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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가 점입가경이 되어가고 있다. 김영희 PD는 모양세 좋게 위에서 짤랐고, 가수들은 복귀를 요청하며 각종 SNS를 통해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유명인사들도 나는 가수다 논란에 대해 다들 한마디씩 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가수들에 의해 김영희 PD의 복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날수록 나는 가수다에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윤종신의 조언


 "결국 김영희PD의 교체까지. 너무 심각하게 보는건 아닐까. 씁쓸한 마음 접으며 진화를 기대했는데. 나는 솔직히 정말로 노래 잘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한 말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느끼는 것을 140자로 요약한 말이다. 김영희 PD의 교체는 너무 안이한 판단이었다. 그건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단순한 도피일 뿐이다.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떠난다? 정치인도 아니고, 책임질 일을 했으면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쌀집 아저씨에게 바라는 마지막 희망이자 기대이다.

재도전 번복, 힘든가?


도피가 아니라 정면돌파가 필요할 때이다. 나는 가수다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김건모 탈락에 대한 재도전 룰이 생긴 것 때문이다. 재도전을 용인하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른다. 뒷일을 생각지 않고 재도전 룰을 급조한 것이 실수였던 것이다. 간단한 룰의 추가같지만 그것이 미칠 파장은 프로그램의 뿌리까지 흔든다. 이 전 글(2011/03/22 - [채널 1 : 예능] - 나는 가수다, 재도전의 딜레마에 빠지다.)에서도 언급했듯 재도전은 7명의 가수들로만 1년 내내 방송될 수 있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재도전 룰 논란을 책임지기 위해 PD가 교체된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인 것이다. 

시청자가 진정 원하는 것은 재도전 룰의 폐지이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가수들이 김영희 PD 복귀를 이야기하며 김영희PD 자체가 재도전을 할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가수들과 제작자들은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나는 가수다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나는 가수다로서는 매우 행복해 해야 한다. 단 1회를 진행한 프로그램이 이토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일밤으로선 고무될 일이 아닌가 싶다. 뜨거운 형제들이 아바타를 그만두었을 때도 아무런 비판이나 관심조차 없었다. 폐지가 되어도 일부 메니아층들만 아쉬워했을 뿐 이토록 사회적 파장이 일지는 않았다. 근데 단 1회만 방영된 프로그램이 2회 때 재도전 룰을 깼다고 이토록 많은 이야기들이 나돌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거리라니 그냥 침울하게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운 기회가 아닌가.

왜 이런 지대한 관심과 과분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건 바로 간만에, 정말 간만에 진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능과 가요 프로그램이 섞인 듯한 나는 가수다는 그저 예능으로만 바라보기 힘든 새로운 장르였다. 첫회가 방영되자 가수들의 혼신을 다한 노래는 감동을 주었다.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가수들이 나와서 자신의 콘서트 때보다 더 혼신을 다해 부른 노래는 단 한 곡 뿐이었지만 사람들은 감동했고, 전율을 느꼈다. 그들이 부른 노래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음원 차트에서 상위까지 끌어올렸다. 블로거들은 나는 가수다에 대한 칭찬 일색의 글을 쏟아냈으며, SNS에서도 슈퍼스타K 때와 같이 방송 시간대에 온통 타임라인과 뉴스피드를 채우는 일이 일어났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진짜 노래를 듣고 싶었다"는 니즈 때문이다. 그동안 가요계에는 얼굴빨, 춤빨로 승부하는 아이돌과 걸그룹들이 판을 치고 예능까지 섭렵, 지금은 드라마 및 영화계, CF까지 온통 도배를 하고 있다. 겉으론 그런 겉모습을 좋아할지 모르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마음을 감동시키고, 전율시키는 진짜 노래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가려운 부분을 나는 가수다가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다.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누구를 떨어트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한주에 한명을 탈락한다는 서바이벌 형식의 오디션에서 배수진을 친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하기에 주옥같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재도전으로 인해 그 혼신의 힘이 희석될 수 있다는 판단과 기존의 룰을 번복한 것에 대한 불만인 것이다.

가수들로서는 부담을 덜기 위해 재도전이 더욱 편할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후에도 재도전은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기에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낫다. 프로그램 취지에 동의하고 나온 것이라면 재도전의 룰은 자신들이 나서서 파기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아직 2회 밖에 진행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가수들은 김영희 PD의 재도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도전 룰을 없에자는 말을 내어야 한다. 그래야 대중의 힘을 얻고 프로그램도 살리고 김영희PD도 살릴 수 있다. 이 일에 책임을 지고 나서야 하는 사람은 김건모이고, 이소라와 김제동이 도와야 한다. 재도전의 룰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렇게 되면 좋은 프로그램 하나 사라지게 되고, 다른 방송사에서 이 좋은 기회를 가져갈 것이다. 시청자로서는 아쉽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있기에 크게 아쉽진 않을테지만, 일밤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게 된다. 이미 케이블에서는 비슷한 포멧, 아니 더 진화한 포멧으로 프로그램들이 나오고 있다. (2011/03/23 - [채널 1 : 예능] - 오페라스타=나는 가수다+위대한 탄생)

처음부터 재도전 룰은 없었어야 했고, 이제는 그 재도전 룰을 없엘 마지막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 계속 엉뚱한 이야기들만 하며 가수들의 담합과 프로듀서의 책임 회피만 이어진다면 나는 가수다에 희망은 없다. 책임질거면 김영희PD 및 일밤은 재도전 룰을 다시 없에고 김건모를 탈락시킨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다음 가수를 위해서라도, 지금 힘들어하는 가수들과 김제동을 위해서라도, 성난 대중들을 위해서라도 현명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이경규가 나간 후 최근 몇년 간 일밤에 이런 관심과 반응은 없었다. 신입사원도 말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까지 포기할 셈인가. 일밤과 시간이 겹치는 해피선데이나 일요일이 좋다는 점점 회복하고 있다. 남자의 자격에는 양신이 합류하고, 1박 2일에는 엄포스가 제대로 정착해서 활약하고 있다. 런닝맨도 최근 캐릭터를 잘 잡으면서 조금씩 반응을 얻고 있는 시점이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일밤에게 다시 일요일의 영광이 찾아올테지만, 지금처럼 어리버리하게 얼렁뚱땅 넘어가려한다면 다시 긴 슬럼프가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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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어긋나게 했다. 높은 빌딩을 지을 수록 각도가 중요하다. 0.1도만 잘못 올라가도 위에서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멀리 갈수록 방향이 중요하다. 0.1도만 달라져도 로케트는 안드로메다로 가게 된다. 딱 한번의 잘못된 결정이 프로그램 전체에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했다. 

김건모의 재도전


사건의 발단은 김건모의 탈락에서 되었다. 누가봐도 김건모는 못불렀다. 김건모가 국민가수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그 날은 못 불렀다. 못 불렀다기보다 다른 가수들이 잘 불렀다. 그래서 청중 평가단은 5번째에 부른 김건모보다 잊혀지기 쉬운 첫번째로 부른 윤도현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그래서 7위가 되었다.

탈락 발표를 했을 때 김건모를 떨어뜨릴 정도면 나는 가수다는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갑자가 이소라가 격한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말 김건모를 좋아해서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프로그램 취지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전관예우의 차원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이 형성되면 위계질서나 문화가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러다 김영희 PD가 립스틱 퍼포먼스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며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아마도 김건모를 위로하기 위해서 던진 말이었을텐데 김제동이 그 말을 가지고 제동을 걸었다. 실력 때문이 아닌 립스틱 퍼포먼스 때문이라면 재도전을 용인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말이다. 분명 김영희 PD의 개인적인 생각이라 밝혔는데 무슨 생각으로 김제동은 그걸 걸고 넘어졌을까? 김영희 PD가 김제동의 말을 들어주었다는 것은 스스로 나는 가수다의 순위 결정은 김영희PD 자신이 한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김건모에게 판단을 넘겼다. 재도전의 의사가 있는지 물어본 것이다. 나머지 가수들이 모두 찬성한다면이란 조건을 붙였지만, 그 자리에서 어떤 간 큰 가수가 김건모의 재도전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가수분 모두 김건모씨의 재도전에 찬성하십니까?" 가장 멍청하고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김건모는 못이기는 척 재도전을 한다. 이로써 모든 것이 어그러지게 되었다. 

제작진-고정 가수 탄생


재도전의 의미는 나는 가수다에 굉장히 위험한 룰이다. 7명에게 모두 한번씩의 재도전 기회가 주어진다. 그리고 김건모는 이제 한번을 사용했다. 그리고 오디션을 위한 방송은 2주에 걸쳐 방송된다. 즉, 골고루 한번씩 재도전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가수가 나오기까지는 총 14번의 오디션을 보아야 하고, 이는 28주가 걸린다. 1년의 반을 7명의 가수로 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방송이 매번 되는 것도 아니가 명절이나 특수한 일이 발생하면 빠지게 되는 날도 있다. 이럴 경우 거의 1년을 7명의 가수로 가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수에 따라서 메니저인 예능인들도 바뀌게 되어야 하는데 이제 고정 MC 체제로 가는 셈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정말 재미있게 하지 않으면 지루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 핵심은 감동적인 노래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가수들이 나와서 부르는 혼신을 다한 노래. 그것이 메인인데 매 주 똑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1년간 듣게 된다면 감동보단 지루함이 먼저 들게 될 것이다. 

가수-재도전, 2배 이상의 타격


김건모가 재도전을 하게 한데에는 이미지라는 것이 한 몫했다. 가수로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했던 것이다. 이는 김건모가 소속사 사장에게 상황을 전달한 것을 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재도전은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입구이다. 박명수가 정확히 찝어내었듯 재도전을 하고 나서 또 떨어지게 된다면 그건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이 된다. 첫번째야 그 날의 컨디션이나 환경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두번째는 실력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중가수가 뮤지션에게만 인정받으면 의미가 없다. 그들 스스로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대중으로부터 냉철한 평가를 받게 된다면 나는 가수가 아니다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김건모가 재도전을 선택한 것은, 그리고 다른 가수들과 김제동이 재도전을 독촉한 것은 김건모를 도와준 것이 아니라 김건모를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청중- 배신감


청중들의 반응은 하나의 단어로 귀결된다. "배신감"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시청자를 우롱하는 제작진의 한심한 작태를 온몸이 오그라들 정도로 느꼈을 것이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청중은 처음부터 안중에도 없었고, 오직 가수들의 스크럼만이 눈에 보였다. 그들끼리의 암묵적인 유대감과 압박이 제작진의 눈에는 들어왔던 것이다. 비싼 돈주고 섭외한 가수들이 단체행동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나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순간 눈 앞의 돈이 생각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재도전을 용인하지 않고 김건모를 탈락시킴으로 가수들이 단체로 안나오게 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시청자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 가수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비난을 했을 것이고 이는 청중의 사랑을 받아야 존재하는 가수들에게는 치명타이기에 이런 단체 행동은 와해되었을 것이다. 원칙을 지켜서 피해를 보았기에 나는 가수다는 계속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을 것이고, 소신을 지켰기에 감동적이고, 멋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는 가수다는 일밤을 살리는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반대의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이미 신뢰는 안드로메다로 나가버렸다. 나는 가수다는 PD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니가 가수냐?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에 나오는 가수들도 신뢰를 잃게 되었다. 이제 나는 가수다의 무대에서 부르는 그들의 노래에 감동은 더 이상 없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린 것이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미 댓글이나 시청자 게시판,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나는 가수다에 실망하고 등을 돌려버린 사람들이 많음을 볼 수 있다. 즉, 나는 가수다는 일밤의 영웅이 아니라 역적이 되어버린 것이다.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 말이다.

나는 가수다가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딱 한가지 있다면 다시 번복하여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김건모의 재도전을 없에고, 재도전 룰을 없에며, 가수들의 더 강한 반발에도 버틸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방법이긴 한데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일어났다면 진작에 그 자리에서 가수들의 제안을 거절했을테니 말이다.

청중평가단이라 하지 말고 그냥 방청객이라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더 이상 청중평가단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이럴바에는 꼴찌를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1등을 탈락시키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다. 이 정도의 반응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거면서 왜 이런 컨셉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청중평가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가수들의 노래는 이제 김영희 PD에게 잘 보이기 위한 노래로 전락해버렸다.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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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다. 하지만 2회를 보고 나서 확신이 서는 프로그램은 이 프로그램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참 잘 만들었고, 무엇보다 잘 기획되었다.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와 가수와 연출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탄탄한 프로그램이다. 각 포털을 보니 스포일러가 선곡을 다 맞췄기에 탈락자를 예견한 것도 맞을 것이라는 뉴스가 떴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에 스포일러는 나쁜 쪽으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나는 가수다. 스포일러가 필요없다. 


나는 가수다의 스포일러는 청중평가단 중에 있다. 기자들이 워낙 스포일러를 좋아하기에(기사의 낚시를 위해서 스포일러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무도에서는 기자들과의 스포일러 전쟁까지 선포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청중평가단에서 나온 이야기나 각종 게시판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기사들이 난무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가수다에 스포일러가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나가수(나는 가수다)는 스포일러가 시청률을 더욱 높히지 기대감을 낮추진 않을 것 같다. 지금 돌고 있는 스포일러는 나가수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스토리가 핵심인 프로그램에서는 스포일러가 맥을 딱 풀어놓고 만다. 반전 영화에서 반전의 포인트를 미리 알려주면 재미가 없어지듯 말이다. 무한도전이나 1박 2일같은 경우는 스토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뜨면 재미가 반감되기에 더욱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남자의 자격에서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어떤 모녀가 매년 공연을 보러 온다고 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 모녀에게 왜 똑같은 내용의 공연을 매년 와서 보냐고 물어보니 그 모녀는 호두까기 인형은 볼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르고, 볼 때마다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나가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과 같은 프로그램이다. 스토리가 핵심이 아니라 컨텐츠 자체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가수들이 나와서 펼치는 오디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예능보다는 가요 프로그램에 더 가깝다. 이름을 붙인다면 프리미엄 명품 가요 프로그램 쯤 될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오디션 형식을 취한 것은 가수들이 더욱 긴장하여 최고 퀄러티의 노래를 부르게 하기 위해서이지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경쟁과 자극적인 스토리를 위해서가 아니다. 



때문에 누가 탈락하고 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1명씩 매번 떨어짐으로 새로운 가수의 최고 퀄러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 1등을 뽑기 위해서 오디션을 한다면, 나가수는 새로운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오디션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스포일러가 악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곡을 부를지, 컨디션은 어땠고, 누가 떨어질 것 같다는 정도의 스포일러는 나가수를 더욱 보고 싶은 충동만 불러 일으킬 뿐이다. 똑같은 곡이라도 부르는 가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이소라가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를 불렀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감동의 도가니였다. 직접 듣지 않고는 어떤 평가도 할 수 없고, 평가 이전에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기에 나가수에겐 스포일러가 노이즈 마케팅으로 다가올 뿐이다. 또한 앞으로도 이런 스포일러는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마케팅적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벌써부터 일밤의 시청률이 예사롭지 않다. 돈을 내고라도 듣고 싶은 오디션 공연인데 이런 공연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예능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아...


나가수는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진다. 마치 비장한 각오를 한 것처럼 말이다. 예능인을 메니저로 두어 예능적은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메니저 중 박명수가 MC도 같이 맡아 부드럽고 자연스런 진행을 하고 있고, 각 메니저들 또한 메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탈락이 되는 포멧이라 더욱 재미있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 나중엔 최고의 가수에 최고의 예능인이 함께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조용필에 유재석 메니저도 꿈꿔볼 수 있는 곳이 나가수인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에 스포일러가 아무리 많아도...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나가수를 시청하려 할테고, 이는 선순환이 되어 결국 나가수가 일밤을 살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중간 점검도 획기적이고 재미있었다. 중간점검 때 가수들의 미묘한 신경전이 느껴졌다. 이소라는 아예 참여를 안했고, 나머지 가수들도 재미있게 즐기긴 했지만, 100%의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100%의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음은 예고편에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의 한소절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중간 점검을 통해 똑같은 가수가 똑같은 노래를 부르는데도 180도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반전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아무리 날고 기는 스포일러가 전달해도 직접 듣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에 이 역시 스포일러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나는 가수다는 정도를 걸었다. 노래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시청자나 팬은 비주얼을 중요시 할 것이다라든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할 것이다라든지, 멀티플레이어야 좋아할 것이라든지, 그룹으로 나와야 좋아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념을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가수는 가수의 본연에 충실할 때 가장 성공할 수 있다는 핵심을 나는 가수다는 정확히 찌르고 들어온 것이다. 

음악계에서도 이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많다. 예술을 점수로 메길 수 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좋은 노래를 듣고 그것을 들음으로 시청자들은 음악이란 저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좋은 음악을 선호하게 될수록 예술은 예술다워질 것이다. 

남자의 자격에서 넬라 판타지를 수백번 들어도 질리지 않았고 오히려 즐겁게 듣고 최고의 시청률까지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을 일밤은 영리하게 잘 캐취한 것 같다. 나는 가수다.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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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이 칼을 빼 들었다. 빈번히 칼집만 번지르하고 칼은 영 시원찮았는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신입사원과 나는 가수다를 들고 나왔는데, 신입사원은 아직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가수다는 분명 히트 프로그램이다. 타이밍과 명분, 재미, 감동까지 모두 갖춘 회심의 카드인 나는 가수다는 일밤의 메인 코너라해도 부족함이 없다. 

명분


시덥잖은 연예인 사생활이나 들먹이는 예능은 시청률이 아무리 잘 나와도 파급력은 적다. 마치 쭉쩡이 마냥 후~ 불면 날아가는 그런 일회성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익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신료 인상을 위해 각 연예인들이 나서고 각종 단체들에서 나서는데 가장 큰 이유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제대로 된 제작을 해 보겠다는 것이다. 시청자도, 제작자도 심지어 연예인 조차도 명분이 있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고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나는 가수다는 MBC의 막대한 지원 아래 명분을 만들어 내었다. 

명분: 진짜 가수가 없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가수는 차고 넘치게 많은데 진짜 가수는 없다. 노래를 하는 사람보단 얼굴로 밀고 나가거나 섹시함으로 혹은 어리다는 것으로, 또는 춤으로만 자신이 가수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엄연히 말하면 얼굴 마담, 댄서 정도로 불려야 할텐데 아이돌이라는 문화 덕분에 수많은 자질 부족의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립싱크는 기본이고, 기계로 만들어지는 목소리가 당연한 듯 당당하게 말하고 다니며 자신이 가수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씁쓸하기만 하다. 

정의가 없는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부르짖은 마이클 센델 교수가 히트를 친 것처럼 진짜 가수가 없는 이 시점에서 진짜 가수를 찾겠다는 것은 히트를 칠 가능성이 높다.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이다. 슈퍼스타K의 성공은 각 방송사에 오디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아이폰이 나오자 국내에서 각종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의 바톤을 제대로 물려 받은 장르가 되었다. 

오디션의 가장 큰 묘미는 서바이벌이다. 승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냉혹한 무대. 나는 가수다는 기존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예 내로라 하는 가수들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슈퍼슈퍼슈퍼스타K 시즌 100의 우승자들을 다 모아 놓아도 비교도 안될 정도의 정상급...아니 한 시대를 이끌었던 가수들이 나와서 진검 승부를 벌인다. 그것도 꼴찌는 탈락한다는 엄청난 긴장감 속에 말이다. 

시청자들은 최고의 가수가 부른 최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가수는 초심으로 돌아가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를 수 있으니 시청자, 가수, 제작진 모두 윈윈하는 모델이다. 

롱런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식상한 가요 프로그램들을 잠식해버릴지도 모른다. 갑자기 신인이 튀어나와서 1위를 차지해버리고, 엉성한 연기로 자신이 1위가 되었는지 모르는 척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가식적인 모습을 이제는 안봐도 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가수다는 롱런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7명의 가수들이 항상 나오기에 시간 맞추기에도 딱이다. 그리고 탈락한 사람은 교체가 된다. 일반 오디션 프로그램이 1위만을 위한 무대라면, 나는 가수다는 롱런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계속하여 한명씩 충원되고,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7명으로 1주를 돌리면 가수 50명만 있어도 1년은 너끈하다. 2주를 돌리면 50명만 있어도 2년을 버틸 수 있다. 당장 생각나는 가수만 해도 50명은 족히 넘는다. 

섭외


모든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섭외이다. 나는 가수다가 처음에 꺼낸 카드는 실로 엄청났다. 이소라, 윤도현,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김건모, 정엽의 7인은 이렇게 모으기도 정말 힘든 사람들인데다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가들이다. 이들은 여기에 나오지 않아도 모두가 인정하는 가수이다. 아마 섭외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을 것이다. 음향에도 돈이 많이 들어갔겠지만, 섭외에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이후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가수들은 많은 고민을 하였을 것이다.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다. 명예가 걸린 일이기에 가수들은 쉽게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실력이 있는 가수라면 말이다. 나는 가수다는 어쩌면 가수로 인정받는 유일한 무대가 될 것이다. 이미 기라성같은 가수들이 나왔기에 실력파 가수라면 누구나 이 무대에 서고 싶을 것이고, 쟁쟁한 이들과 겨루어보고 싶을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 나온 가수들끼리의 말처럼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하는 것은 멤버 구성이 워낙 뛰어나기에 오히려 같이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인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 나온 것만으로 가수로 인정받은 것이니 말이다. 첫 투자로 나는 가수다는 섭외에 대해서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다. 

평가단


심사위원이 청중이다. 10대부터 50대까지 공정하게 선정된 500인이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객관성은 전문가보단 주관이 다수 모이는 것이 더 객관성을 띤다. 다수의 주관은 모여서 객관을 이루어내고 공평한 심사의 기준을 마련한다. 제작진은 모든 책임을 청중에게 떠 넘길 수 있다. 게다가 청중이 많기에 그 책임감은 분산되어 누구에게도 책임이 가지 않게 된다. 참으로 영리한 선택인 셈이다. 

더불어 이젠 평가단이 되는 것은 하나의 특권이 되었다. 스포일러를 낼 수도 있다는 부작용도 있겠지만, 꼭 부작용으로 볼 것이 없는 것이 나는 가수다가 시작되기 전에 수많은 평가단들이 사전 바이럴을 해 준 것처럼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정도 진행이 되면 티켓을 팔아서 수익을 얻을수도 있을 것이다. 가수들이 심혈을 기울여 부르는 노래인만큼 퀄러티는 보장된 무대인만큼 웬만한 콘서트보다 나을 것이다. 예전에 윤종신이 박정현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기계가 없다고 했는데 역시 라이브로 듣는 것과 TV로 듣는 것과는 감동의 차이가 날 것이다. 

일밤, 명성을 되찾을 것인가?


일밤이 넘어서야 하는 벽은 1박 2일이다. 엄태웅이 엄포스로 등장하여 힘을 보탠 1박 2일. 하지만 이번엔 일밤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오디션으로 장르가 변해가고 있는 시점인데다 명분과 재미, 감동까지 모두 갖추고 있기에 이번엔 붙어볼만하다. 

일요일 최고의 프로그램이었더 일밤이 다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지 여부는 나는 가수다에 달렸다. 나는 가수다만 터진다면 이후 수익 사업도 다야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을 묶어서 음반을 낼 수도 있고, 해외로 수출도 가능하다. 음악은 만국 공용어이니 말이다. 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에서 단지 노래만 주구장창 하는데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나는 가수다도 마찬가지다. 독설도 없고, 선정적인 것도 없고, 무리수도 없다. 그저 노래만 하는데 긴장과 재미와 감동까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나는 가수다의 소름끼치는 강점이 바로 이것이다. 

가수들도 나는 가수다에 나옴으로 명예도 얻게 되고, 자신의 음반도 다시 홍보할 수 있게 되고, 신세대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과연 나는 가수다에서 서태지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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