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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긴 비정상회담. 에네스 카야의 하차와 논란은 비정상회담에 독이 될 수도 있엇고, 약이 될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비정상회담은 그 논란은 독이 아닌 약으로 만들었다. 1%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종편임에도 불구하고 4.7%까지 치솟고 있다. 에네스 카야는 터기로 돌아갔지만, 그 논란은 여전히 비정상회담에게 리스크이다. 한국에 있는 연예인들도 갑자기 어떤 불미스런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판에 외국인에 대한 뒷조사가 가능하겠는가.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이 난 후에 대처하는 법도 중요하다. 





비정상회담은 이후 각종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각 멤버 한명 한명 루머와 연관이 안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은 의혹으로 바뀌었고, 모든 멤버들은 한번씩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비정상회담에서는 빠르게 새로운 멤버를 투입했고, 에네스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풀기 시작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멤버들의 친밀감이나 인간성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최근 논란이 잠시 일었던 장위안에 대한 루머는 줄리안이 한 몰래카메라에서 실제로 돈을 빌려주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해주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명을 한 셈이다. 


비정상회담은 태생적으로 루머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멤버의 리스크는 물론 외부의 리스크가 너무나 큰 포맷이다. 나라 선택을 잘못해도 그 나라에서 뭔가 국제적인 비판을 받을만한 사안이 생겼을 경우 그 멤버는 퇴출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문화적 차이에서 일어나는 오해 역시 리스크가 될 것이고,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대중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것이다. 미녀들의 수다 역시 여러 루머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각 멤버들이 연예인이 되는 순간 미녀들의 수다는 하향세를 이어가게 되었다. 


비정상회담의 모습 또한 비슷하다. 멤버들 한명 한명이 인기를 얻으며 연예인화 되어가고 있고, 각종 프로그램에 섭외 1순위가 되기도 한다. 비정상회담의 번외편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역시 이런 효과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멤버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리스크도 커지긴 하고, 한명으로 인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가 생길수도 있지만, 반대로 한명으로 인해 무너질뻔한 프로그램이 살아날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독일인인 다니엘이 독일 주간신문 "디 자이트"와 2월 9일에 인터뷰한 기사(원문)가 NewsPeppermint를 통해 번역이 되었고(독일인 다니엘이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 이 글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비정상회담의 의도와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독일에 전달하고 있다. 독일이 한국에서 왜 긍정적인 이미지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는지, 한국이 독일에 대해 궁금해하는 점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마치 한국을 독일에 소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다니엘은 한국에 독일을 알려주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독일에도 한국을 알려주고 있는 셈인 것이다. 


물론 한사람으로 인해 국가의 이미지가 모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터뷰들은 한국 시청자들에게 비정상회담을 다시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시청률이 높아지면 다시 각 나라의 매체들이 이들을 궁금해할 것이고, 다시 인터뷰를 하는 선순환의 구조로 들어가게 된다. 


에네스 카야의 경우가 완벽한 악순환이었다면, 다니엘의 경우는 선순환의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독일 주간지의 질문에서도 나왔듯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이민자등리 차별을 겪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외국에서 보는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비정상회담이 그런 다름에 대한 받아들임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네스 카야 사건이 있을 때만 해도 터키에 대한 악플들이 많아지면서 다름에 대해 베타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았다. 조금씩 마음을 열다가도 외국인 거주자들의 잘못이 불거지면 금새 마음의 문이 닫혀버리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 지속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면 좀 더 다름에 대한 인정과 수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다니엘과 같은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비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런 상황들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 또한 백인뿐만 아니라 동남아나 아프리카등 다양한 문화의 외국인들이 나와서 토론을 했으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월요일마다 비정상회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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