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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길이 연속 3주째 출연하고 있다. 다음 주 예고편에서도 길이 나왔고, 6월에 하는 특집에도 길의 모습이 비추었기에 길은 6월까지는 계속 출연할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나온 것처럼 무한도전 팬들의 반대가 거세다. 게시판에는 99%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길 투입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길로서는 속상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다. 오히려 대박친 격이기 때문이다. 길이 이렇게 회자가 되고 있다는 것만으로 길의 예능 입지가 한층 두터워졌다고 해도 될 것이다. 놀러와에 나왔을 때만 해도 예능에서 길은 아무도 모르는 생짜 신인에 불과했다. 그저 이하늘과 친한 친구 사이정도? 심지어 길이 리쌍이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출연하게 됨으로 길의 인지도는 급격히 상승했으며, 길의 투입과 투입 반대 의견이 게시판과 블로그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길을 투입하느냐, 투입하지 않느냐가 아니다. 길의 투입 여부는 무한도전 pd가 결정할 일이고, 무한도전의 특성상 한번 투입한 멤버에 대해서는 의리를 철저히 지키는 편이기 때문에 웬만한 압력과 압박에는 끄떡도 하지 않기에 게시판 도배로 길을 빼버리겠다는 것은 애초에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핵심은 무한도전에서 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맞추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길의 투입은 이미 기정사실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pd의 맘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어떻게 하면 무한도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패떴에서 김종국의 투입은 매우 부적절했으나 패떴 역시 김종국을 하차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캐릭터 만들기에 집중할 뿐이었다. 또한 시청자들이 김종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패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렸고, 캐릭터를 망가뜨렸으며, 김종국 자체도 캐릭터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한도전 역시 길의 투입으로 무한도전이 재미있어질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의견을 제시하는 편이 현실적이 아닐까 싶다. 캐릭터를 어떻게 만드느냐 또한 pd의 재량이지만, 시청자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은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길의 투입 여부보다는 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낫지 않을까 싶다.

결국 길의 투입 여부에 대한 논란 자체도 무한도전이 더 재미있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 아닌가. 길을 투입하지 말자는 의견들은 길의 비호감적인 이미지 때문에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일부 멤버의 팬들이 자신의 좋아하는 멤버가 위험해질까봐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길의 비호감 이미지가 무한도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길의 저질 이미지와 비호감 이미지가 싫다. 많은 토크쇼에서 이미 길은 만신창이의 애피소드를 통해 그런 이미지를 쌓아왔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식이 되어있다.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토크를 하다보니 생긴 이미지이겠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연아 편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은 이유도 바로 웃기자고 한 발언이 저질스런 멘트로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반면 춘향뎐에서와 박명수 특집에서는 평소 길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깐족되는 이미지만을 강조하여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무한도전에 깐족거리는 캐릭터가 없기 때문에 길의 깐족거림과 이간질은 무한도전에 활력을 넣어줄 수 있다.


길을 투입하자는 의견 또한 이런 재미를 길이 줄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길 특유의 넉살과 거침없는 깐족은 큰 장점이고, 무한도전에 필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길이 투입되면 커플 캐릭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정형돈-노홍철(마라도 짜장면에서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었음), 유재석-박명수(1인자와 2인자 캐릭터 확보), 정준하-길-전진(정준하와 길은 같은 비호감 캐릭터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음, 전진은...??) 의 커플로 만들면 더 큰 재미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길이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기는 하다. 개그를 할 때 대본을 짜와서 하는 경우가 많고, 애드립이나 경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내에서 어울어진다면 그런 단점들은 다른 멤버들이 보완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길의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투입을 했으면 좋겠다. 다만, 길이 투입되고 나서 무한도전이 재미없어지거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싫다. 투입하기로 했다면 분명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입한 것일거다. 그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주길 기대해본다. 길의 저질 발언은 이제 그만 보았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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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늦둥이 바람을 몰고 왔던 윤종신은 종횡무진 예능계를 돌아다니며 MC로서 성장을 해 왔다. 그의 성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강호동의 도움이나 유재석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박명수처럼 유라인에 걸쳐있거나, MC몽처럼 강라인에 속해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했다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윤종신에 대한 기대를 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노래 잘 부르는 실력파 가수로 기억하고 있었고, 군 시절 가슴을 후벼파는 가사로 노래를 부른 가수로 기억되고 있었다. 옛날 이야기지만 얼굴 없는 가수로 맑고 깨끗한 음색의 그의 노래를 좋아했고, 그런 이미지로 인해 꽃미남을 연상시켰었다. 하지만 가요톱텐에 나왔던 그의 모습을 보고 심한 충격에 빠지고 배신감까지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뿔테를 즐겨쓰던 나는 윤종신과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기도 했는데 기분은 별로였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윤종신을 괜히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랬던 그가 작년에 갑자기 깐족 캐릭터를 꿰차고 나오더니 예능계의 늦둥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작년에 예능에 나왔을 때만 해도 김종서나 신해철, 신성우 등 그 당시 가수들이 나오자 유행처럼 한번 따라 나온 것인 줄만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같은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고 황금어장의 이상한 프로그램(무월관)에 나왔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김구라, 신정환, 김국진과 함께 라디오스타의 MC로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것을 발판으로 명랑히어로, 예능선수촌, 라라라, 패밀리가 떴다까지 점차 영역을 넓히기 시작하여 이제는 완전한 예능인으로 자리 매김을 하였다. 꽃미남도 아니고, 아이돌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인지도가 큰 것도 아니고, 원래 웃긴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그가 어떻게 깐족 윤종신으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국문과 개그

내 아내는 국문과를 나왔다. 한글을 사랑하는 아내는 나의 틀린 말들을 쪽집게처럼 잘 찾아낸다. 발음이나 철자, 심지어 띄어쓰기를 틀리면 금새 지적 모드로 들어가곤 한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뜻만 통하면 되지 저렇게까지 꼬치 꼬치 따져야 하는걸까라며 불평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국문과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서 강의를 들었는데 국문과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내와 똑같이 지적을 하여 매우 놀랐었다.

윤종신 또한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래서 그런지 노래의 발음이 매우 정확하다. 보통 노래는 가사가 문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철자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데 윤종신의 노래는 가사와 문법도 정확하고, 노래를 부를 때 발음 또한 정확하다. 그래서 그의 동료들은 그의 정확한 입모양과 발음을 따라하며 개그의 소재로 삼기도 한다.

윤종신의 그런 국문과적 기질이 깐족 개그를 만들어 내었다고 생각한다. 말 꼬투리를 잡아 살짝 살짝 바꿔주는 깐족 개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신정환의 말장난이 타고난 센스로 깐족거리는 것이라면, 윤종신의 말장난은 국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깐족거리는 것이 다르지 않은가 싶다. 주워 먹기라고도 불리우는 그의 개그는 남이 한 말을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 스타일로 윤종신 스스로도 김구라가 앞에다 대고 강펀치를 날린다면 자신은 위로하고 품에 안는 척 하면서 물 잔에 약을 타는 스타일의 개그라 말하고 있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한,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삼촌같은 이미지의 윤종신이 가수로 그리고 예능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잘 활용하는 자세에 있지 않나 싶다. 라라라는 가수인 자신의 정체성과도 잘 매칭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과 한글 사랑,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윤종신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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