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

노홍철과 정형돈, 새로운 콤비

이종범 2009. 4. 20. 08:00
무한도전에 새로운 콤비가 탄생했다. 그것은 바로 노홍철과 정형돈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거의 유재석에 의존하는 편이었지만, 여러가지 시도 끝에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는 듯한 느낌이다. yes or no를 통해 한명씩 갈라지다 마지막까지 남은 노홍철과 정형돈이 어떻게 방송분량을 뽑아낼까 싶었지만, 유재석과 함께 있을 때 못지 않는 재미와 즐거움을 주었다. 성격도, 캐릭터도 너무나 다른 이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콤비를 이룰 수 있었을까?


캐릭터의 차이

퀵마우스 노홍철은 쉴세없이 떠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치 입에 모터라도 달린 듯 끊임없이 말을 쏟아내는 노홍철은 산만하고, 극도로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돌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었고, 현재 무한도전에서 돌아이 컨테스트를 열어 주었을만큼 큰 입지를 가지고 있다.

노홍철의 경우는 유재석에 붙어서 유재석 효과를 보려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유재석이 산소호흡기인 박명수의 자리를 항상 노리며 작은 악마라는 캐릭터도 만들어내었다. 박명수를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노홍철의 캐릭터는 리틀 악마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었기는 했지만, 그 전에 노홍철의 이미지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쉽게 매치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선행을 많이 하는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를 갖게 됨으로 노홍철에게도 타격을 가져다 주었을 것이다.

정형돈은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개그맨이 웃기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치명적이긴 하나 허점을 잘 노려 개그맨이 웃기지 않고 다른 것을 더 잘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 상황이 되어버려 호감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었었다. 정형돈은 주로 정준하와 같이 먹보, 뚱보로 같이 활동을 하는데, 정준하가 하도 욕을 많이 먹고 캐릭터가 부정적으로 흘러갔고, 설상가상으로 우결을 통해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어 안티 백만대군을 만들며 점점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유재석과 함께 햇님, 달님이란 캐릭터를 만든다.

하지만, 아무리 유재석이라도 정형돈을 살려줄 수는 없었다. 유재석 옆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붙어있기 때문에 박명수 외에는 딱히 유재석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노홍철과 정형돈은 무한도전의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내었다.

유재석에게서 떨어져 나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노홍철의 수다스러움과 정형돈의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이미지는 적절히 잘 맞아 떨어진다. 노홍철이 아이디어를 짜내어 게임을 하면 정형돈은 진지함으로 게임에서 홀랑 이겨버리는 식으로 말이다. 계단 게임을 할 때도 그러했고, 레이스 게임을 할 때도 그러했다. 정색을 하는 정형돈과 낙천적인 돌아이 노홍철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콤비인 것 같았다.


성격 차이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정형돈과 노홍철은 은근히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노홍철의 강박증에 가까운 깔끔 때문에 정형돈이 투입되어 난장판을 만들어놓는 일이 몇 번 있었는데 모두 재미있었다. 노홍철은 정형돈을 어떻해서든 끌어내려고 했고, 정형돈은 노홍철의 결벽증을 치료해주겠다며 깔끔한 노홍철의 집을 순식간에 돼지우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의외로 재미있었던 것을 보면 정형돈과 노홍철의 성격 차이가 그들을 새로운 콤비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닌가 싶다.

노홍철은 매우 깔끔하고 모든 물건을 정렬시켜 놓아야 하는 결벽증에 가까운 강박증이 있다. 성격이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노홍철은 먼지하나 용납하지 못하는 깔끔쟁이이다. 게다가 성격은 극한으로 긍정적이어서 아플 때도 웃는 괴기스런 모습을 지니고 있다.

반면 정형돈은 가부장적이고, 게으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집에 가면 온통 과자 봉지와 어지렵혀 있는 옷들로 정신이 없다. 누워서 tv를 보는게 특기이고 우결에서도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을 보면 이것은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성격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정반대의 성격은 서로를 보완해주며 재미와 웃음을 주는 것 같다. 정형돈을 깨끗하게 만들려는 노홍철과 노홍철을 지저분하게 만들려는 정형돈, 극한적으로 긍정적인 노홍철과 가부장적이고 부정적인 정형돈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개그는 언발란스한 곳에서 웃음을 준다. 신사의 앞니가 하나 빠졌다던가, 퀸카의 목소리가 허스키하다던가 무언가 반대되는 이미지가 함께 있을 때 큰 웃음을 주기에, 노홍철과 정형돈도 서로가 콤비를 이룰 때 큰 재미를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무한도전에 유재석-박명수 콤비 외에도 노홍철-정형돈 콤비가 생겨서 더욱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남은 건 정준하와 전진인데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정준하와 전진도 서로의 반대되는 이미지를 잡아내어 캐릭터를 만들면 좋을 듯 하다. 무한도전 계속되는 도전이 즐겁다. 또한 다음 주에는 국민 여동생 연아양이 나온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새로운 예능의 표본인 무한도전이 노홍철-정형돈 콤비와 함께 더욱 풍성한 웃음을 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