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리뷰/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남긴 3가지 메세지

응답하라 1994가 끝났다. 결국 남편인 김재준은 칠봉이가 아닌 쓰레기로 밝혀졌고, 닉네임으로만 불렸던 모든 하숙생들의 이름도 밝혀졌다. 수많은 예측과 추측들이 나왔던 응답하라 1994. 이런 드라마는 이전에 없었던 장르의 드라마이다. 추리 소설처럼 매 회마다 단서들이 나오고, 그 단서를 퍼즐처럼 맞춰가며 남편이 누구일지 맞춰가며 보는 그런 드라마 말이다. 응답하라 1994는 남편 찾기 드라마로 많은 이슈와 궁금증을 유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드라마에 큰 획을 그을 몇가지 메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크게 3가지로 나누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1. 콘텐츠가 갑이다.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은 아무리 아이돌이 나오고, 막장으로 스토리를 쓴다고 해도, 변함없는 것은 콘텐츠가 좋으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4는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했음에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 역사에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시청률이며, 공중파 시청률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이다. 공중파에서 했다면 3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채널 브랜드보다는 프로그램 브랜드가 더 중요해진 시기가 된 것 같다. 이번에는 MBC는 드라마, KBS는 예능이라는 채널별 브랜딩이 있었다면, 이제는 응답하라 1994, 별에서 온 그대, 꽃보다 누나같은 프로그램별 브랜딩이 되고 있고, 작가, 감독등의 네임벨류도 많이 높아졌다. 현재는 공중파, 케이블, 종편으로 채널들이 나뉘어져 있지만, 채널의 의미보다는 프로그램의 의미가 더 중요해질 것이고, 꼭 방송 채널을 통하지 않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유통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나오게 될 것 같다. 


유투브에서는 생방송 서비스도 시작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방송을 유투브로만 하는 채널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삼성 블로그에서 무한동력이라는 SNS드라마를 방송하기도 했다. 이처럼 점점 채널보다는 콘텐츠 위주로 방송이 나아가고 있고, 이런 것을 증명해준 것이 응답하라 1994가 아닌가 싶다. 콘텐츠가 좋다면 그것이 케이블이건, 공중파이건, 유투브이건 어디든 상관없이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마케팅은 도울 뿐. 





응답하라 1994의 마케팅은 따로 떼어서 이야기해도 좋을만큼 온갖 마케팅 기법을 다 사용했다. 콘텐츠가 좋다보니 사람들이 몰리게 되고, 이 몰리는 사람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마케팅을 통해 다른 프로그램까지 살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응사는 블록화를 시도했다. 1박 2일-남자의 자격, 아빠 어디가-진짜사나이처럼 하나의 프로그램처럼 두개의 프로그램을 묶으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것도 두개가 아닌 3개의 프로그램을 묶으려 했다. 


바로 꽃보다 누나와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다. 응사 내내 두 프로그램에 대해 거의 띠를 사면으로 두를 정도로 광고를 했다. 자막으로도 계속 나오고, 왼쪽, 오른쪽 띠는 물론 쉬는 타임에 광고도 계속 나왔다. 그 결과 꽃보다 누나는 시작하자마자 1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다.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는 2%대의 시청률이긴 하지만 시즌1에 비하면 많은 팬층을 확보했다.





시간차 마케팅도 시도했다. 응사의 방영 시간은 공중파에서 뉴스를 하기 5분 전 하여 꽃보다 누나까지 쭉 이어서 방송한다. 또한 응사 에필로그는 금토가 아닌 금금을 시도함으로 꽃보다 누나의 시청률은 안정권에 들어갈 때까지 밀어주기로 한다. 자연스럽게 스토리 속으로 녹아 들어간 PPL이나 다른 프로그램들을 끌어주는 마케팅은 응사 성공의 한면이기도 하다. 


3. 주 시청타켓은 날카로워야 한다. 





응답하라 1994. 이는 94학번에 포커싱을 맞춘 드라마이다. 나아가 94학번 연대의 공대나 의대를 다닌 사람들에겐 추억을 제대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94년도에 있었던 일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도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서태지, 삼풍백화점, 김일성 사망등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큰 이슈와 함께 그 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0,30대에게 뿐만 아니라 10대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주 시청 타켓은 이제 40살이 된 94학번이고, 나아가 94년을 산 사람들에게 추억을 다시 생각나게 만들어주지만, 94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도 어필했다는 점이다. 이도 저도 아닌 설정보다는 확실하게 타켓층을 잡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때 입소문은 94학번부터 퍼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연령층에게도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 과연 그 다음은 어떤 세대를 응답시킬까? 개인적으로는 과거로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응답하는 것도 시도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살아가야 할 혹은 살아가지 못할 미래에 대해서 말이다. 응답하라 2030정도면 SF 드라마가 되려나. 응답하라 1994가 남긴 세가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앞으로도 응답하라같은 드라마들이 많이 나와서 시청자들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별그대가 해서 응답하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