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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벤 바이러스의 종영이 이제 4회밖에 안 남았다.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베바는 뒷심부족이다,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등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여전히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다. 베바는 처음에는 정말 조용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바이러스처럼 확산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인기를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베바는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 같다. 이제 막바지로 접어드는 베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클래식은 재미있다.
 

클래식은 네모이다. 이 네모 안에 들어갈 말은? 강건우는 개똥이라 했다. 강마에와의 인연을 만들어주게 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적어도 나에게는 ‘재미’이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께서 집에서 피아노학원을 하셔서 매일 클래식을 듣고 자랐다. 태어나기 전부터 계속 클래식을 들었으니 의도하지 않게 태교도 된 것 같기도 하다.

보통 피아노 집 아들이면 악기 하나 정도는 잘 다루기 마련이지만, 수십년년간 피아노소리를 들어왔음에도 난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 오히려 피아노 소리가 노이르제가 되어 클래식이 짜증나게 들릴 정도였으니 음악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베바를 보면서 클래식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지도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클래식이라는 딱딱하고 지루한 선율이 역동적이고, 삶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강건우가 난생 처음으로 클래식이 좋아졌을 때, 나 또한 베바를 통해 클래식이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산꼭대기의 고성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이 이제는 베바를 통해 옆집 푸근한 정원이 딸린 집처럼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베바가 영상을 통해 던져준 메시지는 아마도 클래식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2. 누구에게나 베토벤이 있다.
 

베토벤. 그는 음악가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귀가 안 들린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청력을 잃어간 베토벤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주옥 같은 작품들을 남겨 지금까지 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한 그의 음악은 지금도 살아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그냥 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전달하는 베토벤의 음악은 그가 베토벤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강마에는 많은 노력 끝에 유명한 지휘자가 되지만, 상처를 많이 받아 자신을 꽁꽁 숨겨버린 성격 장애자이다. 두루미는 청력을 잃어가고, 강건우는 천재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뒤늦게 발견하게 된다. 단원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살림밖에 모르던 아줌마와 카바레를 전전하던 악단 출신, 치매와 아직 어리지만 성격은 더러운 학생 등 모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음악은 장애를 극복한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장애를 점점 극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우리에게도 누구에게나 베토벤이 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함께 모여 살면서 그 장애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장애를 이겨나갈 수 있기에 우리 안에는 베토벤이 있는 것이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약점과 장애들을 베토벤 바이러스를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베토벤이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하다.



 
3. 똥떵어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랑
 

어떻게 보면 진부한 메시지일 수 있으나,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느낀 진리일 수도 있다. 사랑이란 것은 깨어진 것을 붙게 하고, 무너진 것을 다시 바로 세워주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똥덩이리로 불리며 불협화음만 내던 그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 때문이었다. 서로에 대한 사랑, 그리고 클래식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또한 강마에의 딱딱하고 모범적인 연주가 변해가는 것도 사랑 때문이다. 강건우가 강마에보다 나은 이유는 감정의 표현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강마에는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들로 인해 감정을 내비치지 않게 되었고, 그것이 완벽한 음악을 만들었다.

하지만 두루미의 사랑으로 인해, 단원들의 사랑으로 인해 그 완벽한 음악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 새롭게 사랑이란 감정으로 음악이 완성된다. 똥덩어리를 아름답게 만든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인 것이다. 서로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클래식처럼 세상을 살아갈 때도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함께 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베바를 통해 3가지 배울 점을 찾아내었다. 아마도 그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음악이라는 추상적인 것을 구체적인 영상으로 만들어 낸 베바는 많은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 준 멋진 드라마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베바와 같이 멋진 드라마들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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