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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 많은 흥미를 가져다 주었던 바람의 화원이 점점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스토리 상에 문제가 아닌가 싶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화면도 매우 예쁘게 잘 담고 있다. 미술을 표현하는 연출력도 뛰어나다. 그런데 점점 흥미가 사라져가고 있다. 바람의 화원이 왜 점점 힘을 잃고 있는 지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살펴보았다.
 

 
1. 스토리의 밋밋함
 

다루는 내용 자체가 정적이긴 하지만, 너무 밋밋하다. 갈등의 깊이가 너무 얕다. 일개 화공에서 화원으로 승격이 되면서 어진화사까지 그리는 신분으로 올라가게 되었지만, 어진을 찢는 무모하고 답답한 행동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결국 살아나게 되지만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리고 살아나는 과정에서 신윤복의 캐릭터도 사라지게 된 것 같다. 무모한 행동으로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고, 살아나는 것조차 단원의 손 하나를 희생함으로 살아나게 된다. 게다가 정향이 있는 김조년의 사화가로 들어감에 따라 정향과의 사랑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스토리의 포커스가 신윤복에게 맞추어져 있지 않고, 왕에게 집중되어 있는 듯한 모습은 신윤복의 무력함을 더욱 나타낼 뿐이다. 앞으로 신윤복이 어떤 힘을 갖게 되어 스토리의 중심에 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풀이 죽어 있는 신윤복의 모습밖에는 안 보인다.

 
2. 그림에 흥미를 잃어감
 

바람이 화원에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은 바로 그림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고 해석하는 방법이 매우 독특하고 신선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림의 장면을 스토리로 풀어서 그대로 재연해 내는 것이나, 그림을 그려가는 섬세한 과정들이 평소 볼 수 없었기에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점점 왕에게 집중됨에 따라 신윤복의 그림 솜씨나 그것을 해석하는 시도 자체에 흥미를 잃게 만들고 있다. 이번 청금상련 그림 또한 힘을 잃은 신윤복이 그림에 따라 그림을 해석하는 과정이나 그리는 과정이 식상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 그림의 주인공이 정향이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스토리가 살아나면 그림도 살아날 것이다. 더욱 색다른 시도로 그림을 선보인다면 바람의 화원이 다시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3. 정향과의 러브스토리
 

최고로 불안한 것이 정향과의 러브스토리다. 김조년에게 마음을 연 정향은 신윤복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지만, 다시 시작하는 사랑에 긴장감이나, 애틋함이 없다. 또한 남장여자인 신윤복과 정향과의 러브스토리는 동성애를 다루기에 흥미롭기도 하지만, 정향은 동성인 줄 모르기 때문에 깊어지는 관계가 불안하기만 하다.

또한 현재 스토리 상으로 신윤복은 자중하고 있어야 할 시기이다. 가문을 패가망신하게 하고, 형의 수고를 한방에 찢어버림으로 죽음을 헛되게 하고, 스승의 손을 못쓰게 만들고, 화원으로서 돈에 그림을 팔아버리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시점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여자임을 감춘 채 정향과의 러브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답답하기만 하다.

차라리 여자임을 빨리 밝히던가, 단원과 사랑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역시 스토리상에 포커스가 신윤복에게 집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신윤복에게 어느 정도의 힘이 있고, 지혜롭게 기지를 발휘하여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정향과의 러브스토리도 힘을 받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과 같은 시점에서는 사고뭉치 고집쟁이 꼬마 아이가 땡깡부리 듯 시시한 장난 하는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의 화원이 초반에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현재 베바가 끝나고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경쟁작인 바람의 나라는 반대로 초반에 재미가 없었다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갈등을 해소하며 현재 베바의 종영으로 시작되는 경쟁에 대비하여 스케일 큰 전쟁으로 쐐기를 박으려 하는데 바람의 화원은 중요한 때에 더욱 정적으로 흐리기만 하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바람의 화원은 아직 풀리지 않은 거대한 갈등 해소인 남장여자의 사실과 신윤복의 아버지에 대한 비밀이 남아있다. 적당한 때에 잘 풀어내어 다시 바람의 화원이 신윤복을 중심으로 힘을 얻기를 바란다. 바람의 화원이 이대로 무너지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처음 바람의 화원이 나왔을 때는 바람의 나라와 베토벤 바이러스가 이미 선점을 했기 때문에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종합병원2와 새롭게 펼쳐지는 대결에서는 우위를 선점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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