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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밴이 무릎팍도사에 합류한다. 광희가 하차하고 올밴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무릎팍도사가 전성기였던 시즌1 때는 우두커니 앉아만 있는 올밴이 왜 나왔나 싶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2에서 나머지 멤버는 그대로인데 올밴만 없으니 빈자리가 허전하였다. 이를 두고 미친 존재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웃기지 않는 개그맨 정형돈 시절 정형돈이 미친 존재감으로 다시 급부상했듯, 올밴도 미존 올밴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무릎팍도사에 힘을 실어줄 올밴은 기존에 위태했던 강호동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다. 올밴을 빼고 들어온 것이 무릎팍도사의 폐인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올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특히 광희의 야망동자는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은 자리였다. 광희가 예능돌로 뜨면서 여러 자리를 꿰찼지만 야망동자라는 캐릭터와 같이 야망이 너무 컸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여러 예능에 발을 들여놓으니 결국 스스로도 힘들고, 프로그램에서도 겉돌게 되었던 것이다. 아빠 어디가에 MC로 들어갔었지만 1회 출연만에 바로 내려오기도 하고, 무릎팍도사에서도 야망동자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으니 광희 소속사의 결정도 속전속결인 것 같다. 


무릎팍도사에서 야망동자로서의 광희는 어쩔 줄 몰라하는 어린아이같았다. 뭔가 해보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이 눈에 보여 안쓰러웠는데, 차라리 올밴처럼 우두커니 앉아만 있어도 반은 먹고 들어갔을 것 같다. 솔직히 강호동과 유세윤이 너무 기가 쎄서 광희의 자리까지 나서면 산만한 방송이 되어버리고 만다. 특히 강호동이 워낙 큰 리엑션을 하기에 유세윤도 깐족거리는 정도 밖에 리엑션을 내지 못하는데 거기에 광희까지 어설프게 과한 리엑션으로 산만하게 만들다보니 캐릭터를 제대로 자리잡히지 못했다.

특히 강호동과 같이 나와서 그런지 리엑션을 강심장에서 하던 리엑션으로 무릎팍도사에서도 시도했다. 강심장에서는 인원이 많고 내용 자체가 토크쇼이다보니 리엑션이 크지 않으면 카메라에 아예 잡히지 않기 때문에 큰 리엑션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릎팍도사에서는 게스트를 비출 때 광희가 카메라에 꼭 걸리기 때문에 오버하는 리엑션은 진정성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광희의 어색하면서 과한 리엑션이 하나 하나 쌓여서 비호감 캐릭터로 야망동자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 이번 하차에 사람들이 반기는 이유이다. 올밴의 경우는 솔직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리엑션도 없다. 특유의 무표정에 간혹 한마디씩 던질 뿐이고, 오히려 강호동과 유세윤이 올밴을 도와주려 하는 캐릭터이다. 백수를 떠오르게 하는 파란색 츄리닝과 가수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기타하나 매고 나오는 올밴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줄 알았더니 미친 존재감이었다. 


현재 다음에서 진행 중인 올밴의 재합류 투표를 보아도 89.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재합류를 반기는 분위기다. 댓글을 보아도 올밴이 그러웠음을 나타내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광희가 하치한 것은 음반 준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차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올밴이 불려오게 되었지만 그래도 올밴이 들어오니 무릎팍도사가 이제야 제대로 돌아온 느낌이다. 

올밴의 미친 존재감. 특히 마지막즈음에 의외로 유식한(?) 캐릭터을 올밴이 다시 잘 살린다면 무릎팍도사 또한 옛 영광을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올밴의 복귀, 반갑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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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2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개편설이 솔솔 일어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런닝맨이 스케일을 넓히며 동남아로 무대를 옮기고 성룡까지 초대하여 시청층을 넓혔고, 아빠 어디가는 새로운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으려고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1박 2일만 계속 뒤로 후퇴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시즌1 때만 해도 시청률 40%를 넘기며 국민 예능으로 자리잡았고, 가는 곳마다 그 지역이 인기가 높아져서 PD를 사칭하는 사기꾼들이 있을 정도였다. 이승기는 수많은 팬을 거느린 왕자가 되었고, 강호동은 최고의 MC로 자리잡으며 최고 상종가를 달리게 만든 프로그램인 1박 2일은 시즌2로 들어서면서 그저 그런 예능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초심으로 돌아가보려 했지만 그 역시 역부족이었다. 왜 같은 1박 2일인데 이렇게 반응이 다를까? 1박 2일 시즌2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정체성의 부재, 1박 2일의 런닝맨화

런닝맨의 최대 문제점은 게임을 반복한다는 점이었다. 하나의 게임을 멤버들이 하나씩 다 해봐야 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지루함이 있었다. 그러나 게임을 다양화하고, 스케일을 넓혀서 지루한 부분을 상쇄시켰고, 팀을 만들어 반복되는 회수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반면 1박 2일은 다양한 게임들과 복불복을 버리고 멤버 7명이 같은 게임을 주구장창한다. 또한 게임이 길어지다보니 리엑션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억지 리엑션이 자꾸 생기게 되면서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주게 되었다. 

원래는 런닝맨을 보았을 때 느꼈던 단점들이 이제는 1박 2일에서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마구 뛰기만 하는 레이스나 오버하는 리엑션, 리얼한 척하려 하는 모습이 1박 2일에서 더욱 자주 보여지고 있다. 오히려 런닝맨이 1박 2일 시즌1 때처럼 버라이어티해졌고, 1박 2일은 점점 정체되는 느낌이다. 다시 본연의 색을 찾아 리얼하면서도 다양한 게임과 진솔한 리엑션으로 초심을 찾았으면 좋겠다. 

2. 리더의 부재

 


1박 2일 시즌1에서는 강호동이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먼저 솔선수범하여 망가지고 욕을 먹어도 최전방에서 자신이 먼저 욕을 먹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를 토대로 조력자인 이수근이 부각되었으며, 이승기를 모범생 이미지로 만들어주었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은지원 또한 캐릭터를 은초딩이라는 만들어줌으로 1박 2일은 승승장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승승장구의 김승우를 리더로 두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예능에는 약한 김승우이다보니 시즌1에서의 경험이 있는 이수근이 자연스럽게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었고, 한팀내에 리더가 둘이 되어버리니 어느 곳에 팔로워십을 가져가야 할지 멤버들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또한 이수근은 자신이 욕먹으면서까지 리드를 하려 하지 않는다.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1박 2일 전체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유재석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런닝맨에 손을 들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차라리 폐지된 달빛프린스의 강호동을 다시 1박 2일로 불러들이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그나마도 SBS에서 런닝맨 전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을 필두로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기에 어려울 것 같다. 국내 MC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모두 SBS의 일요일이 좋다로 넘어간 이상 1박 2일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게 될 것 같다. 

3.  독함의 부재

 



1박 2일을 이끈 8할은 PD의 연출력이었다. 나영석PD는 독한 PD로 캐릭터를 잡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을 하지 않았다. 대스타건 팬들에게 욕을 먹건 상관하지 않고 프로그램의 신뢰와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서 독한 제안을 하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스태프와의 대결에서는 게임에서 지자 스태프 전체가 야외취침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리얼함을 강조했다. 이는 1박 2일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새PD는 마음이 너무 약했다. 멤버들을 배려하고, 스태프를 배려하고, 시청자를 배려하는 모습은 리얼함을 살리지 못하고 어차피 하나마나한 게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하나씩 봐주고, 멤버들의 협상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며 시청자들의 신뢰는 점점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다. 심한 게임은 아예 하지도 않다보니 게임이 계속 반복되는 지루함을 낳게 되었고, 아무리 큰 제안을 걸어도 어차피 봐줄 것이라는 생각에 멤버들도 안이하게 게임에 임하게 되고, 보는 사람도 긴장감이 사라지게 됨으로 결국 욕은 안먹지만 보지도 않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박 2일은 이런 여러가지의 부재들로 인해서 엣지가 약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렸고, 그냥 지역을 소개하는 6시 내고향과의 차별점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멤버들의 캐릭터 역시 희미하게 되었고, 그냥 착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먹는 욕과 프로그램으로서 제 역할을 잘 해서 먹는 욕은 완전 다르다. 전자는 배신감의 표현이고, 후자는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개편된다고 하지만 1박 2일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있다. 오랫동안 1박 2일을 봐 왔고, 분석도 해 왔고, 애정도 있다. 1박 2일이 KBS의 대표 예능이지만 이제는 남자의 자격도 폐지되고, 1박 2일도 존폐 위기에 있는만큼 1박 2일을 더욱 응원하고 싶다. 부디 사라진 3가지를 다시 찾아서 엣지있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래 본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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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의 매력은 하나씩 뺀다는 것에 있다. 이번에는 자동차를 뺐다. 건강도 챙기고 대중교통의 유용함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뺀다는 것은 획기적이었으나 딱히 방송 분량을 뽑아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숙소를 산 꼭대기에 놓고 경사가 심한 곳을 걸어가게 하여 자연스럽게 방송 분량도 확보하려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 김준호는 세그웨이를 허경환은 전기자전거를 마련했다. 공해를 만들지 않는다는데에 있어서 세그웨이나 전기자전거는 훌륭한 대체 이동수단이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에서 방송 분량을 확보하는데에 있어서나 다른 멤버들과의 형평성에 있어서도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이번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 1회에서는 하루의 이야기만 담아 냈는데도 1회를 다 소진했다. 1주일동안 합숙을 한 것을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것이 인간의 조건으로서는 효율적일 것이다.  

남격, 달프 대신 인간의 조건

 


남자의 자격이 4년이 된 지금 전격 폐지가 된다. 또한 시작한지 한달도 안된 강호동의 달빛프린스도 막을 내린다. 즉, 일요일 밤과 화요일 밤이 공석이 생긴 것이다. 일요일에는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이 지키고 있고, 화요일에는 김희선의 화신이 자리하고 있다. 강심장보다 더 세련되고 재미있는 화신도 만만치 않지만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이 버티고 있고, 1박 2일이 고전하고 있는 일요일 예능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1박 2일이 워낙 재미가 없어서 아빠 어디가와 런닝맨에 당해낼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아빠 어디가는 런닝맨까지 위협하고 있을 정도로 진정성과 리얼리티를 살려서 방송하고 있다. 그간 일밤이 겪은 굴욕에 대해 제대로 이를 갈고 나온 듯한 느낌이다. 런닝맨 또한 초반과 다르게 점차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개의 검이나 성룡편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런닝맨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프로그램으로 정글의 법칙이 있다. 정글의 법칙의 불미스런 사건이 있기 전까지 정글의 법칙은 리얼을 표방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금요일 저녁에서 일요일로 왔다가 다시 금요일 저녁으로 돌아갔다. 반면 남자의 자격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해 주지 못했다. 원인은 처음에 기획했던 PD가 다른 방송사로 이적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갑자기 합창단을 사골 우려먹듯 3번을 우려먹더니 혼수의 자격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남자의 자격이 처음에 내 걸었던 죽기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이라는 것을 지키지 않고, 진정성과 진심이 느껴지는 컨셉도 사라져버려 결국 시청률만 의식하며 과거의 시청률 유령에 사로잡혀 합창단을 계속 우려 먹었고, 결국 윤형빈과 정경미의 결혼식만 망친 채 사라지게 되었다. 그간 쌓아왔던 진솔한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이미지를 한방에 날려버린 것이다. 이는 뒤에 방송하는 1박 2일에도 영향을 주었고, 일요일 예능의 시간차 공격에 결국 탄탄했던 40%의 시청률은 10%대로 돌아서게 되었다. 남자의 자격은 한자리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리얼 버라이어티 인간의 조건

 

반면 인간의 조건은 토요일 11시 15분이라는 악조건의 상황 속에서도 남격과 비슷한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의 조건은 "리얼" 그 자체이다. 설정 자체가 그냥 일주일 동안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개그맨들은 버라이어티를 잘 못한다. 남격에서도 김준호는 꽁트를 한다고 이경규에게 계속 야단을 맞기도 했다. 워낙 꽁트에 익숙해있다보니 자연스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웃기려고 힘이 들어가다보니 예능을 잘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은 그냥 일주일동안 합숙하며 살기만 하면 되니 카메라 의식을 덜하게 되면서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최대 수혜자는 스케줄이 없는 양상국이다. 스케줄이 없다보니 더 많이 카메라에 노출되게 되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캐릭터를 잘 잡아갈 수 있었다. 

일요일 예능 혼전 속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개그콘서트이다.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개그콘서트의 멤버들이 나와서 일요일 예능 초반에 인간의 조건으로 깔아준다면 다른 경쟁 프로그램과 충분히 해볼만한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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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에서 윤형빈 특집을 다루었다. 왕비호 캐릭터로 남격에 입성하여 막내 캐릭터로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처음으로 잡은 주인공 자리가 남격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갔다. 마땅히 축복받아야 할 결혼인데, 남자의 자격 때문에 신혼 여행 내내 악플로 시달렸을 것 같다. 화환 대신 쌀을 받아 370kg의 쌀을 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자격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남자의 자격에서는 막내 윤형빈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다른 멤버들이 혼수를 복불복으로 게임을 통해 사주는 것을 방영했다. 윤형빈-정경미 커플은 혼수 리스트를 적어왔고, 번호를 선택하여 걸린 혼수 품목을 윤형빈과의 게임 대결을 통해 이긴 사람이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혼수들이 너무 고가라는 것이었다. 쇼파는 돌쇼파로 90만원대, 커피머신은 250만원대, 김치냉장고는 160만원대의 제품이었다. 이는 이윤석과 이경규, 김태원이 게임에서 져서 카드로 사 주었는데, 카드 또한 미리 정경미가 걷어서 모아 놓고 사행성 게임을 하듯이 게임을 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미리 카드 케이스까지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모든 기획은 남자의 자격에서 한 것이다. 그리고 시킨대로 정경미는 카드를 걷었지만 모든 비호감적인 이미지는 혼자 다 짊어지게 되었다. 50만원, 100만원, 250만원의 커피머신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커피 맛이 맛있다는 이유로 250만원짜리 커피머션을 샀는데 이 또한 정경미의 주장대로 산 것으로 방송에서는 나왔다. 그리고 250만원짜리를 들고 왔을 때 이경규의 표정은 정말 리얼 그 자체로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실제로 누가 당해도 어이없는 상황이긴 했다. 여러 선택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최고가로 사오는 것은 웃길려는 것보다는 사심이 들어간 욕심이었기 때문이다.

이경규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 250만원짜리를 가지고 오면 주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정말 250만원을 들고 오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분위기는 너도 당해보아라는 식으로 흘러갔고, 김태원이 김치냉장고에 당첨되었을 때는 330만원짜리까지 있는 김치냉장고에 대해 다들 환호했다. 정경미가 최고가를 골랐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최고가를 고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윤형빈-정경미 결혼을 축복하자는 의미로 만든 방송이 남격 사상 최대 위기이자 윤형빈-정경미 부부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남격이 합창단 시리즈를 또 한다고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남격이 그동안 쌓아왔던 긍정적인 이미지를 한번에 올킬시킨 방송이었다.


웨딩레지스트리라는 문화는 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이다. 미국에서 주로 하고 있는 문화로서 국내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혼수는 부부끼리 마련하는 것이지 남이 사주고 하는 것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선물을 해 줄 수 있다고 해도 설정 자체가 선물이 아니었다. 카드를 압수하여 걸고, 게임을 통해 돈이 오고 가는 사행성이었다. 그것도 한판에 250만원짜리 도박말이다. 도박은 딸 수 있는 기회라도 있지만 이건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돈 뜯기는 강제성이 강한 불공평한 게임이었다. 또한 서민들의 상식선에서는 위화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금액이었다. 특히 온가족이 보는 방송에서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도 컸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웨딩레지스트리를 많이 못받았다고 섭pd의 몸을 수색하여 카드를 압수하는 정경미의 모습은 최악의 장면이었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섭pd는 "아무 할 말이 없다"라고 대응했고, 결국 모든 총대는 윤형빈-정경미가 져 버리고 말았다. 차라리 오해였고, 대본에 의해 윤형빈-정경미가 행동한 것이고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쉴드라도 쳐 주었으면 남격만 욕 먹고 말텐데 방송 내내 멤버들에게 돈을 뜯어내어 축복을 강요하며 시청자에게도 내내 결혼식을 보게 함으로 축복을 강요받았다. 지금까지 결혼하면서 이렇게 축복받지 못하고 결혼한 커플은 최근에 처음인 것 같다. 



이는 무한도전의 하하 특집과도 비교되었다. 무한도전의 멤버 사랑은 지나칠 정도이다. 하하의 결혼 때도 마찬가지로 혼수마련 게임을 진행했지만 그 금액은 실은 쌀을 기부하는 금액이어서 좋은 일에 기부하고 축복도 받고 하하의 비호감 이미지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를 주었었다. 반면 윤형빈-정경미의 경우 위에 열거한 문제들로 인해 왕비호가 진짜 비호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예전에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를 욕하고 팬들에게 욕 먹는 차원의 비호감이 아닌 것이 가장 큰 타격인 것 같다. 

이미 여론도 모든 화살이 윤형빈-정경미 부부에게 쏟아졌는데, 남격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울 뿐이다. 초반에 대응만 잘 했어도 이렇게까지 여론이 형성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프로포즈까지 남격에서 받은 마당에 결혼까지 모두 남격에서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낳은 참담한 결과인데 이에 대해 할 말 없다는 식의 대응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방송을 자세히 보면 모든 것이 철저히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각본에 의해 움직인 것으로 판단된다. 250만원짜리 커피머신을 선택한 것도 정경미의 선택으로 나오긴 했지만 작가의 선택일수도 있다. 이경규의 멍 때리는 리엑션도 방송의 재미를 위해 의도된 리엑션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여지를 "할 말 없다"고 일축해버리면 결국 그 모든 잘못은 윤형빈-정경미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친구에게 혼수 선물 해 주려면 250만원짜리 커피머신 정도는 해 주어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내용이었고, 웨딩레지스트리라는 생소한 외국 문화를 왜곡하여 카드를 강제로 빼앗아 예비 부부가 사달라는 것을 사주어야 하는 문화로 보여준 남격은 이번 방송에 대한 해명 및 사과 그리고 무엇보다 축복 받아야 마땅한 결혼을 망쳐놓은 것에 대한 윤형빈-정경미 부부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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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미 각 아이들별로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몇회 하지도 않았는데 인기가 치솟고 있다. 특히 윤후나 준수의 준이는 국민 아들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빠 어디가가 일요일 예능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행진은 2명의 MC와 10여명의 출연자가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으로 그냥 걷고 또 걷는 프로그램이다. 이선균, 유해진 외에는 유명 연예인도 아니고, 인지도 있는 장미란 정도만 나왔을 뿐이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냥 걷고 또 걷는다. 그런데 보고 나면 다음 주가 기다려지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인간의 조건도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 예능에서는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개그맨들이 나와서 1주일동안 합숙을 하며 하나씩을 빼고 살아가는 리얼 다큐이다. 처음엔 핸드폰, 인터넷, TV를 뺐고, 두번째는 쓰레기를 뺐다. 그리고 다음에는 자동차를 뺀다. 무엇을 사고, 무엇을 더할까만 고민하는 우리 사회에 하나 빼기를 함으로 강한 메세지를 남겨주는 프로그램이다. 딱히 멤버들이 하는 것은 없다. 그냥 무언가 하나 없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다. 

아빠, 어디가, 행진, 인간의 조건은 요즘 시청자들의 트렌드를 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짜고, 매운 것들만 먹어왔다. 가상 결혼과 같은 우결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고, 리얼 버라이어티도 이제는 더 이상 리얼이 아님에 실망을 하게 되었다. 특히 정글의 법칙은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리얼"은 사전적 의미인 "실제"가 아니라 방송 용어로 그냥 "실제처럼 보이게 만드는"이라는 뜻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렇게 한번 속인게 드러난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환멸과 배신감만 안겨주었다. 이런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담백한 맛의 리얼 다큐이다.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무기이다. 그냥 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만으로 모든 방송이 다 만들어진다. 아이들에게는 어떤 대본도 없고, 심지어 아이들이 방송임을 인지할까봐 스튜디오에는 아예 부르지도 않고, 오직 여행만 가게 만든다. 아이들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이 아빠 어디가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붕어빵이 있다. 붕어빵은 처음에 인기가 좋았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김구라 아들인 동현이가 잘해서 그렇다고 했지만 실제로 붕어빵의 인기 요인은 종혁이나 지웅이 때문이었다.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종혁이나 지웅이가 나와서 펼치는 엉뚱한 이야기들이 순수한 웃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방송을 너무 잘 아는 동현이나 고등학생인 재민이의 경우 방송을 너무 잘 알아서 방송용으로 하다보니 순수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금은 붕어빵에 나오는 아이들은 학습이 되어 나올 때 이미 어느 정도 교육(?)을 받고 나오거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오게 되는 것이 보여 순수성을 잃고 말았다. 

즉, 아빠 어디가의 성공요인이자 위험요소이기도 한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성을 잃고 담백한 맛을 잃게 된다면 아빠 어디가의 인기도 거기서 끝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멤버를 바꾸더라도 아빠 어디가를 한번도 보지 못했던 아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아이들을 최대한 노출을 적게 하고 순수함을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시켜주게 된다. 아빠 어디가가 런닝맨과 1박 2일의 빈틈을 제대로 공략하여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런닝맨과 1박 2일에는 없는 순수성 때문이라 생각한다. 



행진 또한 요즘 키워드인 "힐링"을 제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을 떠나서 행진은 보고 나면 다음 회가 기다려지게 만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연스러운 관계, 그리고 역경과 힘든 과정을 서로 이겨내는 리얼한 다큐의 모습으로 담아낸 것이 핵심 요소이다. 요즘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를 어떻해서든 만들려고 안달이다. 자신만의 엣지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설정을 해 오기도 한다. 하지만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담백하고 공감성을 더 끌어내온다. 이는 너무나 많은 자극적인 캐릭터에 노출되어 더 강한 캐릭터들이 나와야 겨우 반응하는 역치가 높은 현상을 나타내게 되었다. 높은 수치의 역치는 오히려 아무런 캐릭터가 없이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약한 자극에 더 크게 반응하게 만들었고, 행진이라는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힐링을 받게 만드는 것 같다. 

인간의 조건은 하나 빼기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더 큰 스케일, 더 놀라운 설정을 더하려 한다. 런닝맨은 아시아에 검을 9개 숨겨서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게임을 한다. 각 나라의 랜드마크에 런닝맨이 찾아가고, 거기에 성룡까지 등장한다. 아마도 이렇게 가다간 나중엔 전세계를 배경으로 게임을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런닝맨의 포부일지도 모른다. 더하고 또 더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을 더할까 생각하는 요즘 인간의 조건은 뺐다. 일정한 조건과 환경속에서 합숙을 하며 같이 살면서 하나를 빼어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 그리고 그 불편에 익숙해지며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익숙해져버린 무언가에 대해 강한 메세지를 던져준다. 핸드폰이 없는 세상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다. 모바일 오피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모든 것이 손 안에서 이루어지며 속도도 더 빨리지고 있다. 그럴수록 일은 더 많아지고, 더 바빠지게 된다. 일의 처리속도가 빨라지면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맞딱들인 것이다.


하지만 15년 전만해도 핸드폰 없이 공중 전화로 잘 살았으며 집 전화로도 잘 소통하며 살았다. 인터넷이 안되었어도 신문 스크랩을 통해 정보는 계속 유통되었고, TV를 통해서 정보 전달이 이루어졌었다. 그렇게 하나를 뺐을 때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도 1주일이 지났을 무렵엔 익숙해지고 오히려 더 느리게 가면서 더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쓰레기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지 백마디 문구보다 한번의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 다음 번에는 자동차이다. 자동차가 없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대중교통이 발전해 있는 요즘 오히려 운동도 되고 더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빠, 어디가, 행진, 인간의 조건은 리얼 버라이어티의 다음 트렌드인 것 같다. 순수함과 자연스러움과 하나 빼기의 역발상. 담백한 메세지를 담았기에 더 공감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앞으로의 예능은 꾸미지 않는 쌩얼도 예쁜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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