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드라마

엣지있는 김혜수, 답답한 이지아

이종범 2009. 8. 11. 08:08
스타일이 성공적으로 주말드라마에 안착하였다. 약간 어설프게 시작하였지만, 20%의 시청률을 보이며 여러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슈의 중심에는 김혜수가 있다. 박기자역을 맡은 김혜수는 매력적이고 섹시한 캐릭터를 만들어냄으로 어느 드라마에서도 보지 못했던 엣지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김혜수는 '엣지 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원래 있던 말이긴 하지만, 김혜수를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엣지'란 'edge'에서 나온 말로 원래 뜻은 모서리나 각, 날카로움을 뜻하는 말이나 독특한, 개성있는, 뚜렷함등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즉, 박기자야 말로 엣지 있는 캐릭터인 셈이다.

반면 이서정역을 맡고 있는 이지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 입봉도 안한 어시가 상사에게 씩씩거리며 대드는 모습은 정말 기가 찰 뿐이다.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서정의 엄청난 실수로 책임을 묻는 것에 씩씩거리며 억울해 하고 반항하기만 한다. 게다가 명품에 눈이 멀어 남자 친구를 머슴 부리듯 부려먹고 자신을 떠난 남자친구를 원망하기만 한다. 또한 이런 이서정을 서우진과 김민준이 좋아하게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 이어진다.



 
드라마의 내용상으로는 스타일의 주인공은 이서정이다. 처음에 실수 많고, 상사에게 맨날 까이기만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주변 상황이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순수하고 마음씨 고운 이서정에게 돈 많고, 잘 생긴 남자들이 끌린다는 내용인 것이다. 능력있고 매력적인 여자를 놔두고 이서정에게 남자들이 모두 마음을 빼앗기자 이서정에 대한 질투로 사각관계가 이루어진다는 분위기인데 그런 내용상의 의미로는 이지아가 주인공인 셈이다.

하지만 이서정이란 인물의 캐릭터는 잘못 그려지고 있다. 그것이 연기를 못해서인지, 작가가 이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이미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이지아는 두루미의 역할을 이상하게 그렸었기 때문에 작가만의 문제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강마에와 강건우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두루미는 떼만 쓰고, 억울해하기만 하고 씩씩거리기만 했는데, 두루미 캐릭터와 이서정 캐릭터는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연기의 색깔도 이제는 이지아하면 "씩씩"거리는 모습 밖에는 생각나지 않으니 그야말로 엣지없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이다.

김혜수는 박기자의 캐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오히려 원래 설정된 박기자의 매력을 넘어서서 김혜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다. 영화 타짜와 드라마 타짜의 정마담역만 보아도 같은 캐릭터인데 그려내기는 강성연보다 김혜수가 훨씬 더 엣지있게 잘 그려내었다. 드라마 타짜에서의 강성연은 그저 눈만 내리깔고 있는 불만만 가득한 정마담을 그려내었지만, 영화 타짜에서의 김혜수는 사기인 것을 알면서도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매력과 포스를 잘 그려내었었다.


 

이처럼 김혜수의 박기자 연기는 기존에 설정된 박기자 이상으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에게는 항상 자신감이 충만하고, 부하직원에게는 엄격하고, 상사에게는 전혀 꿀리지 않는 박기자의 모습은 김혜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현재 스타일 자체는 김혜수가 모두 끌고 간다고 할 수 있다. 서우진(류시원)은 점점 김구라의 모습과 닮아가고, 김민준(이용우)은 섹시하긴 하지만, 아직 연기가 어색하다. 게다가 이서정과 김민준이 함께 연기할 때는 더 어색하기만 하다. 반면 박기자가 김민준과 있을 때는 섹시한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는 것 같다.

어설펐던 스타일이 본격적인 스토리로 빠져들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김혜수의 연기가 일등공신이다. 책과는 완전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는 스타일이(책에서는 박기자의 비중이 매우 적다) 박기자를 중심으로 어떻게 그려져 나갈지 기대가 된다. 또한 이제 더 이상 공감할 수 없는 이서정의 캐릭터를 다시 바로 잡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