생각난다. 일본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배껴서 행동 하나 하나까지 따라하게 하여 스타킹을 만들어낸 제작진들은 파렴치의 극치였다. 그리고 사과를 한 후 pd가 바뀌는 조치를 취했으나 여전히 자극적이고 막장스런 일들만 반복되고 있다. 미수다도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대충 대충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모양세다.



미수다는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많은 외국인들에 세계 각지에서 지켜보고 있고, 특별히 한국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헌데 이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난다면 미수다는 프로그램 자체만 먹칠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에도 먹칠을 하는 것이다.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이 말은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미녀들의 수다가 더욱 마녀들의 수다로 느껴지는 것 같다.

왜 미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작가의 이야기는 한국인이 들었으면 하는 외국인들의 발언이다. 하지만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솔직한 외국인의 발언이다. 그렇게 해서는 방송이 안된다고 한다면, 해 보긴 했냐고 묻고 싶다.
  • BlogIcon 김포총각 2009.11.12 22:37

    루저 사건이 상당기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군요.
    이에 대한 인터넷상의 반응도 뜨겁고요. 그것이 비난이 대부분일지라도 말이죠.
    어찌되었던 침체되었던 미수다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된건 사실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제작진의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일까요?
    이런 이슈를 일부러 만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대본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이 프로에 출연한 여대생의 발언들이
    우리나라 여대생들의 생각이 아니길 바랍니다.
    사실 그들 스스로 된장녀에 물질만능주의에 찌들어 있음을 인정하는 모습들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더군요.

  • 루즈어 2009.11.13 01:26

    끄..흐엉..엉..ㅎ흫ㅎ헝ㅇ...

  • BlogIcon 준인 2009.11.13 08:42

    방송 전체를 봤는데 루저로만 욕을 먹을 상황이 아니네요;;

    돈 없고 잘생긴 남자와 연예는 하되 결혼은 안한다.
    아무리 사랑해도 월세 단칸방엔 못산다.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내는 건 여자가 외모에 투자하기 떄문에 당연하다

    뭐 요딴 발언들도 있군요.
    남여의 생각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정말 이렇게 까지 다를까 싶네요.

  • BlogIcon 미령 2009.11.13 10:06

    미수다는 정말 폐지되었으면 합니다.
    미수다가 이번일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을지 모르겠지만, 나온 외국인들이 그냥 대본을 읽는 것 뿐이라는것을 알고 볼테니 재미를 못느낄테고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본지 오래됐지만 재미가 있는것도 아니던데요... 참 이상합니다...

  • BlogIcon Iam정원 2009.11.13 10:31

    키작은 남자에 대한 루저발언은 같은 여자입장에서도 너무 심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제작진들과 발언 여학생도요.. 미수다를 안본지 꽤 오래됐는데...이슈를 만들어 다시 주목받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참 유치하고 아닐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남자키가 170이면 큰거 아닌가... 180이하면 루저라니...남자들이 모든 여자가 그렇게 생각할까 겁니요. 내가 좋아하는 오빠도 170일것 같은데...

    • BlogIcon 이종범 2009.11.15 07:31 신고

      ^^ 결국 외모에 대한 저질스런 발언이 결국 문제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 문제는 제작진이 써 준대로 읽었다는 것이죠.

  • 어르신™ 2009.11.14 12:00

    원래는 안보는 프로그램인데 간만에 채널돌리다 깜짝 놀랐습니다. 뜨끔했거든요. 저도 루저라서... ^^;
    편집을 하지못한(거의 의도적이라고 봐야하는) 제작진도 문제고, 대본논란이 있긴하지만 공중파에 나와 저런 대사를 저런 상큼한(?-그래서 더 비난 받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할 수 있는 저 여학생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전 사실 루저발언도 루저발언이지만 그 문**양과 최**양(양인지 군인지 헷깔리지만서도..)의 발언이 더 거슬렸는데 아무튼 TV보면서 화가나보긴 오랜만이네요. ^^ (제작진이 머리가 좋은듯... ^^) 우리나라 평균키 분포도 보니까 열명 중 여덟아홉은 루저던데.... 그걸로 위안을 삼죠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