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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전의 정형돈은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한다. 양궁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고, 족발슬램 레스링도 잘한다. 하지만 안티 양산도 수준급인 것 같다. 꽤 성실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측은지심을 건드리며 잘 나간다 싶더니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마초 캐릭터로 그동안 쌓아왔던 성실한 이미지를 단숨에 무너뜨려 버렸다.


개그콘서트에 있을 때만 해도 나름대로 웃기고, 재미있는 개그맨이었는데, 무한도전에 나오고 난 후부터 이미지가 웃기지 못하는 어색한 뚱보의 캐릭터를 잡아가게 되었다. 정형돈 본인도 그런 이미지로 굳어가는 것이 개그맨으로서 치명적이라며 무한도전 하차도 생각해보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오히려 그런 이미지가 정형돈에게 살리에리가 되고 싶은 모습으로 보여졌고, 애쓰는 것이 보이는데 안타까운 모습으로 존재감 없지만 존재감 없는 것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 사랑받아 왔다.

그로 인해 메인MC도 맡게 되고, TV의 여기 저기서 정형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결혼했어요'에서의 캐릭터는 가상현실이긴 하지만 연기를 너무 잘하는 것인지 마초이미지가 정말 리얼하다. 마치 삶의 일부분처럼 말이다. 무한도전에서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돼지우리같던 그의 평소 모습을 보면 '결혼했어요'에서의 모습도 연장선 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로인해 사오리만 불쌍해지고, 정형돈의 안티는 급증하게 되었다. 게다가 무한도전의 최근 부진으로 인해 안티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정형돈은 적당한 타겟이 된 것이다.

유재석이나 노홍철이야 워낙 이미지 관리를 잘해서 안티가 없고, 박명수는 최근 결혼으로 인해 안티들이 봐 주는 것 같고, 하하는 막판에 안티가 급증했지만, 공익으로 쏙 빠져버리고, 정준하만이 최고의 안티를 자랑하고 있다. 무한도전의 시청률 하락의 주범으로 정준하를 거침없이 지적할만큼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꼬일데로 꼬였다. 하지만 그것도 김태호 PD의 넓은 팔로 감싸 안아 아슬 아슬하게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조인성이라는 큰 기쁨을 안겨주는 기특한 모습이라도 보여주지 않았는가.

하지만 정형돈은 무한도전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이상한 캐릭터를 맡게되고 너무도 그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결국 너무 리얼하여 하차하긴 했지만, 프로그램은 성공했을지언정 정형돈 자신에게는 치명타를 안겨주었다. 게다가 식신원정대에서는 폭로 토크에서 게스트인 박준형에게 그의 아내인 김지혜에게 볼에다 뽀뽀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것이 기사로 나가게 되었고, 그 밑에 댓글에는 많은 안티팬들이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농담으로 한 이야기일테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밉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준하가 말만하면 욕을 먹는 것처럼 정형돈도 그런 캐릭터가 된 것 같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나은 것인가? 무관심보다 안티팬을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공든 탑을 무너뜨려 자기 무덤을 파는 정형돈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진상, 저질, 비호감 이런 캐릭터로 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의 안에는 살리에리가 숨쉬고 있는데 왜 자꾸 자신을 망가뜨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의 최신 행보는 정준하의 뒤를 잇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무한도전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고, 김태호 PD의 팔만 더욱 무거워지게 만드는 것 같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밉상, 진상보다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어색한 정형돈이 훨씬 더 좋다. 개그맨이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밉상, 진상은 개그맨으로서 정말 최후에도 꺼내지 말아야 할 히든카드다. 이제 주위도 정리가 된만큼 마초나 진상 캐릭터도 정리하고 신선하고 호감적인, 그리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그런 사람냄새 나는 모습으로 다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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