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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죄와 길편이 무승부로 끝났다. 죄와 길이라니 이름도 참 잘 지었다. 길이 한번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무한도전 멤버로 쐐기를 박았고, 죄와 길이라는 제목처럼 죄와 벌의 벌로 훈훈한 마무리를 지었다. 

어수선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난 그 어떤 때보다 더 재미있게 보았다. 김태호 피디가 스포에 대해 일침을 가한 메시지도 있었고, 모르던 법률 상식이나 법정 모습에 대해서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자막에 쓰인 실제 법정 절차와 절대로 같지 않기에 소송을 준비하시는 분께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캐나다에 있을 때 TV의 한 채널에서는 법정의 리얼한 모습을 실시간을 보여주는 채널이 있었다.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채널로 생각보다 의외로 재미있었던 방송이었다. 외국은 고소하는 것이 밥 먹듯 일어나는 일이라 그런 방송을 통해 법이 좀 더 가깝고 쉽게 느껴졌었다.

무한도전의 죄와 길편은 법정의 모습을 두시간에 걸쳐 방송한 국내 최초의 방송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재미를 위해 실제 법정과는 다른 모습이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어려운 말로 적혀있는 법을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이효리, 무한도전에 등장하다.




이와 더불어 한가지 주목되었던 점은 바로 이효리의 등장이었다. 증인으로 참가한 이효리는 패떴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나왔다. 김제동도 함께 나오긴 했지만, 이효리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김제동의 경우는 무한도전의 멤버로 들어갈 확률이 꽤 높지 않나 싶다. 현재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을 뿐더러 정치적으로 상정적인 캐릭터와 이슈를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제목이 무한도전이다보니 정준하나 정형돈, 박명수 같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김태호 피디는 만약 둘 중 한명을 멤버로 투입한다면, 이효리보다 김제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이효리에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현실적으로 무한도전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이효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패떴에서 이효리와 친했던 박예진이나 이천희, 대성은 이효리와 더불어 새로운 호감 캐릭터를 만들었었다. 지금도 패떴을 통해 유일하게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는 캐릭터는 박예진, 이천희, 대성 정도일 것이다. 이효리는 자체 발광이기도 하지만, 유재석과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을 밝혀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예능에서 이효리는 철저하게 망가진다. 라면을 먹고 아침에 부은 얼굴을 보여주기도 하고, 거침없이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모습도 보여준다. 여러가지 굴욕적인 장면과 표정도 가감없이 보여주고 난 후에도 엘범 활동을 하며 섹시한 디바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효리는 그야말로 프로가 아닌가 싶다.


죄와 길편에서 이효리를 주목한 이유는 판사와 더불어 상대편 변호인들까지 모두 매료시킨 이효리만의 매력과 어떤 변호인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센스있게 받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히 유재석과 비견해도 절대로 밀리지 않는 포스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싶다.

유재석과 항상 동행하는 이는 박명수이다. 2인자, 아니 1.5인자로 유재석의 껌딱지처럼 붙어다니는 박명수.그는 이제 명실공히 점오인자이다. 하지만 박명수 못지 않게 이효리 역시 유재석과 함께 다녔다. 해피투게더 시절부터 유재석과 이효리는 환상의 콤비였다. 박명수보다 더 먼저 콤비였던 것이다.

유재석 옆에 있으면 누구든 자체발광을 하기 시작한다. 유재석에게 어떤 노하우를 배우는 것처럼 재미없던 사람도 재미있어지고, 캐릭터가 없던 사람은 캐릭터가 생긴다. 우쒸~ 박명수가 그러했고, 재미없는 형돈이도 그랬다. 그런데 그와 가장 오래 같이 있었던 이효리는 어떠하겠는가. 아마도 유재석과 동급의 내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효리가 무한도전의 멤버로 투입된다면?




만약 그런 이효리가 무한도전의 멤버로 투입된다면? 남탕인 무한도전에 새로운 아이템들을 여럿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유재석 중심 구도에서 팽팽한 균형이 이루어진 양동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편을 나누어 싸울 때도 서로 실력이 비등해야 재미있고 긴장감이 넘친다. 한쪽이 너무 잘하거나 이길 것이 51% 이상 확신이 설 경우에 그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는 50%이상 반감된다. 무한도전의 현재 모습은 유재석에 너무 편향되어 있는 모습이고, 유재석과 함께한 팀은 동정표라도 얻게 되어있다. 이번 죄와 길편만 보아도 길보다는 유재석측에 심하게 쏠려 있었고, 길이 오줌을 쌌다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버렸다.

이때 이효리가 쩌리짱 대신 길의 변호인으로 나왔다면? 길과 유재석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수 있지 않았을까? 또한 사람들이 유재석의 신뢰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죄와 길 편에서 길이 오줌을 쌌다는 것과 더불어 유재석의 진실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이효리의 증언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유재석과 비등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효리가 무한도전의 균형있는 발전을 가져올 것이고, 이에 질투하는 박명수와 이효리의 대결 구도도 흥미로울 것 같다. 또한 이효리는 여자이게 여러가지 핸디캡을 가질 수 있고, 충분이 그 핸디캡을 이용하고 재미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효리에게도 득




이효리 자신에게도 무한도전 투입은 그 어떤 예능을 합한 것보다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패떴에서 실추한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도 단번에 회복시킬 수 있고, 방송을 통해 의미없는 유치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닌 정말 가치있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의미있는 방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효리가 무한도전에 투입된다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은 높아진다.

예능을 하지 않고 음악인으로만 간다면 현재로서는 이효리는 버거운 걸음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쏟아지는 걸그룹들과 점점 들어가는 나이, 그리고 최고의 위치에 있다는 부담감은 점점 이효리의 설 곳을 밀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능은 이효리를 그 어떤 핑클 멤버들보다 더 오랫동안 인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기에 무한도전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안정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무한도전에 이효리가 투입된다는 것은 무한도전이나 이효리이게나 둘 다 이득이 되는 상생의 길이다. 무한도전의 오래된 팬으로서 이효리가 투입되는 것에 대해 전혀 거부감이나 반발감이 없다. 오히려 쩌리짱의 행동이나 하하의 투입에 더 거부감이 들고 반발감이 든다. 물론 피디의 생각과 신념은 다르겠지만, 이효리는 그 어떤 카드보다 무한도전을 더 가치있고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카드라 생각된다.

남자들만 무한도전 멤버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편견도 깰 수 있고, 유재석을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강호동 밖에 없다는 것도 바꿀 수 있다. 현존하는 연예인 중 유강 체제를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이효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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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가 처음 시작했을 때, 신선한 포맷은 그저 실험정신이 강한 하나의 프로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재미있는 부분에서 화면을 정지시키고 레디, 엑션이란 멘트를 통해 재미를 극대화시킨 시도 역시 처음엔 어색하기만 했다. 황금어장은 무릎팍도사를 비롯하여 김관장 및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결국 무릎팍도사만이 살아남고 다른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은 모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라디오스타도 살아남았다.

무릎팍도사가 뜨기 시작하자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타방송사에서는 정통 토크쇼를 정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역시 무릎팍도사에는 비할 수 없는 시청률로 인해 조기 종영을 하였다. 또 다시 타방송사에서는 정통 토크쇼를 내세워 무릎팍도사의 인기에 편승해보려 하고 있지만, 역시 힘겨워보인다.

왜 무릎팍도사는 이렇게 살아남아 많은 사람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을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딱 하나만 꼽자면 난 "질문력"이라 말하고 싶다. 소크라테스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학창 시절 이미 많이 느꼈을 것이다. 수업이 마무리 되었을 때 질문이 있냐는 선생님의 말은 언제나 형식적인 멘트였을 뿐이니 말이다. 우리는 질문에 익숙하지 않고 그저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만 익숙해져 있다.


물론 요즘은 환경이 좀 변하긴 했지만, 이런 질문은 서양 학생들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편이다. 질문이 부족하긴 일본이나 중국도 비슷한 것으로 보면 유교적인 사상에서 질문의 부족함이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답을 얻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이고, 질문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리더십까지 갖출 수 있다.

그리고 무릎팍도사를 보면 볼수록 그 질문이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게스트와 이미 사전에 어느 정도는 공유를 한 질문들이겠지만, 무릎팍도사는 질문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여 지금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릎팍도사의 질문을 낱낱히 파해쳐보도록 하자. 팍팍

1.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한다.


연예인들은 유독 루머가 많다. 그 루머 때문에 매우 힘들어하고 심지어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일명 찌라시라 불리우는 것 안에는 정말 상상도 못할 루머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실제로 그것이 현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루머는 점점 더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에 JYP에서 재범군에 대해 애매하게 발언한 부분은 루머의 확산에 확실히 도움을 주었다.

이런 루머는 연예인들을 힘들게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총알같이 퍼져나간다. 그리고 무릎팍도사는 그런 루머에 대해 철저하게 파해친다. 강호동은 그 자신부터 자신에게 관련된 루머를 직접 언급하며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도 했다.

사람들은 루머가 루머일 뿐임을 잘 알고 있지만, 때로는 루머를 사실로 알기도 하고, 루머의 진위 여부를 알고 싶어한다. 그저 해당 연예인이 그 루머에 대해 알고 있는지만이라도 알고 싶은 것이 시청자의 마음일 것이다.

무릎팍도사는 이런 시청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음지에서만 떠돌고 있던 루머들을 질문을 통해 양지로 끌어낸다. 그리고 강호동은 직설적으로 그 루머에 대해 알고 있냐고 게스트에게 질문을 한다. 시청자는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 답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 지 집중하게 된다.


무릎팍도사가 하는 질문은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것들과 일치한다. 그래서 무릎팍도사를 보는 시청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질문을 해 주는 강호동과 하나가 되게 되고 시청률을 수직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그 질문이 비록 게스트에게는 곤혹스런 질문이 될지라도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 무릎팍도사의 질문력인 것이다.

이에 대해 타방송사의 정통 토크쇼는 반대로 게스트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한다. 요즘 어떤 영화를 찍으세요? 이번에 상을 타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라는 등의 관심도 재미도 없는 질문들 말이다. 반면 게스트들은 이런 질문들에 대해 신이나서 답을 한다. 그리고 많은 게스트들이 그 토크쇼에 나오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라성같은 스타들이 마음 놓고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에 밝혀진 것은 게스트보다 시청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TV를 보는 사람은 연예인이 아니라 시청자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한 인터뷰이고 질문이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질문력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2. 게스트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질문을 한다. 



무릎팍도사는 게스트를 바닥까지 추락시킨다. 그 추락이 어디까지인지도 모를 정도로 초반에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 때 건방진 도사와 말 없는 도사까지 합세하여 내릴 수 있는데까지 게스트를 사면초가로 밀어붙이지만, 결국 구원의 손길을 다시 내민다. 

무릎팍도사의 질문은 예리하기로 유명하다. 연예인들의 가장 치부를 밝혀내기 때문이다. 수술을 할 때 가장 예리한 메스로 배를 가르듯, 무릎팍도사의 질문은 날카롭고 배를 가르는 고통을 수반하다. 

하지만 거기서 끝난다면 아무도 무릎팍도사에 나오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다시 게스트를 위하여 봉합을 해 준다. 루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질문들이 쏟아지고 그것이 마무리 될 쯤에는 그 연예인에게 다시는 그런 악성 루머가 따라다니지 않게 된다. 



즉, 후반부에는 게스트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질문으로 게스트의 기를 살려준다. 무릎팍도사는 루머나 연예인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정면돌파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당사자의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대부분의 루머는 루머일 뿐이기에 전후 사정을 들어보지 않는다면 오해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과감하게 이런 루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통해 게스트들은 위험에 처하게 되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한다면(혹은 논리적으로) 그 루머에 대해 다시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역으로 루머를 전달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이야기함으로 루머의 확산을 차단시킬 수 있게 된다.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과감한 질문을 한 후에는 이제 게스트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한다. 이 순서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거꾸로 했다면 시청자도 외면하고, 게스트도 외면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을테니 말이다. 게스트가 듣고 싶어하는 꿈이나, 영화 홍보, 삶의 역경 등 다양한 이야기들은 이제 전반부에 있었던 충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 덕에 신뢰를 얻게 된다. 

이미 어려운 질문에 대한 진솔한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 또한 귀기울여 듣게 되고 그 답변에 신뢰를 더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곤 게스트는 날개를 단 듯 이미지가 회복되고 나아가 그 다음 날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는 기염을 토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드리볼을 하는 듯한 무릎팍도사의 질문들은 무릎팍도사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3. 질문을 할 때는 공격적이 되어라. 



앞선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중요한 것은 질문자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질문자가 답변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면 아무리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한다고 해도 그 질문을 힘을 잃게 된다. 무릎팍도사는 처음부터 기싸움에 들어간다. 강호동의 기와 건방진도사의 깐죽거림으로 질문자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시청자가 듣고 싶어하는 질문을 던지며 강한 공격이 시작된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무릎팍도사에 투영시키게 되고 마치 자신이 질문을 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질문에 신뢰를 실어주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데 그 전부터 계속 게스트와 친한 척을 하면서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은 저 질문이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 느끼게 되고 그 질문은 아무리 날카로운 질문이라도 힘을 잃게 된다. 그 다음의 질문들을 아무리 좋은 질문들을 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게 되어버리게 되고 더 이상 그 토크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괜히 영화 홍보라도 한마디 하면 영화 홍보를 위한 토크쇼로 전락해버리고 말기에 질문을 할 때 게스트에게 우호적인 태도는 프로그램에는 독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릎팍도사의 질문들을 듣다보면 참 영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질문들은 이미 사전에 게스트들과 다 논의가 된 질문일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녹화 방송이기 때문에 적당히 편집을 통해 말을 맞출 것이다. 그리고 미리 사전에 준비되지 않았다면 게스트가 그렇게 잘 대답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무릎팍도사의 게스트로 나오려 하지 않을 것이기도 하다. 

질문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질문을 통해 답은 여러가지로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팍도사의 목적인 게스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끌어내는 것이다. 연예인이라는 감투를 벗어던지고 사람 대 사람으로 얼마나 평범한 사람이고 꿈을 향해 열심히 전진하는 사람인지를 알려줌으로 시청자들과 더 가까워지게 만들어주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시청자와의 오해를 풀어주고, 어릴 적부터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는 답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하고 전략적인 질문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지만, 무릎팍도사를 통해서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통해 현명한 답을 찾아가고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어떤 질문이 모두에게 득이 되는 질문인지를 연습해 나간다면 분명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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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청자투어 2탄을 보고 감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1박 2일을 보는 내내 탄성이 흘러나올 뿐이었다. 1박 2일은 시청자투어 1탄에 이어 2탄을 시행했고, 이에 100만명이 넘는 엄청난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그 중 엄선하여 뽑은 이번 시청자투어 2탄은 그 어떤 방송보다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 

TV를 바보상자라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한방향으로의 정보 전달 때문이 아닌가 싶다. 멍하니 앉아서 TV를 보며 웃고 우는 모습은 흡사 바보같이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웹 1.0에서 블로그와 트위터의 웹 2.0  시대가 왔듯, TV에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시도되고 있는 듯 하다. 

시청자가 연예인인지, 연예인이 시청자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갈 정도였다. 연예인들이라면 보통 머리 뒤에 아우라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는게 보통인데, 1박 2일 멤버들은 그저 평범한 시민처럼 보였다. 화려한 색상의 옷과 화장, 그리고 장식으로 치장한 것이 아니라, 평소 모습 그대로 시청자들과 함께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도중에 1박 2일 멤버들은 그저 한명의 시청자에 불과했다. 

반대로 시청자들이 오히려 연예인 같았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한껏 꾸미고 왔을 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연예인과 흡사했다. 마치 오래전부터 TV에 출연해 왔던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주변 분위기가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나온 리엑션이 아닌가 싶다. 즉, 1박 2일의 스테프들이 주변의 환경을 시청자를 배려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캐릭터를 너무도 잘 잡았다. 11남매와 OB역도부, 개인택시기사분, 유니버설 발레단, 항공대, 상동고등학교, 여자럭비부, 국악고, 유도부 모두 개성이 너무도 뚜렷하고 각 상황에 잘 맞는 캐릭터를 설정해 주었다. 1박 2일의 은초딩, 야생 원숭이, 시베리안 야생 호랑이등의 캐릭터를 잡는 탁월함을 각 팀에게도 주어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시청자들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시청자와 소통하다. 


이제 시청자는 입 다물고 TV나 보는 말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제 자신들의 놀이터였던 TV속으로 들어가 흥명나게 놀 수 있다. 또한 연예인들 또한 목에 기부스한 것처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한마음으로 함께하고 응원하고 격려한다. 

물론 그것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있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시청자와 나는 동일시되어 마치 나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1박 2일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속시원하게 말한다. 수많은 눈이 보고 있기에 속일수도 없고, 짜고 칠수도 없고, 시청자를 기만할 수도 없다. 

1박 2일의 이런 모습은 너무도 놀라울 따름이다. 가장 이상적이고 시청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읽은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청자의 니즈를 가장 빠르게 충족시켜주기 위해 시청자를 아예 대거 투입시키는 과감함도 보여주었다. 실로 엄청난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10명만 되어도 통솔하기가 굉장히 힘든데, 학교 수련회도 아닌 성인들을 대상으로 통솔하고 인도한다는 것은,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자유롭고 신나게 놀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은 그 뒤에 정말 KBS가 다 동원되었을 정도로 많은 인력들의 수고와 배려가 있었을 것이다. 

내 귀의 돼지 vs 항공대 하트 비트



이번 주 하이라이트는 강호동과 백지영의 내 귀의 캔디와 항공대의 하트 비트였다. 강호동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고, 씨름 이후로는 상체를 거의 드러내지 않았는데 과감한 패션과 놀라운 안무 실력으로 의외의 즐거움을 주었다. 

아마도 한동안 내 귀의 돼지는 큰 인기를 얻지 않을까 싶다. 가사도 쏙쏙 들어오고, 노래 또한 흥겹다. 내귀의 캔디의 제 2 전성기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MC몽이 강호동 때문에 앨범 판매가 안되었다고 했는데, 엉겹결에 강호동의 파워를 백지영이 그대로 받아가는 분위기다. ^^;;

항공대의 하트 비트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남자가 보아도 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박력있고 젊음이 느껴지는 무대. 무엇보다 가장 큰 이득을 보았을 곳은 항공대였을 것이다. 항공대는 이들에게 장학금이라도 주어야 할 판이다. 학교 이미지를 급격히 상승 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항공대하면 멋있고,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가득한 곳으로 느끼지 않을까 싶다. 

2주 밖에 없는 시간에 완성도 높은 안무를 보인 것도 그러하니와 중간 중간에 코믹한 요소와 마지막에 파격적인 동작까지 어느 것 하나 아마추어라 볼 수 없는 프로의 무대였다. 꾸미지 않은 순수한 열정적인 무대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케 만든 무대라 생각한다. 

1박 2일,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다. 


방송의 한계는 언제나 브라운관 뒤의 모습이었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 그 뒤에 어떤 음모와 기만이 존재하고 있을 지 모른다는 의심이 시청자들은 항상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연예인들이 나와서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사람들의 입에서는 지저분한 루머들로 가득한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한 한번 의심이 가기 시작한 프로그램이나 거짓말하다 들키고 기만한 프로그램은 살아남기 힘들다. 

그럼에도 막장드라마와 자극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계속 쏟아져나온다. 이유는 시청률 때문이라며 시청자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운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방송은 결국 야동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마존의 눈물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시청자와 함께한 1박 2일이 순간 시청률 50%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좋은 컨텐츠가 결국 높은 시청률이 나온다는 것을 뜻하기에 방송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를 브라운관 안으로 끌어들여 방송의 한계를 넘어선 1박 2일은 앞으로 레전드의 영역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1박 2일의 멤버는 강호동, MC몽, 김C, 이수근, 이승기, 김종민, 은지원, 상근이, PD, 조명감독, 음향감독, 작가, 스태프, 그리고 시청자이기 때문이다. MC몽의 말처럼 1박 2일은 영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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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우의 이름으로 쇼가 나온다. 상상플러스가 끝나고 김승우 이름으로 쇼가 나오는 것이다. 강심장에 대항하고, 상상플러스를 대신할 카드가 김승우다. 화요일이 아무리 날로 먹는 버린 요일이라 하지만, 강호동과 이승기에 맞서, 신정환과 탁재훈을 대신해 김승우를 내보낸다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이 느껴질 뿐이다.

보기 좋게 김승우가 골리앗인 강호동과 이승기를 무너뜨릴 것인지, 아니면 승부 조차도 되지 않고 무너지고 말 것인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하겠지만, 몇가지 추측은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 2의 박중훈 쇼

비슷한 점이 너무도 많다.



1. 인맥 넓고 잘 나가(던) 영화배우가 나와서 토크쇼를 진행한다.

2. 토크쇼이긴 한데 사생활이나 폭로하는 것은 지양하고 유쾌하게 스타에 대해 알아가는 토크쇼란다.

3. 경쟁 상대가 강호동이다.

4. 단독 MC이고, 처음부터 게스트가 화려하다. (첫 게스트는 김남주)

5. 박중훈은 영화 라디오스타로 반짝했을 때였고, 김승우는 드라마 아이리스로 반짝한 때이다.



더 많이 있겠지만, 대충 생각나는 것이 이 정도인 것 같다. 박중훈쇼가 망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그렇겠지만, 박중훈 때문이다. 박중훈쇼는 차별화를 하겠다며 무릎팍도사에 정면 도전한다. 사생활 폭로하는 식의 토크쇼가 아닌 정통 토크쇼라는 포지션을 가지고 나오지만, 사람들은 무관심할 뿐이었다.

그런데 박중훈보다 인지도가 낮은 김승우가 나와서 똑같은 컨셉으로 정통 토크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은 강심장을 얕봐도 너무 얕본 것이 아닌가 싶다. 강심장이 약간 막장끼가 있긴 해도 강호동과 이승기의 파워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적어도 상상플러스의 식상함보다는 몇배 더 나으니 말이다. 또한 게스트로만 따져도 무릎팍도사와 박중훈쇼의 차이보다 덜하다. 강심장엔 맨날 아이돌들로 북적거리기에 게스트발로 내세우기엔 무리가 있다. 첫 회의 게스트인 김남주가 카라나 소녀시대를 넘어선 관심을 얻을 것이라는 것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이다. 

폭로하지 않는 정중한 신사 토크쇼?


스타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것에 대해 안좋게 생각하기 전에 왜 그런 토크쇼들이 나왔는 지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재미 없었기 때문에 스타들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저질 토크쇼들이 생겨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고 자기들만의 리그인 방송에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그래서 패떴이 실패했고, 박중훈쇼가 폐지된 것이다. 정중한 토크쇼? 좋게 말해 정중한 것이지 까놓고 이야기하면 자화자찬 토크쇼이다. 

그렇다면 무릎팍도사는 폭로성 저질 토크쇼인가? 물론 여러 루머에 대해 폭로를 하지만, 스타의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어 리얼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루머는 말 그대로 헛소문이다. 무릎팍도사는 적나라하게 그런 루머들에 대해 언급을 하고 긴건 기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판단은 시청자의 몫으로 돌린다.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몰입할 수 있게 되고 어떤 결과이든 이해하려 노력하게 된다. 


즉, 폭로성 저질 토크쇼가 아니라 게스트의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주는 고품격 토크쇼인 셈이다. 폭로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 좋은 토크쇼가 아니라는 것이다. 잘못 알려진 것은 바로 잡고, 잘못한 것은 사과하는 모습이 더욱 진솔하고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승승장구 하기 위해서는?

김승우쇼의 제목은 승승장구이다. 정말 제목대로 승승장구해 나갔으면 좋겠다. 김승우쇼 승승장구가 정말 승승장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단추를 잘 끼어야 한다고, 김남주를 잘 파해쳐야 한다. 더군다나 김남주는 김승우의 아내이다. 부부 관계이기에 더 진솔한 대화가 나오리라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남편의 입장에서 절대로 아내에게 피해를 주는 발언을 할리가 없다. 시청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재미없을 것이라 미리 짐작해버리고 만다. 

어차피 아내를 보호하려 좋은 질문만 골라서 할텐데 자기들끼리 자화자찬 하는 꼴을 왜 봐야 하냐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이슈가 되고, 판도를 뒤집어 승승장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승승장구가 잘 되면 김승우는 MC로서 새로운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전 부인과의 스토리다. 왜 이미연과 헤어졌고, 김남주와 이미연의 관계는 어떠하고 등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굉장히 껄그럽고 개인사적인 부분이기에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말한다면 듣겠지만, 그다지 무리해서 듣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승승장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고, 여기서 추상적인 답변이 아니라 명쾌하고 적나라한 이야기가 나와야 승승장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승우쇼에 김남주가 나왔다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단 한가지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첫회의 평가는 바로 이런 질문이 나왔느냐 안 나왔느냐, 나왔으면 얼마나 적나라하게 답변했느냐로 판가름 날 것이다. 만약 아무런 언급도 없이 넘어간다면 결과는 보나마나가 아닐까?

분위기는 승승장구가 언론에 연예인 폭로전은 지양한다고 미리 연막을 쳐 놓았기에 이런 질문보단,

"남편 김승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집에서는 잘 해 줍니까? 특별히 남편에게 부리는 애교는?"
"남편을 위해 해 준 내조는 무엇입니까?"
"여자 연기자로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뭐 이런 질문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질문들은 편안하고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기 보단 채널거부권을 유발할 것 같다.

김승우쇼인 승승장구가 좀 더 친절한 토크쇼가 되었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부분은 긁어주되, 이미지는 쇄신시키는 그런 토크쇼로 말이다. 토크쇼는 생방송이 아니다. 폭로를 한다고 해서 100% 그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녹화를 해 두기에 편집이 가능하고, 폭로의 수위도 조절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토크쇼를 보는 이유는 인기 많은 연예인들의 잘났음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들도 시청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화요일 밤의 새로운 도전자, 승승장구, 과연 승승장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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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의 국민 MC 양대산맥은 역시 강호동과 유재석이었다. 2009년을 연예대상으로 마무리하고, 2010년을 시작하는 이 시기에 첫 스타트를 무한도전과 1박 2일에서 끊게 된 강호동과 유재석은 2010년 역시 국민 MC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임을 드러내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서로 좋은 라이벌이자, 동반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이 이끌고 가는 대한민국 예능은 점차 발전해 나가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장기집권이 눈엣가시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들만큼 잘하는 사람이 아직 없기에 강호동과 유재석의 장기집권은 자의가 아닌 타의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을 넘어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한 이들의 장기집권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들의 매력과 1인자가 될 수 있었던 조건들은 무엇이었을까?

배려의 유재석



무한도전의 의좋은 형제편에서 유재석은 역시 팀 내에서 가장 골치덩이인 정준하에게 쌀을 건내준다. 쌀을 못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정준하에게 간 유재석은 가장 악한약한 사람을 감싸주는 배려의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정준하에게 쌀을 가져다 주었고, 박명수도 왔다가 가긴 했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장면에서 정준하를 찾지 않은 사람은 정준하 외에 유재석이 유일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팀 내에서도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이다. 항상 지각하고, 베풀줄 모르고, 속 좁고, 잘 삐지는 정준하. 시청자 눈에도 좋게 보이지 않는데 같이 생활하는 멤버들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쓰레기 투척이 시작되자마자 모두가 첫번째 생각해낸 서운한 사람은 바로 정준하였던 것이다.

물론 유재석도 제일 처음으로 생각난 사람은 정준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멤버들이 정준하를 향할 것을 알기에 그는 덜 상처받고, 항상 티격태격해 왔던 박명수의 집으로 향한다. 박명수는 그만큼 상처받지 않을 내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재석에겐 여성과 같은 섬세한 배려가 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하고, 더 잘될 수 있을지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성을 차지하려는 남성들의 마음처럼 사람들은 유재석을 차지하려 서로 경쟁하고, 잘 보이려 애 쓰는 것이 아닐까.

의리의 강호동


칼봉산, 그 이름조차 매서운 산 기슭에서 꽁꽁 언 계곡에 입수를 한다. 그리고 박찬호와 함께 마지막으로 입수를 하며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치고 서로 부둥켜 안으며 추위를 이겨내는 남자다운 정신력을 보여준다.

입수는 정신력의 상징이다. 어떤 사람들은 입수를 왜 하냐며, 가혹하다느니, 눈에 거슬린다느니, 심장마비는 대비한 것인지등을 말한다. 물론 1박 2일의 멤버들이 걱정되어 하는 말이겠지만, 입수는 단순한 물에 빠짐이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동계훈련 때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 입수를 한다. 그리고 군인들이 혹한기 훈련 때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 입수를 한다. 운동선수는 육체적으로 최고가 되어야 하고, 군인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정신력이다. 한국축구에 정신력을 빼면 시체이고, 군인들이 정신력이 없다면 오합지졸 부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얼음물을 깨고 입수를 하여 신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단지 물에 빠지는 것 외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1박 2일 또한 버라이어티 정신을 강조하며 한해의 시작을 입수로 인한 정신력 재정비로 시작한다. 시청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만, 혹독한 경쟁이 있는 예능의 세계에서 정신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강호동은 그런 정신력을 일깨워주는 1박 2일의 정신적 지주이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멤버들의 옷을 챙겨주고, 가장 오랜시간 입수를 하며 1박 2일의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자신과 입수를 같이한 멤버들을 향해 한없이 고마워하며 남자의 의리를 보여주는 강호동은 남자들을 통솔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사람과의 관계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것이 1인자가 되지만, 사회에서는 인간 관계가 좋은 사람이 1인자가 된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사람과의 관계가 좋다는 것이다. 인맥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인맥이 단순히 잘나가는 사람들을 많이 아는 것이라 한다면, 여기서 이야기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의리와 배려로 인해 따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강호동은 남성다운 의리로, 유재석은 여성스런 배려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유지해 나간다. 2010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 지내는지, 그리고 내 자신이 얼마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늘릴 수 있는 성품을 갖춰나가고 있는 지 점검해보고 나아가는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의리와 배려. 이 두가지를 갖추고 있다면, 누구든 자신이 처한 분야에서 강호동과 유재석과 같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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