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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나온 성적표는 시티홀의 완승이다. 카인과 아벨의 후속작이라 그런지 수목드라마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성적을 내며 처음부터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맨의 제일 재미있긴 했지만, 시티홀과 그바보 또한 아직 시작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세 드라마 모두 유쾌, 상쾌, 발랄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든든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남자 주연 배우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연 이 세사람은 어떤 차별화를 가지고 수목드라마를 이끌어갈 지 궁금해졌다. 각 드라마의 남자 주연 배우들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았다.

1. 차승원

시티홀은 정치 드라마이다. 청와대를 목표로 하는 야심찬 정치인들의 이야기들이 바로 시티홀이다. 많은 남성 시청자를 사로잡을만한 시티홀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속사포처럼 쏟아져나오는 정치 용어에 어리둥절해 질 것 같다. 소재로 정치를 잡은 것은 매우 신선한 것 같다.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와 심리 게임은 남성들이 매우 좋아하는 장르가 아닌가 싶다. 정치 만화책인 시마과장처럼 말이다.

그래서 중요한 역할이 바로 남자의 역할인데 차승원의 코믹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가 야심차지만 10급 공무원 김선아 앞에서는 자꾸 실수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김선아 또한 코믹하고 능청스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승원과 코믹 연기를 펼치는 데는 환상의 콤비가 아닐까 싶다. 특히 도배를 하다가 김선아가 넘어지려하자 차승원이 김선아의 가슴을 잡고 버티던 장면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것 같다.

차승원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바로 코믹한 이미지일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 하면 높은 시청률을 몰고 왔던 차승원은 그 동안 영화에서도 코믹한 모습만 나옴으로 사람들에게 웃을 준비를 하게 해 준다. 모델로서의 훤칠한 키와 뚜렷한 외모와는 반대로 빈틈이 많고 표정이 다양한 차승원은 이미지가 코믹으로 한정되고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코믹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장점이기도 하다.


2. 황정민

그바보는 이름부터 참 잘 지은 것 같다 그바보라는 이름을 지어놓고 풀어서 제목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바보"와 "그저 바라 보다가" 이 두 단어는 드라마를 충분히 설명해주고도 남는다. 바보같이 한 사람만을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같이 순수하고 고소한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말이다.

첫 회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유지태와 최지우가 열연했던 스타의 연인이었다. 스타의 연인은 망했었는데 그바보는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된다. 스타의 연인이 실패했던 이유는 최지우를 너무 이쁘게 보이게 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유지태 또한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넘어오면서 잘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최지우는 발음도 교정하여 나왔지만, 시간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다.

평범한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어쩔 수 없이 스타의 연인이 되어버리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그바보"가 비슷한 스토리인 "스타의 연인"의 참패를 회복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기대가 되는 이유는 바로 황정민 때문이다. 황정민 또한 유지태와 마찬가지로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왔지만 스크린에서의 모습 그대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카인과 아벨이 소지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그바보 역시 황정민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스타의 연인과 비교해 다행인 것은 스타의 연인에서는 스타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여 얼마나 유명하고 이쁜 스타인지에 집중했다면, "그바보"에서 스타의 비중이 좀 낮고, 스타를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에 촛점이 맞추어짐으로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게 만들어놓았다.

스타의 연인이 스타 최지우에 집중했다면, 그바보는 바보 황정민의 비중이 더 큰 것이다. 황정민은 차승원 못지 않은 코믹한 이미지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순수한 이미지고 가지고 있다. 연기력이라면 수목드라마 주연 중 최고로 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김아중과의 호흡을 얼마나 잘 맞출 수 있냐는 것인데 그 목표는 차승원과 김선아 커플이 되어야 할 것이다.


3. 권상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권상우가 한참 밀리는 듯한 느낌이다. 차승원과 황정민이 빵빵 터트리고 있을 때, 권상우는 안티들의 그늘 때문에 잘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자업자득이겠지만, 평소의 이미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권상우의 연기는 물이 올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연기로 대답을 하는 것이 배우이지만, 그 대답을 할 수 있던 기회를 차승원과 황정민이 들어옴으로 무색하게 되어버릴 것 같다.

끊임없이 지적되오고 있는 발음 논란은 솔직히 그저 트집같다. 그 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고, 권상우 또한 고치려고 노력한 흔적도 많다. 오대산과 이준희를 넘나드는 연기도 꽤 잘한다. 신데렐라맨에 딱 적격인 권상우는 하지만 이미지에서 묻혀버리고 말았다.

소녀시대 윤아도 김선아와 김아중에 비하면 아직은 병아리 수준이다. 권상우가 잘 리드해나가고 있지만, 권상우-윤아 커플이 차승원-김선아, 황정민-김아중을 따라가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주 방영이다. 카인과 아벨, 그리고 미워도 다시 한번이 동시에 끝나는 호재를 맞이했음에도 그것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스토리 자체가 하필이면 수요일에 가장 지루하고 답답한 장면만 나왔으니 말이다. 화려한 액션과 코믹하면서 급박한 스토리로 몰고 가도 시티홀과 그바보를 견제하기 버거울판에 윤아와 한은정의 신경전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권상우에게 시급한 것은 이미지이다. 연기력도 많이 늘었고, 발음도 많이 고쳐졌다. 하지만 이미지는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 워낙 쟁쟁한 경쟁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권상우가 조금만 이미지 관리를 했어도 연기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맨이 제일 재미있고,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보아야 하고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 것이다. 막 뚜껑이 열린 참에는 시티홀이 우세하다. 차승원의 패떴 출연은 패떴에게도 시티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패떴에 김선아만 한번 더 출연한다면 완전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이다. 그바보 역시 만만치 않다. 아직은 그저 스타의 연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황정민의 연기에 점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카인과 아벨, 미워도 다시 한번이 있었을 때도 무엇을 볼 지 고민하게 만들었었는데, 역시 수목드라마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것 같다. 과연 차승원, 황정민, 권상우, 각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 중 누가 승자가 될 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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