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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백선생에서 야심찬 재료를 준비했다. 바로 통조림이다. 그것도 꽁치 통조림으로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마치 얼마 전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하차한 맹기용을 겨냥한 듯한 재료 선정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의 화려한 변신은 같은 재료, 다른 결과라는 확연한 실력차를 보여주었다. 꽁치와 고등어, 연어 통조림이 어떻게 맛있는 요리로 변신하는지에 대해서 보고 나서는 역시 백종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맹기용이 했을 때는 천덕꾸러기 꽁치 통조림이었는데, 백종원이 한번 요리하고 나서는 마술같은 좋은 요리재료로 탈바꿈했다. 


셰프테이너, 셰프가 먼저다. 


최근들어 셰프테이너라는 말이 생겼다. 셰프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단어이다. 셰프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캐릭터를 얻게 되면서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정말 매일 셰프들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요리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월요일에는 냉장고를 부탁해, 화요일에는 집밥 백선생, 수요일에는 쿡방은 아니지만 수요미식회, 목요일에는 한식대첩과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 금요일에는 삼시세끼, 토요일에는 마리텔의 백종원까지 거의 모든 요일에 인기 프로그램들이 쿡방이다. 





쿡방이 만들어낸 셰프테이너들도 많이 있다. 이연복, 백종원, 최현석, 미카엘, 홍석천, 이원일, 샘킴, 레이먼 킴, 정창욱등 쟁쟁한 셰프들이 있다. 셰프테이너가 되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테이너보다 셰프가 먼저라는 점이다. 맹기용의 경우 셰프보다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성격이 더 강했다. 대기업 CF모델로 나오고 영화에서 연기에도 도전을 한 것을 보면 맹기용은 엔터테이너에 더 방점을 둔 셰프인 것 같다. 셰프로서의 경력도 짧기까지 하니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노출이 되면 될수록 요리의 한계가 나오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결국 셰프테이너로서 추락하게 되고 말았다. 오히려 김풍이나 박준우처럼 배우지망생인데 요리를 잘하는 컨셉으로 나왔다면 맹모닝과 같은 것도 애교로 보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셰프라는 이름을 걸고 나온 맹기용은 셰프테이너의 비좁은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없었다. 


최현석에게 허세라는 캐릭터가 있지만, 그 허세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그가 셰프로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고, 내공이 쌓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최현석을 처음 본 이문세는 최현석의 허세를 보고 겸손하지 못하다고 훈계했지만, 그의 요리를 맛보고 나서는 충분히 허세를 부릴만 하다고 인정을 했다. 소금을 위에서 뿌리던, 앞치마 입는데 몇분이 걸리던 그가 부리는 허세는 허세를 넘어선 자신감의 표현이다. 15분 안에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에 처음 나온 셰프들은 내공이 가득한 이연복일지라도 손이 벌벌 떨릴 정도인데 그 긴장감을 넘어서서 여유를 부리는 모습은 허세가 아니라 실력으로 보이게 된다. 거기다 다른 셰프에 비해 플레이팅도 굉장히 정갈하고 깔끔하여 완성도 높은 요리를 만들어낸다. 그것이 최현식이 가진 강점이자 셰프테이너로서 롱런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백종원도 마찬가지다. 슈가보이, 설탕성애자라고 불리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고 비난이 일기도 하지만, 그는 실력으로 답해준다. 설탕을 많이 넣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다른 셰프들을 봐도 드러나지 않았을 뿐 설탕이 들어간 다른 제품들을 사용한다. 단만, 짠맛, 매운 맛, 신맛등 다양한 맛이 있는데 그 맛을 살리지 말라는 것은 그냥 선식을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특히 빵 같은 경우는 설탕이 들어가는 양을 보면 기절할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 만약 실력도 없는데 음식에 그냥 설탕만 넣으면 맛있어진다고 말한다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요리를 보면 누구나 알기 쉽게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만들면 실제로 맛있다. 백종원과 다른 셰프와의 차이점이라면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 같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의 요리는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모든 레시피가 공개되고, 냉장고 안에 있는 평범한 재료로 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따라할 수 없는 요리들이다. 셰프들의 노하우를 알아야만 가능한 요리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의 경우는 누구나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따라해 먹을 수 있는 요리의 레시피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만능간장은 그냥 간장과 설탕과 물 그리고 다진고기만 넣고 10분정도 끓여주면 끝이다. 그 만능간장으로 어묵조림, 두부조림, 꽈리고추조림등 다양한 조림을 만들면 웬만한 밑반찬들은 뚝딱 만들어질 뿐더러 맛도 있다. 이번에 보여준 통조림 요리도 밀가루나 튀김가루만 있으면 구이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거나 생강과 간장을 이용한 간단한 조림이었다. 게다가 간식으로 보여준 소시지를 맛있게 굽는 법 같은 것들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같은 재료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셰프 다음은 테이너


얼마 전 강레오가 다른 셰프들을 디스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현석과 백종원을 디스하는 발언을 한 강레오를 보면서 참 방송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셰프로서의 자존심은 그들만의 세계이니 학력이 어찌되었건 스승이 누구건 시청자들이 알바 아니다. 셰프로서의 실력을 판단하는 것은 학력이나 스승이 아니라 대중이니 말이다. 그 다음이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인데 강레오는 상대방을 디스함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말았다. 방송을 하는 연예인들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이 모든 것을 평가해준다. 그런데 강레오는 방송인으로서는 실격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 동료 방송인을 그것도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대놓고 디스하는 발언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서 자신에게 돌아오고 말았기 때문이다. 





셰프테이너로서의 강레오였다면 실력으로 보여주었어야 한다. 셰프들끼리 진검승부를 해서 보여주어야지 말로만 아무리 떠들어봤자 돌아오는건 비난 뿐이니 말이다. 만약 백종원이 인터뷰에 나가서 요즘 젊은 셰프들은 통조림 요리도 못한다고 디스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백종원이라도 비난의 화살은 맹기용이 아니라 백종원에게 쏟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주어 없이 그냥 꽁치 통조림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보였다. 그것도 한가지 레시피가 아닌 정말 다양한 레시피들을 보여주었고, 식재료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백선생의 제자들에게 기초부터 제대로 가르쳐주었다. 이번 주 집밥 백선생을 본 사람이라면 맹기용이 재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진정한 셰프테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도 갖춰야 할 것이다. 


꽁치통조림의 변신은 무죄





한동안 셰프테이너들의 인기는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이 전문 방송인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잡음도 날 것으로 생각된다. 백종원은 정말 오래 전부터 방송에 나왔었고, 조금씩 내공을 쌓아가서 지금의 백종원이 되었다. 샘킴과 레이먼킴도 꽤 오래전부터 방송을 해 왔다. 그래서 그 정도로 자연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이연복을 보면 처음 방송을 하는 셰프들이 얼마나 어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어색하다고 해서 누구도 이연복을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순수한 그의 모습에 더 매력을 느낀다. 이연복이 말했던 것처럼 이연복은 그간 계속 주방에서만 살아왔었고, 방송은 마치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의 어색함을 보기보다는 그의 요리에 집중한다. 그가 만든 뽀얀 유린기를 보고 탄성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요리 시간을 주어도 셰프마다 요리 방법이 다르고, 실력도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꽁치통조림이라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최현식이 꽁치통조림으로 요리를 한다면 고급스러운 요리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같은 재료이지만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요리의 매력이고, 쿡방이 롱런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셰프테이너도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올 수 있고, 앞으로 이 인기들이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실력으로 말하는 셰프테이너의 세계. 앞으로 어떤 셰프들이 방송에 또 나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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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틀텔레비전이 낳은 스타가 있으니 바로 백종원이다. 마리틀에서 지금까지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걸그룹이 와도 아이돌이 와도 유명 개그맨들이 와도 백종원을 꺾지 못하고 처참한 패배를 하고 만다. 컨텐츠를 주무기로 가져나온 김구라도 백종원의 레시피 앞에서는 탈락을 맛볼 수 밖에 없었다. 60% 이상의 시청률은 이제 고정시청률이라 해도 될만큼 견고해졌다. 백종원은 이제 아예 자신의 성을 딴 프로그램까지 꿰찼다. 집밥 백선생은 꾸준히 시청률이 올라가고 있고, 케이블임에도 계속 상승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케이블에서 3.5%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데, 공중파인 마리텔은 이제 6.9%이니 마리텔 시청률의 반 이상이 백종원 시청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마리텔에 백종원의 인기를 꺾고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다양화하려면 최현석을 넣어야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의외로 백종원의 팬덤이 강하였다. 얼마 전 맹모닝 사건으로 홍역을 치루었던 냉장고를 부탁해는 종편임에도 4%가 넘는 시청률을 내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와 스타가 된 이연복은 홈쇼핑에 탕수육으로 진출하여 12분만에 매진을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할 정도로 냉장고를 부탁해의 인기도 꽤 있는 편이다. 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쉐프들을 다 합쳐도 백종원 한명의 인기에는 못당하는 느낌이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요리


그 인기의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와 백종원이 차별화된 것은 바로 레시피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15분 안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냉장고 주인을 만족시키는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촉박한 시간과 제한된 식재료 때문에 창의성이 요구되고 순발력을 요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나온 맹기용은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신상까지 다 털리고 탈탈 탈려서 그동안 만들어왔던 이미지를 한번에 다 무너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다른 쉐프들의 실력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감히 따라할 엄두가 안난다. 레시피가 상세하게 나오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쉐프들의 노하우와 경륜이 있어야만 하는 요리이기에 일반적인 식재료라도 쉽게 따라할수도 없고, 따라한다고 해도 그 맛을 낼 수가 없다. 





그나마 김풍 요리가 따라할만 한데, 그렇다고 김풍이 요리사는 아니다. 요리를 즐겨하는 수준인데 김풍마저도 요즘은 쉐프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그러는지 점점 어려운 요리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요리는 다르다. SNS상에서 백종원 레시피들이 마구 나오고 있는 이유가 있다. 그건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따라하면 맛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된장라면을 따라서 만들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요즘은 한끼는 꼭 된장라면을 해서 먹는다. 명란마요는 기본 밑반찬으로 항상 있고, 주변에는 치킨도 직접 만들어 먹었는데 KFC 치킨 맛이 난다며 신기해하였다. 요즘 생활 속의 팁이라는 뜻인 라이프해킹이라는 말이 있는데 백종원의 요리는 레시피해킹이 아닌가 싶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쉐프들이 내놓는 화려하지만 따라할 수 없는 레시피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주니 말이다. 


심지어 영업기밀인 김치찌개 레시피까지 공개하면서 시청자들의 요리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백종원은 그의 레시피만큼이나 인기는 지속될 듯 싶다. 한식대첩에 백종원이 나왔을 때 보여주었던 해박한 지식들이나 산경험들을 미루어보아 보여줄 수 있는 레시피만해도 매일 요리를 해도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요리 내공과 지식 그리고 대중과 친근한 이미지와 소통까지 가지고 있는 백종원은 아내 소유진의 서포트 없이도 방송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앞으로 소유진과 함께 나오게 된다면 방송하는 쉐프 쪽은 백종원이 대표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요리사들이 주방을 벗어나 방송에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백종원인 것 같다. 우선 실력이 없으면 방송에 나오면 뭇매를 맛게 된다. 맹기용처럼 애매한 경력으로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고, 한 분야에서 정통하여 내공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최현석처럼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추가로 가지고 있거나 대중과의 스킨십을 잘 하는 이연복과 같은 능력이 있어야 방송하는 쉐프의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눈으로만 먹는 쿡방을 넘어서서 시청자도 쉽게 누구나 해 먹을 수 있는 참여형 쿡방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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