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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가 열렸다. 신나는 무대 속에 노래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이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노래에 대한 무한도전식의 해석과 메시지가 있었다. 요즘 난무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헛점도 정확하게 찌르면서 사람들의 심금도 울리게 되었다. 무한도전은 6팀에게 숨겨진 심사위원이 관객 가운데 있다고 한 후 순위를 매겼다. 즉, 경쟁을 시킨 것이다. 그리고 대상 수상을 모두에게 해 주었다. 우리의 인생은 경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였다. 그리고 열심히 달려온 모든 팀들이 모두 대상 수상자인 것이다.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즐기고, 느끼고, 행복하느냐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무한도전이 내게 항상 감동을 주는 이유는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기 때문이다.

어제 난 대학 때 활동하던 IVF라는 동아리의 여름수련회에 다녀왔다. 선배들이 찾아가서 "나는 멘토다"라는 제목으로 3,4학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던 것이다. 나 또한 "블로그"라는 주제로 3,4학년 후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들은 많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뿌옇고 보이지 않는 앞의 길과 바로 앞에 놓인 갈림길. 부모의 기대와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과연 될까 하는 의심과 불안이 내게까지 전해졌다. 그들과 짧은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놓친 부분이 많아 아쉬웠는데, 오늘 무한도전을 보며 내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처진 달팽이가 해 주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말하는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이적은 유재석과 한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적은 유재석의 인생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여행을 다니며 유재석의 가슴 속 이야기를 들으며 노래를 만들어갔다. 지금 유재석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과거에 유재석은 꽤 오랫동안 무명으로 살아왔다. 무명의 설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의 취업대란 속에 있는 실업자들의 마음과 동일하지 않았을까 싶다. 앞 날이 불확실한 수많은 직장인들도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싶다. 차라리 앞이 보이지 않으면 약간의 기대라도 할 수 있을텐데, 제한된 앞날이 보인다면 그것은 더욱 비참하고 절망적일 것이다. 

이적과 유재석이 만든 '말하는대로'의 가사를 한번 음미해보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난 왜 안되지 하며 걱정이 들어 통 잠을 잘 수 없던 시절.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내일 뭘 할지 꿈꾸게 된 것이다. 걱정에서 꿈으로 바뀐 미묘한 작은 변화가 그를 변화시켰다. 미친 듯 달릴 수 있게 되었고, 말하는대로 될 수 있단 걸 한번 경험해보자 믿어보기로 했고, 그것들이 반복되자 할 수 있단 걸 알게 되었다. 미친듯 달려오며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정말 들어야 할 것은 오직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생각한대로, 마음먹은대로 할 수 있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없다고,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 불안한 미래에 대해 낙담하며, 한두번의 실패, 혹은 연속되는 실패에 좌절하고 역시 안되었다며 좌절하게 된다. 그러나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아주 사소한 변화 때문이다. 꿈을 꾸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유재석은 국내 최고의 MC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미친듯이 달리게 된다. 국내에는 주병진 외에는 개그맨이 MC가 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특히나 외모가 받춰주어야 MC가 가능했던 그 시기에 유재석은 MC를 꿈꾸게 되었고, 주변의 수많은 소리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 작은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한다. 정말 오늘도 최고의 MC이기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반성하고 자신을 개발하는 진심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최고의 MC가 된다. 유재석을 보고 있으면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발이 느껴진다. 게스트에 대해서는 수십년 전 정보까지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게스트가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다. 그래서 게스트들은 유재석을 MC로 가장 선호하며 그가 MC로 나오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편안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최고가 되었다. 최고가 되어서도 자신의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무한도전에서 모든 미션에서 가장 미션을 성실하게 수행해오는 사람은 유재석이다. 에어로빅도 그랬고, 봅슬레이도 그랬고, 댄스 스포츠도 그랬고, 패션 모델도 그랬다. 첫날에 멤버 모두 다같이 못하지만, 그 다음 날에 제일 잘하는 사람은 유재석이다. 그는 밤새 연습했던 것이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생각을 바꾼다. 그리고 꿈을 꾼다. 미친듯 달리고 내 마음 속 소리, 즉 진심에 귀기울인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영원히 도전한다. 이것이 유재석이 최고가 된 비결이고 비법인 것이다. 

노래는 진심이다.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노래를 들으며 흥겨웠고 즐거웠다. 그리고 관객이 모두 떠나가고 텅빈 무대에서 부른 '말하는대로'는 누군가를 위한 노래가 아닌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무대였다.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멜로디로, 랩으로... 랩을 부르는 동안 유재석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자신의 20대가 생각났나보다. 끝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듯한 고통스런 느낌. 도저히 끝이 안날 것 같은 악순환의 고리들. 걱정하는 주변의 시선들과 소리들이... 아니 그보다 그 고통스런 시간을 변화시킨 순간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변화가 그 모든 악순환의 고리를 선순환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말하는대로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꾼 순간 인생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재석의 노래를 듣고 무한도전이 끝났다. 그러나 한동안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에 눈물이 계속 고일 뿐이었다. 그의 인생의 역경이 감동스럽기도 했지만, 그의 진심이 전해져 나의 인생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스무 살적 잠자리도 비슷했다. 말하는대로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 날은 어두웠고,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군대에서 맞이한 생일 날 내 꿈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무시했지만, 내 가슴 속에는 울렁거리는 열정이 있었고, 할 수 있을거라, 한번 해보자는 용기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에 집중하며 지금까지 미친 듯 달려왔다. 10년이 지난 지금,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다. 그리고 말도 안된다고 했던 꿈들이 이뤄지고 있다. 말했던대로 그대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의 노래를 듣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역경 속에 있는 사람도, 세상의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던 사람도, 좌절 속에 있는 사람도, 혹은 좌절 속에 있던 사람도 유재석의 진심이 담긴 인생 스토리에 푹 빠져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노래가 되었다. 

음악적 스킬도 없었고, 탁월한 음색이나 시선처리도 없었다. 때론 음정이 틀리고 박자를 놓치기도 했지만, 그의 노래는 세상 그 어떤 노래보다 가장 아름다웠다. 노래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무한도전은 성공했다. 사람들에게 노래란 경쟁과 스킬이 아니라 진심이고 그 진심이 전해지는 것이라는 것을 전했으니 말이다. 진심 없이 시청률만 올리기 급급한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 오아시스 같은 해갈을 해 주는 무한도전은 영혼까지 맑고 시원하게 해 주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드리는 말


어제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내게 고민 상담을 했던 후배들에게 위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가지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다. 당신의 인생은 이미 제목이 적혀 있는 그림이다. 그 제목은 "축복"이다. 지금도 그림은 그려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검은 색이 칠해지고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핑크색이 칠해지고 있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공백으로 남겨져 있기도 할지 모른다. 그러나 검은 색이건 핑크 색이건 공백이건 모든 것이 있어야 "축복"이란 제목의 그림이 완성된다. 꿈을 가지고 도전하라.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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