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얼마전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교감선생님인 김자옥이 새우 알러지에 걸린 에피소드가 있었다. 새우 알러지가 있던 김자옥은 이순재와 콘서트에 가기 위해 이순재 집에서 기다리던 중 배가 고파서 이것 저것 한입씩 먹는다. 하지만 그 음식들은 모두 새우로 만든 요리였다. 그 날 아침 새우가 많이 와서 현경이 새우로 죽도 만들고, 전도 만들어 요리를 해 놓았었기에 김자옥은 콘서트를 보러 갈 때 쯤 입술이 퉁퉁 부어서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고 말았다.

새우 알러지를 소재로 쓴 것을 보면 새우 알러지가 보편적인 알러지던가, 하이킥 작가 주변에 새우 알러지가 있던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새우 알러지가 보편적이진 않기에 후자에 힘이 더 실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새우 알러지가 특별한 알러지는 아니다.

그건 내가 새우 알러지가 있기에 좀 더 자세히 알고 있다. 우리는 모르고 넘어갈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새우 알러지로 고생을 하고 있으며, 갑각류 알러지 속에 포함되기도 한다. 복숭아 알러지, 꽃가루 알러지등 다양한 알러지들이 있지만 새우 알러지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걸린 새우 알러지


사실 나도 군대에 가기 전에는 내게 새우 알러지가 있는 줄 몰랐고, 새우 알러지라는 것이 있는지조차도 몰랐다. 자대배치를 받고 어깨에 노란 딱지를 단 신병 때 우리 부대에는 특이하게 오침이란 제도가 있었다. 낮잠 시간인데 보통은 새벽 근무를 하는 헌병들에게 주어지는 것이었으나 60명이 함께쓰는 통합 내무실에 특기는 별로 상관이 없었다. 모든 장병들이 하루에 6시간씩 외곽근무를 섰기에 오침 시간이 주어졌던 것이다.

나 또한 신병이지만, 고참들을 잘만나서 오침을 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잠을 자는데 갑자기 숨이 잘 안쉬어지기 시작했다. 옆에 말년병장이 자고 있었는데, 곤히 자고 있는 말년병장을 깨우며 숨이 안쉬어진다고 했더니 떨어지는 낙엽이 이마에 꽂혔다는 표정으로 혼비백산하여 나를 데리고 당직하사관에게 갔다.

숨이 안쉬어지고 온몸엔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은 붓고, 혀도 부어 마비상태이다보니 놀랄만도 했을 것이다. 부대가 산꼭대기에 있는 사이트라 군의관도 없고, 의무실도 없었다. 그래서 사재 병원을 이용해야 했기에 당직하사관은 나를 태우고 보건소로 달리기 시작했다. ^^; (군인은 의료보험이 안되기에 최대한 싼 곳으로...)


보건소로 가는 동안도 숨이 잘 안쉬어져서 쎅쎅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보건소에 가서 주사 한대 맞고 나았으나 그 후에도 몇번 같은 증상이 나타났고, 그 날의 식단을 분석해본 결과 새우 알러지라는 판정을 내려주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새우를 이제 더 이상 못 먹게 되다니 정말 암담했다. 난 새우를 정말 좋아했고, 오도리를 특히 좋아해서 산채로 먹는 그 달콤함을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새우 알러지의 고통은 그 달콤함마저 포기하게 만들었다. 숨이 잘 안쉬어지니 먹다가 죽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하루종일 설사를 해대니 알러지 한번 앓고 나면 힘이 하나도 없었다.

새우 알러지를 앓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가 먹는 참 많은 음식에 새우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새우젓부터 시작해서 새우깡까지... 짬뽕 국물도 새우가 들어가기에 피했다. 과연 그것이 알러지를 유발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예방이 최우선이기에 웬만하면 새우가 들어가 있는 음식은 먹지 않았다. 오징어땅콩 과자를 먹다가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 적도 있어서 새우깡은 절대로 안 먹는다. (만약 새우깡을 먹고도 알러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새우깡에는 새우가 없다는 것일까??^^;;)


새우 알러지


새우 알러지는 새우를 먹거나 만지거나 새우가 들어간 국물을 마시거나 새우를 튀긴 기름에 다른 음식을 튀겨 먹거나 했을 경우에 일어난다. 새우 뿐 아니라 갑각류 알러지이기 때문에 오징어, 랍스타, 전복, 조개, 가재등의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보건소에서 듣기로는 새우의 어떤 성분이 너무 많이 인체에 들어왔을 경우 그 성분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고 했다. 자세히 찾아보니 IgG(특별히 IgG2와 4)와 IgE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 면역 체계는 항상성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특별한 한 요소가 너무 많이 들어오면 균형을 잡기 위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내 몸에는 새우가 너무 많은가보다.


새우 알러지는 보통 어릴 때는 나타나지 않다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 중에 새우 알러지가 있다면 아이를 키울 때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새우와 관련된 알러지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들을 약간씩 테스트해보며 반응을 지켜보아 이상 징후가 있을 때는 바로 의사와 상담하면 큰 피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새우 알러지 증상은 기도가 붓거나, 혀와 입술이 붓고, 눈이 간지러우며,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데 나는 순서는 약한 피부에서 먼저 시작된다. 특히 손가락 사이나 손목, 겨드랑이 부분에서 먼저 일어나기에 초기 증상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고, 구토도 일으킨다. 가장 무서운 것은 기도가 붓는 것인데 이건 정말 심한 경우이다. 불행히도 내가 그런 케이스였는데, 기도가 부어 숨을 쉬기 곤란할 정도이다. 숨을 한번 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숨 쉬는 것에 대한 감사함까지 느낄 정도이다.

어제 걸린 새우 알러지


새우 알러지로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증세가 나타났을 때 초기 대처를 하면 의외로 쉽게 낫는다. 난 어제 또 새우 알러지가 걸렸었다. 오랜만에 친척들끼리 만나서 밥을 먹었는데 해물탕집에 갔었다. 해물탕과 해물찜 그리고 해물파전을 먹었는데, 해물파전 속에 오징어와 함께 새우가 들어있던 것을 모르고 먹다가 한참후에 새우의 존재에 대해 알았다. --;;; 해물찜에도 커다란 새우가 몇개 들어가 있었고, 해물탕에도 물론이었다. 최근 새우 알러지가 걸린 적이 없어서 방심했던 탓인지,저녁이 되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운전을 하고 오는데 겨드랑이와 손목, 허벅지가 간지럽고, 심한 복통이 생기며 혀가 찌릿찌릿하며 부어 마비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도 집에 잘 도착해 상비약을 먹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쾌차하게 되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려고 폼잡고 있었기에 조금만 늦었어도 심각해질 뻔 했다. 집에는 알러지 약을 몇통씩 항상 준비해두고 있고, 여행을 갈 때도 몇통씩 챙겨간다.

나도 모르게 음식 속에 새우가 들어가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애매한 것이 새우를 먹을 때마다 알러지가 일어나면 아예 쳐다도 안보겠는데, 어떨 때는 새우를 먹어도 괜찮을 때가 있다. 그래서 방심하기 일수이고, 결국 한번 호되게 당해야 정신을 차린다.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새우 알러지 대처법


농담으로 친구들이 나에게 원한이 있다면 잘 때 입에다 새우 가루를 털어넣으면 된다고 한다. (농담이 아닌가?^^;;)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난 죽을 것 같기도 하다. 아니 그보다 더 한 죽지도 못하는 고통을 느낄수도 있다.;; 새우 알러지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들어본 사람도 있겠지만, 의외로 주변에 새우 알러지가 많은 것 같다. 전염은 되지 않지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우선 바로 병원으로 가서 의사에게 응급치료를 받거나 근처 병원이 없다면 약국에라도 가서 알러지 치료약을 사서 빨리 먹어야 한다.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도 너무 겁먹지 말고 반응의 상태를 계속 감지하며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간혹 샤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내가 해봤다. ㅎㅎ)

새우 알러지는 면역 체계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음식 알러지에 대한 조건반사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항상 조심하고, 예방책을 미리 숙지해두어야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김자옥 및 대한민국의 여러 새우 알러지에 걸린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