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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시즌3, 이것이 진짜 리얼 버라이어티

이종범 2012. 12. 31. 07:48
정글의 법칙 시즌3가 시작되었다. 정글의 법칙W를 보다가 정글의 법칙 시즌3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 정글에 간다고 모두 정글의 법칙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글의 법칙W를 보며 여배우들이 고생 참 많이 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고생했다는 느낌 뿐 어떤 감동이나 재미도 없었다. 곱게 살던 사람들이 왜 저곳에 가서 저 고생을 할까라는 측은한 마음 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혜련이 정글의 법칙W에 가장 잘 어울렸지만, 같이 간 박상면조차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했다. 

정글의 법칙 시즌3는 정글의 법칙W를 보다가 봐서 그런지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느껴졌다. 아마존. 국내 예능 최초 입성이라니 그 도전 자체가 무한도전인 것이다. 아쉽게도 리키가 빠졌지만 추성훈과 김병만의 조합만으로도 만족할만하다. 노우진도 많이 레벨업이 되었고, 박정철은 연서남 캐릭터를 잡았지만 실제로는 그리 약한 것 같지 않다. 그저 배우인만큼 영리하게 캐릭터를 잡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끝까지 잘 버텨주었다. 미르 역시 광희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멤버인 것 같다. 광희는 의지를 보이긴 했지만 중도에 2번이나 포기를 했다. 연서남도 버티고, 여배우들도 버티는데 너무 약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반면 미르는 평소에도 파충류를 좋아하고, 일도 제법 잘 한다. 아마존에서도 김병만을 도와 최전방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다음 주 예고에서 물에 빠질 뻔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막내로서 역할을 잘 해낼 것 같다. 

정글의 법칙 시즌3는 첫번째 회부터 강한 리얼 버라이어티를 보여주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박솔미였다. 여배우 박솔미는 여전사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인지 전혜빈에 이어 세번째 여자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다. 좀 불안하긴 하지만 제대로된 신고식을 치루게 되었다. 아마존으로 오는 길에 마지막 만찬으로 먹은 컵라면이 탈을 내고 만 것이다. 사방이 휑한 섬에서 화장실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나무 조차 한그루 없었다. 박솔미의 표정은 점차 하얘지기 시작했고, 같이 가던 박정철은 어찌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 급한 순간은 겪어본 사람은 다들 알 것이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에 침이 마르고, 진땀이 나며 차분해지자고 주문을 외우는 그 순간. 그것도 차도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여배우가 겪었을 고뇌는 화면의 박솔미 표정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쓰러져 있는 나무 뒤로 가서 일을 보게 된다. 앉았는데도 얼굴이 보이는 상태로 말이다. 생리현상이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그것을 그대로 화면에 담아낸 제작진이 대단한 것 같다. 게다가 인증샷까지 공개했으니 잔인하기까지 해 보였다.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은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정글의 법칙이 여느 예능과 다른 점은 누구도 짜고 쳤다고 말할 수 없는 리얼함에 있을 것이다. 그냥 그 순간을 담기만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감동과 재미가 함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정글의 법칙인 것이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여배우가 아무것도 가릴 곳이 없는 곳에서 쓰러져 있는 나무 뒤로 가서 볼 일을 보고 그것을 인증샷으로 보여주기까지 하는 프로그램을 의심할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박솔미로서도 기존의 차도녀 이미지를 버리고 여전사로서의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싶다. 배우에게 변신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배도 없는 상황에서 강을 건너가야 했던 병만 족은 강에 쓸려 내려온 나무를 강으로 하나씩 띄워서 땟목을 만든다. 나무를 서로 엮는 줄로는 나무 껍질을 이용했고, 작업도 강에서 직접 했다. 결국 땟목을 만들어 강에 띄웠고, 강을 건너기 위해 탐사를 가다가 미르가 곤경에 처하게 되고 만다. 일부러 강물이 불어나게 할 수도 없는 것이고, 미르가 그 위험을 감수하고 대본에 의해 중간에 들어가 익사를 당할뻔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리얼함은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그 리얼함 때문에 많은 악플들이 달리기도 한다. 아무거나 먹었다가 병에 걸린다거나, 현지병에 걸린다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악플인데 별로 공감은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김병만은 수차례 다녀왔고, 아무 이상도 없었다. 다 사람 사는 곳이고 다른 사람들이 이미 지나갔던 길이다. 현지 전문가를 두고, 만일의 경우에 항상 대비하며 팀닥터까지 동원하여 간다. 방송인데 그 정도 준비도 하지 않았을까. 스튜디오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게임하다가 사망하기도 한다. 방송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위험한 순간은 매순간있다. 오히려 정글에서는 차가 없으니 차에 치어 죽을 위험은 없으니 더 사망 확률이 낮다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필자는 정글의 법칙을 무한도전 이후 최고의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생각한다. SBS에서 패밀리가 떴다나 런닝맨, 강심장같은 예능만 만들어내서 별 기대를 안했는데 정글의 법칙을 보고 SBS의 예능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글의 법칙은 그 어떤 프로그램도 따라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또한 무한도전이 유재석이 아니면 무한도전일 수 없듯, 정글의 법칙도 김병만이 아니고는 정글의 법칙이 될 수 없는 것 같다. 누구도 가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여주는 정글의 법칙. 그 안에서 일상이나 책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많은 교훈들을 얻을 수 있기까지 하다. 

정글의 법칙 시즌3 뿐 아니라 시즌 10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