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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가든의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되었다. 남녀의 영혼이 바뀌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빈과 하지원의 맛깔나는 연기로 주말드라마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시크릿가든은 이제 시청률 고공행진만 남겨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처갓집에 와서 장인, 장모님과 함께 시크릿가든을 보았다. 처음 시크릿가든을 보신 장인, 장모님은 내게 공포 드라마냐고 물어보셨다. 마침 보았던 장면이 신비가든이었기 때문이다.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던 길라임을 찾아나선 김주원은 갑자기 숲속에서 나타난 길라임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되고, 길을 잃은 그들은 신비가든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곤 음산한 백숙집이 나오고 각종 약품처럼 생긴 형형색색의 술병들이 놓여져 있으니 이 알 수 없는 전개에 처음 보시는 분들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공포 드라마로 착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 시크릿가든을 시청할 때부터 궁금했던 것은 바로 어떻게 길라임과 김주원의 영혼이 바뀌게 될 것인가였다. 갑자기 뽕하고 바뀔 것인지, 아니면 영화 체인지에서와 같이 번개를 맞고 바뀌는 것인지, 어떤 장치를 꾸며놓았을까 궁금했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스토리상 드라마 중반이나 되서야 자연스런 체인지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뜬금없는 전개로 영혼을 뒤바꿔 버렸다. 

길라임 엄마의 등장


신비가든. 힌트를 주기 위해 신비정원이 아닌 신비가든으로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시크릿에는 비밀 외에도 신비한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즉, 시크릿가든은 비밀정원이 아닌 신비한정원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백숙집으로 등장한 신비가든에는 여주인이 있었다. 영계백숙을 3만원에 팔며 김주원에게는 큰 닭다리를 준다. 그리고 길라임에겐 반갑다고 한다. 보통 처갓집에 가면 씨암닭의 다리는 사위에게 주는데 이 집 주인인 길라임에겐 닭을 안주고 김주원에게만 관심을 가지며 닭다리를 준 것이다. 

결정적인 힌트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온다. 술이 담겨져 있는 병들이 유난히 많았던 신비가든에 대해 길라임은 주인에게 술 담그는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고, 자신의 아버지도 술 담그시는 것을 좋아하셨다고 말한다. 그러자 여주인은 술을 담그는 것보다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술을 담그는 이유는 병에 걸릴 딸을 위해서라고 말한다. 

즉, 신비가든은 비현실적인 공간이었던 것이다. 존재와 비존재가 만나는 공간이 형성되면서 나타는 비밀스런 그리고 신비한 장소인 것이다. 그래서 무전기도 안되고, 전화도 안터지는 지역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 주인은 길라임의 돌아가신 어머니이다. 길라임이 어릴적 길라임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그 어머니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딸을 위해 술을 담그고 있었던 것이다. 이승 사람이 아니기에 미래를 알 수 있었고, 곧 큰 일을 당할 자신의 딸을 위해 영혼을 바꾸는 술을 개발중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술을 김주원과 길라임이 같은 시간에 마시게 되었고, 그 둘의 영혼은 바뀌게 된다. 재미있게도 그 신비가든은 어떤 작가가 그린 불꺼진 집이었고, 그림 속 그 집에 불이 켜진 것을 김주원은 보았었다. 즉, 일반인의 눈에는 불이 없는 암흑의 저승 세계이지만, 잠시 이승과 만나는 그 시점에 불이 켜지는 신비하고 비밀스런 공간인 것이다. 

그 안에는 길라임의 엄마가 모성애로 인해 딸을 지키기 위한 미끼를 놓고 있었고, 그 덫에 김주원이 빠져들게 된 것이다. 

뜬금 없지만 재미있는 이유


만약 자연스런 스토리 전개를 위해 영혼이 바뀌는 이야기를 질질 끌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본전도 못뽑고 그저 그런 신데렐라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기를 끌면서 기세를 몰아 빠른 스토리 전개를 하기 시작했고, 약간의 무리수를 두면서 과감한 스토리 전개를 해 버린 것이다. 그간 로멘틱 코미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갑자기 장르를 공포로 바꾼 이유도 오히려 더 오버스럽게 연출하면서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점을 알려주어 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뜬금없는 전개였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더 재미있는 전개를 이끄는 도화선이 되었고, 이 추세로 시크릿가든은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매력적인 시크릿가든


영혼이 바뀜으로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펼쳐질 예정이다. 갑자기 영혼이 바뀌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영혼이 바뀌는 과정이 아니라 영혼이 바뀌고 난 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뜬금없는 전개도 앞으로 펼쳐질 재미난 애피소드들로 인해 용서가 되는 것이다. 살짝 맛만 보여준 이번 회에서는 김주원이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오스카의 모습에 애정을 느끼며 하지원의 나레이션으로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이는 동성애 코드가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시선으로 보기 보단 역지사지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로 혹은 현빈과 하지원의 연기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장면으로 보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까도남으로 등극한 현빈은 영혼이 바뀌면서 갑자기 여성스런 오버 액션과 걸죽한 목소리로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길라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강하지만 속은 천상 여자인 순수함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길라임은 까도남을 연기해야 한다. 이런 역할 변경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김주원의 캐릭터가 남자이지만 약간은 쪼잔한 여성적인 느낌이 있었고, 길라임의 캐릭터고 보통 여주인공의 청순가련함은 없고 강한 스턴트걸의 직업에 험난하게 살아와 터프하지만,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팬인 순수한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었기에 약간은 서로 중성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어서 역할이 바뀌어도 어색함이 덜할 것으로 생각된다. 

시크릿가든에서 현빈과 하지원이 서로 바뀐 연기만 잘 해준다면 인기는 탄탄대로를 타고 신드롬을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조금이라도 어색하거나 손발이 오그라들면 가차없이 비난을 받겠지만, 현빈과 하지원이라면 충분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원래 김주원의 역할이 장혁이었다는데 장혁도 연기에 물이 올랐지만, 추노 대길이의 남성적인 캐릭터가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약간은 여성적인 꽃미남인 현빈이 더욱 잘 어울리고 잘 해낼 것 같다. 

해피엔딩? 세드엔딩?


마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죽은 길라임의 엄마가 딸을 살리기 위해 영혼을 바꾸는 술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 김주원과 길라임의 영혼이 바뀌게 되지만, 영혼이 바뀌고 난 후의 재미난 애피소드들이 끝날 무렵 길라임에게 닥칠 사고가 김주원에게 일어나게 될 것이며 길라임의 껍질에 갖혀 있는 김주원은 죽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 때 길라임의 선택은 과연 어떠할까? 물론 김주원을 대신하여 원래대로 자신이 죽기를 바랄 것이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도 미호가 살기 위해서는 대웅이가 죽어야 했고, 대웅이가 살기 위해서는 구미호가 죽어야 했다. 세드엔딩을 예고했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는데, 시크릿가든은 과연 어떤 엔딩을 낼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코믹에서 공포에서 로멘스에서 심파까지 전분야를 다 다루는 시크릿가든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남겼던 숙제를 잘 풀어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더욱 궁금해지는 시크릿가든이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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