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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의 대박 예감이 든다. 획기적인 아이템과 리얼한 컨셉으로 큰 재미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이뤄야 할 101가지 이야기로 매주 미션을 이어나가는 형식의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의 말처럼 한 주에 한개씩 미션을 해도 2년은 유지되는 장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많다. 지금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면 앞으로 여느 유명 예능 프로그램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방송의 미션은 금연이었다. 흡연자들이라면 그 고통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금연 미션은 흡연자였던 나 또한 큰 공감을 할 수 있었고, 그 고통을 알기에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다음 번 미션은 군대이다. 다시 군대에 입대하는 꿈은 예비군들이 꾸는 베스트 악몽 중에 하나이다. 지나고나면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 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다시 가라고 하면 절대로 가기 싫은 곳인 군대에 다시 입대하게 되는 '남자의 자격'멤버들은 해병대 체험을 하게 된다. 금연 미션 못지 않은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자의 자격'은 이경규에게는 매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라인업과 간다투어로 이경규의 이미지는 실추하기 시작하고, 명랑히어로에서 편법 승차로 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으며 최악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다. 지금도 그 때 형성된 안티팬들이 이경규에 대한 불편한 댓글들을 남기곤 한다. 하지만 예능의 역사인 이경규는 그의 말과 같이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을 통해 감을 잡기 시작하더니, '남자의 자격'을 통해 완전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금연 미션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경규는 17년간 담배를 2갑 이상 피워온 골초(heavy smoker)이다. 그에게 24시간 금연이란 정말 힘든 미션이었을 것이다. 많은 유혹이 있긴 했지만, 끝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금연의 의지를 내비치었다.


이는 이윤석의 행동과는 대조적으로 비춰지며 더욱 부각되었다. 솔직히 이윤석의 행동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금연이 매우 힘들긴 하지만, 몰래 도망치고, 숨어서 담배를 피는 모습은 매우 안타까웠다. 물론 한번도 물에 들어간 사람이 없기에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 희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션이 종료되고 난 후 바로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모습은 실망에 쐐기를 박아주었다. 이윤석의 그간 이미지는 성실하고, 박사 학위의 교수님에, 한의사 부인까지 둔 좋은 이미지였지만, 이번 금연 미션을 통해 골초였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24시간 금연의 의지조차 보여주지 못한 불성실한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게다가 의외로 가부장적인 모습은 그간 그의 이미지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이윤석이 실망을 주는 사이, 이경규는 반대로 감동을 주고,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담배의 유혹이 매우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타 불을 거의 가까이 붙이다가 스스로 제어하는 모습은 그의 의지가 강함을 보여주었고, 여러 이상 증상들은 매우 리얼했으며, 그런 금단 현상들이 그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미션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예상치 못한 멘트를 하게 된다.

여기선 안 필 것 같애. 자존심 때문에. 차를 타고 가면서 분명히 담배를 붙잡을 것 같애. 붙잡으면서 예전같으면 아무 생각없이 턱 물었을텐데, 이번에는 좀 떨림이 있을 것 같애. 내가 금연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한 모금 땡기는 걸로 끝을 본다는거지

그리고 미션이 끝나고나서 그는 정말로 담배를 태우지 않았다. 이윤석과 김태원이 쑥 나가서 담배를 피울 때 이경규는 끝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고 방송이 끝날 때까지 금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담배를 피웠을지, 아니면 지금도 금연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방송에서도 금연을 한다고하는 했지만, 확정적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고 계속 왔다 갔다하며 여지를 남겨두는 모습은 흡연자로서 매우 공감되는 행동이었다. 생각만해도 정말 힘든 일이다. 차라리 안 먹고, 안 자는 것이 낫지 담배를 끊으라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술이나, 커피, 자장면, 삼겹살 등을 먹기라도 하면 얼마나 담배 생각이 간절해질까.

하지만 이번 금연 미션은 오히려 이경규에게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역전의 기회 말이다. 이경규의 최대 단점은 지금의 이미지이다. 불성실하고, 사람들을 막대하고, 기회주의적인 이미지, 짜증이 가득한 그의 이미지는 최악의 이미지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예능 감각만큼은 최고이고, 강호동을 키워낸 스승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천진함이 있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그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바로 이런 이미지를 희석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예능감은 그래도 있고, 이미지를 희석시킬수록 그의 진가는 더욱 발휘가 된다.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주었던 이번 금연 미션에 대한 그의 태도는 이윤석과 확실히 대조됨으로 새로운 이미지 구축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금연은 정말 어렵고, 누구도 강요할 수 없을만큼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행동이다. 금연을 하면 이경규가 잃는 것은 단 하나이다. 바로 담배에 대한 간절함 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가 얻을 것은 수도 없이 많다. 가족의 사랑, 특히 예림이가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자신의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다른 후배들에게 본이 될 수도 있다. 금연 홍보대사로 나올 수도 있고, 금연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담배값을 줄여서 영화를 하나 더 만들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고, 전국민이 다 아는 이상 만나는 사람마다 칭찬을 들을 수도 있다. 많은 흡연자들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뿐더러 공익적으로도 공인으로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이외에도 그가 얻을 것은 수도 없이 많다.

'남자의 자격'의 금연 미션을 통해 정말로 금연을 한다면 이처럼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을까? '남자의 자격' 또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좋은 이미지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고, 인기의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경규가 금연을 한다면 '남자의 자격'이 롱런할 수 있는 이유도 하나 더 생긴다. 더불어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도 흡연자 부모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 줄 수도 있고, 아이들을 대하는 금연한 그의 이미지는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무엇보다 그의 의지력과 약속에 대한 성실함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물론 내가 강요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그리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경규에게 이번 기회는 두번 다시 안 올 절호의 기회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담배를 끊는게 보통 힘든 일인가? 담배를 다시 핀다고 해도 아무도 무어라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담배를 확실히 끊는다면 수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았던 명언이 생각난다. 사르트르의 명언인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라는 말이 말이다. 지금은 최고의 선택을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경규 아저씨가 금연 약속을 꼭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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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2회는 갈라파고스로 시작하였다. 이외수의 기외한 오프닝은 다윈 진화론의 산실인 갈라파고스로 시작되었다. 이외수가 갈라파고스에 가려고 했다가 결국 가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담배 때문이었다고 한다. 2박 3일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그곳이기에 3일동안 담배를 못 피우느니 안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는데 당시 하루에 담배를 8갑이나 피워대던 왕골초였기에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다.

이번 '남자의 자격' 미션은 다름 아닌 금연 미션이었다. 김성민을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오래된 골초이다보니 이번 금연 미션은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1회 때 멤버들이 하도 담배를 많이 피워서 만든 미션이라고는 하나 이번 금연 미션으로 인해 '남자의 자격'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격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시간 편성으로 인해 시청률까지는 잡지 못했지만, 이런 컨셉으로 계속 진행이 된다면 시청률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시청률을 제외하고 잡은 두 마리 토끼는 무엇일까?

첫번째 토끼, 리얼

'방송이 다 대본인 것을 모르냐?'고 혀를 끌끌 차시는 분들이 계시다. 물론 다 대본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예전에는 썰렁한 허무 개그가 유행하던 때도 있었고, 짜고 치는 티가 팍팍 나는 꽁트의 시대도 있었고, 매번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는 미팅 프로그램의 전성기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리얼"이란 키워드가 그 흐름의 중심에 있다.

예능에서 "리얼"은 웃음의 가장 기본 코드이기도 하다. 단 여기서 "리얼"이란 말은 "리얼 같은 리얼"을 뜻할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에서는 모두 대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가 왜 필요하겠는가. 얼마나 "리얼"함을 잘 살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제 2회를 시작한 '남자의 자격'은 "리얼"이란 코드를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

"금연"이란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담배를 끊기가 힘들면 담배를 끊은 사람과는 친구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겠는가. 이외수가 말했던 마크 트웨인도 금연은 가장 쉬워서 1000번도 넘게 했다고 역설적으로 말한 것처럼 "금연"은 보통 인내로는 쉽게 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흡연자라면 이번 '남자의 자격'을 보고 많이 공감하였을 것이다. 나 또한 하루에 2갑씩 담배를 피우던 골초였는지라 나도 이번 '남자의 자격'을 보고 많이 공감을 하였다. 25년간, 20년간 하루에 2갑 이상씩 피워오던 사람들이 24시간을 참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아침 먹고 난 후 피우는 식후땡은 보약보다 좋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타이밍이기도 한데 그것을 참고 견딘다는 것은 피흡연자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차라리 계곡물에 한번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나을 것도 같았을 것이다. 이윤석은 새벽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밭으로 줄행랑을 치며 담배를 피우려 하기도 하고, 김국진은 밤새 뽁뽁이를 터트리며 초췌한 몰골로 정신줄을 놓곤 했다. 이경규 역시 극도로 예민해져 호통이 더욱 심해졌다. 대본에 의해 금연이라는 미션을 시행하긴 했어도 금단현상은 대본이 아닌 "리얼"임을 흡연자들은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골초인 멤버들을 상대로 '금연'이란 미션은 가혹하긴 하지만, "리얼"함을 즉시 끌어낼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골초이기 때문에 더욱 금단현상이 심하게 일어날 것이고, 그 증상 역시 단번에 끌어낼 수 있었다. 다른 게임이나 진행을 딱히 하지 않아도 그들의 모습만 보고 있어도 재미있고 리얼함이 살아있다. 다음 주에 펼쳐질 그들의 절규 또한 "리얼"함의 극치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두번째 토끼, 공익성


청소년들의 흡연이나 간접흡연등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흡연은 이제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다.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더 심하다고 하는 담배는 백해무익이란 말처럼 우리 사회에 피해만 주는 암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공공장소에서건 어디서건 담배를 피웠지만, 이제는 흡연 문화가 바뀌어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많이 눈치가 보인다.

흡연자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비흡연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즘같은 때에 금연에 관한 미션은 매우 적절했다. 특히나 환자라고 할 수 있을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담배를 피워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미션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상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담배일 수 있다. 그 고충과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 오래 즐거움을 주는 모습을 원한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에서 "금연"을 하는 연에인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사회적으로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금연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줄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비흡연자들에게는 흡연자들의 고통과 고충을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비흡연자들의 입장에서는 '왜 담배 하나 끊지 못할까?' 싶지만,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끊기 힘든 인생의 유일한 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금연 미션은 공익성을 가지면서도 멤버들을 24시간 감시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냉수욕을 시키는 것까지 가혹이 아닌 갱생의 의미(?)로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비록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리얼"과 "공익성"을 모두 잡아 이미지를 확실히 자리매김한 '남자의 자격'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1박 2일과 더불어 새롭게 예능에 굵은 획을 그을 프로그램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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