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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가 떴다 (이하 패떴)가 날로 재미있어지고 있다. 1박 2일과 우결이 동시간대로 옮겨지고, 캐릭터가 잘 형성됨에 따라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예능의 흐름이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무한도전이 한참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 1박 2일이 무한도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하게 되었고, 1박 2일이 인기몰이를 할 때 쯤, 무한도전은 구설수에 휘말려 시청률 난조에 빠졌었다. 그리고 1박 2일이 한참 인기몰이를 하고 있을 때 패밀리가 떴다가 비슷한 컨셉으로 나왔고, 패밀리가 떴다가 인기몰이를 향해 달려가자 1박 2일이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리고 무한도전은 1박 2일이 주춤하자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물론 이것은 우연의 일치이거나 내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다.

패떴의 상승세가 우결과 1박 2일이 동시간대에 붙는 바람에 얻은 어부지리인 것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패떴의 이런 상승세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포멧도 크게 변한 것이 없고, 멤버도 그대로인데 왜 점점 재미있어지고, 상승세를 타고 있을까? 상승세를 타는 이유, 즉 점점 재미있어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1. 주변의 것을 이용한 게임
 


패떴은 처음부터 게임 위주였다. 혹자의 말에 의하면 SBS가 원래 게임에 강하여 게임으로 승부를 걸려 한다고 하지만, 신빙성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처음에 패떴은 포멧만 리얼 버라이어티이지 X맨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처음에 있었던 사랑해 게임이 대표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차 무언가 변하기 시작했다. 역시 게임은 빠지지 않지만 게임의 종류가 달라진 것이다.

사랑해 게임과 같은 인위적이고 목적이 보이는 게임의 시대는 이제 한물 갔다. 그리고 패떴은 자연스러운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주변의 것을 이용한 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방송분을 살펴보면 연꽃을 따다가 연잎으로 장기자랑을 하거나 연꽃을 따는 배를 이용하여 연꽃이 있는 저수지에서 배경주 게임을 한다. 그리고 감을 따러 갔다가 감을 주제로 한 개그배틀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던 중 여물용 볏짚단을 이용해 고지점령 게임을 하게 된다.



사랑해 게임이나 복불복 게임(까나리액젓은 이제 그만...)같은 인위적이고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을 위한 게임은 이제 더 이상 먹히지 않음을 간파한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 환경을 이용한 게임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특히 이번 주 감 개그배틀은 정말 재미있었다. 감을 따다가 장난 삼아 감으로 말장난을 하다가 게임으로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도 좋았고, 순발력있고, 재치있는 감을 이용한 개그는 정말 개그대상이었다. (쑥쓰러운 감개그..)

유치한 게임이 아닌 주변 환경을 이용한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게임은 패떴이 점점 재미있어지는 첫번째 이유이다. 아! 아침에 깨울 때 어설픈 퀴즈보다 이번에 바뀐 것처럼 비몽사몽간에 한바퀴 굴러 발로 베개받기가 더욱 재미있었다. 자다 일어났으니 배게는 좋은 소재였고, 잠에서 덜 깬 상태이니 한바퀴 굴러 발로 받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된다.


 
2. 시간이 흐를수록 패밀리 다워지는 패밀리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다. 서로 잘 친분이 없던 사람들이 모였으니 당연한 것일거다. 연령대의 차이도 매우 크다. 게다가 성별의 차이도 있다. 유재석, 윤종신, 김수로는 30대 후반인 반면 대성은 이제 갓 20살이다. 게다가 국민요정 이효리와 달콤살벌 박예진이 있어서 더욱 어색했을 것이다. 직업도 각기 다르다. 유재석만 유일하게 개그맨이고, 윤종신과 이효리 그리고 대성은 가수, 김수로, 이천희, 박예진은 배우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패밀리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회가 거듭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모습을 시청자들도 보고 느끼게 된다. 이제는 어느덧 가족같은 분위기가 흐른다. 게스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누가 게스트이고 누가 멤버인지 몰랐지만, 이제는 패밀리들이 게스트들에게 텃세를 부리기도 한다. 게스트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는 아마도 패밀리의 친밀도가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유재석, 윤종신, 김수로는 각자 대성, 이효리, 이천희를 맡아 큰형의 역할을 잘 하고 있고, 이효리와 박예진은 자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대성과 이천희는 막내답게 귀엽고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며 패밀리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것은 패떴에 가장 큰 힘이 될 거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패밀리의 모습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3. 패떴의 시트콤화
 


처음에 패떴이 나왔을때 패밀리가 농촌에 가서 대신 패밀리가 되어 펼치는 시트콤이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그것이 정말 시트콤을 찍어서 예능과 시트콤을 결합시켜 놓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시작하고 나서 시트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었다. 그냥 잘못 해석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패떴에서 시트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회를 나누는 점이었다. 처음부터 1회, 2회 이런 식으로 회를 나누어 제목이 붙여졌지만 눈에 띄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점점 그 제목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

한회, 한회 뚜렷한 주제아래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회가 끝나면 마치 시트콤의 한회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내용은 이어지지만 매회마다 다른 주제로 이루어지는 시트콤의 형식이 패떴안에 있었던 것이다. 시트콤의 매력은 각각의 캐릭터가 좌충우돌 일어나는 것을 코믹하게 그려 매회마다 다른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패떴의 캐릭터가 확실해지고 자연스런 게임등을 통해 일정한 주제를 주어짐에 따라 마치 시트콤같이 에피스드별로 보는 재미가 더해진 것 같다.


덤앤더머 형제와 윤회장과 이여사, 천데렐라와  김계모, 달콤살벌 예진아씨등 패떴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더욱 확고히 자리잡혀가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서 더욱 다양한 시도와 가능성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견제하여야 할 경쟁프로도 없으니 탄탄대로를 잘 나아가면 된다. 그래서 그런지 패떴의 제작진들도 구설수에 오를까 조심해하는 것을 자막등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패떴은 어부지리로 상승세에 탄 것이 아니라 패떴만의 장점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패밀리만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더욱 재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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